우리 농촌은 지난 60년대 초반부터 진행되어 온 산업화·도시화로 인해 농촌사회 전반에 걸쳐 총체적인 인구감소와 함께 고령화·부녀화라는 인구 구성의 변화 등 농업·농촌의 구조적 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게다가 WTO/DDA·FTA 등 농산물 시장개방화에 따른 농가소득의 불안정과 농촌지역 산업의 정체 등이 더해지면서 농촌마을이 활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심각한 우려가 일고 있다.
하지만 최근 도시 소비자의 니즈(needs)가 변화하면서 「농촌관광」이야말로 농촌의 잃어버린 활력을 되찾기 위한 이른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최근 주5일 근무제가 점차 확대되면서 도시민의 여가시간이 증대했음은 물론 교통수단의 발달과 도시환경 악화에 따른 전원생활 욕구 증대, 물질적 풍요에서 생활적 가치를 추구하는 등의 인식이 변화하면서 지역 특성을 활용한 「농촌체험관광」의 미래가 밝아졌다는 것.
이와 같이 당면한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시민에게는 여유 있는 휴식공간을, 농촌주민에게는 농산물 판매와 가공사업·숙박과 음식물서비스 등 소득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팜스테이 마을」 육성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미 많은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관련 사업을 계획해 추진 중에 있으며, 성주군 역시 수륜 중기마을, 월항 작촌마을의 녹색농촌체험마을과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정보화시범마을, 팜스테이마을 등 각종 농촌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대다수 지자체가 그러하듯 아직 성과는 만족치 못한 수준이다.
이에 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서는 위기에 놓인 한국 농촌의 건실한 발전 대안을 모색코자 하는 취지에서 선진 그린투어리즘을 실천하고 있는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등의 해외공동기획취재를 실시했다.
이번 취재에는 본지를 비롯한 전국 15개 일·주간지 기자 15명이 참석했으며, 지난 3일부터 한국언론재단 대전교육센터에서 사전연수를 가진 데 이어 10일부터 18일까지 9일 간에 걸쳐 일본 큐슈지방을 순회하며 선진 팜스테이 마을을 심층 취재했다.
이번 해외 공동취재를 통해 얻은 정보는 이번 호(제421호)부터 총 3회에 걸쳐 현장보고서 형식으로 연재키로 했으며, 첫 번째로 우리 농업·농촌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다음 2주 간 일본에서 얻은 각종 정보를 살펴본 데 이어 이 가운데 우리에게 접목 가능한 각종 정보들을 정리해본다.【편집자주】
◈한국농촌·농업의 활로 찾기 나서
한국농촌·농업 위기의 활로를 찾기 위해 전국 지역신문 기자들이 뭉쳤다.
이들은 바로 농촌발전모델 탐색을 위한 언론재단 공동기획취재단(이하 취재단)으로, 점차 잃어가고 있는 농촌의 활력을 되찾아 주기 위해 「농촌관광」에 주안을 둔 탐색을 실시했다.
「농촌관광사업」이란 농촌의 자연경관과 전통문화·생활과 산업을 매개로 도시민과 농촌주민간의 교류형태로 추진되는 체류형 여가활동을 말하며, 흔히 그린투어리즘(green tourism)이라고도 불리운다.
도시의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가활동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는 이미 1960년대부터, 일본에서도 90년대 초반부터 농가소득 증대 및 농촌환경 보전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농촌관광 정책을 펼쳐옴에 따라 최근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에 취재단은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열흘 남짓한 시간동안 일본의 선진 농촌관광을 심층 취재하기 위해 후쿠오카, 우키하, 오이타, 벳부, 유후인, 오쿠니, 쿠로카와, 아소, 구마모토, 미야자키, 아오시마, 기리시마, 이부스키, 가고시마 등의 「쿠슈지역」 일대를 종횡무진했다.
이들 지역의 선진사례 취재는 향후 지역 농촌관광의 전략은 물론 구체적인 모델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회차 보도에 상세히 게재할 계획으로 이번 호에서는 국내 실정에 대해 언급한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지금…
지난 10일 오전 9시 일본 후쿠오카공항에 도착한 취재단은 첫 방문지로 유명한 학자 스가와라 미치자네(시인, 철학자)가 학문의 신으로 있는 신사 「다자이후 텐만구」를 방문했다.
◇ 후쿠오카 신사 ‘다자이후 텐만구’를 예쁘게 장식한 연못.
/
신사에는 많은 관광객으로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였고, 개중에는 한국인들이 주를 이뤘다.
