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이른 아침
마음이 많이 들떠 있었다. 처음으로 사찰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설레임 때문에...
6시 30분에 떡집에 전화를 걸었다.
10시에 픽업하기로 한 떡을 9시에 픽업할 수 있는지 미리 전화를 걸었다.
떡집이 새벽 2시부터 일을 한다는 것을 알기에 미리 전화를 했는데 받지않는다.
잠시 후에 내 셀폰으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반가운 떡집 주인 아주머니이시다.
오늘 주문한 가래떡 10파운드, 찹쌀떡 10파운드를 아침 9시에 픽업할 수 있다고 하셨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기분 좋게 에린이와 샤워를 하고 아침식사를 했다.
우리집에서 떡집 들리고 카멜의 삼보사까지 가는데 족히 3시간을 차 타고 달려야한다는 남편
그래서 일찍 서둘렀다. 어젯밤에 쑤어 놓은 도토리묵을 챙기고, 집 근처에 산 로컬허니 한병도 넣었다.
시원한 바다와 아름드리 나무가 울창한 카멜 삼보사로 향한 우리 가족
11시가 넘어서 삼보사 도량에 도착했다.
스님의 염불 기도가 맑은 주위 환경을 타고 울려퍼지는 소리에 서둘러서 떡을 들고 법당으로 들어갔다.
동선 스님 혼자서 기도하고 계셨다.
12시가 지나가 병 문안 가셨던 주지스님과 운월스님 그리고 자광스님이 들어오셨다.
점심 공양 준비를 서두르시는 자광스님과 운월스님을 도왔다.
야채버섯전골을 아침에 어느 보살님께서 준비를 다 해 놓고 가셨다고, 육수만 부어서 끓이면 된다고.
식탁에 전골냄비가 올려지고 갖은 푸르고 주황색이 돌고 흰 버섯들의 향기가 식욕을 돋구었다.
육수가 지글지글 끓기 시작하고 야채들이 들어가면서 군침이 돌기 시작했다.
사찰에서 먹는 야채버섯전골 맛이 어찌나 좋던지..
먹고 또 먹고....밥 생각은 나지 않았다.
주지스님께서는 백김치를 곁들여서 가래떡을 꿀 찍어서 맛나게 드시고
항상 미소 가득하신 주지스님과 여러 스님들고 함께 한 점심 공양이 맛있기만 했다.
에린이는 점심 공양전에 동선스님과 찹쌀 떡을 먹었고..
자광스님과 설겆이 하고 뒷 정리를 하면서 편안한 감정이 얼마나 좋던지..
스님과 차를 함께 마주하는 자리도 편안했다.
주지스님이신 대석스님은 새침떼기인 에린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무던히 애를 쓰셨는데
집에 오는 날까지 우리 에린은 주지 스님을 멀리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눈 구경하러 갈 계획을 세웠다가
여행 비용이 만만치않고, 여행 가고 싶다는 마음이 절실하지않았고
그럼 우리 삼보사에서 하룻밤 자고 기도 하고 올까?
지난 20일에 고향처럼 포근한 인상을 받은 삼보사에 가자.
스님들이 좋아하신다는 떡을 해서 갖고 가자.
남편도 좋아했고, 그래서 떠난 삼보사에서 첫 날
햇볕 드는 곳에는 참 따뜻한 날씨다.
에린이도 그네 타고 나도 그네 타고
어린 딸과 함께 맑은 도량에서 나도 아이가 되었다.
산책 하고, 연못 주위에 앉아서 조약돌 모아 탑 쌓고 놀고..
시원한 바람이 상쾌했다.
오후 5시..
저녁 공양 준비를 하시는 자광스님을 도왔다.
좋으신 스님과 함께 주방에서 공양 준비를 하고 있는 내가 행운아가 된 것 같은 기쁨에 즐거웠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에린이 옷 한벌을 사 주셨다.
우리는 선물도 준비 못했는데 죄송한 마음으로 받았다.
콩나물 김치국을 시원하게 끓여서 시금치 무침 하고 냉장고 있는 백김치 썰고
깍뚜기 내놓고, 배추겉절이 접시에 담아서 부페식으로 나란히 늘어놓았다.
마늘,파 같은 양념이 전혀 들어가지않는 사찰 음식이다.
밥은 현미밥
사찰에서 공양을 해서그런가..
