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시기가 있다. 공부는 스폰지 같은 흡입력이 살아 있는 10~20대 하는 것이 좋고, 경제활동은 몸과 마음이 완숙한 30~40대 열심히 하는게 자연스럽다. 물론 시대는 변했고, '만학도'와 '제2의 도전'에 나서는 중장년의 도전도 많아졌다. 당연히 존중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런 결심을 하기까지 겪어야 했을 회한과 치러야 했을 대가를 무시하면 안 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모든 것은 시기가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09년 불편한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청구 절차를 해소하라는 개선권고를 했다. 2009년은 우리나라에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한 시기다. 국내 IT 기술의 분명한 변곡점이었다. 자연스러운 전산화·간소화가 현실화될 적절한 시기였다.
그러나 의료계의 거센 반발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인데, 국회 역시 조직화된 이익집단의 의견에 좌지우지 됐다. 그렇게 권익위 권고 이후 13년이 지났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는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