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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초에 올해 첫 산행후 가을모습이 궁금해 산행기회를 찾던중 석이빠로부터 北灵山산행계획을 듣고는 지난 주말, 한달여만에 산행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北灵山은 제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 민폐를 끼친 코스의 시발점이라 北灵山얘기만 나오면 자다가도 꿈을 꿉니다. 차량 출발 20여분후 초코바의 인사...(am 6:24) 맑은 가을햇살아래 유유히 존재감을 과시하는 풍력발전소... 3시간 반여를 달려 드디어 도착...(am 9:39) 산에 오르기전엔 반드시 준비운동... 침대에 오르기전엔 반드시 허리운동... (침대쿠션이 걱정되서...) 배에 오르기전엔 반드시 호흡운동... (멀미할까봐 걱정되서...) 뱅기에 오르기전엔 반드시 다리운동... (장시간 앉아있어야 하기에...) (겨우 마무리했네...) 운동후 40여분간 올라가니 보이는 능선... 능선위엔 저렇게 세분이 계셨는데... 얼핏보기엔 짠밥있으신 분이 누워서 신참을 군기잡는 모습같습니다. 우리 산악회에도 아직 저런 우수한 전통이 남아 있다니... 그래서 제가 다가가 세분을 설득시킨후 사진찍어 줄테니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니... 억수로 좋아했습니다. 제일 좌측분은 2010년 말근사나케회장님이셨던 송진님, 중간분은 2011년도 말근사나케회장님이셨던 청량산님... 제가 청량산님께서 회장직을 수행할때 사무국장을 맡았다가 회사일이 바빠 산을 잊고 살다가 5년후 다시 컴백했습니다. 참고로 청량산님은 내일부터 전북익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재중국선수단의 단장역을 맡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일 우측분은 그날 처음 산에 나오신 kimboshi님. 근데 사진이 조금 이상하죠? 이 사진을 찍자마자 바로 그 찰나에 밧데리가 없어 휴대폰이 close될때의 모습이라서 저렇습니다. 그래도 천만다행인게 다들 모가지는 살아 있다는거... 만약 윗부분부터 close되었으면 다들 모가지는 없고 다리만 있게 되겠죠. 근데 모가지가 사투리같은데... 갑자기 표준말이 생각이 안나서 모가지로 표현한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그래도 모가지라는 뜻은 다들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만약 모르시면 모가지를 검색해보세요. 모기지가 아닙니다, 모가지입니다. 그리곤 능선을 따라 올라가며 내려다본 세상... 고지대의 자작나무, 저지대의 산봉우리, 또 그 아래의 민초들의 터전... 그리고 이 모두를 휘감고 있는 창공... 우리가 정복해야할 봉우리들... 남피디님과 사니조아님... 글고 bond님... bond님을 1년반만에 뵙는것 같습니다. 글고 그 뒤에 오시는 분은... 복장은 아름다우신데 모가지가 가려진게 안타깝습니다. 참고로 저의 '모가지'론은 남자에게만 해당되는게 아닌 남녀평등적으로 적용됨을 알려드립니다. 공뭔나으리... 항상 조용하시고 의젓하신게 세월의 풍파를 많이 겪어신 분 같았는데 알고보니 저보다 두살선배님이시더군요. 그래서 시간되면 자주 뵙고 함께 사서삼경을 읊어보기로 했습니다. . . . . . 책제목만... 다시 앞으로... 당일날 바람이 많이 불어 점심식사 장소잡기가 쉽지 않더군요. 특히 산바람은 체감온도에 바로 영향을 주기에 바람막이 대피소가 절실했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요즘 같은 계절에 산행시 필수준비물을 잠깐 말씀드리자면... 방한복, 방풍복은 물론, 기온이 내려가면 폰밧데리 소모량이 크기에 휴대용밧데리는 꼭 챙기세요. 글고 썬글라스는 항상 배낭속에 넣어두시길... 썬글라스는 멋이 아닙니다. 앞사람이 스치고 지나간 잔나무가지가 자신의 눈을 향해 덮칠수도 있으니 안면보호용으로 꼭 챙겨두세요. 더군다나 요즘같은 메마른 계절엔 더더욱 필요합니다. 그나마 바람을 막아주는 장소를 잡아 저렇게 휴식하다가... (am 11:31) 그냥 저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바람막이 텐트를 펼치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저 텐트는 여자용이었습니다. 여인네들만 들어가더군요. 남자용텐트는 언제쯤 준비가능한지... 이 사진을 잘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앉아 계신분은 2011년 말근사나케 회장님이셨던 청량산님이시고 중간의 분은 2010년 말근사나케 회장님이셨던 송진님입니다. 참고로, 좌측에 서계신 분은 저의 위대한 고향선배님이신 '산수유'님입니다. 근데 제가 저 두 역대회장님에 대한 호칭을 계속 이렇게 길게 쓸수가 없어 아래와 같이 간략하게 호칭할까 합니다. 2011년 말근사나케 회장 '청량산'님 + 2010년 말근사나케 회장 '송진'님 = '쟈들' 언어라는 것은 자동적으로 생성되고 소멸된다고 합니다. 한 예로 우리나라에서 쓰는 '갑질'이란 단어가 최근 미주 영어판에 'gapjil'로 표기된다고 하듯이 언어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모되고 있습니다. 고로 국어사전을 검색해봐도 '자'는 있어도 '쟈'라는 표현은 없기에 1012차 산행후기에서 '쟈들'에 대해 사전적 의미를 나름대로의 부여하자면... 쟈=청량산님과 송진님에 대해 제 최대의 존경심을 불어 넣고 심어 넣은 간략한 지칭대명사, 들=제 최대의 존경심을 넣은 지칭대상의 복수형 그리하여 임시방편적으로 저 두 고명하신 前회장님들을 감히 '쟈들'이란 표현으로 호칭하겠으니 양해부탁드립니다. 그럼 얘기는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서... 쟈들이 실실 쪼갭니다. 그러다가 사료섭취도 저렇게 쟈들끼리만 하고 계십니다. 그것도 쟈들이 우리보다 높은 자리에서 앉아서... 우리를 알로 보는건지...
