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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명구고 성문우천(鶴鳴九皐 聲聞于天)
학이 깊은 물가에서 울면 하늘까지 그 소리가 퍼진다는 뜻으로, 현명한 사람은 어느 곳에 있어도 반드시 세상 밖으로 드러나게 되어 있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이다.
鶴 : 학 학(鳥/10)
鳴 : 울 명(鳥/3)
九 : 아홉 구(乙/1)
皐 : 물가 고(白/6)
聲 : 소리 성(耳/11)
聞 : 들을 문(耳/8)
于 : 어조사 우(二/1)
天 : 하늘 천(大/1)
출전 : 시경(詩經) 소아(小雅) 학명(鶴鳴)
이 성어는 자신을 비방하는 사람들에게 한(漢)나라 무제(武帝) 때 사람인 동방삭(東方朔)이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표현한 말이다.
시경(詩經) 소아(小雅) 학명(鶴鳴)
鶴鳴於九皐, 聲聞于天.
학이 깊숙한 물가에서 울면, 소리가 하늘까지 들린다.
魚潛在淵, 或在于渚.
물고기는 연못에 숨어 있으나, 간혹 못가에도 있다
학명구고(鶴鳴九皐)란 말은 시대를 건너뛰어 사마천의 사기 '골계열전(滑稽列傳)'의 동방삭(東方朔)편에 다시 등장한다.
동방삭(東方朔)은 한(漢)나라 무제(武帝) 때의 사람으로 자는 만청이며, 벼슬이 금마문(金馬門) 시중(侍中)에 이르고 해학(諧謔)과 변설로 이름을 날렸다.
언젠가 학궁에 모인 박사와 여러 선생이 의론을 펴던 끝에 모두 동방삭을 이렇게 비난했다.
時會聚宮下博士諸先生與論議, 共難之曰 :
소진과 장의는 만승의 군주를 한번 만나기만 하면 경상의 지위에 오르며 그 은택은 후세에 까지 미쳤습니다.
蘇秦張儀一當萬乘之主, 而都卿相之位, 澤及後世.
지금 선생께서는 제자백가의 말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외우고 있고 문장을 짓는데도 뛰어나 스스로 세상에 둘도 없다고 있으니, 보고 들은 것이 넓고 사물을 판단하는데 밝으며 변설과 지혜가 뛰어난 선비라 할 수 있습니다.
今子大夫修先王之術, 慕聖人之義, 諷誦詩書百家之言, 不可勝數, 著於竹帛, 自以為海內無雙, 即可謂博聞辯智矣.
그러나 황제를 섬긴 지 수십 년의 시간이 지났건만, 벼슬은 겨우 시랑(侍郞)이고 직위는 집극(執戟; 보초병)에 지나지 않습니다. 잘못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무슨 까닭입니까?
然悉力盡忠以事聖帝, 曠日持久, 積數十年, 官不過侍郎, 位不過執戟. 意者尚有遺行邪. 其故何也?
동방삭이 말했다. '이것은 진실로 당신들이 다 알 수 없을 것이오. 장의 소진이 활동하던 시기도 한 시대(난세)요, 지금도 한 시대(태평)요. 어찌 그때와 지금이 같겠소.
전해 내려오는 말에도 '천하에 재해가 없으면 성인이 있다 해도 그 재능을 펼 데가 없으며,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화합하고 뜻을 모으면 어진사람이 있어도 공을 세울 수 없다'라고 했소.
그래서 '때가 다르면 일도 다르다' 라고 하는 것이오. 그렇다고는 하나 어떻게 제 몸을 닦는 일에 힘쓰지 않겠소?
시경에서도 이렇게 노래했소. '궁궐에서 종을 치면, 소리는 밖까지 들린다. 학이 깊은 물가에서 울면, 소리가 하늘까지 들린다.'
鼓鍾于宮, 聲聞于外. 鶴鳴九皐, 聲聞于天.
진실로 제 몸을 닦을 수만 있다면 어찌 열달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겠소. 태공망 여상은 몸소 인의를 실천하다가 일흔 두 살에야 주나라 문왕을 만나 자신의 포부를 실행할 수 있게 되었고, 제나라에 봉해져(자손에 이르기 까지) 700년 동안이나 끊이지 않았소.
이것이 바로 선비가 밤낮으로 부진런히 학문을 닦으며 도를 실천하기를 멈추지 않는 까닭이오.'
동방삭(東方朔, 기원전 154 ~ 92)
동방삭(東方朔)은 전한(前漢)의 정치가로, 자는 만천(曼倩)이며 평원군(平原郡) 염차현(厭次縣) 사람이다. 전한 무제 시기 태중대부(太中大夫)까지 지냈던 인물이다.
걸출한 외모, 익살스러운 언변과 거침없는 행동 때문에 동방삭은 생존할 당시부터 이미 무성한 소문을 만들어냈다. 사람들은 특히 동방삭의 해학과 말재주를 좋아하였다고 전해지는데, 동방삭에 관련된 설화는 한국에서도 널리 유행하였다.
한서 권65 동방삭전(東方朔傳)에는 그의 저술로 답객난(答客難), 비유선생(非有先生), 봉태산(封泰山), 책화씨벽(責和氏璧), 황태자생매(皇太子生禖), 병풍(屛風), 전상백주(殿上柏柱), 평락관부렵(平樂觀賦獵), 팔언칠언(八言七言), 종공손홍차거(從公孫弘借車) 등이 언급되어 있다.
이 외 '신이경'과 '십주기(十洲記)' 등 지괴(志怪)소설의 저자가 동방삭이라고 전해지고 있으나 모두 가탁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설에 따르면 동방삭이 삼천갑자를 살았는데, 서왕모의 복숭아를 훔쳐 먹어 죽지 않게 되었다고도 하고, 저승사자를 잘 대접했다고도 한다. 원래 별의 요정이었다는 말도 있다.
한국에서는 마고가 동방삭을 잡으려 계교를 꾸몄는데, 냇가에서 숯을 씻었다. 동방삭이 이를 보고 내가 '삼천갑자(三千甲子)'를 살았으나 검은 숯을 씻어 희게 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하니 마고가 잡아갔다.
경기도 용인에서 발원하는 탄천(炭川)에는 이같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어 탄천의 상류인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에서는 전설을 중심으로 탄천문화제라는 행사를 해마다 열고 있다.
삼천갑자 동방삭을 잡기 위해 저승사자가 이곳에서 숯을 갈았다는 전설이 깃든 탄천에서 저승사자의 숯가는 모습을 연출하고 고싸움도 벌일 예정이라는 것인데 주민들은 매 2년마다 하던 행사였지만 개발로 수년째 중단됐던 이것을 이번에 다시 살려 정례화했다.
