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해외순방을 김건희와 많이도 다녔다.
지금은 구치소에서 돌아다니지 못해서 좀이 쑤실 것이다.
한국과 유럽 국가들 간에는 전통적으로 서로 의견이 부딪치는 쟁점이나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 등이 별로 없다.
한때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로 프랑스와 밀고 당기기를 한 적이 있으나 요즘은 그 정도의 현안도 없다.
2002년 월드컵 대회 서울 유치전이 한창이던 1996년 3월 서울에서 열린 한-영 정상회담이 끝난 뒤 존 메이저 총리는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영국 축구가 맞붙을 경우 승부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빼고는 아무런 의견 차이가 없었다”
고 농담을 던질 정도였다.
정상외교의 내용이 허전하다 보니 대통령이 상대편 국가에서 받는 의전이나 예우 등이 최고 관심사가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서도 언론의 관심은 온통 박 대통령이 영국 국빈방문 때 받은 ‘지상 최고의 의전’에 쏠렸다.
근위기병대 의장대 사열, 화려한 왕실마차 행렬, 버킹엄궁 만찬 등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영국을 처음으로 국빈방문했을 때 이미 경험한 것이었으나 호들갑은 오히려 이번이 더했다.
2000년 3월 김대중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때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의장대를 사열했으며, 1995년 3월에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78살의 고령에도 직접 오를리공항까지 나와 김영삼 대통령을 영접했다.
별로 알맹이가 없는 정상외교의 성과는 화려한 수사로 채워진다.
‘세일즈 외교’니 ‘창조경제 세일즈’니 ‘문화외교’니 하는 자화자찬이 역대 대통령마다 조금씩 버전을 달리하며 되풀이된다.
문제는 대통령이 ‘화려한 외출’을 하고 돌아오면 후유증이 심각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나라 바깥에서 받은 극진한 환대로 우쭐해진 상태에서 막힌 정국을 마주하면 엉뚱한 짜증을 내거나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대통령이 해외순방은 대부분 쓸데없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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