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축구게시판에 올렸던 글인데 표지에 떴길래 다시한번 올려봅니다.

2002년 월드컵멤버였지만 한경기도 출전하지 않았고 이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되는 2006년 월드컵.. 이전 국대멤버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아직 건재한데 너무도 태연하게 국대멤버에 아예 거론되지 않는게 저로선 약간 이상하게 생각되긴 합니다만.. 히딩크감독 훌륭한 감독입니다. 그러나 그가 중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윤정환을 폄하하는건 맞지 않는 논리라고 생각됩니다.그랬다면 아예 월드컵멤버에 포함되지도 않았을테니까요. 그보단 감독의 스타일과 부합하지 않았다는게 맞는얘기겠죠. 감독도 자기 스타일에 맞는 선수가 호감이 가게 마련이고 그렇게 선수를 구성하게 되있으니까요. 제생각에 감독으로서의 입장과 제3자의 입장은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감독은 직접 경기를 지휘하고 또 책임지는 입장에서 안정을 택하는 경향이 높고 특히 히딩크나 차범근처럼 수비를 중시하는 감독일경우는 더욱 그럴테고.. 전 수년간 윤정환 선수 경기를 경기장에서 봐왔고 국대의 열렬한 서포터로서 국대경기를 찾아다니며 응원해 왔습니다.(여담이지만 02년 월드컵때는 윤정환이 최종멤버로 합류하자 재빨리 예선3경기 표를 구했었고, 3경기를 가서 본후 히딩크의 의중을 대충 느낄수 있었고 그 후론 거리응원에 만족했던 안타까운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경기장에 가서 윤정환 선수를 본후 느낀 개인적 소감은 그는 '엘리트적 교만'이랄까..자기 중심적인 플레이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윤정환이 뛴 국대경기를 직접 본분들은 아시겠지만 그가 공격진의 위치선정등을 플메로써 지휘하고 전달하는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프리킥 전담키커도 주로 맡았었구요..마치 동네축구의 리더격선수가 자기 맘대로 포지션과 플레이를 하듯이.. 윤정환선수는 전형적인 엘리트코스를 밟았다고 해도 무리가 아닌 선수입니다. 특히 지금 박주영 선수같은 시기를 96올림픽때 겪었고 전문가들의 평가도 그에 못지 않았죠. 그는 제가볼때 자기생각대로 플레이를 하고 자기가 판단해서 내려가야한다고 생각되면 수비가담하러 내려갑니다. 혹자들은 윤정환이 체력이 약하다고 하는데 그건 아닌거 같습니다. 02년 월드컵때 체력훈련 성과를 측정하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테스트인..(명칭 잘은 모르겠지만 셔틀런테스트인가요? ^^;;)하여간 그때 홍명보 최진철이 117회정도..윤정환은 126회,유상철도 127정도 ,박지성,이천수,송종국이 상위권이였죠..윤정환이 중위권이였는데 유럽선수들도 120회정도면 최상급이라고 합니다..거기다 히딩크가 풀타임으로 출전시킨 경기도 몇경기 있고..체력이 약한건 아니고요.. 제가 앞에서 거론한..자기 중심적 플레이..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플레이를 고집하는부분..이 감독입장에선 문제가 되는겁니다. 물론 히딩크때는 워낙 멀테플레이어를 강조했고 그건 윤정환도 절대 예외가 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국대발탁에 대한 의지였는지 윤정환 선수 본인 스스로 놀랍게도 자기 스타일을 버리고 억지스러울만큼 최종수비까지 내려와 수비를 하고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곤 했는데 제가 볼땐 굉장히 뭔가 어긋난 느낌이였고 오히려 공격,수비 양쪽다 그다운 플레이를 못보여준적도 있었던 거 같습니다. 예전 니폼니시 감독이 했던 말에 "그에게 수비부담을 너무 주게 되면 플레이가 죽는다. 그가 자기 식의 플레이를 할수 있는 여건을 감독이 마련해 줘야 한다" 이런 말을 했었죠. 제가 아마추어적인 식견으로 판단해 보기로는 제가 보아온 윤정환선수는 적극적으로 달라붙어 수비하는 모습보단 보통은 공격진에서 길목을 차단하고 볼의 흐름을 예측하고 끊는 그런식의 수비를 주로 보여줬고 그후에 바로 공격으로 나아가는 플레이를 보여줘왔기때문에 그런듯 합니다. 그런 모습이 가끔 어떤 축구팬들의 눈에는 책임없는 소극적인 수비라고 매도하는 근거를 제공하는것 같고 그럴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 전에 한창 J리그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을때 일본의 한 잡지사 기자가 한말중에 "윤정환을 보면 프랑스 대표팀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페트릭 비에이라가 떠오른다. 