그리고는 식후 우린 다 정상에 올라가는데 쟈들은 쟈들끼리만 식사를 마치고 바로 하산해서 塔尔寺를 견학하셨다나... 순간 복잡미묘한 감정이 데쟈뷰되면서 日月이 바뀌는 한이 있더래도 쟈들은 안바뀔줄 알았는데... 라는 감정을 이 세상 그누구도 몰래 지금도 저는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잠시 쟈들에 대한 얘기는 접고... 그날은 바람이 심하게 부는날, 산악회임원님들의 남다른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바람막이 텐트에 라면봉사, 커피봉사... 바람부는 날이면 저곳에 올라 알바로 텐트, 라면, 커피장사를 하셔도 될듯... 식후 다시 정상을 향하여... (pm 1:6) 그 날 사니조아님의 찍사 봉사정신또한 남달랐습니다. 미리 명당터에 자리잡고 저 길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을 다 찍어 주었습니다. 필름값도 안나올텐데... 근데 저렇게 봉사하는척 해놓고는 뒤로는 해결사를 풀어 사진값을 요구하는건 아닌지... 하지만 저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당하신 분이 있으시면 제보바랍니다. 근데 후한이 두려워 제보를 꺼리는 경우가 대다수일겁니다. 구름한점없는 파란 하늘아래을 배경으로 산행의 여유를 즐기는 여러 선남선녀들... 공뭔나으리께서 두 팔을 벌리자 갑자기 태양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늘도 공뭔의 파워를 실감하는 모양입니다. 석이빠와 연석이역시 태양의 공전운동 방향을 지시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사니조아님의 봉사정신... 이때 웬 할배가 말 두필을 끌고 와서 영업시도... 분위기는 냉담... 우린 다시 걸어서 정상으로... 정상을 오르는 후미모습... 뒷산의 능선길이 우리가 걸어온 길... 北灵山정상에서 집단 사진... (pm 2:29) 단체사진촬영후 고교선배님과 한컷... 2년전 옥도산에서 사니조아님덕분에 우연찮게 고교선후배관계가 밝혀지고... 고로 우리관계를 책임지는 의미에서 사니조아님께서 촬영... 이번엔 하산길에 철탑옆에서 고향 선배님과 한컷... 이 사진 역시 사니조아님의 작품... 그 날.. 사니조아님의 다리는 완죤히 프로펠러였습니다. 좌펠러, 우펠러... 그리고 중간펠러... 그날 첫 산행에 나오신 kimboshi님... 저는 처음에 뉘신지 잘 몰랐는데... 올해 부처님오신날의 초파일행사때 제가 진행사회를 맡았었는데 그때 절에서 저를 봤다며 먼저 인사를 하시더군요. 그땐 양복이고 지금은 등산복이라 왠만하면 잘 몰라보는데 대단한 눈을 지니신 분이란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다음엔 수영복을 한번 입어볼까도 생각중입니다. 워낙 출중하신 분같아 이번엔 능선을 배경으로... 배경이 엄청 보기 좋습니다. 촬영기술이 좋나... 글고 공뭔나으리... 이 사진역시 확트인 초원이 좋아보입니다. 촬영후 철탑근처에서 다들 피곤해 쉬고 있을때 힘차게 달려오는 두필의 말이 있었으니... (사진중앙참조) 아까 영업시도했다가 실패한 그 할배... 드디어 영업에 성공하신 할배... (pm 3:11) 애마도령과 아이애마... '비록 처음 내딛는 말길이지만 부디 그 말길을 잘 걸어가시어 서로가 말길을 잘 소통되는 세상에서.....' 이렇게 마음속으로 빌면서 말길을 쳐다보는데 그 말길의 꽁무니를 열심히 따라가서 역사의 흔적을 남겨볼려고 이가 있었으니... 그 분은 바로 또 사니조아님... 이번에 사니조아님의 다리는 다리가 아니라 완죤히 날개였습니다. 좌측날개, 우측날개... 그리고 꼬리날개... 말들이 지나간 자리를 뒤따라가며 바라본 숲속에는 가을이란 계절이 훓고 지나간 흔적이 저렇게 뒹굴고 있었습니다. 가을의 감정을 추스리며 내려 오다보니 말의 주인이 바뀌어져 있었습니다. (pm 3:33) 애마도령과 아이애마대신 이번엔 애마할매들께서 데뷔하고 계십니다. 예전엔 무심코 지나친 단풍들이 이젠 제 시야에 들어 오는게... 이게 철이 드는 건지, 아니면 나이가 드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세상이 바뀌고 있는건지... 금색물결의 나뭇잎들을 배경으로 이름 모를 山友님께 한컷... 