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에서 여행지 소개가 있어 잠깐 소개할까 퍼 왔다.
파우더보다 고운 모래 사장도, 에메랄드 빛 투명한 바다도, 바람에 날리는 야자수도 없다. 하지만 스위스 체르마트는 알프스가 품은 파라다이스, 험준하고 위험하기만 했던 산자락에 작은 천국이 숨어 있었다.
▲ 체르마트에서 자전거 타기
▲ 빙하특급열차
▲ 글래시어 파라다이스 케이블카
▲ 정상에서 즐기는 여름스키
▲ 다양한 겨울 스포츠가 가능하다
▲ 정상의 얼음궁전
▲ 트레킹 도중 전통가옥을 만날 수 있다
▲ 아름다운 트레킹지 슈바르츠제
세상에 단 하나, 단지 덜 알려진 체르마트 알프스 자락 낙원 중의 한 곳인 체르마트는 독특하다. 요즘처럼 스피드가 생명인 세상에 자동차가 없다. 여행의 기본은 이동인데 불편할까 싶지만 전혀 그렇지도 않은 것이 공해를 만드는 화학 연료 대신 전기를 이용한 친환경의 교통 수단들이 있어 충분하다. 그래서 어떠한 기준을 대더라도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그 맑음이 자연, 그것이 알프스의 어떤 산간 마을과 비교하더라도 확연하게 다르면서도 우월한 점이다.
이 작지만 아름다운 산골 마을을 찾아 오는 관광객은 거주민의 숫자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융프라우 같은 곳에 비하면 체르마트와 마테호른은 한국인에게 덜 유명한 것은 사실, 그것은 단지 덜 알려진 것뿐, 덜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체르마트를 찾는 여행객은 다른 스위스의 도시가 그런 것처럼 아름다운 경관과 다양한 야외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름에도 눈을 볼 수 있는 만년설은 물론 아름다운 알프스의 경관, 마음까지 비춰낼 듯 맑은 호수, 들판에 핀 들꽃… 어디든 걷고 싶고, 살고 싶은 풍경을 만들어주는 체르마트야 말로 도심에 지친 현대인들이 결국엔 찾아가는 곳이 된다.
체르마트로 가는 길 스위스 남부 이탈리아와의 국경 근처에 위치한 체르마트는 다른 도시를 경유해서 오게 되는데 쮜리히 공항과 루쩨른에서는 열차로 각각 약 4시간 30분 가량 걸리고,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인터라켄에서는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열차로도 갈 수 있지만, 포스트 버스(Post Bus)를 이용해 체르마트의 입구인 브릭(Brig)이나 비스프(Visp)까지 가서 다시 열차로 갈아 타고 가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역시 기차다. 아름다운 스위스의 경관을 편안하게 앉아서 감상할 수 있고 시간도 정확하고 노선도 편리하다.
스위스는 여러 철도 노선 중 특히 아름다운 구간을 골라 특성에 맞는 이름을 붙였는데 대표적인 것이 골든 패스, 그리고 체르마트를 지나는 빙하 특급이다. 빙하 특급은 체르마트에서 브릭, 안데르마트(Andermatt), 쿠어(Chur), 생모리츠(St. Moritz), 다보스(Davos) 등 스위스 남부 지역을 지나는데, 울창한 삼림과 방목 지대, 산간의 급류와 계곡을 구경할 수 있다. 다만 전체 여정이 7시간이 넘어 세계에서 가장 느린 특급이라고 불리지만 291개의 다리와 91개의 터널과 고원을 달리므로 스위스의 산악 자연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기차를 타고 왔건, 자동차로 왔건 화학 연료를 금하는 지역이기에 체르마트 아래 태쉬(Taesch)에서 멈추어 걷거나 자전거, 전기 택시 혹은 환경 버스를 타고 체르마트 시내로 들어가야 한다.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 전망대에서 즐기는 여름 스키 체르마트가 유명해진 것은 마테호른이란 봉우리 때문인데 약간 휘어진 듯한 그 모습은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로고가 되기도 했다. 해발 4,400미터가 넘는 마테호른 봉우리에 직접 오르는 것은 전문 등반가의 몫, 여행자들은 약 3,800미터 높이의 마테호른 글라시어 파라다이스(Matterhorn Glacier Paradise)의 전망대까지 오른다. 전망대에서 마테호른의 봉우리가 가까이 보이는 것은 물론, 360도의 파노라마로 프랑스 몽블랑과 날씨가 좋으면 멀리 이탈리아까지도 선명한 전경으로 보여준다.
