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날에 대비한 저장
씨드림 김석기씨의글
농업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이 점점 주목받고 있다. 그것은 녹색혁명 이후 상업적 작물 위주의 대규모 단작
으로 농업의 방식이 바뀌면서 급격한 유전적 다양성의 손실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인류의 농업은
병해충과 기후변화 등에 더욱더 취약해지게 되었고, 이는 앞으로 2050년 세계의 인구가 90억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요즘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이 중요한 농업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가 바로 종자은행이다. 종자은행은 사라져가는 토종 종자를 보존하며 분석과
증식을 통해 계속하여 그 종자의 생명을 이어갈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이를 현지외보존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일이 토종 종자의 현지내보존이다. 현지내에서 보존할 때에만 변화하는
환경에 자연스레 적응하는 종자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이글은 그러한 현지외보존만이 아니라
현지내보존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우리도 토종 종자의 현지내보존을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씨드림과 같은 민간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토종 종자
가 더욱 사라지기 전에...
유전자은행은 작물다양성을 보존하려는 만고의 노력을 상징한다. 그리고 농지에
서도 보존해야 한다. 2월 28일 윙윙거리는 북극의 강풍을 뚫고 새로 도착한 1메트릭 톤의 폭탄을 투하한
뒤 스발바르 세계 종자금고의 외부 철제문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닫혔다: 미국,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타지키스탄, 아르메니아, 시리아에서 온 2,5000개의 종자 표본. 금고의 미국인 설계자 Cary Fowler 씨는
특히 시리아의 병아리콩과 누에콩에 기뻐했다.2008년에 문을 연 스발바르 금고는 농업생물다양성의
창고이자 세계 1750개의 종자은행을 뒷받침한다. 필리핀의 국립종자은행이 홍수로 손상된 6년 뒤인 올해
1월 화재로 파괴된 사건이 이 금고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종자은행은 최근 전쟁
으로 인해 파괴되었다. 시리아의 갈등이 알레포에 있는 국가의 가장 풍부한 저장고에 미쳤고, 지금은 손상
이 덜하게 되었다. 전부 약 75만 가지의 표본 가운데 약 11만의 종자 표본이 현재 스발바르 금고에 있다.
“난 이걸 보면서...” Fowler 씨는 그의 최근 위탁물을 사랑스레 바라보며 “그저 감사하다, ‘신이여,
안전하게 해주셔 고맙습니다’”라고 한다.노르웨이 정부, 북유럽 유전자은행 연합, 국제기관, 세계
작물다양성신탁을 대신하여 금고를 관리하는 Fowler 씨는 이 금고에 세계의 비축된 작물다양성 가운데
2/3의 표본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를 늘리고자 곧 노르웨이 정부에서 5000만 달러의 기금을 받아
여러 작물의 야생원종을 수집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할 것이다. 스발바르 금고는노르웨이 북극 열도의 영구
동토층 밑 160m 깊이의 터널이란두 기밀실로 보호된다. 그곳은 영하 18도의 일정한 온도로 유지된다.
이곳은 심각한 재난에 대해서도 대비되어 있다 전기가 나간다면, Fowler 씨는 금고가 빙점까지 따뜻해지는
데에 200년이 걸릴 것이라 판단한다. 그는 또한 오목한 터널 천정이 미사일의 공격에도 버티도록 설계되었
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대비로 이 시설의 별명이 생겼다: 심판의 날의 금고.대개의 종자은행은 이른바
녹색혁명으로 알려진 주로 하이브리드 품종을 채택하여 작물 수확량이 세계적으로 급등했던 일이 끝나가던
1970~1980년대 만들어졌다. 녹색혁명은 농민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지역에 맞게 개발해온 옛 종자를
버리고 새로운 하이브리드 종자를 선택해 막대한 양의 농업생물다양성이 상실하게 되는 일을
