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월드락 관련글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댓글로 달린 비판글두요.
제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1. 지산의 횡포 아니냐? - 이거 추측이죠. 아니면 같은 공간에서 열린다는 안 좋은 이미지. 이걸로 까기엔 너무 모호합니다. 알려진 사실은 계약기간이 끝나고 재계약되지 않았다. 란 것 뿐이며 지산리조트의 페스티벌 내 비중이 적었다. 란 부분은 양측이 대립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지산을 갑, 씨제이를 을 로 단순화 시키기엔 양측의 덩치도 크고 오가는 자본의 몸집도 큽니다. 그냥 대자본간의 협력관계 청산이라고 보는 게 낫죠. 예를 들어 삼성 핸드폰에 엘지 패널을 대다가 철수하고 엘지 핸드폰을 자체생산한다고 엘지 비난할 필욘 없다는거죠. 어차피 자본은 경쟁하는 것이고, 선점이 영원한 권리는 아니라는 건 엠피쓰리 플레이어 문제를 봐도 알 수 있어요.
2. 락페는 많으면 불안하다. 락페시장 포화상태다.
절대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락페 시장은 이제 걸음마를 뗀 정도이고 매년 발표되는 참여인구는 증가추세죠. 한마디로 아직 레드오션이 아니란 겁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락페라는 상품이 코어만을 타겟으로 하지 않고 라이트 유저들도 공략시장으로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것 때문에 중저락페는 여러가지 컨셉의 꼴라보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해변+페스티벌, 관광지+페스티벌. 이런식으로요. 이 과정에서 엎어지는 기획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고 정착시키는데 필요한 어쩔 수 없는 과정. 정도로 이해해야지 시장의 포화로 인한 시장의 축소로 생각되진 않습니다. 제가 다소 느긋한 이유이기도 한데 어차피 부실한 기획과 자본력은 2~3년면 제 풀에 고꾸라질 거 거든요. 오히려 락페 시장의 문제는 수도권 집중화라고 봅니다. 이 문제는 나중에...
암튼 매년 자체평가에서 살아남는 락페는 3~4개 수준에 머무르긴 할 겁니다. 하지만 그 말이 총 락페 수를 3~4으로 제한해야 한다. 라는 의미는 아니죠. 시장에 영원한 강자는 없는 겁니다.
3. 락페 티켓 가격 상승은 이런 무리한 경쟁구도가 주도했다.
뭐 관계가 있긴 하겠지만 저는 티켓 가격 상승은 곧 현실화라고 봅니다. 일단, 우리가 어느정도 만족할만한 라인업을 위해서는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어요. 락페 초창기엔 문화의 정착을 위해 저가정책을 펼쳤습니다. 쌈싸페도 무료로 시작했고, 펜타는 여전히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죠. 하지만 아티스트의 공연을 보는데에는 당연히 마땅한 가격의 지불이 필요합니다. 이건 지자체의 지원이나 대기업의 후원으로 겨우 유지될 수준입니다만 결코 시장의 미래에 도움이 될 일은 아닙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건 국내 뮤지션에 대한 락페 개런티가 적다는 겁니다. 애초에 제한된 예산 안에서 페스티벌 측이 후려칠 수 있는 예산은 아무래도 친분이 있고 홍보가 필요한 국내 뮤지션에 대한 대우 정도 뿐일 겁니다. 고충은 이해하지만 인정은 할 수 없는 현실이죠.
뮤즈의 개런티가 경쟁구도로 5배 올랐다.. 란 루머가 있었습니다만 정말 루머 정도였다..고 전해지죠. 제가 게시판에서 주웠던 개런티 수준은 썸소의 칠할 정도라는데 그 쪽이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이긴 합니다. 작년 라헤사태 수준이 아니라면 티켓값 상승의 직접적 영향은 허리라인의 보강이라고 보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이건 경쟁으로 인한 불필요한 출혈이 아니라 고객만족과 연관된 서비스의 영역 문제이고 충분히 받아들일만 한 문제라고 봅니다.
4. 락페 수가 적었으면 지금 나온 라인업이 다 한두군데로 나왔을 것이다.
