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시간이 짧아 미리 준비된 A4 용지 네 장과 DVD 자료를 선수들에게 나눠주어 자신이 해야 될 역할(Role)을 부여받았다는 많은 선수들의 대답을 듣고 전술적으로 이미 어떻게 하겠다는 의지를 조광래 감독이 보여주지 않았나 합니다.
사실 저 방식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 왔을 때 국내에도 상당히 화제가 되었죠. 다음 A매치 소집 시 전술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알려주겠다고 하는 건 축구강국들이 짧은 훈련 시간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물론 A매치를 많이 잡아서 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예로 브라질) 클럽 축구의 파워가 큰 지금으로서는 훈련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겁니다.
이전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전형적인 4-4-2 시스템에서 조금은 변형적인 4-2-3-1로 경기를 했습니다. 결과로 따지면 16강 진출 및 강호와 맞서도 우리의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16강 우루과이전)을 심어주었지만, 한편으로는 미드필더에서 만들어나가는 플레이의 부재, 볼 소유 시간이 길어 커팅당할 경우 상대에게 역습을 내주는 불안한 플레이가 자주 이어졌지요. 공격전개는 괜찮았지만 미드필더의 세밀함 및 경기템포가 아쉬운 허정무 감독의 대표팀이었습니다.
단 이틀간의 훈련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축구가 어떤 것이다라고 보여주는 것만 해도 성공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했으리라 봅니다. 저도 그 중 한 사람이었고요.
하지만 그 이틀안에 자신의 의도하고자 하는 축구를 보여주었다는 점에 많은 언론이 조광래 감독에게 후한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데뷔전이긴 하지만 많은 문제점이 노출된 것을 집어내는 기사도 있었지요. 그래도 지금까지는 상당히 우호적인 분위기로 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한 경기를 못하게 되면 온갖 비난이 쏟아지는 한국 언론 및 누리꾼들 때문에 아시안컵에서 행여나 좋은 성적을 못 냈다고 하차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저도 줄곧 아시안컵 우승을 바라고 있는 한 사람이지만 지금 절대적으로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데뷔전은 훌륭히 치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아시안컵 결과에 상관없이 브라질 월드컵까지 조광래 감독에게 기회를 주었으면 합니다.
기간으로만 따지면 약 5개월 정도의 시간이 있지만 소집해서 할 수 있는 훈련은 얼마 되지 않지요. 너무 오랫동안 아시안컵의 왕자를 차지하지 못한 게 저로서도 안타깝긴 합니다만 참가하면 바로 우승할 수 있는 대회는 절대 아니지 않겠습니까? 아시아 최강이라고 자부하는 한국이긴 하나 최근 들어서 결승까지 간 적은 없었습니다. 최고 성적이 4강이었지요.
비록 한 경기였지만 강한 인상을 준 이번 대표팀을 저는 브라질 월드컵까지 보고 싶습니다. 아시안컵 우승을 절실히 바라지만, 설사 우승을 하지 못한다 하여도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도록 조광래 감독을 지원해 주었으면 합니다. 패스 플레이로 월드컵에서 플레이하는 걸 보고 싶은 건 제 욕심이 너무 과한 거려나요?
첫댓글 사견입니다만 마지노선은 차기대회 자동티켓이 부여되는 3위, 결승 진출은 본전치기, 우승은 성공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특히 3위 이상은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월드컵 본선을 준비할 시기에 예멘, 홍콩등과 경기했던 일본꼴 나는건 보고 싶지 않군요.
저도 3위는 했으면 하는데, 만약 또 8강에서 이란을 만나다면...아, 끔찍합니다.-_-;;;
어제 경기에서 새 얼굴들이 많이 보였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조감독이든 협회든 아시안컵 올인모드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부담없이 하는 것도 좋고 아시안컵 성적과 조감독의 거취를 연결시키지 않는 것도 찬성이지만.. 아시안컵 우승의 열망만은 희석시키지 않았으면 합니다. 결국 세대교체를 통한 2014WC 로드맵의 조기완성과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건데요.. 사실 감독과 선수들의 능력은 의심하지 않지만, 리그,AFCCL,플레이오프,아시안게임,컵대회,FA컵 등등 빡빡한 일정사이에서 대표팀소집이 순조롭게 조화될 수 있을 지가 걱정입니다. 이란과도 붙어야 되는데 요즘 분위기가..
저도 그 부분이 걸리더라고요. 말이 5개월이지 실제 훈련할 수 있는 기간은 한달도 채 되지 않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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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우승했으면 좋겠습니다! 컨페드컵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 냈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그런데 항상 8강에서 만날 것만 같은 이란이.....이란이라니!
아시안컵 결과에 대해서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지만...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우리 대표팀을 보고 싶은 열망은 간절합니다...또한 아시안컵 결과에 따라 조광래 감독님의 거취가 도마에 오른다면,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많이 슬픈 일이 되겠죠...워낙 승부욕이 대단한 분이라서 잘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2004년 아시안컵에선 난타전으로 8강에서 떨어졌죠. 96년 아시안컵에선 아직도 그 스코어로 놀려대는 5:2 문구....의 비극도 있고.
8강에서 제발 이란만 안 만났으면 좋겠네요. 얘들은 평가전에선 고만고만한데 이상하게 아시안컵 본선 가면 딴 팀이 돼버리니....
그래도 이란한테 좋은기억도있죠.. 2000년아시안컵에선 8강에서 이란한테 2-1 역전승거두었고..특히 종료직전골이라 더짜릿했었죠..ㅎㅎ 2007아시안컵 8강에선 이란한테 승부차기끝에이겼구..만약에 이번에도 8강에서 이란을만난다면 96.00.04.07에이어서 무려 5대회연속 8강에서격돌이군요..근데 쓰고보니 96땐 지고 00땐이기고 04땐 지고 07땐이기고 이번엔 또 질차례? ㅎㅎ ㄷㄷㄷ... 쓰고보니 안만나는게 왠지 좋을꺼같군요 ㅎㅎ..
이번에도 8강에서 이란 만날 가능성이 높죠. ㅎㅎㅎ
아, 올라가더라도 8강에서 이란 만나면 힘 다 빼고 4강전에 임하니 차라리 사우디가 더 나을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