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1편. 그리운 봄날 봄 여름 가을 겨울 없이 자식 걱정으로 한시도 일손 놓고 살 수 없었던 사람, 평생 살아온 파란만장한 인생이 소설책 한 권은 분량은 나온다는 바로 ‘엄마’다. 5월 가정의 달, 힘들 때마다 생각나고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는 엄마의 이야기를 만나러 가본다.
1부. 엄마의 장터 –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 170여 년 보부상의 역사를 지닌 홍성의 오일장이다.
서해가 품은 싱싱한 해산물과 충청내륙의 풍부한 산물이 모이는 충남 서북부의 중심지답게 장이 열릴 때면 입구부터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는데.
이곳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어머니, 노명희 씨를 만났다. 장터에서 나물 팔며 4남매를 키워낸 그녀는 힘들었던 세월, 자식이 버팀목이 되어주었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었단다.
오직 자식 생각만 하며 버텨온 20여 년의 세월이 담긴 이 장터는 어머니의 삶의 터전이자 전부다.
봄이 되니 지천으로 널린 봄나물들을 수확하느라 정신이 없다는 노명희, 정정모 부부.
봄철에만 볼 수 있다는 머위, 화살나무 순, 고추나무 순은 아는 사람만 아는 기가 막힌 식감과 맛을 자랑한다고~
누구보다 분주하게 새벽을 맞는 사람들. 장날이 되자 이른 새벽부터 부지런히 모여 터를 잡는다.
쏟아지는 사람들 속, 명희 씨의 나물은 단연 인기 만점! 따뜻함은 덤이요! 주거니 받거니, 훈훈한 인심 나누다 보면 더욱 따스한 봄날.
고단했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홍성 오일장에서의 어머니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2부. 엄마와 단둘이 –
연산강 훤히 내려다보이는 그림 같은 집을 홀로 지키며 살아가는 유제자 씨.
산에 울려 퍼지는 대나무 치는 소리가 봄을 알리는 듯 경쾌한데, 평생 자식 키우랴 남편 뒷바라지하랴 억척같이 살아온 그녀지만 작은 몸으로 죽순 캐는 뒷모습을 바라보면 왠지 마음 한편이 시큰해진다.
어머니를 위해 준비한 큰딸의 특별한 선물!
어머니를 모시고 25년 만에 유년 시절 추억 가득한 목포로 추억여행을 떠나기로 했다는 큰딸, 박하정 씨.
25년 만에 마주한 그리운 옛집에서 기적처럼 아버지의 흔적을 마주하는데, 어제처럼 생생한 기억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같이 있으면 매번 티격태격, 현실 모녀지만 딸과 함께 여행하니 행복하다는 어머니의 말에 하정 씨 맘에도 다시 꽃이 피어난다.
엄마와 딸의 단둘이 떠나는 봄맞이 여행! 그 따스한 시간 속으로 들어가 본다.
3부. 콜린 마샬이 만난 엄마 밥상 –
한국 문화에 영감을 받아 글을 쓰는 미국인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을 만났다.
한국 문화에 이끌려 정착한 지 10년, 한국의 삶을 소개하고자 전국 곳곳을 여행하며 진짜 한국의 속살을 만나고 있다는데.
이번에는 한국 어머니의 손맛을 제대로 한번 느껴보기 위해 지리산으로 떠난 콜린!
지리산 자락에서 그가 만나게 될 한국의 어머니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함양 개평마을, 선대 종부의 맛을 이어가고 있는 일두 정 여창 선생의 종녀, 정현영 씨가 선사하는 종갓집 내림 음식의 참맛!
그 고유한 맛과 정신에 매료되어 금방 그릇을 싹싹 비우고 마는 콜린이다.
다음으로 떠난 곳은 지리산 둘레길에 위치한 정겨운 시골 어머니의 작은 민박.
지리산에서 채취한 여러 산나물과 직접 재배한 신선한 재료로 만든 정성 가득한 할머니 시골 밥상 맛보니 영감이 절로 떠오른단다.
엄마 손맛 찾아 떠나는 콜린의 맛있는 외출! 그 시간을 함께해본다.
4부. 엄마 집 가는 길 –
봉화 해발 450m 감의산 자락, 마치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 아름다운 집을 짓고 살아가는 김연희 씨를 만났다.
자식들이 지치고 힘들 때 언제든지 마음을 치유하고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그녀는 2년에 걸쳐 손수 벽돌을 쌓아 집을 완성했지만 갑작스러운 남편과의 사별로 인해 한동안 힘든 시간 속에 갇혀 살았다는데.
이때 무너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돌담을 쌓기 시작했다는 연희 씨.
돌담을 쌓으며 깨달은 건 기다림의 소중함! 자연에 기대고 순응하는 삶을 살며 천천히 흐르는 시간을 만끽하며 살고 있단다.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지켜주고 싶어, 가장의 역할을 자처했다는 둘째 딸, 조예인 씨.
서울과 봉화를 오가며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예인 씨는 여전히 봉화의 엄마 집으로 향하는 길이 마치 여행을 떠나는 것 같아 늘 설렌다고~
모처럼 떠난 모녀의 봄나들이! 도란도란 두 손 꼭 잡고 꽃길을 걷는 모녀를 바라보고 있으면 사랑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는
예인 씨의 엄마 집 가는 길을 따라가 본다.
5부. 울 엄마 순제씨 –
경상남도 함안, 골 깊은 동지산 자락에 서로 바라만 봐도 눈물이 절로 난다는 조순제, 이태정 모녀가 있다.
39세,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하고 시어머니와 6남매 자식들을 모두 홀로 책임져야 했던 어머니.
자식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지치고 고된 인생이었다.
그런 어머니의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 딸 태정 씨는 어머니 곁에 머무르기로 마음먹었다.
어머니의 생명줄과도 같았던 텃밭에 집을 짓고, 언젠가는 사라질 어머니의 전통 된장 맛을 이어나가기 위해 열심히 된장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태정 씨.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산골 마을에서 나고 자란 어린애였던 그녀는 지금 어엿한 마을의 이장이 되었다는데.
정신없이 바쁜 딸만 집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아는 그녀는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다.
딸과 함께 있는 지금이 인생의 봄날 같다는 어머니에게 멋진 봄을 선물하기 위해 태정 씨가 준비한 꽃구경 나들이!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 가득, 가슴 따뜻해지는 두 모녀의 시골살이를 만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