史記 卷126 滑稽列傳 第66
이 편은 익살스러운 말로 사람들을 감동시킨 사람들에 대한 일화를 열전으로 엮은 것이다.
사마천은 전국시대의 인물인 순우곤(淳于髡), 우맹(優孟), 우전(優旃)에 대해 기록했으며 후세에 전한(前漢)의 사학자인 저소손(褚少孫)이 곽사인(郭舍人), 동방삭(東方朔), 동곽선생(東郭先生), 순우곤(淳于髡), 왕선생(王先生), 서문표(西門豹) 등 여섯 명의 일화를 이 편에 덧붙여 놓았다.
5. 동방삭(東方朔)
이 장은 저소손(褚少孫)이 기록한 동방삭(東方朔)의 전기이다. 한 무제 때 태중대부(太中大夫)까지 지냈던 인물로 걸출한 외모, 익살스러운 언변과 거침없는 행동 때문에 동방삭은 생존할 당시부터 이미 무성한 소문을 만들어냈다. 속설에 서왕모(西王母)의 복숭아를 훔쳐 먹었기 때문에 죽지 않고 장수하였다 하여 '삼천갑자 동방삭'이라고 불렀다.
한서(漢書) 권65 동방삭전(東方朔傳)에도 전기가 기록되어 있으며, 태평광기(太平廣記)에도 실려 있다.
武帝時, 齊人有東方生名朔, 以好古傳書, 愛經術, 多所博觀外家之語.
무제 때 제(齊)나라 사람으로 동방선생이 있었는데 이름은 삭(朔)이라 했으며,
그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책과 유가의 경학(經學)을 좋아했고, 다른 학파의 책들을 두루 많이 보았다.
朔初入長安, 至公車上書, 凡用三千奏牘. 公車令兩人共持舉其書, 僅然能勝之.
동방삭이 처음 장안에 들어와서 공거부(公車府)에서 황제에게 글을 올렸는데 전부 3천 개의 목간(木簡)이었다. 공거부에서 두 사람이 함께 그 목간을 메고 가게 해서야 바로 옮길 수 있었다.
人主從上方讀之, 止, 輒乙其處, 讀之二月乃盡.
황제가 궁전에서 이것을 읽었는데 중간에 쉴 때에는 곧 그곳을 기호로 표시를 해가면서 두 달 만에 다 읽었다.
詔拜以為郎, 常在側侍中. 數召至前談語, 人主未嘗不說也.
황제는 조서를 내려 그를 낭관(郎官)으로 임명하여 동방삭은 늘 황제 곁에서 시중을 들었다. 자주 어전에 불려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황제가 즐거워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時詔賜之食於前. 飯已, 盡懷其餘肉持去, 衣盡汙. 數賜縑帛, 檐揭而去.
동방삭은 명을 받아 자주 어전에서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나면 먹다 남은 고기를 모두 품속에 넣어 가지고 가서 옷이 모두 더러워졌다. 비단도 자주 내렸는데 그때 마다 어깨에 메고 가지고 갔다.
徒用所賜錢帛, 取少婦於長安中好女. 率取婦一歲所者即棄去, 更取婦.
하사받은 돈과 비단을 혼자 써버렸고, 장안의 젊은 미녀들을 아내로 맞아들였다. 대체로 아내를 얻은 지 1년 정도 지나면 그 여자를 버리고 다시 아내를 얻었다.
所賜錢財盡索之於女子. 人主左右諸郎半呼之「狂人.
황제에게 하사받은 돈과 재물을 모두 여자에게 써버렸다. 황제 측근의 낭관들 반은 그를 미치광이로 불렀다.
人主聞之, 曰 : 令朔在事無為是行者, 若等安能及之哉!
황제가 이 소문을 듣고 말했다. '만약 동방삭이 일만 하게하고 그런 황당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너희 같은 자들이 어찌 그와 비교가 될 수 있겠는가!'
朔任其子為郎, 又為侍謁者, 常持節出使.
동방삭은 자신의 아들을 천거하여 낭관이 되게 하고 다시 시알자(侍謁者)가 되게 하니 그는 늘 부절(符節)을 가지고 사신이 되어 나갔다.
朔行殿中, 郎謂之曰: 人皆以先生為狂.
동방삭이 궁전 안을 거닐고 있을 때 어떤 낭관이 일러 말했다. '사람들이 모두 선생을 미치광이라고 합니다.'
朔曰 : 如朔等, 所謂避世於朝廷閒者也. 古之人, 乃避世於深山中.
동방삭이 말했다. '나 같은 사람들은 말하자면 세상을 피해 조정에서 살고 있는 사람일세. 옛 사람들은 깊은 산속에 숨어 세상을 피했네.'
時坐席中, 酒酣, 據地歌曰 : 陸沈於俗, 避世金馬門. 宮殿中可以避世全身, 何必深山之中, 蒿廬之下!
때때로 술자리에서 술이 거나하게 취하면 두 손을 땅에 짚고 이런 노래를 불렀다. '세속에 묻혀 살면서 금마문(金馬門) 안에서 세상을 피한다네. 궁궐 안에서도 세상을 피해 온몸을 보전할 수 있거늘 하필 깊은 산 중의 초가집에 있으랴!'
金馬門者, 宦(者)署門也, 門傍有銅馬, 故謂之曰 : 金馬門.
금마문이란 환서(宦署)의 문을 말하며, 문 옆에 동(銅)으로 만든 말이 있으므로 이를 일러 '금마문(金馬門)'이라고 한 것이다.
時會聚宮下博士諸先生與論議, 共難之曰 : 蘇秦張儀一當萬乘之主, 而都卿相之位, 澤及後世. 今子大夫修先王之術, 慕聖人之義, 諷誦詩書百家之言, 不可勝數. 著於竹帛, 自以為海內無雙, 即可謂博聞辯智矣. 然悉力盡忠以事聖帝, 曠日持久, 積數十年, 官不過侍郎, 位不過執戟, 意者尚有遺行邪? 其故何也?
