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병중에 군의관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2년동안 옆에서 모시고 같이 생활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서..
제가 느끼고 아는대로만 몇마디 할께요..
우선..군의관되려면 적어도 의대졸업하고 레지경력 있어야됩니다..
전문의 따고 입대하면 기본으로 대위 달구요..아니면 그냥 중위죠..
무슨 의대생 아무나 가면 되는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구요..
의대생들은 그냥가도,일단 의무병으로는 쉽게 빠지는것 같더군요..
게중에 잘 하는 사람들은 공중보건의 된다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사실 친척중에 의사분 말들어보면,의대생들은 공중보건의와 군의관중에는 군의관을 원한다고 합니다..왜인지는 직접 체험해본 사람만이 알듯..
2년 2개월 있는동안 총 7분의 군의관을 모셨습니다..
원래는 부대 안에 치과가 따로 있었거든요..
의무실장이라고 해서 대위 하나,일반군의관 중위 하나,치과군의관 대위 하나..이러다가..
치과가 어느날 없어지면서,두명의 군의관만 남았죠..
치과군의관은 저 전입하기 이전부터 쭈욱있다 재대했고..일반 군의관들이 세번 바뀌었습니다..
첫번째 군의관들은 2달 있다 재대..두번째 군의관들 1년있다 재대..
세번째 군의관들보다는 제가 먼저 재대했죠..개인적으론 이 분들하고 친했습니다..
이건 중요한게 아니죠..
맞아요..
군의관들 성의있게 진료한다면 그거 거짓말입니다..
자기들 군인이라고 생각안하고..사실상 재대하기 위해 군대 놀러오는 반민간인이죠..
사실 이 부분은 어디까지 병들이 복무하기 싫은거나 마찬가지입니다..단지 갈구고 조패는 사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겠죠..
그렇다고 아예 진료에 관심이 없거나 무책임한건 아닙니다..
교육기관이었던 저희 부대는 인원이 많아서 약이 워낙 잘 나가다 보니 툭하면 빵꾸나는 것이 많은 편이었어요..그런데,청구 늦어지거나 이런저런 문제로 약이 없으면 자기가 직접 군지단 가서 얻어오기도 하고..보급 안되는건 (물론 자기돈 아니지만)사제약국에서 직접 사다가 주기도 했구요..
적어도 오는 환자들에게 무책임하지는 않았습니다..자기가 와야할 응급환자 있으면,퇴근했다가도 순식간에 차타고 날라오고(이건 그들의 기본업무긴 하지만)..
가끔 귀찮아하고,땡깡부리고,환자한테 욕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았지만..
이건 극히 일부분의 사례고,(이렇게 표현하면 좀 그렇고 당사자는 억울하긴 하겠지만)당한 분들이 재수없는 거라고 생각됩요..
첫 군의관들은 꿰매는게 귀찮아서,병들한테 교육시켜서 대신 시켰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하지만 성의없는 군대 의료시스템..군의관 탓만은 아니죠..
부대안에는 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부대 군의관 하는 일이 약주고,좀 찝적대다가..안 되면 병원보내버린다 하지만..
그게 군의관과 의무대의 한계인걸 어떻게 합니까?
또한 (저도 의무병이었지만)의무병도 게으르고 똑바로 안 합니다..지나서 하는 얘기지만..
하루에 한번씩 꼬박꼬박 해야하는 도구 멸균도 1주일에 한 번도 잘 안하고..
저 상병달즈음엔 다든 짬찼다고 빠져서 아마 그 드러운 핀셋으로 3~4개월 소독했을듯..
그래도 용케 잘 낫던 병사/간부들이 신기했죠..(그걸로 저도 제 몸 소독했습니다..쎔쎔이죠?)
의무대 행보관이라고 따로 있는 부사관들도 무능하긴 마찬가지..
저희 부대야 상대적으로 간단한 환자들만 취급하고,좀 심한건 바로 앞의 대전병원으로 보내버리면 되어서 기사화 될정도의 사고는 없던 것 같습니다..병원에 있던 친구의 말을 들어보면 시체도 봤다고 하고,정말 큰 환자도 많았다고 하더군요..기사화되는건 아무래도 병원으로 갈정도의 환자들이겠죠..