현실화시켰다.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상실의 범위는 심각하다. 인간이 아닌 종의 멸종은 일반적으로 인류를
떠받치는 유전물질의 손실보다 더 잘 연구되었다. 그러나 대부분 이름만 남아 있고 사라진 작물 품종에 대해
UN 식량농업기구에서는 작물다양성의 75%가 세계의 농지에서사라졌다고 추정한다. 인도는 100년 전 10만 가지
이상의 벼 품종이 있었다고 간주된다; 지금은 단 몇 천 가지뿐이다. 미국은 예전에 약 5000가지의 사과
품종이 있었는데, 지금은 몇 백 가지뿐이다. 하나의 토종 품종이 여러 유전적 다양성을 포함하기
때문에 이러한 수치는 대개 손실의 규모를 과소평가하게 만든다.이문제가 어느 정도일지 정량화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장기간의 위험은 막대할 수도 있다. 농업생물다양성은 병해충과 기후변화를 포함하여 미래의
재난에 대한 최고의 방어책이다. 그것이 가난한 소농부터 유전자변형 유기체(GMO)의 거장인 세계의 거대한
생명공학기업까지, 식물 육종자들이 애매한 원천으로부터 자신의 유전자 비축분을 지속적으로 새롭게 하는
까닭이다.“우리가 GMO를 개발하면서 유전적 다양성을 무시한다면, 그것을 쓸어가 버리는 병해충이 나타날
위험에 처한다”고 화학업계의 거인인 듀퐁의 종자 부문 Soper 씨는 말한다. 그는 자신의 회사가 지난 10년
동안 유럽 남부의 기생에 의한 손상을 가져오는 기생식물에 저항성을 가진상업적 품종을 만들기 위하여,
미국의 야생 해배라기 종자에서 유전물질을 3~4배로 불렸다고 한다. 또한 최근에는 기후변화를 극복하고자
추운 캐나다의 서부에서 연구를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기온이 오를 수 있지만, 상업적으로 재배되지
않는 옥수수와대두의 지역 품종을 개발하려고 한다.그러나 생명공학 기업은 작물다양성에만 관심을 기울일 수
없다. 그들의 유전자은행은 너무 작고 매우 소수의 상업적 작물에만 집중되어 있다. 이윤을 위한 그들의 욕구는
필연적으로 인류를 먹여 살리려는 더 넓은 동기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최근 국립 종자은행을 추동해
탄생한 것이 스발바르 금고이다.그곳은 국제 협력의 고무적 사례이다. 금고의 냉동창고의 정돈된 갈색 나무상자
에 북조선의 종자와 나란히 남한의 것이 있다 ?그리고 콩고, 방글라데시, 페루의. 많은 이러한 개발도상국에서
유전자은행은 다른 위협 요소 외에 잘 관리되지 못한다. 그러한 위험을 숙고하며 Fowler 씨는 “농업 활동의
유구한 세월이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그러나 종자은행이 작물다양성의 유일한 해답이 아니다:
농지에서도 보존해야 한다. 종자은행은 카사바와 바나나, 많은 과일 등을 포함하여 종자를 생산하지 않는 품종은
저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종자만큼 중요한 그에 덧붙여지는 지역의 지식을 기록하지 못한다. 게다가
종자은행과 달리 자연은 어느 것도 박제화시키지 않는다: 훌륭히 적응한다. 예를 들어 지난 15년에 걸쳐 서아프
리카에서는 토종 수수 품종의 개체군이 짧아진 우기에 맞춰 자신의 성장주기를 보름 정도로 줄인 사실이 관찰되
었다. 이러한 적응을 최고로 활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것이 있던 자연에 그대로 두는 것이다.자신의 좋은
오래된 토종 종자를 버리는 농민의 열망은 이해할 수 있다. 개량된 품종은 화학비료나 기타 투입재와 상관없이
수확량을 21~43%까지 높인다고 추정된다. 앞다투어 하이브리드 품종으로 돌진하는 상황에서 작물다양성을 보존
하는 일은 종자은행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러나 또 다른 해결책 ?많은 기후 관련 문제에 대한? 은 토지이용
계획을 과감히 개선시키고 나서, 전략적으로 배치된 농민에게 작은 지역에라도 토종 작물을 재배하도록
권장하는 것이다. 이를 행하는 방법에는 그들의 사랑스러운 구식 채소와 곡물을 위한 틈새시장을 개발하는 것을
포함하여, 심지어 네팔에서는 국가 수준의 수확제를 연다. 정부에서 정기적으로 가장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땅을
만든 농민에게 상을 준다.이러한 조치는 노르웨이의 납세자들이 친절히 돈을 내는 북극의 지하에 종자를 보관하는
것보다 덜 매력적이고 더 귀찮은 일이다. 너무 드물기 때문인데,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만약 세계가 농지에서
작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더 나은 일을 한다면, 금고의 별명과 같은 두려운 종말은 올 가능성이 적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