드디어 민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pm 4:19) 우리집 냉장고에는 파, 마늘, 고추, 양파, 양배추(이름하야 五菜)가 쉬는 날이 없는데 五菜중 하나인 파가 싱싱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이런 감정을 느끼는것 보니 저도 나이가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민가에서 기르는 양떼들... 마을어귀에 세워둔 누군가의 오토바이 안장에 새겨진 한글... 은시오?, 오시은? 드디어 버스 발견... 아침엔 버스가 있는 뒷산을 향해 올랐다가 한바퀴돌고 이쪽으로 하산... 버스 탑승완료... (pm 4:36) 버스가 출발하여 돌아 오는 길이 막혀 4시간 반만에 왕징도착...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장충동족발집으로 직행했습니다. 산행의 휘날레는 당연히 뒷풀이... 주전자에 소주를 붓고 레몬을 짜서 섞어 보쌈과 먹어보니 그 술맛은... 레몬소주맛이었습니다. 이렇게 그간의 안부를 물으며 목을 축이고 있는데 갑자기 초코바가 잔을 들고 왔습니다. 이 대목에서 한가지 밝혀드리자면... 우리 초씨가문은 술자리에서 가나다순이 늦은 쪽에서 빠른쪽으로 술잔을 들고 와서 술을 권하는 그런 전통이 있습니다. 不好意思... 그래서 우리는 술잔을 마주치며 가을밤 달빛의 음룔에 따라 북극성을 읊어보고 북두칠성을 그려보며 은하계를 노래하고 블랙홀을 밀어내며 선문답을 주고 받다가... 초코바의 고향이 제 고향근처라는 소식에 갑자기 제 위벽이 태권브이도 부러워할 정도로 보호막이 쳐짐을 느껴져 바로 러브샷, 호미샷, 곡괭이샷 등등으로 그 분위기를 이어가다보니... 저도 인간인지라 자세가 조금 흐트러짐이 느껴져 가문의 체통을 눕혀야되나, 깔아야 되나, 엎어야되나 등등을 고민하다가 취중에 문득 고개들어 한번 쳐다봤는데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쟈들이 또 저카고 있습니다. 무슨 틈만 나면 쟈들은 저래 붙어가 저런 난리를 쳐요... 하여간 뭔 틈을 못줘요, 틈을... 이렇게 1차자리를 대강 마무리하고 나가다가 본드님이 2차를 산다고 하셔서 우리는 4인1조가 되어 꼬치집으로 이동했습니다. 숯불에 익혀먹는 소힘줄... 숯불에 구워먹는 꼬치도 맛이 일품이었고 특히 양꼬치는 고기가 두툼한게 맛도 좋았습니다. 전생에 종군기자출신이지 싶은 제가 아무리 취했다고 역사의 현장을 놓치면 안되기에 취중에 아리까리한 모습으로 폰을 들고 상대팀을 찍어 봤습니다. 근데 저는..... 초코바의 코가 저렇게 긴지 몰랐습니다. 피노키오는 거짓말만 하면 코가 길어진다는데 초코바의 코는 술만 마시면 저렇게 길어지는건지... 코가 길면 뭐도 크다...? 아니 코가 크면 뭐도 크다가 맞는데... 글면 코가 길면 뭐도 기나...??? 이 명제는 멀지않은 시간에 기회를 잡아 가까이에서 한번 확인해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익어가는 가을향기속에, 새롭게 단장하는 산을 배경으로 간만에 고향선배님, 고교선배님, 불자님, 공뭔선배님, 글고 오랜 세월을 함께한 쟈들까지 이렇게 만나 뵈으니 마치 이번 산행은 산악회에서 저를 위한 이벤트로 산행을 준비한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최근들어 지도자동지들의 노력으로 산악회의 외연이 많이 확장된 만큼 인연의 실타레는 또 이렇게 폭넓게 이어지며 만남의 각각 형상들은 모두의 기억속에서 추억으로 공존할것이라는 생각을 가져보며 1012차 산행후기를 이만 마칩니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산에 나오십시오. 그러면 다음번 산악회이벤트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일것입니다. 감사합니다. p.s 코=초코바의 코, 뭐=초코바의 콧구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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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세한 후기 재미나게 보았습니다. 초류향님! 수고하셨어요!
잘보고갑니다
한편의 무성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즐겁게 잘 감상 했습니다. 초류향님 덕분에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산행이었네요. 감사합니다~
이제사 엄청 재미지고 실감나는 후기를 감상했네요.
초류향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