밥과 반찬이 정말 맛있다. 꿀 맛이다.
살 찌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아랑곳하지않고 정말 맛있게 먹었다.
오후 6시
저녁 기도가 시작 되었다.
자광스님과 운월스님이 부처님 앞에 계시고 우리 가족은 법당 뒷 쪽에 앉았다.
예불이 끝나고 운월스님은 법당을 떠나셨다
자광스님의 신묘장구대다라니 21편 독경 기도에 함께 동참한 우리 가족
에린이 잠이 들었고 8시가 되어서 기도는 끝났다
주지스님이 마련해주신 우리 가족의 방
바닥이 참 따뜻했다. 한국에서나 누울 수 있는 온돌방이다.
남편이 제일 좋아했다. 집에서도 침대에서 잠을 안자고 전기 옥장판을 깔고 바닥에서 잠을 자는 남편이다.
따뜻한 자리에서 에린이도 단잠이 들었다.
초저녁에 잠깐 보일러를 켜 놓는다고 했는데 어린 에린이가 있다고 오랜 시간 보일러를 켜 놓으신
주지스님의 크신 배려에 우리 가족 따뜻한 방에서 잘 잤다.
오후 7시가 넘어서 자지 시작한 에린은 새벽 2시가 넘어서 잠에서 깼고
혼자서 뒹굴뒹굴~~ 놀았다.
잠자리가 불편했을까? 버개가 높았나?
긴 시간 동선스님과 차 마시면서 담소를 나눈 남편이 피곤했을까?
남편은 코를 골았다.
4시에 기상.
세수하고 법당에 들어서니 벌써 스님 네 분이 자리를 하고 계셨고, 처음 뵙는 보살님이 계셨다.
아침 예불하는 기도 시간 동안 에린은 법당에 얌전하게 앉아 있고.
이럴 땐 다 큰 아이 같다.
출산 예정일보다 열 흘이나 빨리 세상에 나온 날이 음력으로 부처님 생일과 같은 딸이기에
부처님 앞에 있으면 흐뭇한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고마운 딸이다.
아침예불 기도 후에 참선을 50분 가졌다.
참선하는 동안 에린은 내 품에서 잠이 들었다.
처음 긴 시간 동안 갖은 참선
품 안에 딸을 안고 벽을 바라보고 참선하는 내 모습을 그렸다
그리고 올 한해 2009년을 생각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많은 일 들
50분 동안 1년을 되돌아봤다. 참회하는 시간이 되었다.
뉘우치고, 뉘우치고, 반성하고, 고맙고 감사하고
보고 싶은 가족 얼굴이 벽에 그려졌다.
주지스님의 죽비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정신이 맑다.
마음이 참 평안하다.
고용한 명상템플에서 이른 아침을 맞이하는 행복이
이런거구나..
처음 경험으로 얻은 큰 행복이었다.
우리방으로 들어와서 쉬었다. 아침 공양 준비 전까지는 쉬라는 자광스님의 말씀이 계셨다.
에린이는 잘 잔다. 남편도 코를 슬슬 골면서 잠이 들었다
나도 잠깐 잠을 잤다. 눈을 뜨니 6시 40분이다.
오늘 아침 공양은 누룽지탕. 물을 끓이고 있는데 자광스님이 나오셨다.
여전히 정갈하신 모습이다.
간단하게 누룽지를 끓였다.
아침 공양 시간은 7시다.
시간이 되자 스님들이 나오시고, 남편도 방에서 나왔다. 에린은 그때까지 잠을 잤다.
상쾌한 아침이다.
먼 산에서 올라오고 있는 태양이 포근한 고향 같은 삼보사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편도 좋다고 했다.
어딘지모르게 마음이 평온하고 행복하다고...
점심 공양은 자광 스님께서 맛있는 옹심이 미역국을 끓여주신단다.
콩나물 무치고, 옹심이 만들고 미역 불려서 냄비에 넣고 끓이고
들깨를 믹서기에 곱게 갈아서 체에 받치고 정성스럽게 미역 옹심이 국을 끓이셨다.
자광스님이 혼자 사시는 노보살님한테 전화를 하셨다. 함께 점심 공양하시자고.
노보살님이 맛있는 카레를 해 오셨다.
사람 사는 정인가 싶다.
