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말에 박사 논문 디펜스를 하게 되었다.
결국 Sen 교수는 디펜스에 안들어왔고 오히려 Ibrahim 교수가 이런저런 일정에 상당히 비협조적이어서 Koch 교수를 고생시켰다.
대부분 교수들이 Koch교수를 어려워하는지라 Koch 교수는 이런 대우 받는데 익숙하지 않았다. 나중엔 Ibrahim 교수가 얼마나 꼴보기 싫었던지 당신 Lab에 있던 Ibrahim 교수 학생인 조현순에게 니 박사 커미티에 못들어간다고 통보했다. 워낙 사람이 좋으셔서 결국 커미티에 들어가주셨지만…
디펜스 D-day 코스코에서 사온 과자세트를 발표장 입구에 놨다.
우리 기준에선 허접한 과자여서 좀 걱정했는데, Ibrahim 교수가 밝은 얼굴로
“It won’t hurt! It won’t hurt!”이라며 연신 과자를 먹어 나를 안심시켰다.
허접한 발표후, 버벅대며 답변하는 시간을 버텨내자...
아싸~ 나는 뻘쭘하게 서 있고 교수들끼리 토론하고 있었다.
Koch 교수의 타임이었다.
강의 들을 때는 전혀 몰랐던 모습이었다.
낮고 깊은 목소리로 천천히 살짝 길게 말하는데…
절대로 졸업 못할 놈마저 졸업시킬 카리스마로 다른 교수들을 압도했다.
Koch 교수에게 감탄한 사람은 나만은 아니었다.
얼마후 커미티 멤버들이 논문 통과여부를 논의하는 시간이어서 나머지 사람들은 나가야했는데, 응원하려고 왔던 방희정교수가 Koch 교수를 처음 봤는지 눈이 휘둥그레져서 “도대체 저 분 누구세요?”한다.
밖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바쁜 일이 있는지 먼저 나온 Ibrahim 교수가 별 문제 없을 것 같고 축하한다며 악수를 청했다.
첫댓글 고생하셨군요. 남들이 해외에서 박사 받는 걸 보면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저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하니 많이 씁쓸하기도 합니다.
진짜 고수들은 그리 평소때 떠들어 대지는 않아도 필요할때는 진가를 발휘하는가 보더군요. 그래서 입만 살아있는 트럼프같은 사람은 더 이상 사람들이 믿지 않는것이죠.
제가 박사학위 초년에 통계학책에도 나오는 그 유명한 C.R.Rao 교수가 UCSB에 왔었습니다. 난리가 났죠. 그 유명한 교수가 온다고 하니까요. 제 지도교수와 친분이 있어서 오신것 같더군요, C.R.Rao 상도 받은 교수니까요. 저야 초짜였지만 몇교수들과 박사과정거의 끝나고 있는 학생들은 오시면 뭘 물어보는것이 좋은지 말싸움하고 있었죠. 확실히 생각은 안나지만 어떤 특정한 경우가 있었는데 방정식을 어떤것을 써야 하는가를 물어본것 같습니다. 다들 4차, 5차보다는 3차 방정식이 제일 좋은것 같다고 생각하고 Rao 교수님앞에서 설명을 했죠, 신나서요.
글쎄요, 키가 160cm나 되실까? Baby face이셨는데 지금 구글로 찾아보니 1920년생 99살이신데 아직도 정정하시네요. 아무말없이 듣고만 계시다가 드디어 comment를 하시는데 박사학위 학생들의 얼굴에 다들 실망과 놀라움이 가득했죠. Rao 교수님 말씀은 2차방정식이 제일 추천할만 하다는것이었죠. 다들 헐! 3차아니라 높은 방정식은 이경우를 오차없이 설명을 할수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이경우와 다른경우에는 쓸모가 없다는거였죠. 하도 오래전이고 제가 초짜의 일이라서 확실히 생각이 안나지만 저는 속으로 "와! 이것이 진정한 답이구나" 하고 생각했죠. 그저 닥친 문제만 푸는것이 다가 아니라는것을요. 그래서 과연 고수가 생각하는것은 다르다는것을 느꼈구요.
문제풀고 말싸움에 이기는것이 고수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죠. 참 오래전 일입니다. 이카페 많은 회원들이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던 오래전 이야기죠... ㅎㅎㅎ
잘 새기겠습니다.
2차방정식...
~~~
내나름대로
생활에서 적용해야할 듯~
너무 앞서지도 말고,
요란하지도 말고.
넘치지도 말고,
너무 모자르지도 말고.
단순하면서 꼭 필요한. ^^
ㅎㅎ, 그렇죠 뭐, 그대신 꼭 할말있을때는 정확하게...
제 중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이 수학선생님이셨는데 매일 하시는 말이 수학문제풀때는 간단, 명료, 신속, 정확!
하... 저도 빠르면 2년뒤(아주빨라야) 저런 상황에 마주할걸 생각하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