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때는 우리보다 조금 연배의 형들을 보면 아! 왜 저렇게 늙었을까? 라며
본인은 평생 늙지 않을것처럼 살았는데 이제 저무는 인생이 되다보니 하루 하루를
알차게 보내야 겠다는 마음뿐입니다.
다니던 직장도 3.4기 공사가 끝나고 재무구조가 탄탄하여 보너스도 많이 주고 참 윤택하게 살았습니다.자사주도 상장되어 한때는 70만원에 거래 되기도 했습니다.
얼마남지 않은 회사생활이 끝나면 뭘 하고 살까 고민하던 중 그래 자격증이라도 하나 따자 라고 생각하며 학원문을 두드렸습니다.
근무하면서 자격증 공부하는것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떤날은 하루 2.3시간 자느라 어디 앉으면 졸았습니다.상사 훈시중에도 까빡 졸아 민망하기 그지 없었습니다.그 중에서 여자 원생들과의 대화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습니다.법공부가 그렇게 어려운줄은 그때 알았습니다.법대생들은 조금 공부하고 나면 두려워서 밖에도 잘 나오지 못한다고 합니다.
2000년 드라마 가을동화가 전국을 강타할때 한번도 시청하지 못하고 열심히 공부했는데 결과는 낙방.세상의 이치를 깨달아 가는것처럼 너무 어렵고 과정이 힘들었습니다.친구들은 조기 퇴직을 하고 유관회사에 재취업도 하고 그랬지만 본인은 다시 조직생활을 한다는것이 싫었습니다.50대 중반 명예로운 32년간의 회사생활을 마치고 나오니 부부간의 갈등이 그렇게 심할수가 없네요.퇴직 1년전 "그린 라이프 써비스" 교육을 10개월간 받았지만 인간관계 교육은 받지 않았고 그 누구도 거기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껌딱지 같이 붙어 다니기도 하고 삼시세끼 요구도 하고 몇년간 시행착오를 격은끝에 지금은 부부간에는 너무 가까이 있으면 분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터득하고 나니 집안에 화평의 물결이 잔잔이 깔리는것 같습니다.현역일때 보다는 모든걸 낮추어 살아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남들 보기에 궁핍하게 살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나이들어 제일 힘든것이 무료함입니다.50대 후반 들어서는 나름대로의 스케쥴따라 나날을 보내니 가을 하늘의 구름처럼 유유자적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산이 좋은 친구가 되었네요.오전에는 2시간정도 산행을 하고 오후에는 시간이 나면 자전거를 10km 정도 주행합니다.그리고 시간이 나면 여러 카페에 가입하여 남들이 쓴 글도 읽어보고 쓰기도 합니다.그래도 무료하면 동네 지인들과 술도 한잔하고 한달에 한번 고산 산행을 합니다.이젠 체력이 거의 바닥이 났지만 악을쓰면 정상 정복을 하고 다닙니다.한달동안의 무료함이 싸악 가시는 기분입니다.
이런저런 모임에서 많은 친구들이 고인이 되었지만 아직도 건강하게 나날을 보내는 것을 하늘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행복은 저 멀리 있는것이 아니고 아주 가까이 평범한 일상에서 찾을 수 있고 자기 하기 나름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