정상에는 만년설이 있어 여름 스키를 즐길 수 있는데, 해발 고도는 높아도 경사가 완만하므로 초보자도 알프스 스키를 즐길 만 하다. 이 지역은 다른 곳에 비해 여름 스키가 발달한 곳, 아무리 한 여름이라고 해도 슬로프 길이는 무려 21~23km까지 된다. 온통 눈으로 덮인 설원에서 알프스 산맥에 내리는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여유로운 스키를 즐겨보자. 리프트를 기다리는 길게 늘어선 줄도 없을 것이고, 내 앞길을 막는 초보도, 뒤에서 재촉하는 성격 급한 스키어도 없을 것이니. 스키는 물론 스노우보드, 개 썰매, 눈 썰매와 같은 놀이, 얼음을 이용해 궁전과 사람, 동물 등 여러 가지 형상을 만들어 놓아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특히 얼음 궁전은 서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것으로 신기한 것은 내부에 마련된 와인 저장소와 시음장. 얼음 궁전에서 숙성된 훌륭한 와인이 가득하다. 와인이 가장 좋아하는 온도에서 숙성되었으니 그 맛은 애써 말할 필요도 없다.
마테호른 글라시어 파라다이스까지 가려면 몇 번의 여정이 필요하다. 우선 보텀스테이션(Bottom Station)에서 8인승의 곤돌라를 타고 중간 지점인 푸리(Furi)까지 간다. 푸리에서 다시 마테호른 익스프레스로 옮겨 타고 트로크너슈텍(Trockenner Steg)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다시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까지 간다. 이동하면서 그리고 다른 교통 수단으로 갈아타면서 보이는 알프스 산맥의 장관, 높이가 주는 아찔함은 어떤 스릴과도 비교할 수 없다. 내려 오는 길은 걸어보자. 아침부터 서둘렀으니 중간 지점인 트로크너슈텍에서 점심 식사 시간을 갖는다. 마침 동서양 스타일의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으니 안성맞춤, 시원한 알프스의 풍경은 덤으로 준다.
주변의 호수도 구경하면서 쉬다가 푸리로 내려와 본격적인 내리막길 하이킹을 시작해보자. 아름답게 핀 들꽃과 빙하가 녹아 흐르는 신기한 빛깔의 냇물, 하늘을 향해 솟은 침엽수림은 스쳐 지나는 것 만으로도 시원하다. 트레킹, 알프스를 온몸으로! 그림 같이 아름다운 풍경은 휙 지나가는 자동차 창에 매달려 보기 보다는 천천히 보고, 만지면서 그 자연 안으로 들어가고 싶게 한다. 그래서 체르마트에서의 주된 놀거리는 트레킹, 즉 아름다운 산길 걷기가 된다. 왔노라, 보았노라, 걸었노라!! 다만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이니 6월 이후가 트레킹 하기 좋다.
체르마트에는 몇 개의 등산 철도와 케이블카가 있는데, 이를 이용해 올라가 내려오는 길을 걷는다. 여행자들이 많이 가는 곳은 호수가 아름다운 슈바르츠제(Schwarzsee), 수네가(Sunnegga)를 비롯한 핀델른(Findeln) 일대, 스타펠(Stafel)과 즈무트(Zmutt) 등이 있고, 더 높이 올라가면 고르너그라트(Gornergrat)도 있다. 슈바르츠제는 마테호른의 봉우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으며, 호수에 비친 봉우리의 모습이 아름답다. 체르마트에서 푸리로 가서 케이블카로 갈아타면 되는데 시간이 넉넉하면 슬슬 걸어 내려 오면서 알프스의 자연을 만끽 하도록 한다. 멀리 눈 덮인 마테호른이 보이고 야트막한 구릉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 속의 작은 마을인 수네가와 핀델른. 스위스에서는 아무 곳이나 놓고 사진을 찍어도 엽서가 된다더니 수네가와 핀델른에서는 눈을 감고 셔터를 눌러도 작품이 될 지경이다. 조금 더 올라가 있는 맑고 차가운 호수 스텔리제(Stellisee) 역시 마테호른을 품고 있다. 초원을 거닐며 핀델른 마을로 가면 아직도 돌과 통나무로 짜맞춘 전통의 스위스 산촌 스타일 가옥을 볼 수 있다. 알프스의 풍경을 만끽하면서 울창하고 시원한 침엽수림을 따라 2시간 정도 걸어 내려 오면 체르마트 시내다.
액티비티의 베이스캠프 체르마트 시내 구경하기 체르마트는 크지 않은 곳이지만 잠깐이나마 시내 거리를 걸어보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목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여름에도 스키 장비와 보드를 대여해주는 상점들, 패러글라이딩 강습소, 산악 자전거 대여소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갖고 있다. 이미 정상에서 수 많은 스키어와 보더들, 눈 위를 구르던 관광객들을 보았겠지만 장비가 없다면 이곳에서 빌려서 갈 수 도 있고 강습도 가능하다. 시내는 도로 양쪽으로 기념품 가게와 레스토랑, 바 들이 즐비해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오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스위스 초코릿과 일명 맥가이버 칼이라 불리는 아미나이프, 시계 등 다양한 쇼핑 품목을 만날 수 있다. 작은 냇물과 고풍스러운 건물, 아기자기한 상점 사이를 걷다가 어느 예쁜 카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다음 여정을 계획하면서 편안한 여행을 만들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