모두 둘러앉아서 점심공양을 맛있게 드셨다.
운월스님은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있는 청소년 스키캠프 지도자로 떠나시고
우리 가족도 인사를 드리고 떠날 차비를 할 시간이 되었다.
냉동실에 우리 몫으로 나눠서 넣어둔 가래떡, 인절미를 담고,
자광 스님이 주신 짙은 녹색의 단호박도 봉지에 담았다.
그리고, 하룻밤 부처님 도량에서 편안하게 지낸 우리 가족의 성의 표시로 시주함에 백 불을
봉투에 담아서 에린이가 넣었다.
주지 스님을 찾으니 햇볕 드는 곳에서 걷고 계신다.
햇살이 좋은 오후에 운동을 하고 계신 듯 하다.
우리가 떠날 차비를 하니 스님들이 우리 곁으로 오셨다.
아쉬운 발걸음이다.
하룻밤 더 지내고 싶은 편안한 도량을 떠나려니 발 걸음이 안떨어진다.
난 말이 나오지않는다.
남편이 스님들과 인삿말을 나누었다.
"절에서 우리 자고 갈거야.." 에린에게 말 했을 때
기분 좋은 표정을 짓던 에린이도 서운한지 말이 없다.
주지 스님이 'I LOVE ERIN'를 에린이 그림장에 써 주셨을 때 묵묵히 자기 그림만 그리던 에린이다.
오후의 햇볕이 정말 따뜻하다
포근하다는 느낌을 가슴에 담고 스님들과 인사를 하고 집으로 출발을 했다.
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남편도 나도 즐거웠다.
스마일 얼굴의 주지 스님의 배려에 고맙다고,
처음으로 얻은 경험이 살이 된 거 같아 좋다고....
한 달에 한,두번 사찰에 머물면서
심신을 닦는다면....
내 마음도 깨끗해질 것 같은 좋은 생각
더불어서 자연과 함께하는 숲 속에서 또 다른 행복을 느끼고
내가 불자라는 종교적인 것을 떠나
몸과 마음이 많이 성숙될 것 같다.
삼보사에서의 보낸 시간들이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에 오늘 스님께 신년카드를 보내드렸다.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바다향님 고맙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좋은 날 되세요. 성불 하세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유향님 발 길에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받으시길 바랍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님의 그 환희스러운 마음, 부처님의 마음이고, 보살님의 마음입니다.
고맙습니다. 선주는 처음 마음이 오래도록 부처님과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성불하세요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_()()()_
고맙습니다.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평온한 31일 맞이하세요
흠..넘 따스한 정이 마구 넘쳐흘러..부럽네요~~~...한국의 사찰들도 이케 정성이 듬뿍 담긴 공양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밀려옵니다~ㅡㅡ: 스님들과도 이케 정겹게 지낼 수 있는것도 참 부럽습니다..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 마하살~()..()..()..
고맙습니다. 새해 첫 날에 다녀가신 발걸음에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된 날 되세요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부처님 도량에서 부처님 되셨씀을 축하합니다 에린불자님의 앞날에 부처님의 무한광명 함께하실것을 기원합니다, 좋은글 올려주셔서 저도 환희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_()_
에린에게 좋은 말씀 주셔셔 너무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받으시길요..고맙습니다
새해에 참좋은 경험의 글을접하고 참흐뭇하고 감사합니다.남편과 애린이와 행복해보여 좋구요.
거사님께서 따스한 온돌방을 좋아하시나 보네요. 언제 아주 가까운날에 좋은 상품하나 소개할것 같아요 .
전자파와 수맥파 차단하고 흡수하며 원적외선, 음이온 방출에 항취, 항균효과로 신발깔창을 신는것 만으로
머리가 맑아지고 허리가 쫙펴지고 50견 없어지고 무좀,동상이 없어지는 우리나라 기술로 특허 받아 삼성에서는 납품받아
열 안나고 전자파,수맥파차단 음이온 원적외선 방출 가전제품을 전세계에 팔게됩니다. 우리회사는
소재를 납품하면서 전북에 금년상반기에 공장을 건설하여 생활용품을 만들지요. sbs1004i@naver.com서백석
아,, 그러시군요. 좋은 건강 제품으로 소비자를 만난다면 더 좋은 일은 없지요.
새해에도 하시는 일 잘 되시길 빕니다
이렇게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