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초로의 한 여배우 기사를 대하고 신선한 느낌을 받다.
조그마한 장신구도 없이
화려하지 않은 차림과
화장기 없는 얼굴에
희끗하게 바랜 머리를 뒤로 묶은 모습.
그 연배에 흔하지 않은 모습이지만,
차분하고 깨끗한 차림이 돋보여 참 괜찮게 나이 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알듯 모를듯해서 검색해보니 오래전에 영화계를 떠난 문숙이라는 배우다.
이전의 배우였으니,
대부분의 여인들도 당연시하는
화장과 염색한 머리, 보석으로 치장한 화려한 차림새가 어울릴 법도 한데...
'삼포 가는 길'은
75년도 작품으로
이 초로의 여배우가 젊은 시절에 출연한 영화다.
공사판을 떠도는 건달과 죄수 출신의 사내,
그리고 도망친 술집 작부 백화(문숙).
이 세 명의 바닥 인생들이 삼포로 가는 길 위에서의 이야기로,
70년대 경제개발에서 소외되어 갈 곳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평론이지만.
영화의 내용이 밑바닥 인생들의 삶 속으로 몰입할 정도는 아니라
검색해서 대강 훑어 보았던 영화인데,
영상미가 근사하여 내용을 보완해주는 작품이다.
눈 덮인 고갯길에서
여인을 등에 업은 사내의 등짝이 듬직하여
술집 작부를 더욱 가녀리고 해맑아 보이게 하고
백설 위로 퍼져나가는 세 사람의 고단한 노랫가락이 허름한 모습들과 어울려지는 장면이 근사하다.
눈길에서 허기졌던 일행이
상갓집에서 음식과 막걸리에 거나하게 취하여
경건한 염불의 목탁소리 옆에서
젓가락으로 상다리가 부러지게 니나노 가락을 뽑는 장면은 고소한 양념이다
니나노, 얼씨구 좋다~
오동추야 달이 밝아~
인천의 성냥공장, 성냥공장 아가씨~
아줌마아 ~ 여기 ~ 술 한 병 더 ~
커다란 눈과 짙은 눈썹, 오뚝한 콧날,
가녀린 몸매로 결코 토속적인 생김새는 아닌 듯 보이는데
젊은 여인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낭창한 니나노 가락이 묘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영화 중간 부분에
새빨갛게 루주를 칠한 입술로,
술집에서 사내들을 유혹하다 시비가 붙어 코피가 얼굴에 칠해진 장면은 인상 깊다.
붉은색의 코피와,
그 빨갛게 칠한 입술이 유난히 돋보이게 했던
감독의 숨은 뜻이 있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새빨갛게 칠한 입술과
뽀얗게 덧칠한 얼굴로 술집 여인의 고단함을 보여주고자 했는지는 모를 일이고
아니면
여인은,
뽀얗게 화장한 여인의 얼굴이 아름답게 보인다는 뜻인지는 모르겠다.
이 영화 속의 화장한 술집 작부 백화를 보면서 떠오른 생각이다
화장한 여인이 아름다운가?
화장은,
화장을 하는 여인들은,
자신의 단점은 가리고
타인에게 보다 나은 모습으로 보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긍정적인 면이다.
특히,
결혼식에서 순백의 우아한 드레스의 젊은 신부가
눈이 부시게 치장한 건강한 얼굴의 화장한 모습은 정말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그 신부가 나의 딸이라면 나는 눈물을 쏟을 만큼 기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이
나의 단점을 가려서 매일 장점으로 뵈이게 할 수는 없는 일이며,
일생에 한 번뿐인,
내가 주인공으로 눈이 부시게 아름다워 축복을 받을 받는 결혼식일 수는 없다.
또 가끔,
타인의 화장한 얼굴을 보고 불편하여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특히 나처럼 화장한 여인의 얼굴을 좀처럼 보기 힘든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화장하는 것을 의아해하기도 하고,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다는 편협된 시각도 있다.
옛사람들은
분칠한 얼굴을 어찌 참 자색이라 할 수 있겠느냐라고 했지 않은가.
오늘 날씨는 아주 맑다.
구름도 한 점 없으니
높고 깊은 하늘이 무서울 만큼 넓어 보인다.
맑고, 깊고, 넓어 먹먹해질 만큼 눈이 부신 하늘이 슬퍼도록 아름답다.
덧대지 않은,
덧칠하지 않은,
보태지 않는 있는 그대로 보이는 곳에 아름다움이 있다.
