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일 LG 트윈스 트레이닝 코치가 '에이스'봉중근(31, LG 트윈스)의 재활 속도를 최대한 시간을 갖고 천천히 할 뜻을 내비쳤다.
김 코치는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전에 선발 등판한 봉중근이 왼쪽 팔꿈치 굴곡근 근육통을 호소하자 마운드를 내려온 직후 직접 에이스의 몸을 챙겼다.
이날 봉중근은 체감온도 0도에 가까운 날씨 속에서 2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다 3회초 KIA 선두타자 신종길에게 공을 던지다 통증을 호소 자진 강판했다. 그가 괴로워하는 모습에 LG 선수들 뿐 아니라 박종훈 감독까지도 깜짝 놀라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봉중근은 지난 2008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LG 마운드의 대들보였다. 안정된 구위와 제구, 여기에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언제든지 10승은 가능하다.
특히 LG는 올 시즌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며 지난 가을부터 투수력 보강에 애를 썼다. 3년 동안 1선발로 활약했던 봉중근은 올 시즌 빼어난 실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28)와 벤자민 주키치(29)에게 1,2선발 자리를 내주고 편안하게 3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봉중근이 시범경기에서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하며 LG로서는 개막 후 최소 2주 정도는 봉중근을 마운드에서 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김용일 코치는 "MRI 검사 결과 단순 근육통이라고 나왔다"면서 "최대한 시간을 갖고 완벽히 몸을 만들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유는 있었다. 투수들의 경우 공을 던질 때 몸에 있는 모든 근육을 사용한다. 단순히 팔꿈치 근처 근육통이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팔꿈치 부위의 근육 강도를 높이지 않고 공을 던질 경우 약해진 근육을 대신해 주변의 다른 근육이 이를 버텨내야 한다. 그럴 경우 다른 부위에 무리가 가게 되고, 투구 밸런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김 코치는 "시즌 초 작은 부상을 당했을 때 서두르다 보면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일단은 2주 후 다시 MRI 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봉중근은 일단 2주 동안 공은 안 만질 것이다. 그러나 어깨 보강 운동 등 웨이트 트레이닝은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훈 LG 감독도 봉중근의 단순 근육통 소식에 "큰 부상이 아니라서 다행이다"면서 "일단 2주 진단이 나왔지만 상황을 지켜볼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 당겨질 수도 있고, 더 늦춰질 수도 있다"며 복귀 시점보다 부상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LG는 올 시즌 4월 2일 잠실에서 두산과 개막전을 치른다. 이어 지난해 약한 모습을 보였던 SK와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한화, 삼성, 롯데, SK, KIA와 경기를 갖는다. 어떻게 보면 에이스 봉중근이 꼭 필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즌 초 한 두 경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즌 막판이다.
첫댓글 솔찍히 4-5월은 5.6위 해도 승차만 차이안나고 있으면 3-4위는 충분히 치고 올라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