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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유주의의 자율학습을 위한 기본서
본인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핵심가치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자유주의다.”라는 명제가 참이라는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그것이 참이라면 한국인 모두는 자유주의에 대한 학습을 하여야 하는데 초중등과정에서의 교육은 교육감이 하여야 하지만, 일반인에 대한 학습은 시민단체가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일반인에 대한 학습을 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자유주의에 대한 학습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 할 것입니다.
본 글에서는 자유주의에 대한 학습을 스스로 하기 위한 기본서 열 권을 소개하겠습니다.
그 열 권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노예의 길(하이에크, 1944년)
(2) 대처 스타일(박지향, 2012년)
(3) 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1859년)
(4) 자유론(민경국, 2021년)
(5) 자유주의(미제스, 1927년)
(6) 자본주의와 자유(프리드먼, 1962년)
(7) 선택할 자유(프리드먼, 1980년)
(8) 자유주의의 지혜(민경국, 2007년)
(9)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민경국, 2015년).
(10) 민주주의는 실패한 신인가(호페, 2000년).
본인이 그 책이 최초에 발간된 해를 명시한 것은 모든 책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책이 발간된 해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여 책을 읽으면 보다 깊은 이해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2. 기본서 독파를 통하여 ‘자유의 철학’을 이해하여야
위의 열 권을 독파한다면 자유주의에 대한 기본은 갖추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인은 2018년 10월부터 우파시민운동에 뛰어 들었고 그때부터 우파운동을 하는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 그 중에는 도중에 뜻이나 방향이 다르다면서 갈라선 분도 많았습니다. 그 분들이 왜 갈라섰는지에 대하여서는 다른 이유도 있겠으나 본인은 기본적으로 자유주의라는 사상에 대한 학습이 부족하였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이해한 정도에 갇힐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지하다는 겸허한 자세가 되어 현인들의 저서를 통하여 끊임없이 배운다는 자세를 가져야 비로소 열린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세분의 위대한 지도자들 모두 반공에 매진하느라 자유주의에 대한 국민교육을 시킬 여유를 갖지 못하였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자유의 철학’에 대하여 한국인 모두가 깊이있는 공부를 하기 바라면서 그 기본서로 열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가능하면 열 권 모두 한꺼번에 구입하기를 권합니다. yes24나 알라딘에서 중고로 구매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순서대로 한 권씩 독파하기를 권합니다.
3. 기본서 열 권
(1) 노예의 길(하이에크, 1944년)
본인은 이 책을 20세기에 간행된 책들 중 가장 위대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좌파와의 이념전쟁에서 논리적으로 대결하여 승리하려면 이 책은 반드시 독파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을 책으로 꼽은 것은 이 책을 읽어낼 준비가 되었는지를 스스로 검증하기 위한 것입니다. 어렵지 않게 독파할 수 있다면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자부하여도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몇 페이지를 읽고난 후 덮어 두고 그 다음 책부터 보시기 바랍니다. 그런 후 가장 마지막으로 다시 돌아와서 읽으면 많은 것이 새롭게 보일 것입니다.
(2) 대처 스타일 (박지향, 2012년)
본인은 마가렛 대처를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정치지도자로 생각합니다. 레이건도 있지만, 대처야말로 혼자서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진정한 영웅이라고 평가합니다. 대처는 집권하는 동안 모두 세 번의 전쟁을 치렀는데 포클랜드 전쟁, 탄광노조와의 싸움, 복지에 물든 국민들과의 싸움이 그것입니다. 그 전쟁 모두 대처는 승리하였습니다. 대처가 승리할 수 있었던 힘은 대학생활 동안 토론모임에서 지속적인 학습을 한 데서 나왔다고 봅니다. 하이에크의 자유주의철학을 정책으로 실현하여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위대한 업적을 낳은 대처를 닮은 정치인이 한국에서 등장하려면 자유주의에 대한 학습을 통한 사상의 힘을 갖추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을 쓴 박지향교수는 젊었을 때 대처를 비난하였던 자신을 반성하면서 나이 들어 공부를 하다 보니 보다 객관적인 관점을 가지고 올바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박지향교수의 격조높은 문체를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3) 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1859년)
자유주의에 대한 학습의 첫걸음은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자유론을 독파하는 것입니다. 자유론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존 스튜어트 밀이 쓴 자유론입니다. 밀은 학교를 다니지 않고 그의 부친인 제임스 밀로부터 일종의 영재교육을 받으면서 10대 때 이미 당대 최고의 지식을 갖춘 천재였습니다. 밀이 자유론에서 가장 중시한 것은 사회의 일반적인 견해와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비판의 자유였습니다. 비판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하면서 대표적으로 예시한 인물이 소크라테스와 예수였습니다.