이번 취재현장 어느 곳에서나 한국 관광객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또 많은 곳에서 일본어보다 더 자주 듣게되는 한국어에 동향인을 만난 데 대한 반가움도 잠시 한국 농촌관광이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탓에 이들을 일본으로 내보내고 있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특히 서울의 ㅂ 고등학교 1학년 학생 전체는 수학여행지로 일본을 찾아 눈길을 끌었으며, 신사 內 나무부적에서는 「수능, 공무원 시험, 가족건강」 등의 성공을 비는 한국어로 된 소원을 쉽게 찾을 수 있어 우리 국민의 방문이 일상사임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급변하는 사회, 농촌도 변해야 산다
WTO/DDA·FTA 등으로 농산물 수입이 증대됨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일정수준에서 천정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농업소득의 불안정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 일본 신사를 찾아 한국(서울)에서 수학여행을 온 고교생들.
특히 경북은 과수·축산 등 농업웅도이기 때문에 가격변동에 따른 농업소득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므로 새로운 블루오션 전략개발 차원에서 농외소득원 육성이 필요하다.
지난 2005년 경북지역의 가구당 평균 농가소득은 연간 2천7백81만7천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1% 증가한 수준으로, 농가소득을 구성하는 요소 중 농업소득은 9.2% 감소했지만 농외소득은 8.1%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갈수록 농외소득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 나무부적 사이 한국인들이 써 놓은 소원이 눈에 들어왔다.
/
그럼에도 경북지역의 농가소득 중 농외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25% 수준으로 전국 평균 32%에 비해 7% 낮아서 높은 농업의존도를 볼 수 있다.
또한 농외소득에 비해 경북지역의 농업소득은 1천3백24만2천원(전국 2위)으로 전국 평균 1천1백81만5천원에 비해 1백42만7천원(12%) 많은 편이다.
경북지역의 농외소득을 다른 시·도와 비교하면 6백99만5천원으로 전국 평균 9백88만4천원의 70.8%에 불과한 수준으로 농외소득에 대한 적극적인 시책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 <표 1>경북과 타 시·도와의 농가·농업소득 비교 (단위: 천원, %)
/
우리 농촌관광사업의 현황은?
우리나라는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농업·자연·역사·문화·지역축제 등을 주제로 한 관광객 유치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됐으며, 이에 따라 각 시·도 관광개발 10개년 계획(9개도 4백26건)을 보면 대규모 시설투자 위주의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후 90년대 말부터 농업생산자단체,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농촌생활과 휴식을 겸한 새로운 형태의 농촌관광이 전개됐다.
최근에는 농촌관광 등이 농촌지역이 지니고 있는 자연 및 환경자원 등과 연계되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으로 정부 차원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시책을 개발해 추진하고 있다.
정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사업의 종류는 직접적인 사업 뿐만 아니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시책도 함께 추진 중으로, 농촌관광 육성사업·친환경육성사업·농어촌생활환경 정비사업·정보화기반확충 및 유통지원사업·그리고 쌀생산조정제 및 지역특화사업 등의 사업이 이에 해당된다.
2007년 기준 정부에서 추진하는 경북지역 농촌개발사업 현황으로는 자연생태우수마을(5개) 녹색농촌체험마을(33개)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17개) 농촌전통테마마을(7개) 산촌개발사업(17개) 어촌체험마을(7개) 어촌종합개발사업(16개) 아름마을가꾸기사업(2개) 정보화시범마을사업(42개) 팜스테이마을(27개) 등이 운영되고 있다.
성주군 역시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수륜면 백운리 중기마을과 월항면 인촌리 작촌마을의 2개마을이 운영되고 있으며,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으로 성주군 선남권역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정보화시범마을로 성주 도흥참외마을과 가야산 녹색체험마을이,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팜스테이마을로 금수면 영천리 무흘구곡마을과 월항면 인촌리 작촌마을·가천면 법전리 가야산칠불봉마을·수륜면 백운리 중기마을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성주 역시 타 지자체와 비슷하게 농촌관광 관련 사업이 아직 활성화되지는 못한 실정으로 지역 농업의 대안으로 농촌관광을 추진하기 위해 지역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성주의 특성을 나타내는 핵심적 요소
/
/◈SWOT 분석으로 본 지역 현황
농업관광에 대한 성주현황을 SWOT 즉, 郡의 내부적 요인인 강점과 약점, 외부적으로 기회요인과 위협요인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강점(Strength) 대도시의 관광수요 인접-성주는 고대 성산가야의 옛터이자 고려(11세기)에서 조선중기(17세기)까지 약 6백년 간 오늘날의 대구와 김천, 구미, 칠곡, 고령, 충북 옥천, 영동지역 일원의 1군 14현을 관할했던 경산부(때로는 성주목)가 있었던 행정·문화·생활의 중심지였다.
이와 같은 역사성과 관련된 고분군, 성터, 고택 등의 사적지와 천연기념물 등 풍부한 역사문화자원과 자연자원이 분포하여 최근 관광객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참외 등 명성있는 과채류 생산지-성주참외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과채류의 생산지이자 비옥한 토지를 이용한 친환경적 첨단농업의 대표적인 지역이다.