이건 사실 설득력이 가장 없는 얘깁니다. 지금 라인업이 충만한 건 각 사업자들이 총알을 쏴댔기 때문이지 마침 뮤지션들이 문득 한국에 오고 싶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사업자가 줄어들면 당연히 총알도 줄고 불러오는 뮤지션 수도 줄어듭니다. 애초에 우리가 볼 수 있는 뮤지션의 수는 제한되어 있는 셈이죠. 락페가 줄면 이 뮤지션 모두 지금 내가 지불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었을텐데.. 하는 건 그냥 착시효과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선택의 폭이 넓어진 지금이 더 나은 환경이죠. 만약 펜타가 유일한 한국의 락페였다면 과연 우리가 큐어를 볼 기회가 있었을까요? 마찬가지로 벨리만 있었다면 스토리 오브 더 이어를? 콘을?
위의 주장들이 월드락에 대한 모든 비판은 아니지만 제가 느끼기에 다소 감정의 영역이 이성의 영역을 넘어온 비판중 일부라고 생각해서 제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내부인이 아니기에 모르는 사정도 많을 거에요. 자, 지금부턴 제가 생각하는 월드락의 비판요소 입니다.
1. 날짜
락페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건 코어유저가 더 많단 얘깁니다. 코어유저의 특성은 충성도에요. 펜타와 부락이 겹치지만 큰 갈등이 없던 건 한 쪽이 무료인데다 거리가 상당히 멀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월드는 사실상 겹치는 게 많아요. 당연히 기존 여름 휴가 계획을 락페 위주로 짜오던 유저들은 혼란에 빠집니다. 예민한 문제였단거죠.
문제는 이 사안에 대해 월드락이 세련된 대처를 하지 못했단 겁니다 그 쪽의 기조는 여전히 '무시'에 기반하고 있어요. 아래로 깐다는 게 아니라 아예 펜타라는 경쟁상대를 없는 일처럼 본다는 거에요. 뭐, 언급해봤자 마이너스.. 를 우려해서 그렇겠지만 충성도 높은 팬덤이 보기엔 싸가지 없어 보일 겁니다. 논란이 증폭될 수 밖에요.
2. 무색무취.
이것도 운영에 대한 썰입니다만. 락페의 브랜드화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특유의 색이 아직 흐릿합니다. 벨리가 펜타에서 떨어져 나오며 혼신을 다해 자기 스스로를 이미지화했던 것에 비해 월드락은 사실 뭐 하고 있는 게 없습니다.
펜타의 쿨함, 슈소의 도심락페, 벨리의 자연친화락페. 같은 컨셉을 못잡고 있는거죠. (현카..? 는 뭐 라인업깡패?) 이 문제가 예민한 이유는 차별화가 없으니 아류 느낌이 강하게 난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1번 문제와 더불어 나쁜락페 이미지가 강하게 나요.
이미지가 안 좋다보니 무슨 일을 해도 미워보이구요. 라인업 힌트 같은 경우는 정말 센스 없어 죽을 지경의 부장님 센스였지만 욕하고 증오할 일은 아니었습니다만 어느정도 그런 반응도 있었죠. 실무자들이 좀 더 세련되고 쿨해질 필요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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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 얘기들도 다 제 생각일 뿐이고 누구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내부 사정은 저도 모를 일이구요.
비판하시는 분들 나름 확신과 이유를 가지고 그러실거라고 봅니다.
이유없이, 혹은 사소한 일로 비난 고발하면 변희재 강용석이게요.
다만 각 실무진들이나 그 락페들을 선택한 사람들이 불쾌할만한
언급은 자제하는게 서로에게 좋은 일이 아닐까 싶어요.
락 하는 사람들은 다 착해. 라는 건 사실 개뻥입니다만
듣기에 좋긴 하잖아요. 차피 놀러 가는 거,
기분 좋게 갔다 오자구요.
첫댓글 사실 정말 적절한 예는 권리금이 높은 비싼 술집이 대박이 나자 더 이상 제계약을 하지 않고 동종 술집을 임대인이 그대로 하는 것. 이 큰거 같아요.
물론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을거고요. 둘이 소송하고 있는점도 그렇고 주위에서 보기에는 사실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닌게죠. 그게 꼭 지산이 밸리를 내쫓았다라고 보면 추측이겠지만요.
그나저나 논외로 이걸 모바일로 쓰신거에요? ...여러 의미로 대단합니다.
제가 좀 잉여킹이라서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CJ와 지산리조트의 기업규모를 비교해보면, 과연 저런식의 갑을관계를 대입할수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반대로 소설 하나 써보죠. 어디까지나 상상입니다. 카더라 정보같은것도 없어요..
