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 개인 뒤 하늘은 언제나 맑음?
"시끄러. 이래가지구 어떻게 집중하란 말인데. - -"
조용해진 작업실. . . 현재 우리 가족들은. . . 아, 가족이라 하게엔 아직 멀었나? 어쨋든. 이 사람들끼리 내게 입힐 의상을 고르는 중이다 벌써 2시간째 이러고 있다. 내게 맞는 다지인이 없다고나 할까? 난 회의하는 건 딱 질색이기 때문에 인터넷 쇼핑만 죽어라 하고 있다. 불쌍한 사람들. . . 그러니까 왜 나냐구!!
"아! 이거야!! >_< 어때?"
"- -됐거든?"
"아냐. 안 입혀보고는 알 수 없잖아."
". . . 좋아. 그럼 입혀보고 결정하도록하자."
흰색 플랫슈즈와 헐렁헐렁한 라이트옐로우 계통에 미스터로즈색 도트 무늬의 티셔츠와 화이트스모크 치마.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짜증이 좀 가시는가 했는데 옷 갈아입는 곳이 영 시원찮쿤. =_= 이 좁은 공간. . . 흥. 괜히 했나 싶꾼.
"-∪- 켈켈. 어때. 내 말이 맞지?"
"오~. 니 머리도 꽤 쓸만한 걸?"
뒤도 돌아서 다리를 어깨 너비만큼 벌린 후 머리를 긁적이기도 해보고, 전신 거욱 앞에서 15˚ 쯤 옆으로 서 있는 상태에서 한 쪽 손으로는 머릴 묶고 한 쪽 손으로는 신발을 들고 있기도 해보고. 뭐. . . 나름대로 포즈를 취해 보았다. 사진촬영이 무사이 끝나고 환영회랍시고 작업실 청소를 내가 하게 되었다. 흥. 치사해!! 나는 환영회한다길래 맛있는 거 먹으러 갈 줄 알았는데 이게 뭐냐구. 그러니까 여기 있던 모델들이 다 관둔거야,
이 사람들아.
"누나, 아. . 누나 맞죠?"
"(끄덕끄덕)"
"누나 이름이 뭐에요? 아까 제대로 못 들었거든요. ^-^"
"연비."
성이 연씨이고, 이름이 비다. 이 놈은 노제리라는 군. 톰은 어디 있지? :D 키키키
"오늘 할 일 더 없죠?"
"왜?"
"집에 갈려구요. - -"
불만 이야? - -^. . . ;
"응. 끝났어. ^-^ 잘 가."
"네."
6시. 미오 밥 먹일 시간이군. 지이노 그 자식은 미오 잘 보고 있겠지?. . . =_= 에휴. . . 쫌 애뿐 내 껍데기때문에 사진 안 찍히는 날이 없꾼. (<-자뻑의 대마왕. 낄낄~)
"미오야~!"
"- - 넌 니 남자친구보다 니 고양이가 더 중요하냐? 맨날 집에 들어올때마다 미오부터 찾는 이유가 뭔데? 내가 고양이 새끼보다 못 한 놈인게냐?"
- - 오늘따라 말이 많쿤. . . 안 그래도 드레스룸이 필요했는데 이 놈 쫓아버려? 뭐, 밀린 방세는 천천히 받아도 되니까. -∪- 불쌍하단 눈빛을 날린 뒤 어느새 내 발목을 붙잡고 늘어진 미오를 안고 우유를 먹이러 갔다.
'할짝. 할짝.'
귀여운 녀석. 엄마 닮아서 앞으로도 이쁜짓 많이 하렴. 아, 참고로 얘 엄마는 어떤 도둑고양이랑 눈이 맞아서 집 나가 버렸다. . . . . . 미오야, 이쁜짓 안 해도 되니까 엄마는 닮지 말거라. . . ┐─
"비. 나 배고프다."
"니가 해 먹어. 난 생각없어."
