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한주의 일을 마감하는 날
평소보다 더 일찍 현장에 도착해선
오창저수지로 납셨다.
봄은 온전히 내 곁에 와 있고
과수원의 꽃들도
야산에 분홍색 꽃들도
모두 모두 나를 반긴다.
오늘따라 저수지 땟깔도 맘에 든다.
허지만 조금만 나서면
서오창테크노벨리를 시작으로 온통 공장, 창고
산업기반시설 공사에 분주하고
중장비 소리만 요란하다.
내가 봐도 맞아!
제1차산업은 조금만 그대로 보호하면서
제4차, 제5차산업으로
그냥 밀고 나가는 것이 답이다.
자원 없고 땅덩어리 좁은 나라에서
살 길은 요거 뿐이다.
오후 일찍 서둘러 수지로 귀가길에 나섰다.
동네병원 문 닫기 전에 집에 도착해야 한다.
병원에 들렀더니 늘 하던 절차와는 달리
오늘은 혈압도 더 신중하게 재고
이것 저것 묻는 것이 많다.
건강보험과 연계시켜 관리하려나 보다.
혈압은 더 올라서 약도 강도를 올리고
올해 건강검진을 내일 받기로 예약하였다.
집에서 푹 자고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집에서 늘 산책하였던 수지정수장 울타리 따라 야산인 자연공원을 걸었다.
대략 일년 사이에 이 지역도 예정된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야산 일대가 도시개발되면 ???
공원도 사라질 것이고
이 동네도 떠나는 것이 좋다.
수원에 칠보산 자락으로 내려온지 십여년 만에
아파트 앞 호매실지구가 택지로 개발되면서
금곡동을 떠났고
막둥이 학교 따라 수지로 아내 학교 따라 분당으로
그리곤 서둘러 수지 상현동으로
여기도 이젠 떠나야 할 때가 오고 있다.
야산 군데 군데 묘지 봉분마다 이장하라는 안내판이 꽂혀있고
토지보상가 올려준다는 변호사의 현수막도 보인다.
내 생각으로는
우리는 지구촌 보호를 위해서
봉분을 세워서는 아니 된다.
그냥 납골당이나 수목장으로 영원히 쉬게 하면 좋을 터이지만
그래도 30년은 나라가 허락해주니...
여기에 이장하라는 묘들은 옮겨가도
더 이상 봉분을 올릴 수 없을 것이지만
내 산책코스의 끝자락 보정동 고분군들은
옛 것이라서 보존하고
공원으로 제공하고 있다.
울 나라 가는 곳마다
산업단지 개발과 테크노공장 고층건물들 위로 위로 올리고
수도권에는
도시개발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인구절벽 시대에 접어든 우리 나라
이거 이러다 일본 짝나는 건 아닌지?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혀 아니라지만
저 많은 아파트들, 산업단지들, 산업빌딩들
잘 알지 못하지만 걱정된다.
일본은
아직도 노래부른다.
잃어버린 30년을
보정동 고분군도 새로 단장되어
공원같은 느낌이 들었다.
잠시 앉아 숨 고르고
앞으로 내 달리는 도로들을 바라보니
두둥실 떠나고 싶다.
어딘가로
민들레 홀씨되어 민들레처럼~~~
첫댓글 오랜만에 좋은 경치사진들, 한가롭고 조용한 분위기의 사진들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늘 건강히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