본인은 밀의 자유론에서 가장 중시되어야 할 문구를 “전체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이 다른 생각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 이것은 어떤 한 사람이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하여 나머지 사람 전부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만큼이나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4) 자유론(민경국, 2021년)
자유론을 설파한 인물들 중 가장 유명한 이는 존 스튜어트 밀과 이사야 벌린이라 생각합니다. 밀은 비판의 자유를 중시하였고, 벌린은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를 구분하였습니다.
민경국교수는 하이에크의 자유주의를 한국의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천착한 한국의 대표적인 자유주의 사상가입니다. 민교수의 자유론은 밀과 벌린의 저서 못지 않은 역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이에크의 진화론적 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하여 사유재산권의 보호를 핵심과제로 삼는 경제적 자유가 모든 자유의 보루임을 강조하면서, 자유와 질서, 자유와 도덕, 자유와 법, 자유와 정치로 나누어 기술하고 마지막으로 자유의 철학을 내포한 헌법개정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5) 자유주의(미제스, 1927년)
미제스가 ‘자유주의’를 저술한 1927년은 대부분의 사상가들이 사회주의나 개입주의를 옹호하면서 자유주의라는 용어조차 국가개입을 강조하는 의미로 사용되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시대에 미제스는 고전적 자유주의자들이 사용하던 원래의 의미로 자유주의를 사용할 것을 강조하였고, 여러 분야에 걸쳐 자유주의의 원칙이 구체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사례들을 제시하였습니다.
미제스는 하이에크의 스승으로서 자유주의를 되살린 위대한 사상가였습니다. 특히 사회주의는 경제계산이 불가능한 체제로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제시하여 자유주의를 앞세운 자본주의가 자유와 번영을 가져오는 우월한 체제라는 점을 논증하였습니다.
미제스는 ‘사회주의’(1922년. 최초 제목 ‘공동체경제’), ‘인간행동’(1940년) 등의 대작을 저술하였지만, ‘자유주의’는 자본주의체제의 우월성을 간략하게 논증한 미제스의 대표적인 저술이라 할 것입니다.
(6) 자본주의와 자유(프리드먼, 1962년)
시카고학파의 대표자로 손꼽히는 밀턴 프리드먼의 ‘자본주의와 자유’가 간행된 1962년 당시는 미국에서 자유주의(liberalism)라는 용어가 원래의 의미인 개인의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존중하고 국가 개입은 최소화하는 개념이 아니라 국가가 개인의 복지 확대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던 시기였습니다. 미국에서의 그런 용어 사용이 지금도 여전하지만, 프리드먼은 이 책에서 자유주의를 원래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프리드먼이 이 책을 저술하던 당시에는 미국 사상계의 주류가 케인스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개입주의였고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가치를 강조하는 프리드먼의 주장에 동조하는 세력은 극소수였습니다.
그러나, 그 후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정부지출의 비중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그 폐해가 드러나자 프리드먼의 주장이 점차 대중화되었고 마침내 레이건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의 주류로 인정받기에 이르렀습니다.
(7) 선택할 자유(프리드먼, 1980년)
이 책이 윤석열대통령이 자유를 수십번 강조하면서 자주 언급한 책입니다. 윤대통령의 자유주의는 프리드먼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그런 학습의 기초가 있으므로 윤대통령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 책은 ‘선택할 자유’라는 제목으로 행해진 TV 강연들을 책으로 엮어낸 것입니다. TV 강연과 책 모두 대중의 환영을 받아 발간 첫해에 미국에서만 40만부가 넘게 판매되었습니다. 미국인들은 그 당시 이미 개입주의를 배격하고 자유주의라는 사상의 세례를 받고 있었다 할 것입니다.
‘자본주의와 자유’가 개인의 자유와 시장경제를 신뢰하는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원칙적인 측면을 강조한 총론이라고 한다면, ‘선택할 자유’는 각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한 각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리드먼이 제시한 정책의 예를 들면 소득계층간의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로 “부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를 제시한 것과 학부형에게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바우처제도”를 제시한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8) 자유주의의 지혜(민경국, 2007년)
본인은 자유주의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로 하이에크를 꼽으며, 그를 ‘20세기의 현자’로 추앙하고 그의 자유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한국의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숙고하는 것이 자유우파 정치인들과 시민운동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자세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이에크의 저서들을 읽어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리 하여 하이에크를 쉽게 해설하고 한국의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가르침을 줄 이가 필요한데 본인은 그가 민경국교수라고 생각합니다.
민경국교수가 저술한 여러 책들 중에 본인은 2007년에 간행된 ‘자유주의의 지혜’가 최고의 책이라 평가합니다.
