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여행 중 꼭 맛봐야 할 음식
우리나라 사람들이 필리핀을 여행/휴양지로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제가 어렸을 때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는 법안이 통과했다고 하더군요. 사실 너무 어려서 그땐 그게 뭔지도 몰랐고 형편이 그리 넉넉한게 아니라 저희집은 물론이고 주위에 해외에 나갔다온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요즘은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겠지만 부산에 놀러가는 비용으로 조금 더 보태면 동남아를 다녀올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니 많은 사람들이 동남아로 휴양을 떠나는 것 같습니다.
시쳇말로 “먹자고 하는 일인데”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의식주”라는 말이 있듯이 헐벗음을 피했다면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먹는 것입니다. 여름 휴가 기간에 필리핀 여행을 갔다면 최소 3박5일 길어야 일주일인데 한국 식당만 골라갈 수는 없지 않죠. 필리핀 사람은 아니지만 필리핀에 머물면서 느꼈던 필리핀 음식의 특성들, 그리고 필리핀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음식을 몇가지 꼽아보았습니다.
1. 발룻(Balut)
필리핀 음식 문화는 어쩌면 “발룻”하나로 다 정리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만큼 가장 강렬하면서 가장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발룻은 부화가 시작된 오리알을 삶은 것으로, 쉽게 도전하기 힘든 음식 영역중 하나입니다. 솔직히 저도 먹어보지는 못했는데 옆에서 지켜볼 때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최근 TV CF에 많이 나오는 멘트 “남자한테 참 좋던데…”라는 말처럼 필리핀 사람들에게도 그런 효과 때문에 많이들 먹곤 합니다. 보기에 혐오스럽기도 해서 그런지 좀처럼 대낮부터 발룻을 파는 사람을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2. 시니강(Sinigang)
시니강이라 불리는 국물요리는 시큼하고 타마린드 맛이 나는 채소와 해산물을 넣고 만든 요리입니다. 사실 발룻과 시니강을 굳이 앞에 넣은 이유는 우리나라 음식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긴 하지만 필리핀 전통음식을 찾는다면 시니강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시니강은 필리핀에서 해장용 국으로 통하니 전날 맥주를 과하게 마셨다면 한번 드셔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제 입맛에는 뼈 해장국이나 북어국이 더 낫긴했습니다.
3. 평범한 식사
어쩌면 바로 위 사진이 전형적인 필리핀식 한끼가 아닐까 싶습니다. 접시에 담긴 1인분 치고는 많아보이는 밥 그리고 반찬 1개 또는 2개 정도와 빠지지 않는 아이스티 또는 콜라. 여행책 론니 플래닛에 따르면 필리핀 사람들은 3끼의 식사와 2끼의 간식을 먹는다고 나오는데 실제로 필리핀사람들과 함께 다니다 보면 먹을 것을 놓치는 일이 굉장히 드문 일입니다. 그들도 역시 “다 먹자고 하는 일”이기 때문일지는 모르겠지만 수시로 먹고 또한 먹을 것을 나누는 것이 그들의 문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필리핀에서 음식을 겪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전체적인 특성을 한 단어로 농축하자면 “강하다”라는 느낌이 듭니다. 싱거운 음식이 없습니다. 매우 짜고, 매우 달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사실 처음 필리핀에 도착해서 하숙집 생활 중 가장 불편했던 것이 하숙집 음식이 너무 짰다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음식을 필리피나 헬퍼들이 만들었기 때문에 음식 간이 대체적으로 굉장히 짰습니다. 어쨌든 필리핀 사람들이 짠 음식을 좋아해서 그런지 TV에서 고혈압 약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짜게 먹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4. 바그넷(Bagnet) & 시식(Sisig)
이것은 바그넷이라고 불리는 음식입니다. 느낌은 삼겹살을 튀겨놓은 음식입니다. 바삭하고 부드러운 돼지고기 요리인데, 특별하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바삭한 맛이 맘에 들었던 음식입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돼지고기 요리를 상당히 많이 먹습니다. 다양한 돼지고기 요리가 존재하기도 하지만 우리처럼 버리는 부위 없이 모두 먹습니다. 내장, 간 등은 바비큐로 먹기도 합니다.
또한 돼지머리 고기 중 귀나 혀, 코로 시식(sisig)이라는 볶음 요리를 만들어 먹기도합니다. 특히나 시식은 보편적인 술안주 중 하나입니다.
5. 빤식(pansit)
우리나라 잡채 비슷하기도 한 볶음국수 빤식이라는 음식이 있습니다. 사실 빤식도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어떤 것은 재료가 잡채와 비슷합니다. 위 사진의 빤식은 퀘죤 스타일이라고 하더군요. 다양한 채소와 함께 고기가 곁들여진 음식입니다. 물론 맛은 짭짤하기 때문에 밥 반찬으로 적당합니다.
6. 아도보(Adobo)
우리나라 장조림과 비슷한 아도보 요리가 있습니다. 고기 종류에 따라 치킨 아도보, 포크 아도보로 나눠집니다. 예전에 필리핀의 신년에 대한 글을 쓸 때 아도보 레시피에 대한 질문이 많아서 글로 간단하게 정리했습니다. 아마 위에 언급한 음식들중 가장 우리 입맛에 맞는 음식이 아도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위에 음식들보다 꼭 맛봐야할 것이 있다면 바로 이것입니다!!
7. 산미겔(San Miguel)
120년 전통의 산미겔 맥주는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국내에서 파는 산미겔 매주는 3종류가 있습니다. Pale lager 종류의 산미겔 라이트, Pilsner 종류의 산미겔 펄필슨, 그리고 Dark Lager 종류의 산미겔 다크 세 종류가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많이 있는 거리나 술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맥주가 바로 산미겔 라이트 입니다. 톡쏘는 상쾌함과 함께 가벼운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맥주라고 합니다. 세 종류 중 실제 필리핀에서 많이 마시는 맥주는 산미겔 라이트와 산미겔 펄필슨입니다. 우리나라 맥주와는 또 다른 맥주 맛을 볼 수 있는 필리핀은 국내 세계맥주전문점에서 판매가격이 병당 6500원임을 감안하면 불과 1/5 가격 이하에 판매되고 있는 맥주를 맛 볼수 있습니다. 보통 술집에서 6병을 바구니 한통에 담아 파는 패키지가 250페소 정도에 팔고있고 한 병에 보통 60페소 정도, 어지간한 안주가 100 ~ 200페소 임을 감안하면 저렴한 맥주를 원없이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필리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