" . . . 오늘 나한테 왜 그러냐? 내가 방세도 안 주고 빌붙어 있어서 빨리 때내고 싶은거냐?"
"당연하지."
"T-T 방세 쫌 있으면 낼 수 있으니까 내 사정 좀 봐주라~"
"니네집 이제 서울 올라왔다며. 너네 부모님 댁은 너네집 아니냐?"
사실 방 빌려줄때 살 집 생길때까지만 계약하기로 했기 때문에 봐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계약은 철저해야 해. 어쨋든; 내 방으로 들어와버렸다. 네이트온 켜고 싸이 켜고 오늘도 하루 일과를 써 내려 갔다. 오늘 작업실에서 찍었던 셀카랑 모델 사진도 올려두고 오늘 미오가 이쁜 짓 해서 미오 사진도 올렸지롱~♪
'안녕이란 인사가 여행을 위한 거면 가장 예쁜 미소로~♪'
누구지. . . 혹시 클럽 가자는 저화?? +.+
"클럽가는거야? >_<"
- 네?
"어?. . . ㅡㅡ누구세요?"
T-T 신발. . . 쪽팔려. 엄진줄 알았는데 아니네;;
- 저 제린데요.
아항! 톰친구 제리!! 왠일이지.
- 클럽가고 싶으세요?
지이노 그 자식 때문에 머리 식힐겸 가고는 싶은데. . . . . . 모르는 인간이랑은 안 가고 싶어. 그래도 머리는 식혀야 하니깐. . .
"우리 노래방 가자."
흰색 티랑 일자에 통 청바지를 입고 방문을 열었는데. . .
"어디가려고. "
방문을 막아선 지이노. 이 개자식. - -^
"지금 궁한다!"
" 오늘 화요일이거든?"
젠장. . . T-T 왜 못가게 하는 거니?? 짜잉나. 휴웅=33
"- -^ 안 비켜?"
"나도 갈래. 너 혼자 못 보내."
"그럼 옷 갈아 입고 와. 너 그러고 갈 생각은 아니지?"
"알았어. ∧o∧ 갈아 입고 올께."
후훗. 또라이. . . 너무나도 순조롭게 빠져나왔다. =_= 근데 노제리 이 녀석 서서 보니까 키 조낸 크다. T-T 아깐 몰랐는데. . . 내가 165cm인데. . . 한 185cm? >_< 크다. 커!! 이노도 요만큼만 컸으면 얼마나 좋을까?
"널 많~이 그리워 할 것~ 같아~ 참아야만 하~겠지. . 잊혀질 수 있도록~ 다신~ 사랑같은 거 하지~ 않을래~ 내 마지막 사랑은. . 돌아선 너에게 주고 싶어서. . . 행복하. . 길 바래. . . 나보다 좋은 여자 만나기를~"
>∪< 100점. 하지만 마냥 점수에 기뻐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 T-T 제리. . . 지가 부를 노래는 예약 안 하고 내가 불렀으면 좋을 것 같은 노래만 계속 예약한다. 대략 난감. ㅜㅜ 이노 같으면 나한테 마이크 안주려고 별짓 다 했을 텐데. . . 앞으로 노래 부르고 싶을 땐 이 놈이랑 와야지. -∪-;; 어쨋든 2시간 동안 생 라이브로 제리의 마음을 휘어 잡았다. 쿄쿄. >_< 내 팬이 되어버렸데~! +.+ 내 목은 이미 맛이 가버렸지만. . . T-T 팬 한명 획득했으니 오늘 기분은 좋아졌소. 으컁컁♪
"안녕. ^∪^"
해맑게 웃어주었다. +..+ 오우~ 서프라이즈! 저렇게 순수한 미소는 처음 봤어. 맨날 지이노의 썩소만 보다가 간만에 눈 청소 좀 했군. 앞으로 지이노한테 제리의 저 미소를 많이 보여줘야 겠어. 캬캬;;
"갔다왓어~. . . -_-"
어디갔지?. . . T^T 지이노가 없어. . . 맨날 기분 좋아지면 없어지넹. 뭐. . . 지 알아서 겨오겠지. 미오랑 코~ 하고 잠이나 자야겠다.
