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314 도둑의 양심 오늘 하교하니 랩탑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침대위에 항해사자격증 폴더가 놓여있다. 다행히 여권과 자격증은 두던 위치만 바꿨다. 다른 것들은 소소해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동창회50주년 기념선물로 받아 추위에 많은 도움을 주던 핫팩가방, 쿠키, 다이어트 코크, 과일주스 등이 사라졌다. 여권과 자격증은 남에게는 도움이 되지않지만 내게는 재발급을 받으려면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운이 좋은 셈이다. 양심적인 도둑을 만났으니.. 어쨌든 관리인에게 신고를 했다. 그는 폐쇄회로를 볼 권한이 없어 상부에 전화로 보고했고 취침전에 연락을 주기로 했다. 알프레드가 그의 이름인데 가나출신으로 기억한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너무 방심한 듯하다. 중요한 서류를 방에 두고 방문을 잠궜다고 안심하고 있었으니. 내 잘못도 크다. 그래서 여권과 자격증은 당장 덜 위험한 학교 연구실로 가져가기위해 챙겼다. 우리도 어떤 측면에서는 모두 도둑이기는 하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열매와 짐승을 채취 혹은 사냥이라는 이름으로 먹었으니. 하기는 맹수도 우리를 잡아먹던 시절이 있었으니 주고 받는 관계였던 셈이다. 선사시대의 우리는 살아가기만 해도 충분한 운동이 됬었다. 그런데 지금은 앉아서 일하는 사람이 많고 그나마 명퇴 등으로 아무 일도 없이 사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그런 것들이 우리를 덜 건강하게 만든다.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사는 이유는 주로 집안 일을 맡아하면서 생활운동을 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나도 동의한다. 그래서 나는 자전거로 가급적 모든 곳을 다니려고 노력한다. 지금은 눈길로 주행이 안전하지 않기에 친구가 마련해준 버스패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제 일주일이 지나면 월간패스도 기한이 된다. 좋은 점은 버스시간에 맞추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강하면 문제가 생긴다. 폭설은 말할 것도 없고.. 어쨌든 운이 좋았던 하루였다. 양심적인 도둑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