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에서 송탄까지 달려 간다?
거리가 얼마나 될지 상상해보지도 못했는데
아니, 달려서 간다는 생각은 감히 할 수 도 없었지~
그런데 이 친구들이 달려서 가겠다?
그렇다면 나도 시도해 봐?
고수중의 고수 카우보이, 꼭달이 발목 잡고 수원까지만 가면
멍후가 픽업하겠단다.
송탄은 못가더라도 수원까지는 가보자.
그래~ 모험 한번 해보는거야.
크리스마스 이브
아이들은 늦는다고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자~
지하철이 빌려준 '연인 서태후'를 수면제로 읽고 있자니
등 따시고 배 부르고 혼자 있어도 세상 부러울게 없다.
5시 40분 기상.
주민등록증, 핸폰 밧데리 추가, 속옷 한벌, 양말 한켤레,
메모수첩, 볼펜, 물 한병, 쵸코파이 하나 챙겨 넣는다.
새삼 비장한 생각이 든다.
집에 돌아올 수 있겠지?
배낭은 최소한 가볍게
옷차림도 가볍게
그래도 반팔 티, 긴팔 티, 방풍복, 쫄바지에 운동복 바지 한장 더 입고
모자쓰고 장갑끼고 집을 나선다.
사당역에 내렸을 때
복장이 나와 비슷한 남자 둘이 계단을 올라간다.
이 남자들도 이 신새벽에 달리기 여행하러 가나?
오잉?
그렇게 카우보이, 꼭달이, 민들레는
6시40분 사당을 출발~
남태령 고개를 오른다.
나를 배려한 듯 6분 페이스쯤 되겠다.
달림 만큼은
고수 발목 잡아채는 한이 있어도
고수와 함께해야 발전이 있다고 믿는 민들레.
고수들 틈바구니에서 꼴찌가 되는 것이 훨 낫다!!!
어둠 걷히지 않은 한적한 차도를 세 멍은 달린다.
혼자는 감히 실행 할 수 없는 신선한 체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를 떠 올린다.
이 순간만큼은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은 참나를 발견한다.
한시간쯤 지나자 빈속에 달려서 인지 배가 고파온다.
한시간 좀 넘게 달려 24시 편의점에서 버림과 채움을 했다.
허기를 면하는 와중에
아이들 아버지에게 문자를 이용 이 신새벽 달림 변명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사당부터 달려서 송탄까지 갈건데
주제는 ***님의 건강과 사업번창을 위해서 입니다!!!
흐흐~
가끔 이런 여우짓도 필요하리라~
자신을 위해 달리고 있다는데 어느 남자가 감격하지 않을손가?
편의점을 벗어나 채움에 힘을 얻어 달리지만
그들을 따라가기가 곧 버거워져 버린다.
중앙 마라톤 대횟날
완주 포기 할 생각으로
산너울과 58견의 뒷꽁무니를 십몇키로 따라 가다가 퍼진 기억이 떠 올랐다.
수원까지만 끌고 가 달라고 부담 주었으나
더 이상 저 고수들의 발목 잡는 일 그만두자.
빨리 마음 접는다.
내 힘으로 갈 수 있는데까지 가자~
달림 두시간 째
의왕을 벗어 나면서 의도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뒤돌아 보면 먼저 가라고 손 흔들어 주고
천천히 홀로주를 하면서
혹시 길을 잘못 들었나 확인은 주유소에서 했다.
좀 무섭기도 했다.
날은 완전히 밝아 있어 상대적으로 차량통행이 많아졌다.
새벽에는 신호등 무시하고 차도를 가로지르는 통쾌함도 맛 보았지만
이젠 신호등을 꼬박꼬박 지켜야 했다.
여기저기 문자들이 날라온다.
신작로가 게시판 방송을 하고 있음이리라~
홀로주 한시간 째
출발 세시간 째
수원 경기대학 사거리에서 멍후와 만났다.
아직 지친 것은 아니지만
차에 올라타고는 멍후 아파트 근처에서 감자탕 아침식사를 하고
달림은 그만 싱겁게 포기했다.
무무의 대회주 앞서 워밍업 15키로를 상기하면서
임도 달림을 위해 쉬기로 한다.
그리고 멍후, 멍후에게 깍듯한 후배, 민들레는 주자들 에스코트..
10시 40분 병점을 지나칠 때 운두령 꼭지가 보였다.
힘차게 달린다.
병점부터 쌩쌩 달려서 오겠다더니......
5분쯤 후 죽미령 오르막에 카우보이, 꼭달이 보였다.