·약점(Weakness) 역사문화유적과 자연생태자원 정비 및 활용도 미흡-성주는 고대 성산가야의 옛터로서 많은 고분군이 분포되어 있으나 체계적인 발굴·정비가 이뤄지지 않아 훼손·멸실의 우려가 있다.
또 고려에서 조선시대까지 경산부·성주목·성산현 등으로 부침을 거듭하며 넓게는 경상도 서부권 행정·문화의 중심지였고 좁게는 성주군과 인근 지역의 중심지였으나 성주읍성 등 관련 유적이 훼손되어 복원·정비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성주는 수많은 명현거유(名賢巨儒)를 배출한 유림의 고장으로서 많은 역사문화자원과 수려한 자연생태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관광자원으로의 활용수준은 낮은 듯하다.
·기회(Opportunity) 전원형생활 선호도 증가-기존의 대도시 중심의 성장정책은 교육과 고용기회, 생활의 편리성 등 도시가 가진 매력요인 외에 높은 지가, 주택가격 상승, 저성장에 따른 높은 실업률, 도시생활의 경쟁의식과 삭막감 등의 도시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결국 도시문제는 도시민의 정주여건에 대한 선호도와 가치변화를 유도하며 낮은 지가, 자연과 접할 수 있는 전원생활의 동경, 도시생활의 삭막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인간성의 회복 등을 선호하게 된다.
전원적 분위기의 농촌소도시로서 쾌적한 주거환경과 자연환경여건을 구비하고 있어서 대구광역시 및 주변 도시의 배후 전원주거지로서의 매력이 높다.
친환경 문화, 관광, 여가활동 수요 증가-소득수준의 향상과 주5일 근무제 확산에 따른 문화·관광·여가수요의 증대와 자연친화적인 관광활동에 대한 수요 증가로 생태관광, 문화관광, 특별관심관광(SIT) 등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광역교통망 구축으로 접근성 향상-2007년 완공 예정인 중부내륙고속도로의 성주읍 경유와 국도 33호선과의 연계, 성주∼왜관 간 국도 건설 등 광역교통망 체계가 구축되어 접근성이 향상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김천∼진주간 철도, 대구지하철 2호선 연장 등 지역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철도 교통망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협(Threat) 농업시장 개방에 따른 농업부문의 약화-세계무역기구(WTO) 체제 하에서 무한경쟁시대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UR·GR협상, 한칠레·한미FTA 협정 등으로 국내 농산물 시장의 개방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값싼 중국산 농산물이 대거 유입되면서 지역 과채류의 생산과 유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관광을 지역 활성화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쟁적 추세-소득의 증가와 주5일 근무제 실시에 따른 문화·관광·여가수요의 증가로 지역경제 회생의 중요한 수단으로 문화·관광산업을 육성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이는 전통문화자원을 도시발전의 중요한 모태의 하나로 활용하려는 성주의 문화·관광정책 추진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한다.
◈과연 우리의 문제는 무엇인가?
경북대학교 농업기술과학연구소에서는 농촌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첫째 전체 관광시장에서 매력있는 틈새시장으로 농촌관광산업이 자리잡지 못했다는 점, 둘째 개별 사업자 중심의 육성정책으로 농촌자원의 다면적 활용을 통한 지역(마을) 전체의 활성화를 유도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다.
셋째 사업주의 서비스 혹은 경영 마인드와 노하우 부족 넷째, 시설 중심의 하드웨어 확충에 치중하여 체험프로그램·마케팅 등 소프트웨어가 크게 부족했던 점, 다섯째 전국적인 연계체제가 구축되지 못해 농가들이 개별적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점 때문으로 꼽았다.
성주군의 문제로는 전통문화를 활용한 문화관광상품, 지역특산품 및 향토음식 등 성주군을 대표하는 대표적 문화관광산업이 부족한 실정이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다.
또한 환경의 중요성 대두와 관광욕구의 다양화에 따라 관광분야에서도 생태관광, 문화관광, 특별관심관광 등 대안관광으로의 전환이 두드러지고 있으나 성주군은 현재 역사문화 위주의 관광지만 존재한다.
다만 잠재력으로 최근 접근성의 향상과 급격한 주5일제 근무의 확산으로 도시민들의 주말 여가 시간의 증가로 주말 관광객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대구와 인접하여 대구시민의 주말 관광코스로서의 기능 증대 가능성이 높은 것이 희망으로 자리한다.
성주의 경우 낙동강, 이천, 백천, 성주호 등 풍부한 수변공간을 보유하여 수변 레크리에이션 관광상품 개발 가능성이 높으며, 문화유적지와 연계한 다양한 관광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자연적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어 발빠른 행보가 시급하다.
전국 단위에서도 다른 어떤 지역보다 농업부문의 특화작목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러한 지역자원과 연계한 농외소득원 창출사업이 필요하다.
결국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원료농산물 형태의 판매가 아니라 식품산업과 농업 간의 연계강화를 위한 유망 식품기업의 지역에 대한 투자유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투자유치를 통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