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면 다 되는 줄로 ...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고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 인데
다시 한번 기억해 보십시요
평생을
억척스럽게 일을 하며
땀흘린 보람으로
자식 넷을 키워
결혼 시켜 보내고 난
늙은 부부가
자식들이 어떻게 살고 있나
살펴보려고
여행을 떠납니다.
영감
큰 아들 집으로
먼저 가 봅시다. 하고
아침 첫 차로 도착 한 곳이
대전에서 내노라 하는
금수저들이 산다는 아파트
아니 아버지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세요
네 아버지가
친구 보증을 서 주었는데
그분이 쫄딱 망하는 바람에
우리집도 경매로 넘어가버려서
오 갈곳이 없구나
하며... 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말씀 하시기를
며늘아 전에
병원 늘리는데 필요하다며
가져간 돈 1억을 돌려주면
우선 한 숨 돌리겠는데
그러자 며느리가
언젠가는 갚아 드리겠지만
지금은 갚아 드릴수가 없어요
며늘아 우린 그것만
철썩같이 믿고 찾아 왔는데
그러자 며느리가
아버님이
저지른 문제이지
우리와는 관계가 없으니
두분이 알아서 하시고요
하고 일어서며
아들놈에게 눈짓을 하자
아들 놈 마누라 눈치를 보며
몸 둘바를 몰라 한다.
아버지가
아들 내외가 하는 꼴이
꾀심해서
그 자리에 눌러 앉아 버리자
싸늘한 분위기 속에
이틀이 지나자
아들 내외가
싸우는 소리가 들려 온다.
가실 곳이 없다 하시는데
나보러 어떻게 하라고
그러면
시골에서 농장하는
둘째네로 가시게 합시다.
"아버지 어머니....
순천에 있는 형석이네에
가 계시는 건 어때요?"
더 이상 할 말은
눈물이라
침묵으로
하고픈 말을 전한
아버지는
집을 떠나온
그날과 같은 길을
짙은 어둠을 뚫고
나서고 있었습니다
"형한테 이야기 들었어요..
그래 어쩌다가
늘그막에
이런 엄한 꼴을 당하셨데요"
"너희에게 면목이 없구나"
"내 집이라 생각하시고
편히 계세요"
과수원을 하는
둘째 아들과 며느리가 살갑게
노부부를 맞이해 주는걸 보며
자식 하난 잘 키웠다며
서로에게 위로를 건네는
시간도 잠시
농변기 농사일 때문에
마음보다 몸이 먼저 지쳐버린
노부부는 고단했는지
늦잠을 자고 있을때
거실에서는
아들과 며느리의 소곤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여보..
아버님이 큰애 아파트 계약할 때
빌린 돈 달라고 하면 없다고 하세요"
서로 필요로 하는
가치가 있을때
이루어지는 관계에서
가족이라는 것도
예외일 수 없다는
슬픈 현실을
또 한 번 느끼며
아픔으로 견디다 일어난
다음날도
자식에게 좋은 일이
부모에게도 좋은 일이라며
땀방울 마를 새 없이
일손을 거들고 있었습니다
"농촌에서 일손이 귀한데
김 여사네는
든든한 일꾼 둘이나 구했으니
좋겠슈..
"이번 농번기만 끝나면
다른 자식들한테 가라고 해야죠"
며느리가
이웃 사람이랑
주고받는 이야기를 듣고 있던
노부부는
이놈 역시
한 번도
가족이었던 적이 없었다는
생각을
눈물로 애써 지우고는
다음 날 새벽 이슬을
친구삼아
또 다시 길을 나섭니다
자식들에 대한
배신감으로
기력조차 잃어버린
처지를 한탄하며
대합실에서
노부부는 3년 전 결혼한
막둥이 아들이 낳은
갓난 손자가 보고 싶어서 인지
강릉행 열차에 몸을 싣고
달려왔지만
노부부는 아파트 벨을
누르지 못하고
계단에 한참을 쪼그리고
앉아만 있다가
더 깊어져 가는 슬픔에
힘없이 일어나 내려오고 마는데요
(아기가 자고 있으니
벨을 누르지 말아 주세요)라고
현관문에 써 붙인 종이를 보고
차마 벨을 누르지 못한
노부부는
숨소리조차 내지 못할
그곳 보단
"정선이한테
연락 한번 해보구려"
예전엔 하루가 멀다고
전화가 오더니
서너 달 전부턴
아예 연락도 없고
전화해도 받질 않더라고요"
((((띵똥....)))
딸의 아파트 벨을 눌러 보지만
아무리 눌러봐도
열리지 않는 문만 쳐다보다
쓸쓸한 마음으로 뒤돌아서려는
그때 앞집의
현관문이 열리더니
'지금 그 집엔 아무도 없는데
왜 그러시죠?"
시끄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여기사는 사람이
제 여식이고먼요"
옆집 여자가 전해준
이야기를 듣고
택시를 타고
한걸음에 달려온 곳은
병원이었고
묻고 물어
겨우 찾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노부부는 링거병에 의지해
잠들어 있는 딸을 보고
"아니 이것아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했어야지"
"엄마 아버지 걱정할까 봐..."
"우린 그런 것도 모르고..."
"저 때문에 두 분께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았어요"
병원 옥상 공원에
나란히 앉은
세 사람은 보름달을 바라보며
할 말을 잊은 채 서로가
애닳게 바라만 볼 뿐입니다
"제가 두 분 거처할 곳을
알아볼 테니까
불편하시겠지만
일단 제집에 가서 지내세요"
말만으로도 고맙구나"
자식들과
과거의 추억에서
힘을 얻으며 살아온
한평생이
그저 원망스럽기만 했지만
자식은 부모를
가진 적도 있었으니까.
자식이 우릴 버렸다고
생각지 말자며......
그날 밤
한 평생 살아 온 이야기로
딸과 이별을 한
노부부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곳은
딸의 집이 아닌 예전에
자신들이 살던 집이었습니다
자식들 마음 다 알았으니
이제 영감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6개월의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
자식들 속 마음을 알기 위해
길을 나섰던 노부부는
잊혀짐 보다
더 가슴 아픈것이
버려짐 같다며
지는 노을에 비친
막걸리 한잔에
해묵은 설움을 토해내더니
자식도 그저 어쩔수 없는
남 일뿐이라는
지금 세상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될 줄을 몰랐다며
"자식 한번 앉은자리엔
백 년 동안
풀도 안 자란다잖아요"
종점에 와 봐야 알게 되는게
인생이라더니만..
비가 오면
부엌에 있는
온갖 그릇 다 가져와
떨어지는 빗물을 받쳐가며
밥상에서
반찬 서로 얹어주는 행복으로
복닥거리며 모여 살던
그날을 그리워하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자식들 속 마음을 알기위해
길을 나섰던 노부부는
가진 재산 전부를
가장 늦게까지
사랑해 줄 사람이
부모란걸 모르는
자식들 대신
가진 재산 전부를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기부하고
못난 자식들은
피보다 진 한것이
돈이 였구나... 하고
한숨을 날립니다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핵심은 "사랑" 입니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합니다
기독교의 핵심인
십계명을 보면
다섯번째가
네 부모를 공경하라
인간이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계명 입니다.
부모를
사랑하고 공경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이고 도리 입니다
추석 명절이 다가옵니다
부모님 찾아뵙고
효도하는 추석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