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가 두개잖아, 샤넬 치워요” 다이애나의 슬픈 ‘디올 사랑’
브랜드로 본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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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먹고 놀고 사랑하고 일하는 매 순간을 함께하는 브랜드의 프리즘을 통해 다채로운 글로벌 이슈와 국제 뉴스를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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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0월 31일 호주 시드니의 한 자선 파티 갈라쇼. 당대 최고의 ‘셀럽’ 영국 다이애나빈이 베르사체의 푸른 오프숄더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관능적인 그의 모습에 수백 개의 카메라 플래시가 동시에 터졌다.
당시 다이애나의 스타일리스트가 뒷이야기를 2018년 잡지 인터뷰에서 말한 적이 있다. 다이애나가 준비됐던 명품 구두들을 소파에 와르르 올려놓더니, 샤넬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C 두 개가 겹쳐 있잖아요. 찰스(3세)와 카밀라가 떠올라서 입을 수 없어요.” 당시 다이애나와 찰스 3세(당시 왕세자)가 이혼한 지 두 달째였다.
이 때문일까, 다이애나는 실제로 샤넬 대신 디올(Dior)을 선호했다. 국내엔 ‘수지백’ ‘지수백’으로 알려진 ‘레이디 디올’백이 대표적이다. 디올이 96년 ‘Lady Diana Spensor’를 따와 붙였다.
좋거나, 나쁘거나 대중에게 소비되는 영국의 ‘왕실 경제’만 1조원대다. 21세기 동화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그때나 지금이나 반쯤은 관음증적 열광, 반쯤은 냉소 그 중간이다. 영리한 럭셔리 브랜드들은 이들을 이용하고 때론 내어준다. 일종의 공생 경제다.
다이애나빈이 1987년 11월 2일 독일 본에서 열린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서독 대통령과 영국 왕실의 만남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 목차
- 며느리의 시어머니 오마주
- 돈이 되는 군주제, 공생하는 브랜드
- 전통적 여성상 충실해야 하는 왕실 여성
- “세금 축내” 비판에 입대·알바하는 공주들
- 다이애나백 재해석해 SNS 입소문 1위
- 혁신보다 사치? 전염병의 역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