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아가씨가 ‘왜색’이라는 이유로 돌연 방송에서 퇴출되던 시절, ‘그건 너’ 혹은 ‘거짓말이야’처럼 그들을 뜨끔하게 했던 제목의 노래들이 금지된 것은 당연했다. 그들은 직업군인의 애환을 담은 김민기의 ‘늙은 군인의 노래’까지 퇴행적이라며 금지곡에 올렸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시대의 어둠이 깊어갈수록, 노래는 활개를 쳤다.
비록 방송에서 퇴출되고 음반 발매는 금지되었지만, 노래는 대신 대중의 벗이 되고 위로가 되었다.
어디서건 노래 1발 장전에서 시작해 노래 마구 발사로 모임은 마무리됐다. 시절 좋은 때는 잊혀지고, 삶이 고통스럽고 시대가 암울하면 불러들이는 노래, 그 운명은 얼마나 기구한가.
가수 윤복희는 가사의 마디마다 ‘네가’라는 호칭이 등장하는 ‘여러분’을, 감히 전두환 안전에서 곧이곧대로 불렀다가 그날로 방송에서 퇴출당했다.
그 시절, 한국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조용필과 들국화의 명곡들이 줄줄이 금지곡 목록에 그 이름을 올렸으니, 특별한 뉴스도 아니었다.
조용필의 ‘나의 노래’는 가사가 천박하다고,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은 창법이 수준 미달이라는 이유였다. 두 곡 모두 우리 대중음악사를 빛낸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것들이었다.
첫댓글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