여기서 또하나..암을 비롯한 큰 병을 찾아내려면 CT,내시경,MRI들의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안타까운 사실은..적어도 제가 군에 있던 2003년 초까지는 내시경은 몰라도,MRI와 CT는 수도병원과 대전병원 단 두 곳에만 있었다는 사실이죠..운좋게 그 지역에 있던 병사가 아니라면 암에 걸렸다는 걸 확인하는건 불가능한게 군의 현실입니다..습관적으로 배아프다는 병사를 최고병원인 수도병원으로 대뜸 실어나르는건 현실적으로 어렵고..그렇다고 대전까지?
그 병사 불쌍하지만..군의관의 자질 부족의 희생자라기보다는 군대자체의 희생자죠..
저도 대전병원 있다온 사람들 말 듣고..
군의관한테 수술 잘못받아 병신됐다는 사람들은 몇번 얘기 들었습니다만..
이 사람들은 참 안타깝죠..적어도 병원부대라면 정말 고급 인력이 있어야 할텐데..
다 능력에서 정신상태까지 거기서 거기인 인물들이라..
제 대대 4개월 후임중에도(의무병 아니구요..),꿰매고 뒷처리 잘못해서 팔에 사슴벌레를 달고 재대한 놈이 있는데..재대하고 고소할거라고 햇는데,어찌됐을지..
또하나 얘기할것..'약이 똑같다'에 대해..
비단 군대뿐만 아니라 진통해열제의 광범위한 사용이 가장 큰 이유일겁니다..
일단 몸살과 열이 있다면 이게 들어갑니다..팔다리 쑤신데도 이게 들어갑니다..
기타 온갖 통증이라는 것에는 이게 들어갑니다..간혹 한번에 2알에서 3알씩..
이런 약의 종류로 보급되는게 기껏 4~5종뿐입니다..거기서 거기일 수밖에 없죠..
증상따라 코감기약 넣고,기침약 넣고,가래약 넣고,목부으면 항생제 주고 감기약은 그걸로 끝..
열 심하면 주사 놓거나 링겔 꽃구요..
팔다리 아픈건 진통제 이상은 줄게 없어서 정말 허탈할 정도였을 겁니다..
그나마 좀 다른게 배아프거나 피부병 걸렸을 때 먹는 약인데..
이것도 별반 다를바 없죠..
자세한 약품이름들은 재대한지 오래되서 거의 기억 안납니다..한창땐 의무대 약품 및 보급품의 제고번호 13자리 50~70개를 외웠었는데..
예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이게 현실입니다..군의관 욕할게 아니죠..
그래도 그 약들이 나쁜 건 아니에요..좋은 약들입니다..
재대하고 군대에서 본 약성분들이 거의 그대로 사제약에 써있는 걸보고 깜짝 놀랐거든요..사회에서 설마 이걸 먹겠어 했는데..실제로 의무대에서 주는 약만 잘 먹으면 가벼운 병은 낫습니다..
만약 안 나으면..정말 병이 심하거나,자기가 관리못했거나,하도 의무대에서 약을 많이 먹어서 내성이 됐거나,아니면 군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병 탓입니다..군의관탓/의무병탓/의무대탓/국방부 탓 아니구요..
하고 싶은 말은 다했습니다..
안타깝지만..
물론 사실도 있지만..
지나치고 과장된게 더 많은게 사실입니다..
하하.. 반갑습니다... 저도 의무병 출신이라... 대전병원하시는 것 보니깐 육훈에 계셨던것 같은데. 글에 대해선 절대 공감합니다. 사실 군용이 사제약에 비해서 떨어지는 것은 아니죠... 약이 똑같다라는 부분에서도 공감... ^^~ 하지만 기구류 멸균에 대해서는 좀 다르네요. 저 때는 소독기 돌리는 것은 어차피
제가 설명드릴려고 했던 부분을 대신 설명해주셨네요...가벼운 질환은 약이 다 비슷할 수 밖에 없습니다...쉽게 예를 든다면 타이레놀 또는 아스피린...해열작용도 있고 진통작용도 있습니다...항염작용도 있구요...거기다가 소화제 깔면 어떤 병이든 거의 비슷해질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잘못 아시고 계시는게 있어서 한마디 추가요...^^...의대 다니다 중간에 오는 학생은 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공중보건의나 군의관이 될수 없어요...일단 의사 면허증이 있어야죠...둘 중에 어느게 더 좋냐...당근 공중보건의죠...어떻게든 공중보건의로 빠질려고 있는 병, 없는 병 다 만들어서 신검들어갑니다...
