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성모님께 가까이 다가가요
달력에서 찾아본 성모 축일과 기념일
피에로 디 코시모 작 ‘원죄 없는 잉태’, 1505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 성모 마리아를 제자에게 맡기시면서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라고 하셨습니다. 인류에게 마리아를 어머니로 주신 것입니다. (요한 19,26-27)
가톨릭교회는 특별한 은총을 받은 마리아의 대도(다른 사람을 대신해 하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 은총을 전구하는 ‘마리아 신심’을 장려합니다. 마리아 축일의 의미를 배우며 성모님께 한 발짝 다가가 보겠습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1월 1일)
‘천주의 어머니’는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선포한 말로, 마리아의 아들 예수님이 ‘인간이 되신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가톨릭교회는 1970년 이후 1월 1일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정했습니다.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2월 11일)
1858년 2월 11일 프랑스 피레네 작은 마을 루르드 근처 마사비엘이란 동굴에 발현하신 성모님은 7월 16일까지 18차례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비오 9세 교황이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를 반포한 지 3년 2개월 되던 때입니다. 교회는 성모 발현을 확인하고 첫 발현일을 기념일로 정했습니다.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3월 25일)
대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께 나타나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루카 1,28)라고 인사할 때였습니다. 성모님이 놀라시자 천사는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루카 1,30-31)라고 했습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 방문 축일(5월 31일)
성모님이 고령에도 잉태한 친척 엘리사벳을 축하하러 방문한 것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에 아기도 복되십니다. (⋯)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루카 1,42-44)
가르멜산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7월 16일)
1251년 7월 16일 성모님이 가르멜수도회 총장 성 시몬 스톡 앞에 발현해 성의(聖衣, 스카풀라)를 주시며 말씀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성의를 받아 네 수도회에 봉사하는 옷이 되게 하라. 이것을 너와 모든 가르멜 수도자들에게 베푸는 특전의 표로 주노니. 죽으면 영원한 불에 탐을 면하리라.” 이날은 1726년 베네딕토 13세 교황에 의해 보편 교회 기념일로 제정됐습니다.
성모 대성전 봉헌 기념일(8월 5일)
4세기 중반 성모님은 8월 5일 로마 귀족 요한과 아내의 꿈에 각각 나타나 “로마 에스퀼리노 언덕에 한 성당을 세워라. 그곳에는 흰 눈이 덮여 있으니 곧 알리라”고 하셨습니다. 가보니 한여름인데도 흰 눈이 쌓여있었습니다. 교황은 그 자리에 성당을 건축해 성모님께 바쳤습니다. 영적인 눈이 온 것을 기념하고자 ‘눈의 성모 성당’이라고도 합니다.
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
평생 동정이셨던 마리아는 현세 생활을 마친 후 육신과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성모 승천은 초대 교회 신자들부터 믿었는데, 1950년 8월 15일 비오 12세 교황이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성모 승천 교리를 믿을 교리로 반포했습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8월 22일)
교회는 성모를 최대 영광의 자리에 올려놓고 ‘여왕’과 ‘천상의 모후’라는 칭호를 드립니다. 과거엔 ‘성모 신심 축일’로 지내기도 했습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신 축일(9월 8일)
요아킴과 안나는 하느님께 자녀를 주시길 기도했고, 마침내 성모님을 낳았습니다. 마리아께서 정확히 언제 탄생하셨는지는 알 수 없으나, 교회는 9월 8일을 인류 구원의 협조자이신 마리아 탄신 축일로 지냅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4년 10월 6일, 박모란 클라라(인천교구 박촌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