"미오 잘 자."
"야앙-"
미오의 특이한 목소리. 언제 들어도 참 신기하단 말이야. . .
'쾅!'
ToT 제길. . 깜짝이야!! 지이노 이 자식. 술처먹고 어디서 꼬장이야!! T-T 미오 놀랐는 가벼. 벌벌 떠네. . .
"너. . . 너한테 있어서 나는 뭐냐?. . . . . . 그냥 방세 내고 한 집 사는 친구일 뿐이냐?"
. . . 갑자기 왜 저런다냐? 술처먹고 할 짓 없나. . 뭐 저딴걸 묻고 지랄이야!!
". . . 대답하기 곤란하냐?. . . . . . . . . . . . 나 지금 진심이거든? 장난아니거든?. . . . . . 빨리 대답해. . ."
"하아. . . . . . 당연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지."
". . . 친구?. . . . . . . . . 하아. . . . . . . . . . . ."
긴 한숨을 쉬더니 그냥 나가버린다. 뭘 바란거야? 쳇. . . 미오야. 우린 마저 잠이나 자자~ zZZ
말똥말똥 계속 날 처다보고 있는 제리. -.- 젠장, 팬하나 생겼다고 괜히 좋아한 것 같다. ㅠ.ㅠ 하아... 당분간 익숙해질 때까지는 셀카 못 찍을 듯. - - 처다보는 시선이 너무 부담스러워. 부담이 밀려와~ ㅇㅈㄹ. 에
휴. . . 미오 사진이나 찍어야 겠다. 아, 미오는 어쩌다보니. . . 사.사실 이노가 상태가 안 좋아보여서 데리고 나왔다. 덕분에 작업실 사람들한테 점수 좀 땃다.
">_< 소품 하나 델꼬 왔니? 기특한 것.", "그래. 모델만 하지 말고 여러 방면으로 신경써주라. ∧∧" =_= 미안해. 미오야. . . 귀엽기만 하던 니가 소품 취급 당하게 되버려서. . . 흐흐 ~_~;;
"누나. 오늘 뭐 해요?"
"아니. 왜?"
". . . 그냥. . . ∧∧"
"- -?"
얘도 상태가 안 좋나봐요. 에휴. . . 얼굴은 반질반질 잘 생겼는데 왜 그러시는 지? '-'
"미오. 평소대로 하면 돼~ T^T 왜 안절부절 몬 하니~!"
결국 소품으로 낙찰되버린 미오가 평소에는 포즈까지 잡는 당당함을 보이다가 낯선 사람들이랑 있어서 그런가? -_- 안절부절 못 하고 있다. 이럼 안 돼~
"T.T 생선이나 먹을 거 먹여봐~ 응?"
"=_= 얜 먹을 거 안 넘어가요."
영리한 고야이 미유. =.=
"아무래도. . . 오늘은 못 찍겠지?"
=0=. . . 안 돼! 미루는 건 원칙이 아냐~
"꼭 얘랑 찍어야 해요? - - 저 혼자 찍어도 되는데요."
". . . 하지만 컨셉이. . . 그리고 니 의상도 고양이 잠옷이라서 고양이가 있으면 좋잖아."
"- - 그래도 얘 스트레서 받게하기 싫어요. 그리고 저는 오늘 꼭 찍고 싶다구요."
". . . 알겠어."