본인은 이 책을 읽는 내내 지혜의 바다 속에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인류의 사상사 속에서 자유주의가 등장한 과정, 그것에 도전해 온 수많은 다른 사상들, 오늘날 언급되는 수많은 정책들의 뿌리가 노출되면서 그 정책들의 참모습을 보게 되는 그러한 깨달음의 시간이었습니다. 자유가 무엇인지, 자유주의가 무엇인지, 정책을 계획하고 집행하는 자들의 구조적 무지와 오만이 과연 무엇인지 등을 깨닫게 되는 구도의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은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는 책이 아닙니다. 어떤 정책을 펼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정책을 결정하기 이전에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지혜를 가르치는 책입니다.
본인에게 자유주의의 자율학습을 위한 기본서 열 권 중 한 권만 고르라고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9)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민경국, 2015년)
본인은 “대한민국의 핵심가치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자유주의다.”라고 주장하면서 그동안 자유주의에 대한 저서들을 소개하였습니다. 그런데 민주주의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현재 한국의 풍토에서 대중적이지 않을 것이므로 민주주의에 대한 책들을 두 권 소개하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에서 민경국교수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확실하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유는 목적이지만 민주는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민교수는 민주주의가 잘못 번역된 것이라는 언급을 하면서 민주정치라는 용어를 제시하고 있는데 본인은 대중정치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자유민주주의만이 올바른 것입니다. 왜곡된 민주주의로는 진보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 경제민주주의, 숙의민주주의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런 왜곡의 결과 민주주의는 진정한 다수의 의견보다는 다수를 형성하는 개별 이익집단과 정치권의 이익추구를 위한 제도로 타락하였습니다. 다수의 결정이라면 무엇이든 법이 될 수 있다고 하는 무제한 의회, 모든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고 또 그래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무한정한 정부권력이 자유사회의 본질인 법치주의를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왜곡되고 타락되어 자유주의와 갈등을 일으키는 궁극적인 원인은 민주주의를 최고의 목적으로 여기는 좌파의 인식때문이며 민주와 자유 간의 갈등을 막기 위하여서는 자유의 헌법을 통하여 민주주의의 과잉을 막아야 합니다. 그런 자유의 헌법으로의 개헌이 필요합니다.
(10) 민주주의는 실패한 신인가(호페, 2000년)
한스헤르만 호페는 오스트리아학파의 막내라 할 수 있으며 그가 저술한 책 중 현재까지 한국어로 번역된 책이 이 책입니다. 그런데 본인은 책제목으로 번역한 것이 조금 이상하다고 느낍니다. 원문은 ‘Democracy : The God That Failed’ 로서 민주주의는 실패한 신이라고 단정한 것인데 제목은 의문문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민주주의가 실패하였다고 단정하는 것이 한국에서는 대중화되기 아직은 어렵다고 본 것이 아닌가 합니다.
호페는 이 책에서 민주주의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비판 중 핵심은 민주적 제도로 선출된 권력자가 펼치는 정책의 단기적 관점입니다. 선출된 권력자는 자신의 임기내에 달성한 성과로 평가되므로 정책의 관점이 단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임기를 넘어서서 미래세대의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보는 시각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집권하고 있는 당시에는 대중에게 환영받지 못하더라도 미래세대의 관점에서 장기적인 번영과 자유를 꾀하는 정책을 펼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런 단기적 관점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에서 대중들을 설득하는 자세를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권력자가 가지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민주주의는 결코 완전하고 바람직한 제도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결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가 어떠하여야 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보다 깊은 숙고가 필요할 것입니다.
4. 독서를 통한 사상의 힘을 갖추어야
이상 자유주의에 대한 자율학습을 위한 기본서 열 권을 소개하였습니다. 최초에 소개한 ‘노예의 길’을 다시 읽으시기를 바랍니다. ‘노예의 길’에서 제시된 자유주의의 원칙을 이해하고 한국의 현실에서 그것을 어떻게 적용하는 것이 최선이 될 것인지를 숙고하고 그 해법을 찾기를 바랍니다.
이 열 권을 읽고나면 비로소 좌파와 논쟁을 할 수 있는 지적 기반을 갖출 수 있다고 봅니다.
본인은 한국의 우파운동에서 가장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점이 학습을 통한 토론의 자세라고 봅니다.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는 풍토가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후쿠야마 유키치가 1872년 저술한 ‘학문의 권장’이 300만부가 넘게 판매되면서 메이지유신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기초가 되었고, 프리드먼이 1980년 저술한 ‘선택할 자유’가 발간된 첫해에 미국에서 40만부가 넘게 판매되면서 레이건의 자유주의정책이 실현될 수 있는 대중적 기반을 조성한 것이 부럽습니다. 우리 한국인들도 윤대통령이 앞장서고 있는 자유주의의 물결을 뒷받침하기 위하여서는 자유주의를 배울 수 있는 기본서들에 대한 독해를 해내는 것이 필요하다 할 것입니다.
2025. 3. 3.
글쓴이 : 자유시민연합 대표 최태열. 010-3219-8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