반갑네요..저도 의무병 줄신이라...^^ 저희 중대장님이 항상 훈련나가면 하는 말이 의사만 데려다 놓으면 끝이냐는 말을 자주 했었죠..장비가 워낙 허접해서..사단급도 마찬가지구요 심각한 질병의 판단은 휴가 나가서 찍어온 CT나 MRI로 하기때문에 군의관분들의 오진이라고 보기는 좀 그렇구요..외과군의관의 경우 사실
손으로 환자를 고치는건데 3년 군생활 중 2년정도 의무중대장으로 있으면 수술 할 일이 없어서 손이 굳어진다네요.. 그래서 마지막 1년은 군병원에서 근무하길 원하는데 그 때 밖에서 보다 실수할 확률이 많은건 사실이구요..아직은 낙후된 군대병원의 문제 같네요...그리고 저희도 매일 소독 안하면 난리났었죠..
일병꺽일 즈음부턴 별로 터치도 없고..다 그냥저냥 살고..워낙 짬이 비슷하다보니 청소나 기본 임무를 나눴는데,멸균을 맡은게 제 한달 고참중에 하나였어요..이 사람이 상병 달 즈음부턴 갑자기 게을러지더군요..정말 멸균거의 안 했습니다..(부끄러운 일이지만)정말 그렇게 했구요..저희 부대만의 특수상황이죠..
모르겠습니다..왜 제 주위의 의대생이나 의사들은 공중보건의 할 바엔 다들 군의관한다고 했고 하는지..많지는 않고 5명정도지만..그래서 뭔가 있다고 생각해왔구요..저도 공중보건의는 민간인인거 알지만,빡세고 그들만의 고충이 있나봐요..어짜피 군의관은 퇴근하면 거의 민간인이긴 하죠..성급한 일반화인가요?
음.. 근데 제 주위엔 거의 공보의를 가고싶어하던데.. 문제는 공보의 가려면 거의 전문의 따기전에.. 즉 인턴하기전이나 레지던트 하다가 가야되는데 그럴경우에 좀 문제가 있죠.. 자기 후배였던 사람이 윗사람이 되서 욕들어가며 일배워야 되고, 또 그런것들 때문에 윗사람은 윗사람대로 불편해서 레지던트 뽑고 할때 잘
첫댓글 동감 군 의료시스템을 개선해야 합니다. 위탁을 주는 거죠 저도 병원에서 근무하지만 약이 거기서 거기입니다.
하하.. 반갑습니다... 저도 의무병 출신이라... 대전병원하시는 것 보니깐 육훈에 계셨던것 같은데. 글에 대해선 절대 공감합니다. 사실 군용이 사제약에 비해서 떨어지는 것은 아니죠... 약이 똑같다라는 부분에서도 공감... ^^~ 하지만 기구류 멸균에 대해서는 좀 다르네요. 저 때는 소독기 돌리는 것은 어차피
일 이병들이 하는 거라 하루라도 빼먹으면 집합하고 그 날은 다 디지는 날이었습니다... ㅋㅋ ^^;;
제가 설명드릴려고 했던 부분을 대신 설명해주셨네요...가벼운 질환은 약이 다 비슷할 수 밖에 없습니다...쉽게 예를 든다면 타이레놀 또는 아스피린...해열작용도 있고 진통작용도 있습니다...항염작용도 있구요...거기다가 소화제 깔면 어떤 병이든 거의 비슷해질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잘못 아시고 계시는게 있어서 한마디 추가요...^^...의대 다니다 중간에 오는 학생은 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공중보건의나 군의관이 될수 없어요...일단 의사 면허증이 있어야죠...둘 중에 어느게 더 좋냐...당근 공중보건의죠...어떻게든 공중보건의로 빠질려고 있는 병, 없는 병 다 만들어서 신검들어갑니다...
