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총재는 6일 "성의없는 구단 운영으로 홈구장 평균 관중이 몇백명밖에 되지 않는 구단은 내년시즌이 끝난 뒤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 박총재는 "총재를 맡아 3년쯤 되고 보니 프로야구를 망치는 구단이 어디인 줄 알겠다"며 "다른 구단을 위해서라도 그런 구단은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총재는 6일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있은 신문·방송사 체육부장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냥 하는 말이 아니므로 크게 취급해달라"고 주문, 퇴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박총재는 이어 "12월 초에 열릴 사장단회의에서 이같은 방침을 밝히고 내년시즌이 끝난 뒤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 박총재가 말한 퇴출 구단은 어디일까.
박총재가 밝힌 유일한 퇴출 기준은 '관중'이라는 점에서 롯데와 현대일 가능성이 높다. 박총재는 월드컵축구 등으로 관중이 크게 줄고 롯데가 사실상 '2군팀'으로 시즌을 포기하자 사석에서 "(구단 운영을 그런 식으로 하려면) 알아서 나가주면 좋겠는데…"라는 말을 자주 해왔으나 '개선 의지'가 보이지 않자 퇴출이라는 극약 처방을 쓰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 회장으로 경제계는 물론 관계와 정계에서 '마당발'로 통하는 박총재의 퇴출 선언은 돌발적인 것이 아니라 이미 몇몇 구단 고위층과 교감을 나눈 것으로 알려져 구단 퇴출은 구단주총회에서 통과될 것이 확실하다.
야구규약에 따르면 '제명'은 재적회원 3분의 2 이상의 출석과 출석회원 3분의 2 찬성으로 통과된다.
박총재는 또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3만관중이 들어가는 구장이 없는 도시에서는 프로야구를 할 수 없다"며 "전남 광양 등 이미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구단을 유치하면 3만관중을 수용하는 구장을 짓겠다'는 뜻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 대구경기 때 조해녕 대구시장과 강황 대구시의회 의장을 만나 '3만관중 구장'에 대한 확답을 받은 박총재는 "광주 대전 수원 등 '작은 구장'이 있는 자치단체에 이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99년 첫 '민선 총재'로 취임한 박총재의 '구단과 구장의 퇴출' 계획은 '경제를 아는 커미셔너'다운 아이디어로 올시즌 최대 위기를 맞은 한국 프로야구의 유일한 돌파구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