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는 아침 시간에
지하철 전도를 하고 싶어도 할 시간이 없다
신의 한 수로 시작된 연착륙의 은혜를 누리기 위한
마지막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예 전도를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처럼 날마다
전도 나올 수 있는 기간도 이번 주가 마지막이다
그래서 이 말씀을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딤후 4:6)
중심으로 삼고 하루라도 더 나가려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오늘의 지하철 전도
오늘은 문산으로 가는 경의선으로 부르셨다
주님께서는 그날그날 어디로 가서 전할지를 정해 주신다
사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눈에 보일 만한 회개가 일어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명령에 순종하면 그만한 은혜가 있기에 어떡하든 순종하려 한다
그렇게 순종한 오늘의 지하철 전도였다
한 참 복음을 전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고 방송이 나와
즉시 전도를 멈추고 열차에서 내려야만 했다
전 객실에 전도자가 나타났다는 것을 알린 상황이라
사람들은 미리부터 마음 문을 닫고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전 칸에서 누군가 신고를 한 모양이다
그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당신의 신고로 인해
설혹 오늘 내가 전한 메시지를 듣고
회개의 계기가 될 수 있는 구원 줄을 끊었다는 것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너희는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도다"(마 23:13)
인본주의에 가득 차다 못해 의협심까지 있어
당신 나름대로는 정의의 실천이었겠다
하지만 당신도 죽음 앞에 설 텐데 오늘 행한 정의가
가두지 못할 터진 웅덩이인 줄 안다면 과연 이번처럼 할 수 있었을까...
"내 백성이 두 가지 악을 행하였나니
곧 그들이 생수의 근원되는 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그 물을 가두지 못할 터진 웅덩이들이니라"(렘 2:13)
죽음을 어떠한 처지로 맞을 건가를 생각한다면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전도자를
이처럼 완악하지 대하지 않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에 씁쓸했다
비록 열차에서 쫓겨나야 했지만
이렇게라도 외쳤으니
오늘 주님께서 이곳으로 보낸 이유가 있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