그해 군의관 및 공중보건의 될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는 하루에 한꺼번에 다같이 받거든요...왜 공중보건의가 더 좋냐...군의관은 군인이고, 공중보건의는 민간인 (공무원)입니다...가장 편한 군의관보다 가장 빡센 공중보건의가 더 편하다는 말이 있죠...
반갑네요..저도 의무병 줄신이라...^^ 저희 중대장님이 항상 훈련나가면 하는 말이 의사만 데려다 놓으면 끝이냐는 말을 자주 했었죠..장비가 워낙 허접해서..사단급도 마찬가지구요 심각한 질병의 판단은 휴가 나가서 찍어온 CT나 MRI로 하기때문에 군의관분들의 오진이라고 보기는 좀 그렇구요..외과군의관의 경우 사실
손으로 환자를 고치는건데 3년 군생활 중 2년정도 의무중대장으로 있으면 수술 할 일이 없어서 손이 굳어진다네요.. 그래서 마지막 1년은 군병원에서 근무하길 원하는데 그 때 밖에서 보다 실수할 확률이 많은건 사실이구요..아직은 낙후된 군대병원의 문제 같네요...그리고 저희도 매일 소독 안하면 난리났었죠..
의무병은 모죠?
저희부대가 좀 특이했죠..제4개월 고참이 일병 3호봉에 견장을 찼고..제 한달위 고참이 3명..저랑 동기..이렇게 7명이었는데..정작 T/O는 5명..그 바람에 신병도 병장 4호봉에 받고,전 그 떄까지 막내생활했구요..초반엔 워낙 못해서 짬차이 안나도 욕도 많이 먹고 좀 맞기도 했는데..
일병꺽일 즈음부턴 별로 터치도 없고..다 그냥저냥 살고..워낙 짬이 비슷하다보니 청소나 기본 임무를 나눴는데,멸균을 맡은게 제 한달 고참중에 하나였어요..이 사람이 상병 달 즈음부턴 갑자기 게을러지더군요..정말 멸균거의 안 했습니다..(부끄러운 일이지만)정말 그렇게 했구요..저희 부대만의 특수상황이죠..
모르겠습니다..왜 제 주위의 의대생이나 의사들은 공중보건의 할 바엔 다들 군의관한다고 했고 하는지..많지는 않고 5명정도지만..그래서 뭔가 있다고 생각해왔구요..저도 공중보건의는 민간인인거 알지만,빡세고 그들만의 고충이 있나봐요..어짜피 군의관은 퇴근하면 거의 민간인이긴 하죠..성급한 일반화인가요?
의무병뿐만 아니라 다들 그러지 않나요..굳이 의무병,군의관에 국한되는 건 아닌거 같아요. 단지 뭐, 건강에 대한거니까 더 특별하다고 생각이 되어야 하나...
음.. 근데 제 주위엔 거의 공보의를 가고싶어하던데.. 문제는 공보의 가려면 거의 전문의 따기전에.. 즉 인턴하기전이나 레지던트 하다가 가야되는데 그럴경우에 좀 문제가 있죠.. 자기 후배였던 사람이 윗사람이 되서 욕들어가며 일배워야 되고, 또 그런것들 때문에 윗사람은 윗사람대로 불편해서 레지던트 뽑고 할때 잘
안 뽑으려 하죠.. 그래서 다들 그냥 전문의 다 따고 가는 군의관 가려고 하는거죠...
전문의 따더라도 더 많은 수가 공보의로 갑니다...소아과 전문의, 산부인과 전문의가 군대에서 필요합니까?..^^
산부인과 전문의는 육해공 합쳐서 3명정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있긴 있군요.............ㅋ
있긴 있어야 겠지요... 여군 장교나 부사관들이 있으니까요......
bojangle님도 의무병출신이셨군요 방갑습니다ㅎㅎ 많이 공감가네요 하지만 저희부대는 기구소독은 매일 했습니다ㅋ
저희 부대에서만 가능한 특수상황이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