어느 그림 그리는 이 있어,
저 아름다운 하늘을 있는 그대로 그려낼 수 있을까.
여인들,
말갛게 씻어낸 얼굴로 아름다워져 보자.
덧칠한 화장한 얼굴,
자신의 글에 클릭클릭하는 사람들처럼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특히,
올림픽 경기에서 자주 보게되는
우리의 양궁과 볼링 여자 선수들의
뽀얀 분칠과 빨간 루즈 칠하고 전 세계인들에게 비치는 모습.
이건 정말 삼가야 할 일이다.
구릿빛으로 열심히 경기에만 열중하는 타국 선수들과 너무나 대비되어 사족으로 덧붙인다.
뽀얀 분칠과 빨간 루즈칠은 백화에게나 어울리는 모습이다.
첫댓글
끈적인다고~~~
맨얼인 나는 사실 귀차니즘이라ㅠ
뽀얗게 분장한 여인을 보면
감탄할 때도 있는디유~^^
내가 못하니까ㅉ
들여사, 맨얼인줄 몰랐네.
후후, 내 스타일이라 반갑기는 허요.
어떤이가 날보고 촐랑거린다고 해서
아마 그쪽에 발끊은지 꽤 되었지 싶어요.
우쨌던 잊지않고 내글에 일착 답글 주니, 눈물겨워~~
오늘 들어와서 보니 비취여사가 탈퇴를 했네, 뭔 일이 있었능교?, 자주 들락거려야 하는디~ 너무 휙휙 바뀌어~
@단풍들겠네
언 넘이 고론 심한 말을ㅉㅉ
갈촤주시믄ㅋㅋ
@들꽃이야기 또 또~
여전하시네 들여사~
그 양반은 오래전에 사라진 사람이요.
비취여사 이야기 물었는데, 왠 엉뚱한 오바록크,
건강은 어떠시요 ?
@단풍들겠네
썪어도 준치란디ㅋ
내야 자빠져 깨져두
들꽃이쥬ㅎ
이기 3번째니 더 이상 묻지를 마슈~!!!
내가 비쌤 비서가~???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6.30 09:33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6.30 14:10
@들꽃이야기 원숭이는 무신~
된통 당했구랴 ㅋㅋ
고소하네 ㅎㅎ
내보고 이전에 삷방, 삶방 엄청 갈구더먼, ㅋㅋ
그러니 지 잘못은 모리고 넘 잘못하는 것만 보인다니께. ㅎㅎㅎㅎㅎㅎ
근데 내도 잘모리는 언니가 큰것 시원하게 한방 날렸네 ~~
몇일 전 모임에서
화장을 안하고 외출하는
여자는 예의가 없음이라는
말을 듣고
민낯이 민망한 적이 있었답니다.
듣고보니 그것도 맞는말이라
이제 노색이 짙어가니
다소의 변장은
함께 한 이들의 시야를 편안케 할것이라는
긍정적인 자기만족도
있는것 같습니다..ㅎ
민낯이 민망할 정도인가요..
남들이 불편하다면 어쩔수 없긴 허지요.
또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하니 ..
나이 들어가며 그래도 깔끔한 맨모습이 더욱 나아 보이지 않을까요, 그냥 바램입니다
삼포는 실재하는 지명이 아닌 가상의
공간이라 하더군요. 황석영의 소설을
이만희 감독이 영화화... 그 후
문숙은 이감독과 결혼, 사별...
그녀는 어슬픈 작부의 화장만큼이나
좀 생경한 모습이었지요.
그렇지요
저도 아렴풋해서 배우의 이력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75년쯤이면 군대에 강제로 끌려가
사회에 발한쪽도 들이지 못할때라
그 당시에는 황작가, 이감독, 문숙 이런분들을 전혀 알지 못할때였지요
뽀얀 분칠과
빨간루즈
백화의 모습 이였으나
요즘 중고등학생들의 모습 이기도 함니다
왠 학생들이 뻘건 루즈를 바르는지
안바른게 더이쁜데요
후후, 애들이 그러면 귀엽기나 하지요~ ㅎㅎ
문숙이라는 백발미녀 이시지요
요즘은 가끔 드라마에도 출연 하더군요
다큐 같은것에도 나온적이 있었구요
저도 참 멋진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요즈음 드라마 출연은 보지 못하고
우연히 인터넷 기사를 보았습니다
스넵사진으로 본 모습이 화장하지 않아 수수하게 보이더군요
사실은 제가 자세히는 모르는 배우지요.
눈덮인 산야의
정경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