당시 마침 학궁(學宮)에 모인 박사와 여러 선생들이 서로 의논하면서 모두들 비난하며 동방삭에게 이렇게 말했다. '소진(蘇秦)과 장의(張儀)는 만승(萬乘)의 군주를 한 번 만나 경상(卿相)의 자리를 얻어 그 은택이 후대에까지 미쳤습니다. 지금 선생께서는 선왕의 가르침을 닦고 성인의 의로움을 사모하여 '시경'과 '서경' 등 제자백가의 말씀을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암송하고 계십니다. 죽간과 비단에 쓴 문장은 스스로 세상에서 겨룰 자가 없다고 자부하고 계시며, 또 견문이 넓고 사물을 판단하는 데에 밝으며 변설과 지혜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힘을 다해 충성을 다하고 성스러운 황제를 섬기면서 헛되이 오랜 시간을 보내며 수십 년을 보냈음에도 벼슬은 고작 시랑(侍郎)에 지나지 않고 지위는 위사(衛士)에 지나지 않으니 생각해 보건대 오히려 좋지 못한 행동을 한 것입니까? 그 까닭이 무엇입니까?'
東方生曰 : 是固非子所能備也. 彼一時也, 此一時也, 豈可同哉.
동방삭이 말했다. '이것은 본래 그대들이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아니오. 그 때는 그 때, 지금은 지금이거늘 어찌 같을 수 있겠소.
夫張儀蘇秦之時, 周室大壞, 諸侯不朝, 力政爭權, 相禽以兵, 并為十二國, 未有雌雄, 得士者彊, 失士者亡, 故說聽行通, 身處尊位, 澤及後世, 子孫長榮.
장의나 소진이 살던 시대는 주(周)나라 왕실이 크게 무너져 제후들이 조회를 드리러 오지 않을 때였으며, 무력으로 정벌하며 권력을 다투면서 군사를 동원해 서로를 사로잡아 12개 나라로 합병 되었으나 우열이 가려지지 않았던 때였으며, 인재를 얻는 자는 강해졌고, 인재를 잃은 자는 멸망한 까닭에 유세가들의 말과 계책이 받아들여져 높은 자리에 오르고 그 은택이 후대에 미쳐 자손들이 오래도록 부귀를 누렸던 것이오.
今非然也. 聖帝在上, 德流天下, 諸侯賓服, 威振四夷, 連四海之外以為席, 安於覆盂, 天下平均, 合為一家, 動發舉事, 猶如運之掌中.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오. 성제께서 재위에 계셔 은덕이 천하에 흐르고 제후들은 복종하며 사방 이민족들에게 위엄을 떨치고 있고 영토는 사해(四海) 밖까지 잇달아 방석을 깔아 놓은 듯하며 그릇을 엎어놓은 것처럼 천하가 안정되어 있어서 한 집안을 이루고 있소. 백성들을 일으켜 거사를 하려고 해도 마치 손바닥 안에서 노는 일과 같소.
賢與不肖, 何以異哉?
이런 시대에 현명한 사람과 현명하지 않은 사람을 무엇으로 구별할 수 있겠소?
方今以天下之大, 士民之眾, 竭精馳說, 并進輻湊者, 不可勝數.
지금 천하는 넓디넓고 백성들은 많아서 있는 힘을 다해 유세하여 황제의 신임을 얻으려 몰려드는 자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라오.
悉力慕義, 困於衣食, 或失門戶.
있는 힘을 다하고 의를 숭상해도 먹고 입는 것에 곤란을 받고 어떤 자는 관리가 되는 길도 잃게 된다오.
使張儀蘇秦與仆并生於今之世, 曾不能得掌故, 安敢望常侍侍郎乎!
장의와 소진이 저와 함께 지금의 세상에 같이 살도록 한다면, 아마도 장고(掌故)의 자리조차 얻지 못했을 것이니 어찌 감히 상시(常侍)나 시랑(侍郎)과 같은 자리를 바라겠소!
傳曰 : 天下無害菑, 雖有聖人, 無所施其才; 上下和同, 雖有賢者, 無所立功.
전해 오는 말에 이르기를 '천하에 재해가 없다면 비록 성인이 있다 할지라도 그 재능을 펼 곳이 없고, 상하가 화목하면 비록 현자가 있다 해도 공을 세울 수가 없다'고 했소.
故曰時異則事異. 雖然, 安可以不務修身乎?
그래서 이르기를 시대가 다르면 하는 일도 달라진다고 하는 것이오. 비록 그렇다고 할지라도 어찌 제 몸을 수양하는 일에 힘쓰지 않을 수 있겠소?
詩曰 : 鼓鐘于宮, 聲聞于外. 鶴鳴九皋, 聲聞于天.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궁궐에서 울리는 쇠북소리는 밖에까지 들리네. 학이 구택 언덕에서 울어 그 소리 온 하늘에 들린다'고 했소.
茍能修身, 何患不榮!
진실로 제 몸을 수양할 수 있다면 어찌 영달하지 못할까 봐 근심하겠소!
太公躬行仁義七十二年, 逢文王, 得行其說, 封於齊, 七百歲而不絕.
태공(太公)은 몸소 인의를 실천하다가 72세에 주 문왕(周 文王)을 만나 그의 유세가 받아들여져 제나라에 봉해져 그의 자손은 7백년이 되도록 끊어지지 않았소.
此士之所以日夜孜孜, 修學行道, 不敢止也.
이것이 바로 선비가 밤낮으로 부지런히 학문을 닦으며 도를 행하는 것을 감히 멈추지 못하는 까닭이오.
今世之處士, 時雖不用, 崛然獨立, 塊然獨處, 上觀許由, 下察接輿, 策同范蠡, 忠合子胥, 天下和平, 與義相扶, 寡偶少徒, 固其常也. 子何疑於余哉!
지금 세상의 처사(處士)들은 비록 당세에 등용되지 못한다고 해도 우뚝 솟아 홀로 서며, 홀로 있는 곳에서 위로는 허유(許由)를 보고 아래로는 접여(接輿)를 살피며,계책은 범려(范蠡)와 같고 충성심은 오자서(伍子胥)와 같으나 천하가 평화스러우니 몸을 수향하며 스스로를 지킬 뿐이니 짝이 없고 무리가 적은 것은 애당초 당연한 것이오. 그런데 그대들은 어찌 나를 의심한단 말이오!'
於是諸先生默然無以應也.
이에 여러 선생들은 입을 다문 채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建章宮後閤重櫟中有物出焉, 其狀似麋. 以聞, 武帝往臨視之.
건장궁(建章宮) 뒤뜰 전각의 이중 난간에서 짐승이 나타났는데 생김새가 고라니와 비슷했다. 이 소문을 들은 무제가 직접 와서 그 짐승을 보았다.
問左右群臣習事通經術者, 莫能知. 詔東方朔視之.
