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육관대사의 제자 중 가장 뛰어난 제자 성진, 그는 스승의 명(예전에 여길 자주 다녀온 용왕에게 답례를 하지 못했으니 네가 수부에 가 답례를 하라)으로 수부에 갔다가 용왕이 준 술을 마시고, 이후 연화봉 아래에서 육관대사를 찾았던 팔선녀와 만난다. 이후 팔선녀와 수작하다 다시 절에 돌아오고, 속세의 욕망 때문에 12년동안 바뀌지 않으려 했던 마음이 바뀌려 하며 괴로워한다. 이를 안 육관대사는 성진을 꾸짖으며, 염라대왕 앞에 보내고, 성진의 마음과, 신성한 절의 땅을 어지럽힌 팔선녀도 함께 염라대왕 앞에 끌려간다. 이후 그들은 인간계로 환생하며, 성진은 양소유라는 자로 환생한다. 양 처사와 부인 유씨 사이에서 태어난 양소유, 그는 외모, 무예, 학식, 글솜씨까지 갖춘 완벽한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남악 연화봉에 있던 절을 잊지 못하던 소유(성진)은 점점 부모의 정때문에 전생의 일은 잊게 된다. 그렇게 그가 10살이 되던 날, 갑자기 양 처사가 말하길 " 내 원래 이 세상 사람이 아니고 신선이다. 저 하늘에서 동료 신선들이 자꾸 날 부르네만 그대가 외로워할까봐 계속 여기 남아있었소. 이제 아들도 장성하였고 그가 영특하니 당신도 말년에 부귀영화를 누릴 것이니, 더 이상 나를 생각하지 마라. ". 이렇게 갑자기 떠나버린다.
이후에도 모자는 서로 의지하며 세월을 보냈다. 언제는 고을 태수가 양소유가 신동이라며 조정에 천거하기도 하였지만, 소유는 모친을 떠나기 어려워 나아가지도 않았다. 이후 소유가 14~15살이 돼 장성하여 과거를 하러 떠나는데, 과거를 하러 떠나던 중, 여러 일이 일어나고 8명의 여인을 만난다. 과연 소유는 과거를 보아 부귀영화를 누릴까? 전생의 인연이 있었던 8선녀와 만날 수 있을까?
이 글에서 제일 인상깊었던 장면 두가지가 있다.
길을 떠나던 중 나라에 반란이 일어나 소유가 피난을 하러 산골로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한 도인과 만나 아버지 얘기도 하고, 거문고도 연주하며 담소를 나눈다. 이후 소유는 선생님을 만난건 부친의 인도하심이니 제자가 되겠다하였으나, 도사는 "인간 부귀를 그대 면하지 못하리니 어찌 능히 노부를 따라 암혈에 깃들리오?"라 말하며 완곡히 거절한다. 소유가 다시 묻기를 "인간 부귀를 예언하셨으니,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제가 어떤 여자랑 눈맞았는데, 잘 될까요?", 이에 도사가 답하길 "혼인길이 어둡기가 밤같다. 그러나 그대의 아름다운 인연은 여러 곳에 있으니 한 사람에 연연하지 마라". 이후 하룻밤을 묶은후 도사가 말하길 "길은 트였고 과거는 내년 봄으로 물렸다. 모친이 널 의지하니 다시 돌아가라". 이후 소유가 다시 그곳을 나왔을 때, 버들꽃이 있었던 곳에 국화가 피고, 예전에 갔었던 가게는 인기척이 없고, 반란은 이미 진압됐으며 과거도 내년 봄으로 미뤄졌다.
내가 이 장면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장면 전환을 개연성 있게, 그리고 멋지게 한 것 때문이다. 도사라는 신통하고 요술을 부리는 인물을 활용해 장면이 바뀌는 장면을 어? 왜 갑자기 이렇게 변하지가 아닌, 원래 그렇게 가던 길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하였다. 또한 그와의 만담을 통해 주인공의 능력을 부각하기도 하고, 앞으로에 일에 대한 암시를 하기도 한다. 비록 2~3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이었지만 난 이 장면이 제일 가치있었던 것 같다.
두번째 인상깊었던 장면은 이것이다. 양생(소유)이 어떤 잔치에 들렀는데 그곳에서 소년(주인공과 비슷한 또래. 역사적 배경이 배경인 만큼 이정도면 성인이다)들이 술을 마시며 잔치를 즐기고 있었다. 양생은 소년들이 자기들 지역에 과거한 사람이 어쩌고 자기 시가 어쩌고 하는 자랑들을 듣다 어디 한쪽 구석에 있는 여인을 발견한 후, 그녀는 누구냐 묻는다. 이름은 섬월, 외모 뿐만 아니라 글을 보는 재주가 뛰어나 잔치에 참석한 소년들이 자신들의 글솜씨 우열을 가리기 위해 잔치에 불렀다. 뛰어난 글을 보면 풍류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기로 하였는데, 글들이 다 고만고만해 아직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후 양생이 소년들에게 나도 한번 글 써도 되냐고 떠본 후 글을 써서 섬월에게 주었더니, 글쎄. 아무말도 하지 않던 섬월이 글을 보자마자 맑은 노래를 빼어내는 것이 아닌가. 이후에 양생은 섬월과 따로 잔치에서 벗어나 행복한 일을 즐겼다는 이야기.
이 장면엔 딱히 숨겨진 의미는 없었지만 그 내용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었다. 잔치에서 허세를 부리는 소년들도 웃겼고, 무엇보다 자신들의 시에는 노래를 부르지 않았던 섬월이 자신들이 무시하던 한 사람이 지은 시를 보자 바로 노래를 뽑아내는걸 보고 벙찐 대목이 재일 웃겼던 것 같다.
구운몽은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구운(성진과 8선녀 총 9명의 사람들)이 꿈을 꾸는 내용이다. 성진, 즉 소유는 결국 자수성가 하여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어느 순간 이 모든것이 한낯 꿈이라는 걸 깨닫는다. 꿈. 이것은 우리가 잘 때 꾸는 꿈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인간 세계에서의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 이것들도 다 꿈인 것이라는, 부질없는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책은 조선 중기의 전형적인 양반 사회의 이상을 반영한 책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사실은 다 꿈이라는 결말을 통해, 글쓴이는 무엇을 생각하도록 하였을까? 난 세상에서 아무리 좋은 것들을 얻고 부귀영화를 누려도 다 꿈이라는 내용을 통해, 인생의 허망함을 느끼게 하려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신앙이 있으니, 이 결말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도 하는 것 같다.
구운몽, 확실히 정말 재밌는 책이다. 분명히 나 옛날 책이에요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옛날 시대를 이 책을 통해 잘 볼 수 있어 더 재밌었던 것 같다.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었다. 책이 다 과거의 말투 등으로 되어있지만, 그것이 독해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닌, 오히려 문장과 내용을 더 재밌게 꾸며주는 역할도 해서 재밌었던 것 같다. 또한 이런 책들을 읽을 때 팁이 있는데, 한자로 된 단어 중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한자 사전에 검색한 후 한자를 알아보자.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뿐만 아니라 내 지식도 키울 수 있어서 글 읽을 때 좋은 팁인 거 같다. 이상 오늘의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