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미각의 계절이다. 각종 나물류 등 제철 음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제철 음식을 잘 섭취하면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의들은 특정 질환이나 증상을 음식으로 통제하기는 어렵지만 제때 피로를 털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등 건강수칙과 함께 음식을 잘 섭취하면 당연히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황사엔 물·섬유질 음식 도움 코나 입, 기관지 등에 쌓인 황사 먼지를 제거하는 데는 물만한 게 없다. 하루 8잔 이상(약 1.0~1.5ℓ)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서 호흡기의 방어 메커니즘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밖에 황사 예방에 좋은 음식은 섬유질이 많은 잡곡밥과 제철 과일, 채소 등이다. 황사 먼지나 중금속은 장을 통해서도 몸에 들어오는데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장 운동을 촉진하고 황사 먼지 속의 중금속과 결합해 유해물질 배출을 도와준다.
황사 먼지나 중금속은 우리 몸의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증가시킨다. 항산화 영양소들은 중금속이 우리 몸에 들어갔을 때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항산화 영양소인 비타민A·C·E, 폴리페놀, 셀레늄 등의 섭취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흡연자 및 만성 음주자의 경우는 각종 항산화 영양소와 엽산이 부족해지기 쉬운데 봄철 야채 중에서는 두릅이나 치커리 등에 엽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 과일 중에는 딸기나 바나나, 오렌지 등에 엽산 함량이 높아 하루 4~5개의 딸기와 바나나 1개, 오렌지 반 개 정도를 번갈아가면서 먹는 것이 적절하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과 함께 황사를 물리치는 생활습관을 미리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외출시 긴옷·모자·마스크·선글라스로 무장하기, 외출 후 양치질, 손발 씻기 생활화, 자외선 차단제와 보습제 사용, 꼼꼼한 먼지청소와 습도 조절을 위해 가습기 사용 등이 그것이다.
춘곤증엔 비타민 보충을 춘곤증은 겨울 동안 추운 날씨에 나름대로 적응했던 신체가 따뜻한 봄기운에 다시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설명된다. 춘곤증을 대비한 밥상은 영양균형과 함께 적절한 양으로도 충분한 에너지와 영양을 보충할 수 있어야 하고 시각적, 후각적으로도 입맛을 돋울 수 있어야 한다. 여러 영양소 중 흔히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B1과 C를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 B1이 많은 음식은 보리, 콩, 견과류, 간, 육류, 우유, 계란 등이다. 비타민 C가 풍부한 음식은 냉이, 달래, 쑥갓, 미나리, 씀바귀 등의 봄나물과 키위, 딸기, 감귤류, 녹색채소, 브로콜리, 토마토, 감자 등이 있다.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와 열량이 하루 세 끼 식사에 골고루 분배되도록 식사를 하는 게 좋다. 특히 아침을 거르게 되면 피로감을 더욱 쉽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점심, 저녁에 과식하면 춘곤증과 함께 식곤증까지 겹칠 수가 있고 소화불량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호흡기질환엔 섬유질·비타민C·무기질을 봄이 되면 몸보신을 해야 한다고 육류 위주의 음식을 섭취하기 쉽다. 하지만 봄에는 신선한 야채나 과일에 있는 비타민C에 항산화 효과가 있어 인체의 면역력을 증진시켜주는 데 효과적이다. 또 야채 등에 들어 있는 섬유질도 장 내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무기질은 약으로 먹기보다는 쇠고기, 콩, 굴, 해바라기씨, 계란, 우유 등의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단 감기에 걸리면 수분 공급을 충분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열이 날 때는 수분 공급이 더욱 중요하다. 커피는 이뇨 효과가 있는 만큼 피하는 게 좋다.
잃어버린 입맛, 봄나물로 봄이 되면서 잃어버린 입맛을 찾고 건강을 챙기는데 봄나물만한 것이 없다. 노지에서 자란 겨울 시금치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시금치보다 비타민 C의 함량이 3배가량 많고 맛도 훨씬 우수하다. 제철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왕성한 자연의 생명을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다.