좌우의 신하들 가운데 경험이 많고 경학에 능통한 자들에게 물었으나 아무도 알지 못했다. 이에 동방삭에게 조서를 내려 그 짐승을 살피게 하였다.
朔曰 : 臣知之, 願賜美酒粱飯大飱臣, 臣乃言. 詔曰 : 可.
동방삭이 말했다. '신이 알고 있으니 원컨대 신에게 맛있는 술과 기름진 쌀밥을 내리시어 마음껏 먹게 해주시면 신이 말씀드리겠습니다.' 조서를 내려 '좋다'고 했다.
已又曰 : 某所有公田魚池蒲葦數頃, 陛下以賜臣, 臣朔乃言. 詔曰 : 可.
이에 음식을 하사받아 먹은 후 또 말했다. '모처에 공전(公田)과 고기를 기르는 연못과 갈대밭 몇 이랑이 있으니, 폐하께서 그것을 신에게 하사하시면 신이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황제가 조서를 내려 말했다. '좋다.'
於是朔乃肯言, 曰 : 所謂騶牙者也. 遠方當來歸義, 而騶牙先見. 其齒前后若一, 齊等無牙, 故謂之騶牙.
이에 동방삭은 흡족해져서 말했다. '그것은 추아(騶牙)라는 짐승입니다. 먼 나라 사람이 귀순할 때가 되면 추아가 먼저 나타납니다. 이 짐승의 이빨은 앞뒤가 하나이며 가지런하고 어금니가 없어서 추아라 부릅니다.'
其後一歲所, 匈奴混邪王果將十萬眾來降漢. 乃復賜東方生錢財甚多.
1년여 후에 과연 흉노의 혼야왕(渾邪王)이10만 명의 백성을 거느리고 와서 한나라에 항복했다. 이에 다시 동방삭에게 많은 돈과 재물을 하사했다.
老, 朔且死時, 諫曰 : 詩云營營青蠅, 止于蕃. 愷悌君子, 無信讒言. 讒言罔極, 交亂四國. 願陛下遠巧佞, 退讒言.
동방삭이 늙어 이르렀을 때 황제에게 간언하였다. '시경에 이르기를, '앵앵대는 쉬파리 떼 울타리에 앉았네. 온화하신 군자여, 참언을 믿지 마오. 참언하는 무리들 끝이 없어 온 나라를 어지럽히네.' 원컨대 폐하께서는 아첨하는 신하를 멀리하시고, 참소하는 말을 물리치십시오.'
帝曰 : 今顧東方朔多善言? 怪之. 居無幾何, 朔果病死.
황제가 말했다. '동방삭이 요즘 어쩐 일로 착한 말을 많이 하는 것일까?' 황제는 동방삭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얼마 뒤 동방삭이 과연 병으로 죽었다.
傳曰 : 鳥之將死, 其鳴也哀; 人之將死, 其言也善. 此之謂也.
전해오는 말에 이르기를, '새가 죽으려 할 때는 그 소리가 구슬퍼지고, 사람이 죽으려 할 때는 그 말이 선하다.' 라고 하였는데 이를 두고 한 말이리라.
▶️ 鶴(학 학/흴 학)은 ❶형성문자로 鹤(학)의 본자(本字), 嶌(학), 鶮(학)은 동자(同字), 鸖(학)은 와자(訛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 조(鳥;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희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隺(학)으로 이루어졌다. 흰 새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鶴자는 '학' 또는 '두루미'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두루미는 순수 우리말이고 한자어로는 '학'이라 한다. 고대부터 학은 신선이 타고 다니던 새로 알려져 있으면서도 선비를 상징했다. 길게 뻗은 흰 날개의 자태가 우아하고도 고상했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 때 선비들이 즐겨 입던 옷도 학의 자태를 흉내 낸 것이니 학은 우리 선조들의 일상과도 친숙했었다. 고대 중국에서도 학은 고상함의 상징이었다. '고상하다'라는 뜻을 가진 隺(고상할 학)자와 鳥(새 조)자를 결합해 만든 글자가 바로 鶴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鶴(학)은 두루미의 뜻으로 ①학(鶴) ②두루미(두루밋과의 새) ③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학과 거북으로 둘 다 목숨이 길어서 오래 삶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는 학구(鶴龜), 높은 사람의 하얗게 센 머리털을 비유하는 말을 학발(鶴髮), 학의 날개를 학익(鶴翼), 학의 울음소리를 학려(鶴唳), 전해 주는 말이나 소식의 높임말을 학성(鶴聲), 학처럼 고개를 빼고 발돋움하여 바라본다는 뜻으로 간절히 바람을 이르는 말을 학망(鶴望), 학처럼 고개를 빼고 발돋움하여 바라본다는 뜻으로 간절히 바람을 이르는 말을 학기(鶴企), 학의 목으로 목을 길게 빼고 간절히 기다림을 비유하는 말을 학수(鶴首), 두루미의 나이 곧 오래 산 늙은이의 연령을 이르는 말을 학령(鶴齡), 다리와 목이 가늘고 길며 우는 소리가 큰 새의 하나로 두루미를 백학(白鶴), 춤추는 학을 무학(舞鶴), 푸른 빛깔의 학을 청학(靑鶴), 검은 빛깔의 학을 현학(玄鶴), 전설에서 누른 빛깔의 학을 황학(黃鶴), 우는 학을 명학(鳴鶴), 구름과 학을 새긴 무늬를 운학(雲鶴), 떼를 지은 많은 학들을 군학(群鶴), 봉황새와 두루미를 봉학(鳳鶴), 학처럼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몹시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학수고대(鶴首苦待), 닭이 많은 곳에 학이 서 있다는 뜻으로 눈에 띄게 월등함을 이르는 말을 학립계군(鶴立鷄群), 벼슬을 하여 뜻을 펴지 못하고 초야에 묻혀 있는 탄식을 이르는 말을 학명지탄(鶴鳴之歎), 하얗게 센 머리에 찬찬한 어린이 얼굴이라는 뜻으로 신선의 얼굴을 형용하는 말을 학발동안(鶴髮童顔), 구름 속을 나는 두루미라는 뜻으로 고상한 기품을 가진 사람을 이르는 말을 운중백학(雲中白鶴), 한가로운 구름 아래 노니는 들의 학이란 뜻으로 벼슬과 어지러운 세상을 버리고 강호에 묻혀 사는 사람을 나타냄을 한운야학(閑雲野鶴) 등에 쓰인다.
