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선, 단답식 문제, 2교시에 출제……라니? 이게 무슨 소리다냐?"
"봉선이가 단답식 문제를 냈다는 뜻일 테지요!“
"단답식이라니?"
"그놈이 상식문제를 냈다는……."
"으엉?"
아까보다 더 크게 외치면서 벌떡 뒤로 나동그라질 뻔하다가 겨우 몸을 가눕니다.
윤직원 영감은 먼저에는 몽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같이 멍했지만, 이번에는 앉아 있는 땅이 지함을 해서 수천 길 밑으로 꺼져 내려가는 듯 정신이 아찔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단코 자기가 믿고 사랑하고 하는 봉선이의 낙방을 걱정해서가 아닙니다.
윤직원 영감은 시방 봉선이가 상식 문제를 낸다는 그 한 가지 사실이 진실로 작년의 드세던 캐백수가 차마고도를 낸 그것보다도 더 분하고, 물론 무서웠던 것입니다.
“… 그런 쳐죽일 놈이, 깎어 죽여두 아깝잖을 놈이! 그놈이 실무평가 하라닝개루, 생판 상식문제 내다가 국어 맞춤법까지 내? 으응? …육시를 헐 놈이, 그놈이 그게 어디 낼 것이 없어서 지가 한문 주관식을 내? 조선일보도 아닌 것이 무엇이 대껴서 한문 주관식을 내…?”
아무도 숨을 크게 쉬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뜨리고 섰기 아니면 앉았을 뿐, 윤직원 영감이 잠깐 말을 그치자 방안은 물을 친 듯이 조용합니다.
“…오죽이나 좋은 세상이여? 오죽이나 …”
윤직원 영감은 팔을 부르걷은 주먹으로 방바닥을 땅-치면서 성난 황소가 영각을 하듯 고함을 지릅니다.
“나이제한이 있너냐아? 토익 컷이 있너냐? 지원 자격이 있대야 어린놈의 것이요, 토익 815점은 나가 죽어라던 말세(末世)넌 다 -지내가고오 … 자-보아라, 곳곳마다 학력폐지요, 신문사도 상식 폐지, 서른 넘고 마흔 넘은 놈도 시험 치게 해 주니, 오죽이나 좋은 세상이여… 종합 스파 안 봐도 되게 해주니, 오죽이나 고마운 세상이여? 으응? … 제 스펙 지니고 앉아서 편안허게 논술 쓰는 세상, 이걸 태평천하라고 하는 것이여, 태평천하! 정 낼 것 없으면 작년에 냈던 인터뷰 쓰기나 낼 것이지, 어찌서 이제 와서 언시생 망쳐놀 상식 단답식을 또 낸단 말이여, 으응?”
방 바닥을 치면서 벌떡 일어섭니다. 그 몸짓이 어떻게도 요란스럽고 괄괄한지, 방금 발광이 되는가 싶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모여 선 가권들은 방바닥 치는 소리에도 놀랐지만, 이 어른이 혹시 상성이 되지나 않는가 하는 의구의 빛이 눈에 나타남을 가리지 못합니다.
"....착착 깎어 죽일 놈!.... 내 그놈 실무평가란 말만 믿었더니,, 오냐 그놈을 이천 오백 자 자소서를 간신히 써 주었더니, 오-냐 그 놈 천 오백 자를 톡톡 잘라서 서울신문에다가 서류 안 자르는 서울신문에다가 주어 버릴 껄! 주량 물어보는 매경에다 주어 버릴 껄! 으응, 죽일 놈!"
마지막의 으응 죽일 놈 소리는 차라리 울음 소리에 가깝습니다.
"……이 태평천하에! 이 태평천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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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열폭.
봉선아..
나 이런 짓 말고 공부하게 해 다오.
첫댓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센스!
님좀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이런........ >0< 부라보!!!!!! 공감+감탄
붐 업! 붐베가자~
님 최고이십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고최고! 진짜 짱이에요. 님 다른 글도 보고 싶을 정도... 정말 최고입니다!! ^^
이런 글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님이 부럽습니다!! 최고예요 ㅋㅋㅋㅋㅋㅋㅋ
님 최고! 님 놓치면 봉선이 땅을 치고 후회할 날 올겁니다. 님 좀 짱!!! ㅋㅋㅋ
님이 말하는 '이런 짓'을 맘 편하게 해주는 세상을 바라오.
밑에서 세번째 문단 완전 공감!!ㅋㅋㅋ
패러디이긴 한데 조금씩 변화를 주었군요.ㅋㅋ 님의 센스에 감탄 110% ^^
완전 재밌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님 정말 잘됐으면 좋겠어요...
회사에서 보다가 웃어 쓰러졌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