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나 보고 미식가라 한다.
먹는 거 좋아하고, 잘 먹어대고, 먹는 자리 안빠지고, 맛도 좀 알고...
사전적 의미의 미식가는 '맛있는 음식만 가려 먹는 취미를 가진 사람'이다.
맛이란 주관적이다.
우리들은 김치를 참 좋아들 한다.
갓 담근, 살짝 익힌, 잘 익은, 시어진, 묵은, 아예 삭은...
각각의 맛은 다 다르지만, 그래서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은 다 틀리지만...
'맛있는 음식만 가려 먹는...'을 한 단어만 바꾸어 보면 '맛있는 음식만 골라 먹는...'이 되는데 졸지에 미식가가 편식가(偏食家)로 바뀌어버린다.
라면을 끓여보자.
팔팔 끓는 물에 라면과 스프를 넣자마자 젓가락으로 마구 휘저은 다음 몇 가닥 꺼내어 먹어보자.
아삭아삭하고, 생라면 먹는 기분도 나고, 구수한 스프맛도 나고, 밀가루의 야릿한 비린내도...
살짝 덜 삶긴, 포동포동한 면발의 알맞게 익힌, 살짝 더 삶은, 아예 푹 삶은, 삶아 놓고 반나절 쯤 지난 라면들...
이것도 각각의 맛이 있고 나름대로는 별미다.
하지만 각각의 좋아하는 상태가 틀린다.
좋아하는 맛이라도 기분에 따라 틀린다.
이번엔 미식가에 대한 뜻을 바꿔보자.
'있는 그대로의 맛을 느낄 줄 아는 사람'
'즐기는'이 아니고 '느끼는'이다.
아 이 음식은 이런 맛이 나는구나라고 느끼는 것, 즉 입맛이 아니고 순수 맛을 느끼라는 것 이다.
왜냐하면 어쨌든 사람이 먹으려고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향채란 것을 처음 먹을 때도 수억의 중국국민이 먹는 걸 내가 못 먹는다고 뱉어낼 순 없는 것이다.
즐기지 않고 느끼면 아무거나 다 잘먹게 된다.
그 결과로 내 몸이 이렇게 되었지만서도 ...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살기 위해서 먹느냐? 먹기 위해서 사느냐?
음~ 이건 골치 아프다.
좀 있으면 밥 때 인데 더 생각하면 밥통이 아프것다.
여러 형님들!!! 반말했다고 나무라지 마이소. 꾸벅.
첫댓글 맛있는거 드실땐 저도 불러 주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