▶️ 鳴(울 명)은 ❶회의문자로 鸣(명)은 간자(簡字)이다. 鳥(조)는 새의 모양으로, 나중에 꼬리가 긴 새를 鳥(조), 꼬리가 짧은 새를 새추(隹; 새)部라고 구별하였으나 본디는 같은 자형이 두 가지로 나누어진 것이며 어느 쪽도 뜻에 구별은 없다. 한자의 부수로서는 새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여기서는 수탉을, 口(구)는 입, 소리로 수탉이 때를 알리는 모양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鳴자는 '울다'나 '(소리를)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한자를 이해하는 팁 중 하나는 글자 앞에 口(입 구)자가 있으면 대부분이 '소리'와 관련된 뜻이라는 점이다. 鳴자가 그러하다. 鳴자 역시 口자와 鳥(새 조)자가 결합한 것으로 새가 우는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정확하게는 수탉이 운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글자가 바로 鳴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鳴자를 보면 口자와 함께 닭 볏이 강조된 수탉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수탉이 鳥자로 표현했기 때문에 본래의 모습을 찾기는 어렵다. 그래서 鳴(명)은 ①새가 울다 ②울리다 ③소리를 내다 ④부르다 ⑤말하다, 이야기하다 ⑥이름을 날리다 ⑦놀라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울리어서 진동함을 명동(鳴動), 마음에 느껴 사례함을 명사(鳴謝), 북을 쳐서 울림을 명고(鳴鼓), 산 비둘기를 명구(鳴鳩), 혀를 참을 명설(鳴舌), 종을 쳐서 울림을 명종(鳴鐘), 고운 목소리로 우는 새를 명금(鳴禽), 우는 학을 명학(鳴鶴),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짐을 명향(鳴響), 원통하거나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하여 나타냄을 명로(鳴露), 코를 곪을 명비(鳴鼻), 큰 소리를 내며 뒤흔든다는 명흔(鳴掀), 갑작스러운 위험이나 두려움 때문에 지르는 외마디 소리를 비명(悲鳴), 남의 생각이나 말에 동감하여 자기도 그와 같이 따르려는 생각을 일으킴을 공명(共鳴), 저절로 소리가 남을 자명(自鳴),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 바다에서 들려 오는 먼 우레와 같은 소리를 해명(海鳴), 땅 속의 변화로 산이 울리는 소리를 산명(山鳴), 때를 알리는 종이 울림을 종명(鐘鳴), 사이렌 등을 불어 울림을 취명(吹鳴), 새가 소리를 합하여 욺으로 여러 가지 악기가 조화되어 울림을 화명(和鳴), 외손뼉은 울릴 수 없다는 뜻으로 혼자서는 어떤 일을 이룰 수 없다는 말 또는 상대 없이는 싸움이 일어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고장난명(孤掌難鳴), 닭의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의 흉내를 잘 내는 좀도둑」이라는 뜻으로 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때로는 요긴하게 쓸모가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계명구도(鷄鳴狗盜), 여러 사람이 서로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일 또는 많은 학자들의 활발한 논쟁을 일컫는 말을 백가쟁명(百家爭鳴), 함곡관의 닭 울음소리라는 뜻으로 점잖은 사람이 배울 것이 못되는 천한 기능 또는 그런 기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을 함곡계명(函谷鷄鳴), 한 번 울면 사람을 놀래킨다는 뜻으로 한 번 시작하면 사람을 놀라게 할 정도의 대사업을 이룩함을 이르는 말을 일명경인(一鳴驚人), 새가 삼 년 간을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큰 일을 하기 위하여 침착하게 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불비불명(不飛不鳴), 닭이 울고 개가 짖는다는 뜻으로 인가나 촌락이 잇대어 있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계명구폐(鷄鳴狗吠), 닭 울음소리를 묘하게 잘 흉내 내는 식객을 이르는 말을 계명지객(鷄鳴之客), 새벽닭이 축시 곧 새벽 한 시에서 세 시 사이에 운다는 뜻에서 축시를 일컫는 말을 계명축시(鷄鳴丑時), 닭 울음의 도움이란 뜻으로 어진 아내의 내조를 이르는 말을 계명지조(鷄鳴之助), 종을 울려 식구를 모아 솥을 벌여 놓고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부유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종명정식(鐘鳴鼎食), 소의 울음소리가 들릴 정도의 거리라는 뜻으로 매우 가까운 거리를 이르는 말을 일우명지(一牛鳴地), 태평한 시대에는 나뭇가지가 흔들려 울릴 정도의 큰 바람도 불지 않는다는 뜻으로 세상이 태평함을 이르는 말을 풍불명지(風不鳴枝), 개구리와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댄다는 뜻으로 서투른 문장이나 쓸데없는 의논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와명선조(蛙鳴蟬噪) 등에 쓰인다.
▶️ 九(아홉 구, 모을 규)는 ❶지사문자로 玖(구)와 동자(同字)이다. 다섯 손가락을 위로 펴고 나머지 손의 네 손가락을 옆으로 편 모양을 나타내어 아홉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九자는 숫자 '아홉'을 뜻하는 글자이다. 九자는 乙(새 을)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새'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九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의 손과 팔뚝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고대에는 又(또 우)자처럼 사람의 손을 3개의 획으로만 표기했었지만 九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구부러진 팔뚝까지 그린 것이다. 九자는 구부린 사람의 팔뚝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본래의 의미도 '팔꿈치'였다. 그러나 후에 숫자 '아홉'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후에 肘(팔꿈치 주)자가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九(구, 규)는 ①아홉 ②아홉 번 ③많은 수 ④남방(南方), 남쪽 ⑤양효(陽爻), 주역(周易)의 양수(陽數) ⑥오래된 것 ⑦많다 ⑧늙다 그리고 모을 규의 경우는 ⓐ모으다, 모이다(규) ⓑ합하다, 합치다(규)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아홉 겹으로 구중궁궐의 준말을 구중(九重), 많은 영토를 구유(九有), 아흔의 한자어를 구십(九十), 한 해 가운데 아홉째 달을 구월(九月), 나라의 영토를 구주(九州), 넓은 하늘을 구건(九乾), 아홉 마리의 소를 구우(九牛), 땅의 가장 낮은 곳을 구지(九地), 사방으로 곧게 십자로를 이루고 옆으로 여러 갈래로 된 도시의 큰 길을 구규(九逵), 맑게 갠 가을 하늘을 구민(九旻), 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를 구미호(九尾狐), 아홉 층으로 된 탑을 구층탑(九層塔), 아득히 먼 거리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구만리(九萬里), 구멍이 아홉 뚫린 탄을 구공탄(九孔炭),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을 구절초(九節草), 아홉 마리의 봉황을 수놓은 베개를 구봉침(九鳳枕), 여러 가지 꽃무늬를 놓은 아름다운 장막을 구화장(九華帳), 아홉 마리 소에 털 한가닥이 빠진 정도라는 뜻으로 아주 큰 물건 속에 있는 아주 작은 물건을 이르는 말을 구우일모(九牛一毛), 아홉 번 구부러진 간과 창자라는 뜻으로 굽이 굽이 사무친 마음속 또는 깊은 마음속을 이르는 말을 구곡간장(九曲肝腸), 아홉 번 꺾어진 양의 창자라는 뜻으로 세상이 복잡하여 살아가기 어렵다는 말을 구절양장(九折羊腸), 아홉번 죽을 뻔하다 한 번 살아난다는 뜻으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겪고 간신히 목숨을 건짐을 이르는 말을 구사일생(九死一生) 등에 쓰인다.