11시 20분쯤 싱싱 운두령이 합세해 세 멍이 달리다가
서로들 점점 벌어져 간다.
요즘
빠지직~ 뽀지직~ 뿌지직~
남발 탓인지 카우는 쳐지기 시작하고
운두령 맨 앞서 가고 꼭달이 달리고
그 새 중간에 민들레 때문에 아침 운동 걸렀다는 멍후가 뛰어 들었다.
운두령, 꼭달이, 멍후, 카우보이 네 멍은
촥촥촥~
틈이 벌어져 갔다.
드뎌!!!
12시 20분 송탄 출장소 지나 이충 레포츠 공원 도착.
7시간 예상 시간은 선두 5시간 40분으로 골인!!!
장난으로 해석했던
'달려서 번개 장소 가자~ '는 현실이 되어
색다른 경험을 추가한 하루였다.
오늘 참석자
주자
카우보이, 꼭달이, 민들레, 멍후, 운두령,
신작로, 소나무, 붱바위, 멍 라오스, 노지심
허무강, 맥초이, 58견, 비단결, 깜장 고무신, 승희
1차 뒷풀이 끝날무렵 씨익 웃으며 나타난 들풀처럼.
(17명 같은데 빠진 멍 신고해라~)
자원봉사
멍후 후배님, 신작로 옆지기님
부엉바위 임도 걷다 달리다 얼마나 춥던지
목욕탕에서 몸 녹이고
젖은 셔츠 벗고 신작로 셔츠 얻어 입고서도 추워서
난 먼저 올라 왔다.
서정리 역전 보신탕 집에서 뒷풀이하고
꽃님이가 지원해준 팥 시루떡은 나눠 먹고 남아서
한쪽씩 가지고 왔다.
이후로 바톤 터취!!!
참참~!
너네들 달려서
수원까지~
아님 송탄까지~~
가 봤니??? (-.,-)
카페 게시글
하고 싶은 이야기
사당에서 송탄까지~~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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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49
04.12.25 23:20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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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 쟈미썻갯다?? 대단들 허다 차로도 한참일 거리를... 그저 상상만 할게 아무튼 대단한 대한의 멍들 건강하게 잘들 보내고 담에 웃으며 ^0^
신작로 중계 글 본 순간 달리고 싶었다 달려서 송탄까지 ...들레 수고했다.
수고혓다 잼두 있엇겟구나 ^^
고생했다
민들래 그정신으로 앞으로 울트라도 계속 이어 지리라 믿는다/.///
들레야 좋았지? 옛날 우리나라 지도 만드신 김정호님이 생각나더라...^^~~
대댠한 의지력이다.너희들은 정녕 챰다운 의지의 한국인 인가 싶다.나두 어제 25일 나 혼자 그넘의 울트라 연습한다고 왕복 60키로 뛰구 왔는데 오후되니 콧물,눈물 정말 춥더라.광주넘들은 알겠지만 이곳 비아에서 한재골 지나 백양사 까지 갔다왔다,결속력 있는 울 58친구들 참 보기 좋다.고생했다.
어제 고생한 신작로 옆지기님게 감사드리며 같이한 멍들 너무 좋았다..부엉바위코스 너무 좋더라~~떨어진 솔잎이 너무 푹씬하더라..
좋은 여행 했구나^^부럽다^^좋았겠다^^
대단한 여걸이다...달리고자픈 끼를 그 어떤 넘이 말리겠는가 ?...
그래 앞으로 한 50년간 더 뛰어라 ! 이거 악담인가 ? 덕담인가 ?
음마~! 따끈따끈하게 실컷 자고 낭께 암시렁두 안혀야~~ 2004 마무리走 빡씨게 누구 번개 쳐봐라~~
들레야 ,재밌었지? 도로주는 항상 위험해서 조심 많이 해야되...담엔 안전한 한강에서 장거리 함 하자.
멍멍!!! 부럽다.. 올매나 조았겠니??? 들레야!! 수고했구 재미있었겠따... 담에 벙개할땐 나두 델구가라.. 혹시다음엔 전주까지 가는거아니냐??ㅋㅋ
민들래야 내 너를 본 것만두 영광이다! 너두 연구 대상이다 ㅎㅎㅎ~~~~~
민들레야... 정말 생각만해도 넘 근사해... 잘 뛰어낸 니가 정말 부럽다... 민들레 힘!!!
내년에는 준비 잘해서 꼭 울트라 성공해라
대단해...지켜봐야지 길 잘 닦아놔라^^~~~
신났었겠다. 나도 평택에서 안양뛰어올때는 신나더라. 담에 함같이 뛰어보고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