냉이는 나물 중 단백질이 가장 풍부해 신진대사, 아이들 성장발달과 면역증강에 도움이 된다. 항산화 영양소인 베타카로틴이 100g당 1136μg으로 매우 풍부해 눈 건강에 좋으며 칼슘이 냉이 100g당 145mg으로 어린이 성장발육에도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타민 C도 다른 봄나물에 비해 매우 높아 춘곤증을 이기는 데 도움을 주고 특히 비타민C가 2배로 필요한 흡연자에게 좋은 나물이다. 비타민 B1과 콜린 성분이 풍부해 간장 질환, 음주 후 숙취해소, 피로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소화에도 도움이 되며 노화의 주원인인 몸속 활성산소를 제거해 머리와 피를 맑게 하고 젊음을 유지시켜 준다.
냉이는 뿌리가 길고 통통한 것을 고르는 것이 향과 맛이 좋다. 파와 비슷한 알싸한 맛과 향이 나는 달래는 미각을 자극해 입맛을 돋운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이 들어있어 영양이 우수하고 강장효과 또한 있어 스테미너 식품으로 꼽힌다. 특히 칼슘함량이 100g당 124mg으로 높아 신경안정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이다. 비타민 A가 달래 100g당 604 R.E.로 다른 나물보다 풍부해 눈과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고 비타민 B1, B2, C가 많아 봄철 피로해소에도 좋다. 비타민 C는 달래 100g당 33mg으로 높은 편인데, 철분의 흡수를 도와주는 효과가 있어 빈혈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생채로 먹는 것이 영양소 파괴가 적어 좋으며 육류와 궁합이 잘 맞는다. 식초를 넣어 무쳐 먹으면 새콤하게 식욕을 증진시키고 비타민 C의 산화를 막아 흡수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들판의 해독제로 불리는 쑥은 마늘, 당근과 함께 성인병을 예방하는 3대 식물로 꼽힌다. 따뜻한 성질이 있어 몸이 찬 사람에게 좋으며 간을 보호해 피로해소, 체력증진에 효과적이다. 비타민C 철분 칼슘이 풍부해 빈혈과 골다공증 예방에 좋으며, 특히 비타민 A와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쑥 특유의 냄새는 치네올(cineol) 성분때문인데 식욕을 촉진하고 강장효과가 있다. 또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생리통이나 월경불순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남은 쑥은 말리거나 데쳐서 냉동보관하면 일 년 내내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알카리식품인 취나물은 ‘산나물의 왕’이라고도 부른다. 풍부한 식이섬유와 플라보노이드 같은 폴리페놀의 작용으로 체중조절과 변비예방에 도움이 된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혈액순환을 돕고 혈액을 맑게 해주는 혈관건강식품으로 성인병 예방에 좋다. 취나물은 특히 칼륨함량이 매우 높고 염분을 배출하는 성분이 들어있어 고혈압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 B2 , 비타민 C, 철분함량이 풍부하여 빈혈 예방과 숙취해소에도 좋다.
이준규 의학칼럼니스트·보건학박사
시장에서 나온 채소, 제철인지 확인하자
봄에는 간에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이런 음식이 바로 봄철 채소다. 각 지역마다 기후와 토양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채소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유채 3~4월, 제주, 남부 / 비타민 C, 칼슘, 철, 엽산이 풍부하다. 매운맛이 나는 이소티오시아네이트는 항산화 효과가 있고 면역력을 높여준다. 죽순 4~5월, 경남 거제, 전남 담양 / 비타민 B군, 식이섬유, 칼륨, 엽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변비에 좋고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두릅 4~6월, 울릉도, 경북 / 항암 효과가 있는 쌉싸래한 맛의 클로로겐산이 들어 있다.
양파 4~5월, 10~12월 전남 무안 / 비타민 B1·B2·C, 칼슘, 아연,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으며 항산화작용을 하는 퀘세틴이 들어 있다.
아스파라거스 5~6월, 강원 홍천 / 아스파라간산, 베타카로틴, 비타민 B·C·E, 칼슘, 칼륨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 식이섬유나 올리고당이 많이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쑥 3~4월, 경기 강화 / 다른 채소에 비해 비타민 A·C 양이 월등하다. 면역력을 높여주고 스트레스와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다. 따뜻한 성질을 지녀 간, 위장, 신장에 특히 좋다.
셀러리 3~5월, 8~10월, 경기, 고랭지 / 셀러리 향을 내는 아피올은 정신 안정과 불면증에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