▶️ 皐(언덕 고/못 고, 부를 호)는 상형문자로 皋(고/호)의 본자(本字),
臯(고/호)는 통자(通字), 睾(고/호)는 동자(同字)이다. 흰 머리뼈와 네발 짐승의 주검을 본뜬 글자이다. 그래서 皐(고/호)는 ①언덕 ②못(넓고 오목하게 팬 땅에 물이 괴어 있는 곳), 늪 ③물가(물이 있는 곳의 가장자리) ④논 ⑤오월(五月) ⑥후미(물가나 산길이 휘어서 굽어진 곳) ⑦성(姓)의 하나 ⑧고복(鼓腹)하는 소리 ⑨농락하다(籠絡--) ⑩높다 ⑪느리다, 늦추다 ⑫고을의 이름, 그리고 ⓐ부르다(호) ⓑ부르는 소리(호)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언덕 구(丘), 언덕 원(原), 언덕 판(坂), 언덕 구(坵), 언덕 파(坡), 언덕 강(堈), 언덕 안(岸), 언덕 강(崗), 언덕 애(崖), 언덕 구(邱), 언덕 판(阪), 언덕 릉(陵), 언덕 부(阜)이다. 용례로는 혼을 부름 또는 사람이 죽었을 때, 그 사람이 생시에 입던 저고리를 왼손에 들고 오른손은 허리에 대어 지붕에 올라서거나 마당에서 북쪽을 향해 아무 동네 아무개 복復이라고 세 번 부르는 일을 일컫는 말을 고복(皐復), 음력 오월을 달리 이르는 말을 고월(皐月), 책 이름으로 우리나라 역대 명인들의 일화를 수록한 책을 미고산필(眉皐散筆), 책 이름으로 승정원일기를 작성하면서 그 초고를 모아 엮은 책을 미고필기(眉皐筆記), 경상북도 영천시 임고면 양항리에 있는 서원 이름을 이르는 말을 임고서원(臨皐書院), 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 오류리에 있는 서원 이름을 이르는 말을 남고서원(南皐書院) 등에 쓰인다.
▶️ 聲(소리 성)은 ❶회의문자로 갖은등글월문(殳; 치다, 날 없는 창)部인 악기(樂器: 声)를 손으로 쳐서 귀(耳)로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소리'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聲자는 '소리'나 '노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聲자는 声(소리 성)자와, 殳(몽둥이 수)자, 耳(귀 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声자는 '석경(石磬)'을 그린 것이다. 석경이란 고대 아악기의 일종으로 돌로 만든 경쇠를 말한다. 두들겼을 때 맑은소리가 나기 때문에 이전에는 악기의 일종으로 사용했었다. 이렇게 석경을 그린 声자에 몽둥이를 든 모습의 殳자가 결합한 것은 석경을 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귀를 더한 聲자는 악기 소리를 듣는 모습으로 '소리'나 '노래'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갑골문에서는 口(입 구)자까지 있었지만, 후에 생략되었다. 그래서 聲(성)은 ①소리 ②풍류(風流) ③노래 ④이름 ⑤명예(名譽) ⑥사성 ⑦소리를 내다 ⑧말하다 ⑨선언하다 ⑩펴다 ⑪밝히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소리 음(音), 운 운(韻)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이나 문제에서 취하는 입장과 태도 등을 여러 사람에게 밝혀서 말함을 성명(聲明), 옆에서 소리를 질러 응원함을 성원(聲援), 국가나 사회 또는 어떤 조직의 잘못을 여러 사람이 모여 폭로 또는 비판하며 규탄함을 성토(聲討), 목소리의 가락을 성조(聲調), 사람의 목소리에 의한 또는 목소리를 중심한 음악을 성악(聲樂), 사람이 낼 수 있는 소리의 크기나 또는 강한 정도의 양을 성량(聲量), 세상의 좋은 소문이나 평판을 성가(聲價), 우는 소리와 흐르는 눈물을 성루(聲淚), 모습은 나타내지 않으며 목소리만으로 출연하는 배우를 성우(聲優), 소리의 울림을 성향(聲響), 음악에 관한 재주를 성기(聲技), 말소리와 얼굴 모습을 성모(聲貌), 노래 부를 수 있는 음성의 구역을 성역(聲域), 많은 사람들이 함께 지르는 고함 소리를 함성(喊聲), 세상에 떨친 이름을 명성(名聲), 소리를 냄을 발성(發聲), 목소리를 음성(音聲), 탄식하거나 감탄하는 소리를 탄성(歎聲), 높은 소리를 고성(高聲), 하나의 소리를 일성(一聲), 슬피 우는 소리를 곡성(哭聲), 원망하는 소리를 원성(怨聲), 칭찬하는 소리를 예성(譽聲), 천둥 소리를 뇌성(雷聲), 노래에서 특수한 발성 수법으로 되는 가장 높은 남자 소리를 가성(假聲), 같은 소리나 함께 내는 소리를 동성(同聲), 기뻐서 외치는 소리를 환성(歡聲), 부르짖는 소리나 외치는 소리를 규성(叫聲),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뜻으로 동쪽을 치는 듯이 하면서 실제로는 서쪽을 치는 병법의 하나로 상대를 기만하여 공격함의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성동격서(聲東擊西), 소식이 서로 통함 또는 마음과 뜻이 서로 통함을 일컫는 말을 성기상통(聲氣相通), 크게 외쳐 꾸짖는 한마디의 소리를 일컫는 말을 대갈일성(大喝一聲),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의 죄를 일제히 꾸짖음을 일컫는 말을 제성토죄(齊聲討罪), 헛되이 목소리의 기세만 높인다는 뜻으로 실력이 없으면서도 허세로만 떠벌림을 일컫는 말을 허장성세(虛張聲勢), 입은 다르지만 하는 말은 같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말이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을 이구동성(異口同聲), 같은 소리는 서로 응대한다는 뜻으로 의견을 같이하면 자연히 서로 통하여 친해짐을 일컫는 말을 동성상응(同聲相應), 책상을 치며 큰 소리를 지름을 이르는 말을 박안대성(拍案大聲), 두려워서 움츠리고 아무 소리도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감출성(不敢出聲),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울림을 미워하여 입을 다물게 하려고 소리쳐 꾸짖으면 점점 더 울림이 커진다는 뜻으로 근본을 무시하고 지엽적인 것을 다스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궁향이성(窮響以聲), 소문을 미리 퍼뜨려 남의 기세를 꺾음 또는 먼저 큰소리를 질러 남의 기세를 꺾음을 일컫는 말을 선성탈인(先聲奪人), 멸망한 나라의 음악이란 뜻으로 곧 음탕하고 슬픈 음악을 일컫는 말을 망국지성(亡國之聲) 등에 쓰인다.
