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해다업개황>에 나온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차(粗茶)로 속을 만드는데 이것을 '저차(底茶)'라고 한다.
이수차(二水茶)로 저차를 감싸는데 이것은 '이개(二盖)'라고 한다.
흑조(黑條)로 다시 이개를 덮어주는데 이것을 '고품(高品)'이라고 한다.
조차는 늦여름차, 이수차는 여름차, 흑조는 늦봄차를 말합니다.
긴차의 가장 안쪽에는 늦여름차가 들어있고 그 겉에 여름차,
가장 잘 보이는 바깥에는 늦봄차를 썼습니다.
늦봄차를 차의 바깥에 썼던 이유는 모양이 예쁘기 때문입니다.
모양이 더 예쁜 가을차를 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품질이 다른 차를 순서대로 일정하게 작은 동솥에 넣고 쪄준다.
차가 부드러워지면 보자기에 넣고 입구 쪽부터 서서히 보자기를 오므려 긴압한다.
같은 방향으로 힘을 주어 보자기를 비틀어주면 심장형태로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긴차이다.
'저차'는 이파리가 크며 거칠기 때문에 반드시 이파리를 잘게 부셔서 넣어준다.
저차, 그러니까 늦여름차는 줄기도 길고 억세게 자란 이파리가 많습니다.
긴압할 때 뜨거운 증기를 쬐어도 쉽게 부드러워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잘게 부셔서 안쪽에 넣는 것이지요.
이런 병배법은 요즘에도 아주 싼값에 거래되는 보이차에 쓰입니다.
티베트로 판매하는 긴차는 만들 때 하루 동안 상당한 양의 수분을 가해
습하게 만들어준다.
이것을 '조차(潮茶)'라고 한다.
수분을 가해준 조차는 하룻밤 동안 발효를 시켜준다.
긴압 이후 수분이 많은 상태에서 다시 한 번 발효를 시켜준다.
이러면 총 세 번의 발효를 하게 되는데 겉과 속에 노란색 곰팡이가 피어난다.
티베트 사람들은 노란 곰팡이가 피어 있는 차를 최고로 여긴다.
수분을 가해준 조차를 하루 밤 발효시켜줍니다.
그리고 증기로 쪄서 다시 한 번 발효시켜줍니다.
이렇게 하면 차에 노란 곰팡이가 피는데 이것을 티베트 사람들이 좋아했다는 말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구매자의 취향에 맞게 품질은 변화합니다.
맹해 지역 보이차의 가장 큰 거래처였던 티베트.
그들의 입맛에 맞춰 만드는 것은 당연한 것일테지요.
수분을 가하고, 증기로 쪄서 발효를 시켰습니다.
증기로 찐 방법을 보면 흑차와 그 원리가 비슷합니다.
하지만 수분을 가했다는 것은 색다른 방법입니다.
보이차는 인공발효 숙차를 제외하면 수분을 가해서 만드는 방법은 없습니다.
아쉬운 것은 이불일 선생의 글에서는 어느 정도의 수분을 가했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맹해차창 초대 창장인 범화균 선생이 기록한 글이 있습니다.
이름은 <불해다업>입니다.
여기에는 당시 만들었던 발효차 가공 방법이 비교적 자세하게 나옵니다.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