그는 체격은 작지만 공의 길목을 중간에 차단한후 바로 공격으로 나아가는 패스는 굉장히 위협적이다" (비에이라라는 세계적 수비형미드필더..! 그러나 개인적으로 그선수가 어떤 스타일인지 잘은 모르고 워낙 등치가 있는 선수여서.. 저는 이말을 듣고 갸우뚱했었습니다.) 현재 박주영 선수가 그런식의 수비를 하면서 공격에 치중하는것 같던데 그렇게 윤정환선수를 수비안한다고 무조건적인 비판을 일삼던분들이 박주영이 수비안한다는 어떤 분의 글을 보고는 "수비안하는 선수가 어디있냐? 공격형 미드필더가 어디까지 수비하기를 바라느냐? 박지성처럼 수비라인까지 내려와서 몸싸움하고 그래야 꼭 수비를 하는거냐? 지단이나 또띠같은 애들도 팀에서 공격에 많은 프리미엄을 부여한다.." 등등의 리플을 다는걸 보고 맘이 아팠습니다. 결국 이걸 보고 느낀건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면 절대 토론이 될수 없다는것이죠. 같은 상황도 이렇듯 스스로 유리하게 해석하게 되니까요. 어쨋던간에 만약 윤정환이 유상철같은 적극적인 수비가담을 보여준다면 더욱 장점이 많은 선수로 인식될 거구요..따라서 그런 수비가담면의 부족함은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사실 월드컵전에 히딩크가 끝없이 비판을 받다가 캐나다처럼 알지도 못하는 팀과 비기기도 하면서 정말 장난이 아닐정도로 여론이 악화됐었습니다. 그러다가 여론이 급반전하게 된 계기가 된 평가전은 다들 기억하시다시피 그 후에 있었던 핀란드,스코틀,터키 이 연속된 3경기에서의 선전이였습니다. 우연히도 이때부터 윤정환,황선홍등의 J리거가 합류하고 (사실 윤정환은 최용수와 많은 호흡을 맞추긴 했지만 황선홍선수야말로 둘은 눈빛만 봐도 통하는 미드필더와 공격수였죠. 뭐 황선홍 선수의 얘기들에서도 알수 있는 대목입니다.) 어쨋던 히딩크사단의 월드컵전 수많은 유럽과의 평가전중 그래도 윤정환이 어느정도 뛸수 있었던 그 3경기.. 특히 핀란드,스코틀전에서의 골과 경기흐름은 그의 발에서 대부분 나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저또한 그렇게 생각하구요. 2경기에서 대승을 거둔 후 터키(그땐 터키가 별로 네임밸류가 있는팀이 아니였습니다.) 와의 경기에서 윤정환은 플메로 선발출장했고 결국 0대0으로 비겼습니다. 대승을 거둔 뒤의 무승부여서일까요? 후에 터키가 월드컵에서 어떤모습을 보일줄 몰랐던 많은 네티즌들은 또다시 윤정환을 보면서 "그렇게 잘한다던 윤정환이 뛰었는데 왜 무승부냐!"며 매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지금생각하면 정말 근거없는 소리 아닙니까? 그런데 아직도 유럽과의 경기에서는 윤정환은 안통한다! 그가뛰면 수비에 구멍난다! 라는 말은 도대체 뭐가 근거인지 개인적으로 안타깝습니다. 이전 96 올림픽때 윤정환을 중용했던 비쇼베츠는(당시 올림픽팀은 유럽과의 대등한 체격을 강조해서 다들 장신선수만 살아남았지만 놀랍게도 유일하게 살아남은 단신선수가 윤정환이였고 주장까지 맡았었습니다.) 그 비쇼베츠 감독이 02년 월드컵전에 어떤 계기여서 였는지는 모르지만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윤정환은 자기 스타일대로 플레이하게 해줘야 플레이가 산다. 그의 공격력은 수비가담을 커버하고도 남을 정도다" 이런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 생각엔 이런부분..- 적극적 수비가담의 부재-와 자기식의 플레이의 고집.. 는 감독이 볼때 어찌보면 지시에 불응하는듯한 인상을 줄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분명 만족스럽지 않은 모습일 듯 합니다.(특히 차범근감독과는 결국 그런부분에서 마찰이 있었고 뒤에 차범근감독의 수기에 윤정환과 고종수를 거론할때 나옵니다..그러다 98월드컵 본선직전 현지 평가전때 마케도니아와 경기에서 교체되자마자 다시 교체되서 나오면서 물병을 걷어차고 결국 종착역 직전에 98 월드컵 본선무대 대신 한국으로 돌아왔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그런 차범근 감독조차도 98월드컵감독 맡기전 잠시 해설가를 할때 윤정환 선수 플레이만 보면 흥분해서 "내 현역때보다 뛰어난 선수다!" 라는 듣기힘든 칭찬과 "그는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선수다!" 이 두마디가 생각납니다. 워낙 윤정환 선수가 볼만 잡으면 이름을 수도 없이 부르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으니까요. 그리고 감독직을 맡자마자 윤정환을 발탁했었죠. 히딩크역시 윤정환에대해 "유니의 축구센스는 정말 놀랍다" 우리말로하면 "유니는 정말 축구를 잘한다" 뭐 이런 뉘앙스였는데..