▶️ 聞(들을 문)은 ❶형성문자로 闻(문)은 간자(簡字), 䎹(문), 䎽(문)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귀 이(耳; 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門(문; 입구)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聞자는 '듣다'나 '들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聞자는 門(문 문)자와 耳(귀 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聞자를 보면 사람의 귀가 크게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문밖에서 나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에는 어둑해진 저녁에서야 결혼할 신랑이 신부의 집에 당도했다고 한다. 그래서 갑골문에서는 이렇게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혼인하다'라는 뜻으로 썼었다. 후에 이러한 모습이 바뀌면서 사람은 女(여자 여)자와 昏(어두울 혼)자가 결합한 婚(혼인할 혼)자가 되었고 사람의 귀는 耳(귀 이)자에 門자를 더한 聞자로 분리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聞자는 문밖에서 나는 소리를 듣는다는 의미에서 '듣다'나 '소식'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聞(문)은 소리가 귀로 들어가다 라는 말로 듣다, 들리다의 뜻으로 ①듣다 ②소리가 들리다 ③알다, 깨우치다 ④소문나다, 알려지다 ⑤냄새를 맡다 ⑥방문하다, 소식을 전하다 ⑦묻다, 질문하다 ⑧아뢰다(말씀드려 알리다), 알리다 ⑨틈을 타다, 기회를 노리다 ⑩견문(見聞), 식견(識見) ⑪소식(消息), 소문(所聞) ⑫명성(名聲), 명망(名望) ⑬식견(識見) 있는 사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들을 령/영(聆), 들을 청(聽)이다. 용례로는 듣고 보는 것으로 깨달아 얻은 지식을 문견(聞見), 도를 들음 또는 도를 듣고 깨달음을 문도(聞道), 들어서 얻음을 문득(聞得), 이름이 널리 알려져 숭앙되는 일을 문망(聞望), 부고를 들음을 문부(聞訃), 소문으로 전하여 들음을 문소문(聞所聞), 들어서 손해 봄을 문손(聞損),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을 문인(聞人), 들어서 앎을 문지(聞知), 들어서 배움을 문학(聞學), 뜬 소문을 들음을 문풍(聞風), 향내를 맡음을 문향(聞香), 이름이 세상에 드러남을 문달(聞達), 들려 오는 떠도는 말을 소문(所聞), 듣거나 보거나 하여 깨달아 얻은 지식을 견문(見聞), 전하여 들음을 전문(傳聞), 퍼져 돌아다니는 소문 또는 설교나 연설 따위를 들음을 청문(聽聞), 아름답지 못한 소문을 추문(醜聞), 이전에 들은 소문을 구문(舊聞), 여러 번 들음을 천문(千聞), 바람결에 들리는 소문으로 실상 없이 떠도는 말을 풍문(風聞), 들어서 앎 또는 듣고 앎을 일컫는 말을 문이지지(聞而知之), 한 가지를 들으면 열 가지를 미루어 안다는 뜻으로 총명함을 이르는 말을 문일지십(聞一知十), 원래의 뜻은 동쪽 닭과 서쪽 개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뜻으로 닭 우는 소리와 개가 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하여 인가가 잇대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계견상문(鷄犬相聞), 지난 시대에는 들어 본 적이 없다는 뜻으로 매우 놀랍거나 새로운 일을 이르는 말을 전대미문(前代未聞), 눈 먼 말이 앞에 가는 말의 방울 소리를 듣고 그대로 쫓아간다는 뜻으로 자기의 주견 없이 남이 하는 대로 맹목적으로 쫓아 감을 이르는 말을 고마문령(瞽馬聞鈴), 이제야 비로소 처음으로 들음을 일컫는 말을 금시초문(今始初聞), 출세하여 이름이 세상에 드날리기를 바라지 않음 또는 명예를 구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구문달(不求聞達), 눈으로 직접 보니 들었던 것보다 못하다는 뜻으로 헛된 명성을 비유하는데 사용되는 말을 견불체문(見不逮聞), 명예나 명성이 드날리지 아니하여 남에게 알려짐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요요무문(寥寥無聞), 혹시나 또 무슨 말을 듣게 될까 겁난다는 뜻으로 한가지 착한 일을 들으면 다음에 듣게 될 착한 것과 겹치기 전에 어서 다 배워 익히려는 열심인 태도를 이르는 말을 유공유문(唯恐有聞) 등에 쓰인다.
