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지킴이
2018년 6월 14일 정열의 붉은색 전기자동차가 시집온 날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고 탐낼만한 장난감 차와 흡사한 앙증맞은 조그만 2인용 차.
몇 년 전, 환경을 살리고 공해가 없는 전기자동차뉴스를 들을 때부터 호기심천국이 되었다.
게다가 정부보조가 있다는 말이 더 구미가 당겼으리라. “아버지, 아직은 더 있어야 합니다.”
시기상조라는 아들의 조언을 들으며,
약간은 미심쩍어 하면서도 도전의 아이콘이라는 별명답게 부랴부랴 신청한 다음 날이다.
‘따르릉~’배정 되었다는 연락을? ... 지역별로 배정 대 수의 차이가 있다지만 아니 이렇게나 빨리? 1~2년 후에나 연락이 오리라 예상했는데 뜻밖이다.
배정받았다는 말을 들은 지 두근두근~ 설렌 지 8일 만에 우리 집 새 가족으로의 족보에 이름을 올린다.
시승을 할 겸 일산 큰애의 학원으로 쌩~ 하하 호호 웃음한보따리 실어 시동을 건다.
한 번 충전하면 150키로 주행 할 수 있으며 제한속도는 85키로.
호호 백발 동네 마실 다닐 신발대용엔 최적의 애마가 아닌가.
내일모레면 팔순이니 공간지각능력이 조금씩 떨어지는 시점인데,
고속도로엔 아예 탈 수 없다고 하니 그 또한 감사하다.
모두의 궁금증과 신기해하는 눈길을 받으며 달리는 기분이 묘하다.
오래 전, 첨 운전면허증을 받고 차를 탈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주차한 차 주위로 호기심이 많은 이들이 모여든다.
속도를 즐기고 과시하기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겐 언감생심 엄두도 못 낼 사이즈다.
전기자전거가 전기자동차로의 발전이다.
오래전, 처음 면허증을 취득하고‘티코’를 타고 부산의 모 호텔 앞에서 찬밥신세를 당한 기억이 새롭다.
다른 어느 소형차보다도 더 작으니 호텔은 아예 얼씬도 못할 것 같아 실소가 나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재미난 얘기를 만들어 낼 까? 기대가 된다.
1979년에 얼렁뚱땅? 면허증을 취득한 남편의 중고자동차 변천사는 이루 열거할 수가 없다.
원체운전을 좋아하는 체질이라 신차만 보면 화들짝해져 궁금증만발이다.
하여 차번호를 외울 만하면 또 바꿔지니 아예 번호 외우기를 포기해야 할 정도.
그런데 이번엔 마지막이 될 차일 듯싶다?
1987년 한동안 주말부부로 지낸 적이 있다. 약속한 2년이 끝나기 전 어느 날이다.
“당신, 부산 오기 전에 운전면허증 꼭 취득하시오. 앞으로는 스피드시대이니...”
운전하기 좋아하는 남편 덕에 울며 겨자 먹기로 면허증을 겨우 취득하고
아리고 고된 날들이 얼마나 많았던지.ㅋㅋ
허지만 이젠 운전할 때마다 은근슬쩍 기분이 상큼해진다. 특히 장거리 여행할 때면...
D2 25오 9537! 세계수출 판매량 4위인 저렴한 중국산 새 신발에게 사랑의 윙크를 씽긋하고,
찰칵 인증사진을 찍는다.ㅎㅎ 가족밴드에 사진을 올리자마자 초등학교 1년생 하은이
“할머니! 나도 갖고 싶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