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파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2라운드 파주시민축구단과 경남FC의 경기 전 파주 오범석 감독과 경남 박동혁 감독은 그라운드 위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은 축구계에서 잔뼈가 굵기에 친분 또한 있다. 사적인 대화부터 선수단 운영에 대한 이야기까지 폭넓은 주제가 나왔다.
그러던 중 '유튜브'가 주제로 나왔다. 박 감독은 "김진규가 나오는 유튜브를 봤는데 정말 재밌더라"고 하더니 "그게 오 감독 유튜브 채널이었는가"라고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오 감독은 파주 부임 전 '은퇴선수 오범석'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다. 여기에 FC서울 김진규 먹거리, 아니 전력강화실장이 출연했다.
당시 오범석 채널에는 김진규 실장을 비롯해 백지훈, 정조국 등이 출연해 '술방'을 하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경남 박 감독도 이 영상을 본 것이었다. 박 감독은 "나는 유튜브 다 본다"라고 농담을 던지면서 "<스포츠니어스>도 다 챙겨본다. 그래서 순위 예측도 봤다"라고 전했다.
김진규 실장의 예능 감각은 감독들 사이에서도 나름 화제였다. 오 감독 또한 "김진규 실장이 우리 채널에 나와 입담을 과시한 이후 여러 채널에서 섭외가 오더라"고 웃었다. 다만 FC서울 전력강화실장이라는 직책이 있기에 유튜브 등 방송 출연이 완전히 자유롭지 않을 뿐이었다.
그런데 약 20분 뒤 믿기지 않는 장면이 펼쳐졌다. 양 팀 감독이 웃으면서 이야기하던 그 김진규 실장이 파주스타디움에 등장했다. 김진규 실장은 아들의 손을 잡고 경기장으로 입장하고 있었다. 김진규 실장과 기자 모두 서로를 보고 당황한 눈치였다. 둘 다 "여긴 어떻게 왔느냐"라는 말을 할 뿐이었다.
김진규 실장과 오범석 감독은 워낙 '절친'이다. 그래서 파주를 응원하러 오기 위해 방문한 것일까. 김진규 실장은 "나는 이번 경기에 완전한 중립으로 왔다"라고 강조하면서 "파주에는 오범석 감독이 있지만 경남에는 나와 서울에서 함께했던 정훈기 피지컬코치가 있다. 한 쪽 편을 들 수가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방 속내가 드러났다. "요즘은 프로팀 경기장과 훈련장을 오가면서 일하고 있다"라고 전한 김진규 실장은 "오범석 감독이 파주에서 감독직을 맡고 있을 때 한 번은 와서 봤어야 했다. 감독하고 있는데 한 번도 구경오지 않으면 오범석이 지X을 한다"라고 웃었다.
사실 김진규 실장은 팬들에게 '푸짐바오'라는 별명과 함께 '먹거리강화실장'이라는 별명까지 붙어있다. 농담 삼아 김진규 실장에게 '먹거리 강화'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그는 그 누구보다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확실히 강화되지 않았나. 개막전 때 우리가 먹거리로 수억원을 뽑았다"라고 자랑했다. 역시 입담 하나는 '월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