▶️ 于(어조사 우, 어조사 어)는 ❶상형문자로 亏(우), 於(어)는 본자(本字), 亐(우), 扵(어)는 동자(同字), 於(어)의 간자(簡字), 亏(우)의 약자(略字)이다. 대막대기의 양쪽 끝을 고정(固定)시켜 중간을 굽히는 모양(十)이 기원(起源), 굽다에서 '우'라 하였다. 음(音)을 빌어 어조사(語助辭)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于자는 '~에서'나 '~부터', '~까지'와 같은 어조사로 쓰이는 글자이다. 于자는 '어'와 '우' 두 가지 발음을 갖고 있다. 于자는 二(두 이)자가 부수로 지정되어는 있지만, 숫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于자는 亏(어조사 우)자의 약자(略字)로 亏자와 마찬가지로 무언가가 굽은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유래와는 관계없이 于자는 어조사로 쓰이거나 '향하다'나 '동작하다'라는 뜻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의해야 할 것은 干(방패 간)자와 혼동되기 쉽다는 점이다. 干자는 아래 획이 단정하게 끝나지만 于자는 삐침이 있는 것으로 구분한다. 그래서 于(우, 어)는 ①어조사(語助辭)(~에서, ~부터, ~까지, ~에게) ②향하여 가다 ③동작(動作)을 하다, 행(行)하다 ④구(求)하다, 가지다 ⑤굽다, 굽히다 ⑥크다, 광대(廣大)하다 ⑦비슷하다, 닮다 ⑧광대(廣大)한 모양 ⑨성(姓)의 하나 ⑩이, 이것 ⑪아!(감탄사) 그리고 ⓐ어조사(語助辭)(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무엇보다도 먼저를 우선(于先), 지금까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우금(于今), 신부가 처음으로 시집에 들어감을 우귀(于歸), 신부가 결혼한 뒤에 처음으로 시집에 들어가는 날을 우일(于日), 암수 한 쌍의 봉황이 사이 좋게 날았다는 옛 시에서 따온 말로 부부의 의가 좋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우비(于飛), 예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를 이르는 말을 지우금일(至于今日), 형제 사이에 우애하는 도리를 일컫는 말을 우우지도(友于之道), 옛 성왕聖王들의 가르침을 공부함을 일컫는 말을 학우고훈(學于古訓),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담에도 귀가 달렸다는 뜻으로 남이 듣지 않는 곳에서도 말을 삼가라는 뜻의 말을 이속우원(耳屬于垣), 봄철의 얼음을 건넘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험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섭우춘빙(涉于春氷) 등에 쓰인다.
▶️ 天(하늘 천)은 ❶회의문자로 사람이 서 있는 모양(大)과 그 위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하늘(一)의 뜻을 합(合)한 글자로 하늘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天자는 '하늘'이나 '하느님', '천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天자는 大(큰 대)자와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天자를 보면 大자 위로 동그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머리 위에 하늘이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하늘은 동그랗고 땅은 네모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天자는 사람의 머리 위에 동그라미를 그려 '하늘'을 뜻했었지만 소전에서는 단순히 획을 하나 그은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天(천)은 (1)하늘 (2)범 인도(印度)에서 모든 신을 통들어 이르는 말. 천지 만물을 주재 하는 사람, 곧 조물주(造物主)나 상제(上帝) 등 (3)인간세계보다 훨씬 나은 과보(果報)를 받는 좋은 곳. 곧 욕계친(欲界責), 색계친(色界天), 무색계천(無色界天) 등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하늘 ②하느님 ③임금, 제왕(帝王), 천자(天子) ④자연(自然) ⑤천체(天體), 천체(天體)의 운행(運行) ⑥성질(性質), 타고난 천성(天性) ⑦운명(運命) ⑧의지(意志) ⑨아버지, 남편(男便) ⑩형벌(刑罰)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민(旻), 하늘 호(昊), 하늘 궁(穹),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흙 토(土), 땅 지(地), 땅 곤(坤), 흙덩이 양(壤)이다. 용례로는 타고난 수명을 천수(天壽), 하늘과 땅 또는 온 세상이나 대단히 많음을 천지(天地), 타고난 수명 또는 하늘의 명령을 천명(天命), 사람의 힘을 가하지 않은 상태를 천연(天然), 하늘을 대신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이 곧 황제나 하느님의 아들을 천자(天子), 우주에 존재하는 물체의 총칭을 천체(天體), 부자나 형제 사이의 마땅히 지켜야 할 떳떳한 도리를 천륜(天倫), 타고난 성품을 천성(天性), 하늘 아래의 온 세상을 천하(天下), 천체에서 일어나는 온갖 현상을 천문(天文), 하늘과 땅을 천양(天壤), 선천적으로 타고난 뛰어난 재주를 천재(天才), 하늘에 나타난 조짐을 천기(天氣), 하늘이 정한 운수를 천운(天運), 자연 현상으로 일어나는 재난을 천재(天災),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이 썩 좋은 절기임을 일컫는 말을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과 땅 사이와 같이 엄청난 차이를 일컫는 말을 천양지차(天壤之差), 선녀의 옷에는 바느질한 자리가 없다는 뜻으로 성격이나 언동 등이 매우 자연스러워 조금도 꾸민 데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천의무봉(天衣無縫), 세상에 뛰어난 미인을 일컫는 말을 천하일색(天下一色),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이르는 말을 천붕지통(天崩之痛), 온 세상이 태평함 또는 근심 걱정이 없거나 성질이 느긋하여 세상 근심을 모르고 편안함 또는 그런 사람을 일컫는 말을 천하태평(天下泰平), 하늘과 땅 사이라는 뜻으로 이 세상을 이르는 말을 천지지간(天地之間), 하늘 방향이 어디이고 땅의 축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뜻으로 너무 바빠서 두서를 잡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 또는 어리석은 사람이 갈 바를 몰라 두리번 거리는 모습을 일컫는 말을 천방지축(天方地軸), 하늘과 땅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물이 오래오래 계속됨을 이르는 말을 천장지구(天長地久), 하늘과 사람이 함께 분노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러움 또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음의 비유를 이르는 말을 천인공노(天人共怒), 하늘에서 정해 준 연분을 일컫는 말을 천생연분(天生緣分), 하늘이 날아가고 땅이 뒤집힌다는 뜻으로 천지에 큰 이변이 일어남을 이르는 말을 천번지복(天翻地覆), 하늘에서 궂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화평한 나라와 태평한 시대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천무음우(天無淫雨), 하늘이 정하고 땅이 받드는 길이라는 뜻으로 영원히 변하지 않을 떳떳한 이치를 일컫는 말을 천경지위(天經地緯), 천장을 모른다는 뜻으로 물건의 값 따위가 자꾸 오르기만 함을 이르는 말을 천정부지(天井不知), 하늘과 땅이 처음으로 열린다는 뜻으로 이 세상의 시작을 이르는 말을 천지개벽(天地開闢), 하늘은 그 끝이 없고 바다는 매우 넓다는 뜻으로 도량이 넓고 그 기상이 웅대함을 이르는 말을 천공해활(天空海闊), 하늘에 두 개의 해는 없다는 뜻으로 한 나라에 통치자는 오직 한 사람 뿐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천무이일(天無二日), 멀리 떨어진 낯선 고장에서 혼자 쓸슬히 지낸다는 뜻으로 의지할 곳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천애고독(天涯孤獨), 천진함이 넘친다는 뜻으로 조금도 꾸밈없이 아주 순진하고 참됨을 일컫는 말을 천진난만(天眞爛漫)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