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 땅이름 지도 모음
한글새소식 220200
토박이 땅이름 지도 만들기
배우리 한국땅이름학회 명예회장. 국토교통부 국가지명위원(전)
새 도시가 들어서고 새 역이나 마을, 다리, 공원 등이 생기면서 그 이름 관계로 땅이름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우선, 도시가 새로 생기면 단지, 공원, 다리 등 많은 시설이 들어서고, 여기에 이름을 새로 붙이게 된다. 이 경우, 대개는 그곳의 땅이름 위주로 붙인다.
몇몇 지자체에서 공원, 다리 등 시설물 이름붙이기 자문 요청이 왔다, 그곳의 옛 토박이 땅이름을 찾아 달라는 주문이다. 예를 들어 ‘서초공원’이라 할 것을 ‘서리풀공원’식으로 붙이겠다는 것이다. 좋은 일이다.
이 경우, 정확을 기하기 위해 해당 위치부터 세심히 살피게 된다. 그러나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고, 새 길이 나고, 지형이 변한 상태애서 그 위치 추정은 그리 쉽지는 않다. <한국지명총람> 등을 참고하기도 하지만, 설명이 대개 ‘○○ 북동쪽 마을’. ‘○○ 서쪽에 있는 논’ 이런 식이어서 큰 의미가 없다.
토박이 땅이름이 표시된 지도를 볼 수가 없다. ‘모래내’ 자리에 ‘사천(沙川)’이, ‘가재울’ 자리에 ‘가좌동(佳佐洞)’만 있다.
위치는 대개 지도로 확인하기 마련이다. 글 자료로 ‘어디의 동쪽’, ‘어느 곳 건너쪽’, 이런 식으로는 잘 알 수가 없다. 그런데, 현재의 우리 지도로서는 그러한 소지명(특히 토박이 땅이름)이 표시된 지도가 없으니 무척 답답하다.
이에, 나는 이를 만족시킬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었다. 마침, 국가지명위원 재직시에 받아 두었던 1910년대의 구지도(1:50,000 지형도)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여기에는 우리 토박이 땅이름이 가득 심어져 있다. 일제 때 만들어진 지도라 일본 글자(카타카나)로 적혀 있지만 이를 통해 우리 토박이 땅이름과 그 위치를 확인하기는 아주 좋았다. 그러나 카타카나로 적힌 토박이 땅이름을 우리 식으로 밝혀내는 음역(音譯) 과정에선 어려움이 따랐다. 예를 들어 大谷(대곡,クンコル.궁고루) 자리에 ‘큰골’을, 內村(내촌.アンマル.앙마루) 자리에 ‘안말’을 넣는 것인데, 더러는 음역이 쉽지 않은 것도 있어 상당히 머리를 써야 했다.
우선, 그 구지도에 토박이 땅이름을 한글로 심어 놓는 것이다. 그렇게 심어 놓고, 배경 지도를 요즘 것으로 바꾸어 깔면 개개의 땅이름이 현재의 어디인지도 정확히 밝혀진다.
구지도가 있고 각 지자체의 지명 자료도 있으니 전국 각 지역의 토박이 지도를 만드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를 완성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수반될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 작업은 이 시대에 꼭 해 두어야 할 일이다. 당장은 아니더라고 연차적으로라도 말이다. 특히, 많은 이들이 땅이름 자료로 많이 이용하는 <한국지명총람>이 각 땅이름의 위치 설명 부분에선 많은 취약점이 있다는 지적이 있으니, 각 땅이름과 연계할 ‘토박이 지도’ 제작의 필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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