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와인 테이스팅 모임에서는 일전에 주한 일본대사를 모시고 사께를 시음한적이 있었다.
오늘은 영국대사를 모시고 스카치 위스키 시음하는 날.
먼저 고회장이 특별 주문한 영국산 스파클링 와인을 한잔 들고서.
안주를 먹으며 환담을 나눈다.
날렵한 차림의 젊은 분이 오늘 스카치 시음을 주도할 분이다.
내가 말하기를 술과 담배에 대한 대단위 전향적 연구는 영국의 흡연의사 3만 7천 500명을 대상으로
1950년에 시작하여 1970년에 종료를 하면서 결론은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하여 1/3 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받았다고 발표.
뒤이어 생존한 2만명을 대상으로 이번에는 음주의 해독까지 추가로 역시 20년간 전향적 연구 끝의 결론은
흡연의 악영향이 1/3에서 1/2로 올라갔었고 이때 같이 시행한 알코올의 영향은
술은 전혀 마시지 않은 것보다는 하루에 한 단위(약 알콜 절대량으로 7g) 정도를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결론.
즉 스카치 원 샤트나 캔맥주 한통, 또는 와인 한잔은 좋다.
준비된 위스키 뒤로 고회장이 보인다.
오늘은 싱글 몰트 위스키가 주종이다.
이 책의 저자가 오늘 행사에서 스카치 위스키 테이스팅에 대하여 말한다.
시음용 잔과 술을 따루는 주전자이다.
오늘의 메뉴는 간단하다.
스캘럽을 베이컨에 말아 익힌 것
내가 술이 취했나? 카메라가 술이 취했나?
위스키도 와인과 같이 아로마와 부케가 있고
맥아를 발효시킬 때 저품위 이탄을 쓰나 막상 증류는 개스불로 한다고 한다.
연도가 좋을 수록 소독약냄새가 나서 물었더니
바로 피트의 냄새, 즉 석탄산 냄새도 이와비슷.
그런데 물을 한방울 넣고 흔들어 마시면 훨씬 맛이 살아난다며 시범을 보여
따라 하였더니 정말이다.
내가 위스키를 '온 더 럭'으로 마시면 어떠냐고 질문을 하니까.
'좋지요, 그러나 좋은 물과 좋은 어름이 필요해요'
일본 소설가 무라까미 하루끼가 아일랜드를 여행하고 쓴 책이 '위스키 여행'
일요일 저녁 이걸 읽다가 아주 좋은 싱글 몰트 위스키를 한병을 찾아 혼자서 반병을 마신 기억도.
아일랜드 위스키는 보리와 피트와 스코틀랜드의 바람이 조화를 이룬 맛이라던가?
여기의 큼직한 라비올리는 실하다.
15시간 구워서 나 온 스테이크는 부드럽기 짝이 없다.
오늘 왜 다른 음식이 나오지 않았나는 건 이 것 하나로 충분하니까.
옆자리에 앉은 분이 박진 전 국회의원과
바로크 합주단의 이사장으로 있는 그 부인은 바이올리니스트.
두분 다 음악에 정말 조예가 깊은 분들이다.
그 부인이 자기는 위스키를 좋아한다면서 영국에서 연주회전 스승이 한잔을 권하여 마셨더니
참 연주가 잘 되더라. 한다.
나도 강의나 주례 전 한잔 정도는 좋으나 이걸 공식적으로는 말할 수 없다.
부인이 살그머니 고기가 붙은 뼈를 내린다.
'집에서 개 키우세요?'
단독주택에 골든 래트리버가 있다고.
'주인은 누구세요?
'제 딸이예요'
그러면 그 개는 아들 노릇을 한다.
이는 나도 애완견을 키워보아 잘 알지요.
내가 이에 대하여 쓴 글이 실린 수필집 '남기고 싶은 이야기' 중에 나오는 '토토이야기'를 보라며
다음 날 한권을 부쳐 주었다.
이래 저래 말을 맞추어 보면 여러 면에서 통한다.
그런데 이건 너무 열량이 높지 않을까?
에잇, 먹고 죽자.
인 비노 베리타스 회장부인과 바로크합주단 이사장,
또 박의원과 고변호사 모두 보스톤에서 공부를 하였기 때문 서로가 잘 아는 사이같다.
보스톤의 이태리식당 '안소니 피어 4, 에서 식사를 한 것 등 등.
내가 혹시 '그릴 23'에서 스테이크를 먹어 보았냐고 물었더니 못 가보았다고.
끝날 무렵 테이블에서 나와 서서 족보를 맞추니
박의원은 경기 70회이니 나보다 고등 8년 아래.
아직 죠니워커 그린과 블루까지 남아 한잔 더 청하고
나야 경기 기수들 잘 알고 경기 동문인 김문식 선생까지 끼어서
음악 이야기로 재미있게 보내다가 아까운 술 남기고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끝내었다.
첫댓글 그 스테이크는 맛은 좋아도, 보기는 좋아 보이질 안네요....^^ 유교수는 보스톤에서도 잘 가는 식당이 있었나 봅니다.
대단하십니다.
한번은 최인섭이와, 한번은 MIT 교수로 있는 후배와, 또 한번은 내가 졸개들을 데리고서.
난, 미국 동부 관광을 이용해서 버스로 보스톤 가 본적이 한번 있는데, 한국인이 운영하는 부페 식당에서 관광객들과 함께 급하게 점심 먹은 적이 있을 뿐입니다.
요즈음은 single malt가 대세인가? 맛의 차이가 있는가?
맛은 주관적인 개념이라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순수한 향취가 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