(핀란드,스코틀랜드,터키)평가전 쯤에 그를 써보고 했던말 같습니다. 그런 그들도 최종에는 결국 그를 쓰지 못했습니다. 윤정환을 괴롭히는 약점은 결국 방금 앞에서 말한 수비가담과 하나를 더 덧붙이자면 체격에서 비롯된 몸싸움입니다. 혹자들이 체력과 오해하는 부분인데.. 엄연히 다른겁니다. 저역시 이 적극적 몸싸움에 대한 지적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요즘 윤정환 이후로 눈여겨 보고있는 마치 윤정환 데뷔시절의 플레이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박주영 선수를 보면 그역시 이 부분에 문제를 갖고 있는거 같은데..한국선수중 윤정환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어쨋던 윤정환선수는 이 부분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만큼 모험과 안정에서 감독은 후자를 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뭐 전 니폼니시 감독같이 수비보다 미드필더의 패싱플레이와 공격의 창조성을 중요시하는 감독은 윤정환을 중용했었고 나름대로 성과도 보여줬습니다. "윤정환은 유럽에서 당장 통할 선수다"라는 말을 했었죠. 이렇듯 여러 훌륭한 감독들도 자기 스타일에 따라서 선수발탁과 기용은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그것은 감독 고유권한이고 자기만의 스타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책임을 지는것도 감독이니까요. 그러나 제 개인적 바램으로는 윤정환 같은 저로썬 한국선수중 듣도보도 못한 그런선수가 큰 무대에서 한번 검증받지못하고 사라질수도 있다는게 너무 아깝습니다. 축구를 너무 쉽게하고 자연스럽게 볼처리를 하는 움직임.. 사실 전 요즘심정 같아서는 아무 다른선수나 좋아해버리고 싶습니다. 너무오랫동안 윤정환 선수만을 좋아하면서 그가 큰무대에서 뛰는걸 보고싶었지만 기다림이 너무 길어지니까 이제 너무도 답답해서 그냥 순결(?)ㅋㅋ^^;; 버리고 다른 좋아하는 선수가 생겨서 그 선수가 월드컵 같은 무대에서 뛰는걸 보면서 좋아하고 싶은 맘입니다. 거의 한(?)이 되 버릴 지경이니까요..^^;; 그러던중 최근 윤정환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아직까진 유망주인 박주영 선수를 보았습니다. 제 개인적 느낌상 아직 윤정환같이 천부적인 감각이 자주 보이진 않지만 가끔은 더 뛰어난 면도 보이고 특히 안정환같이 화려한 테크닉은 아니여도 간단명료하고 쉽게 상대방의 움직임을 역이용하는 영리한 드리블링..이건 윤정환이 보여주는 몸놀림과 거의 동일합니다. 한마디로 머리좋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플레이.. 요즘 박지성 선수 대단하죠? 저도 관심있게 보고 박지성선수 좋아합니다만..이건 윤정환선수 좋아하는 느낌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그동안 꾸준히 성장하면서 보여줬던 '성실함',인내 그리고 이제 만개한듯 폭발적인 활동량,적극성,몸싸움,드리블링 이런것을 보면 시원합니다. 그러나 윤정환이 보여주는 천부적인 패싱,감각적인 킥,영리한 몸놀림..이런건 선천적이라고 개인적으론 생각하고 있습니다. 친구들에겐 성실한 베토벤보다 모짜르트를 더 좋아한다고 하곤 하죠 ^^;; 어제 k리그 올스타 투표하러 들어가봤더니 각선수마다 프로필에 특성이 설명되 있더군요..윤정환 선수를 봤더니 거기엔 혹자들이 오해하는 부분.. 스피드(순간스피드가 02년 월드컵멤버중 몇손가락 안이라고 들었던 적이 있는데 역시 거기도 거론되있더군요),드리블링,킥에 대해 객관적으로 나와있더군요..가끔 윤정환을 폄하하는 사람들이 근거없이 얘기하는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은 역시 제가 아는 부분은 다 안다고 생각하니 괜히 안도되는 기분이였습니다. 하여간 제 개인적 바램은 제가 판단하기엔 플메로써 이상적인 경기조율,시야,패싱력,킥력,안정적 볼키핑을 고루 갖춘 윤정환 선수가 큰 경기에서 그의 섬세한 재능을 맘껏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항상 전방으로 시선을 향하고 횡패스보단 전방으로의 종패스를.. 무에서 찬스를 만들어 내는 그의 재능을 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누군가 감독,그 주변에서라도 변화를 추구하고 약간의 모험을 하려는 마인드를 가져야 겠지만 뭐 안되도 상관없습니다. 그가 국대가 안된다고 해도 프로리그에서 항상 그의 경기를 응원할 생각입니다. 아직까진 윤정환만큼 축구매니아인 저를 흥분시키고 설레게 하는 그런 플레이어는 과거도 현재까지도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