>_< 앗싸뵹~ 낄낄. 미오야. 내가 하는 거 잘 봐! +.+ 히힛. 먼저 의자에 양반다리로 앉과서 모형 생선을 먹는 포즈도 취하고, 날개를 달아서 뒤 돌아 보는 모습도 취하고, 이불 속에서 행복한 표정도 지어보고, 자는 모습도
취해봤다. 그러다 정말 잠들뻔했다. 헿;;. . . 미오야. 다음번엔 외할매처럼 하는 거다! '-' (이큐(미오엄마)한테는 내가 엄마였으니까 미오한테는 당연 외할매지. -_-)
"연비누나 ∧∧"
"=_= 엉?"
"오늘은 셀카 안 찍으세요?"
"- - 당분간은. ."
T.T 나도 찍고 싶거든? 너 때문에 못 찍고 있다는 걸 왜 모르니. . ToT
"∧∧ 오늘 여기서 그만 하자."
"네. 안녕히 계세요~"
피곤한 하루. 야외촬영까지 하고서 집에 가려고 작업실을 나왔는데 엄청난 양과 소리의 소낙비. T^T 제길. . . . . . . . . =_= 미오야. 어저면 좋겠니. . . 에휴. . . . . .
"집이 어디세요? ∧∧"
>_< 미오야. 우리 살았다! 낄낄♪ 산타페타고 집을 향하는 중. 으~ 넓어서 죠타. >ㅇ<
"부자 동네세어 사시네요? +.+"
"∧∧"
나보다 내 친구들이 더 부자야. 걔네들은 나처럼 밤잠 줄여가며 돈 번게 아니라 태초부터 재벌 2세라지. - -
"여기서 내려주면 돼. 데려다줘서 고마워. ∧∧ 내일 보장~"
오늘도 천사표 미소를 날려주는 시츄에이션. >_< 요로코롬 귀여울 수가~!! 내가 울 집 아파트 입구에 들어가서야 출발하는 매너까지!! T.T 완벽해~ 낄낄낄;;
"이노야~ 너 집에 온거니??"
. . . 침묵. T-T 안 왔나? 쳇. 니가. . 나 좋아하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어. . . T.T. . . . . .
"미오야. 오늘은 너부터 자. - - 할매 이노 할배 기달려야 돼."
에휴. . . 한 숨만 나온다. 이노 방에 들어가봤다. 정말 오랜만에 들어와 본다. 어? . . . 지이노 . . . . . . . . . . . . 집에 있었꾼. 괜치 걱정했잖아. 쳇. 이노복에 뽀뽀해주고 나왔다. 곤히 자는 모습에 너무 미안해서. . . . .
"미오야."
"야앙~"
"둘 중에 누가 더 좋을까?"
아무래도. . . 두 남자 다 좋아진 것 같아. . . =_=
"지이노. 일어나서 밥먹어. =.="
". . ."
"나 일 나가야 된단 말야."
갑자기 벌떡 일어서서 내 눈앞에 얼굴을 들이미는 바람에 뒤로 넘어질뻔했엉. T-T
"내가 밥을 먹든, 안 먹든 상관하지마. 넌 그 제리란 놈 신경써야하는거 아니냐?"
그러고는 다시 누워버린다. . . 삐졌니? T.T. . . . . . 에휴. . . . . . 이노 좋아하는 콩나물국 해 뒀는데, 해장도 할겸 속도 풀라구. . . . . . 근데 그렇게 하긴 다 글렀나 보다. . . 니가 그렇게 나오면 내가 섭하잖아. 나도 지금
알아보고 있다구. 내 마음이 어떤지. . . . . . 니가 그렇게 나오면 나도 힘들어진다는거 모르냐?. . . 오늘은 하루종일 기분 안좋겠다. T.T 미오한테 빠빠이 해주고 작업실로 나왔다. 기운이 없다. 이노가 밥 차려 놓은 거
봐야할텐데. . . . . . 안 보면 어떡하지? . . .
"- - 너 오늘 왜 그래? 너 기분 안 좋은 일 있다고 티내냐? 너 때문에 오늘 할 일 다 못하게 생겼잖아!"