지금까지 지산밸리락에서 지산리조트는 별다른 재미를 못봄. 재계약 협상과정에서 수익배분을 높여줄것을 요구했지만 CJ에서 거절했고, 마침 CJ는 안산시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겠다는 러브콜을 받아서 안산으로 이전 결정.
여름에 리조트를 놀리게된(지산리조트는 사실상 겨울 한철장사죠) 지산리조트에 KBS미디어가 CJ보다 나은 조건으로 락페스티발 제안..
이렇게 소설을 써도 말되지 않나요? 물론 근거는 없지만, 그건 다른 추측도 마찬가지..
저도 좀 더 정확한 예를 든다면 파리바게트 빵집과 재계약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자기 빵집을 차리는 빌딩 주인. 쯤이라고 생각해요. 갑-갑 관계라고 보는거죠.
저는 오히려 지산이 을, CJ가 갑이라고 생각하는데..
간단히 생각해서 지산과 CJ가 갈라섰을때 아쉬운게 어디일까요.. CJ야 다른장소 구해서 페스티발 열면 그만이지만 지산은 자체적으로 페스티발 열 능력은 안되고, 리조트는 그냥 놀려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가게 임대 얘기하시는분들 많은데 CJ가 권리금이나 인테리어비용 들어간게 있는것도 아니고..
딱히 지산이 약자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특히 이번 라인업을 보곤 더 그렇게 됐죠 :-) 파트너쉽이 틀어지며 아쉬울 건 양쪽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소설을 제 식으로 변화하자면 3년 계약이 끝나가는 걸 알고 다른 자본이 접근. 씨제이가 유리하게된 계약 끝나면 우리랑 해봅시다. 했고, 오 굳? 하며 재계약 불가 수순으로 갔을 수도 있는거죠. 차피 이익을 남겨야 하는 사업이니 저는 그럴 명분이 없습니다! 하면서 씨제이랑 계속하는 것도 웃긴 일이구요.
제 생각은 어디가 먼저 떠날 생각을 했건, 둘 다 리스크가 있을 것. 이란 거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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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시즌이라는 게 제한적이니 날짜문제가 보폭이 좁을 수 밖에 없긴 한데 대처가 아쉽긴 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역시 날짜인가요..
좋은 정리네요ㅎㅎㅎ
감사합니다
그러게요 일단 까고 보는 성향이 강하네요 지산락페는..
미운놈 뭘해도 미워보인다. 랄까요.. 가끔 보면 무슨 사탄처럼 말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뭔가 씁쓸해요.
제가 알기로는 지산은 펜타형님 피해서 (원래 두번째 주에 하는 패턴이었잖아요), 8월 첫째주를 정하고, 내부적으로 펜타랑 안 겹친다고 확정하고, 진행을 했어요. 그런데 펜타 주최/후원 어딘가에서 일정을 그 앞으로 해야만하는 이유가 있어서, 그 날로 변경된 거구요. 지산은 피해가기로 하고, 날짜를 정했어요. 기존 데이터를 참조해서, 2012.8.10~12, 2010~2006, 7.23~30 (7월마지막), 2011년 단 한 번, 8월 첫째주에 했구요. 이 점 생각해보시면, 안타까운 점이 있는 미흡한 락페이지만, 펜타형님과 대적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거 확실히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흥미로운 정보네요 :-) 저도 뭐 날짜에 악의가 있다곤 생각 안합니다.
글쓴이분께는 악의가 없지만 이 주장은 좀 억지스러운게 섬소가 8월 둘째주로 확정된 상황에서 펜타가 8월 첫째주에 열리지 않을거라고 예상했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라고 생각되네요. 글쓴이분이 쓰셨듯이 펜타가 8월 둘째주에 한건 작년밖에 없어요 나인이랑 갈라진 이후 펜타는 2010년 벨리락과 섬소가 한주 간격으로 붙어있었던 적 빼고 항상 섬소 전주에 했었습니다. 슈퍼소닉이란 직계가 있긴 하지만 나름대로 섬소 라인업을 빼오거든요. 올해도 마찬가지예요. 이걸 예측을 못하셨다고 한다면 기획쪽에서 안이하게 대처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죠. 더구나 단독 섭외인데...
저도 악의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내부적인 판단 착오는 좀 아쉬워요. 물론 아티스트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안산 전주에 했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 섬소가 언제 열릴지 예상을 못하셨다면...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었겠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