혼나고 말았다. 죄송하다 말하고는 열심히 일하고 나서 펑펑 울었다. 지이노 개자식. 너 때문에 이게 뭐냐? 하아. . .
"오늘 술 드시러 가실래요?"
"(도리도리) 집에 갈래."
집 앞 슈퍼에 들러서 소주 한 병 사들고 나왔다. 언제나 그랬듯 날 이상하게 처다보시네. . 여기 올 때 마다 민증항상 가지고 다녀야 한다. 안 그럼 술 못 사먹으니까. 현관에 들어서고 보이는 건 오랫만에 보이는 신
발 한 켤레. 엄지 왔구나. . ∧∧ 미오 안아 들고 내 방에 들어가봤는데 없다. 작은 방에 있나 해서 갔는데도 없네? 아, 바보다. =_= 혼자 방에 있을리가 없잖아. . 이노 방에 들어갔다. 어째. . 심각한 분위기네. .
"당장 방 빼. 알았어? . . . 어쩜. . . 우리 사이가 변하니?. . . 그리고 너! 이노 옆에서 히히닥 거리면 죽을 줄 알어. . ."
날 한참 째려보더니 그대로 나가버린다. 참. . . . . . . 아픈 날이네, 오늘. . . 이거 갖고는 우리 둘이 못 마시겠다. 이노는 술도 씨니까 다시 갔다 와야지.
"있잖아. . ."
"술 사올께. 어디 안 가니깐 집에만 있어."
눈치 못 챈 내가 보보지. . . . . . 내가 나쁜년이야. . . . . .술을 사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나를 꼭 안아버린다. 그러더니 펑펑 울어버린다.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 줬다. 그렇게 밤이 지나가 버렸다. 술도 못 마시고 울기만
하다가 아까 하려던 얘기도 못 듣고 자버리고 말았다. 다음날. 술을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늦잠을 자고 말았다. 대충 준비하고 그냥 나와버렸다.
'빵! 빵!'
제리. . . 가는 내내 말을 걸어줬는데 무슨 말이었는지도 모르겠고 대답도 안 해주고. . . 정말 상태가 안 좋은 가봐. . 어쨋든 희륜이아저씨한테 혼 안 날려면 열심히 일해야지. 일에만 정신팔면 모를꺼야. 그때만은 다 잊어버릴꺼야. .
"다 왔어요."
. . . 작업실이 아닌데. . . 작업실 이사했나? 그런 소리 없던데. . . 이러면 안 되는데. . . 정말 미치겠다.
"너 뭐냐?"
"누나 많이 힘들잖아요."
"상관 마. 난 작업실에 안 늦을려고 이 차 탄거지 바람 쐬려고 탄거 아냐. 괜히 기분 더 안 좋게 만들지 말란 말야. 원칙에 어긋나는 짓을 하면 안돼. 그러니까. ."
"누나는 했잖아요. 아니에요?"
"난. . . 몰랐었어. . . . . . 걔네 둘이 사귀는 줄 몰랐었어. . . 내가 원칙에 어긋나는 짓을 하고 있다는 걸 몰랐다구."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요! . . . 왜 . . . . . . 저한테 관심 가지셨던 거에요?"
하아. . . 두 사람을 사랑한게 원칙에 어긋나는 거야. 두 사람을 사랑한게 원칙에 어긋나는 거였어. 왜 몰랐던거지? 그냥 힘든 것만 생각했지, 그게 뭐때문이었는지는 생각하지 못 했어. . . . . .
"그냥 힘들어서 필요했던 것 뿐이에요? . . ."
눈물이 나는 걸 주체할 수 없었다. 제리한테 안겨버렸다. 제리도 꼭 껴안아줬다. . . 나도 . . .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 제리야. . .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니? 어떻게 해야 맞는거니?
"이젠 제리까지 꼬드겨서 지각하는 거니?"
"아니야, 도이 누나. 연비 누나는 작업실 오자고 한건데 내가 바람 쐬러 가자고 한거야."
"노제리 너도 그만 해. 신입이라고 감싸는 거야, 뭐야?. . . 연비씨. 얼른 일 하죠? . . 오늘은 얼마나 늦게 들어가야 하는 거야?"
"죄송합니다. . ."
또 잔소리. . . 어쩌면 예전에 엄지랑. . 이노랑. . . 셋이서 일 할 때가 덜 힘들었는지도 몰라. . . 그렇게 아프지만 않았어도 잘 될 수 있었을 텐데. . . 뭐든 운이 잘 안 따라주네. . . ∧∧ 그래도 힘 내야지. 아자!!
'가로수에 소복이~♪'
"여보세요?"
- 나야. 엄지. 우리 잠시 만날래?
". . . 지금은 일해야 돼서 안 되구. . . 나중에 일 끝나고 전화할께. 그때 집 앞으로 와."
- 그래. 그럼 그때 보자.
"응."
보나마나 이노 얘기일꺼야. 아직 다 정리하지도 않았는데. . . 정말 힘들게 한다. . .
"수고하셨어요. 저 가볼께요."
아무도 잘 가란 인사 한 마디 안 해준다. 제리도. . . 침묵이다. 아무래도 오늘이 마지막 작업인 것 같다. 에휴. . .
"너 고작 이런데서 일할려구 그랬던 거야?"
"엄지야. . ."
아까 전부터 지켜보고 있었덴다. 전화 할 때부터 보고 있었덴다. 미안하다며 손을 꼭 잡아줬다. 그리고는 열쇠를 쥐어줬다. 새 직장. . . 카페 메니저. 과연 내가 여기서도 잘 해 낼 수 있을까?. . . . . . . . .
"이게 좋은데. . T-T"
"=_= 난 그만한 돈이 없어. 이것도 이쁘잖아."
여차저차해서 사게된 >_< 클레식 스쿠터. 꺄~ 정말 정말 사고팠던 건데 결국엔 내 손 때 묻혀본다. 낄낄. -u- 이거 타고 온 시내를 다 돌아 다녔다. 나랑, 엄지랑, 이노랑 이렇게 셋이 즐겁게 노는 거 참 오랜만이야~ ∧∧ 좀 쉴겸 의자에 앉아있는데 뒤에서 누가 툭 치는 시츄에이션. 누구지. .? =_=
"- -. . . 제리야."
"이제 다 쉰거죠? 다 쉬었으면 일 하러 가요."
"미안해. 나 거기 이제 안 가. . . 희륜이아저씨한테 못 들었어?"
". . . 실망이에요. 결국 원칙에 어긋나는 짓 하신거 아닌가요?"
내 생각엔 잘 하고 있는 것 같은데. . 그 일 모두 없애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게 맞는 거 같은데. . 맞서지 않고 피한게 잘못인가? 무조건 맞선다고 다 잘 되는거 아니잖아. ∧∧
"오랜만이야? ∧∧"
"전 그쪽이랑 인사하고 싶지 않은데요?"
"왜 그래? 이럴려고 나 찾아 온거야?"
". . . . . . 어디서 일 하실 꺼에요?"
"여기. holding. 나 이제 카페 메니저야. ∧∧"
". . . 놀러가도 되죠?"
"응. 대신 공짜는 엄써여~ ∧∧"
". . . 갈께요. 다음에 봐요."
오늘은 볼 수 없었다. 그 해맑은 미소. 난 최대한 밝게 보여줬는데. 그래도 다음번엔 볼 수 있을꺼야. ∧∧하. . . 캐안습. . 훗. . . . . . 언젠가 다시 괜찮아 질꺼야. 인생살이가 원래 그런걸 어떡해. 반복의 연속으로 피곤해지고 지쳤다 해도 난 또 겪어야 하니까 오늘도 웃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