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v.daum.net/v/20220723223855809
경찰청, 회의 끝나자마자 징계성 인사
류삼영 "불이익 각오..저항 부딪힐 것"
해산 지시 불이행한 50여 명 감찰 착수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마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 내용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경찰 인사권이 장악되면 이런 위험이 생긴다는 걸 보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23일 '전국 총경회의'를 주도했다가 곧바로 징계성 인사를 당한 류삼영 총경(울산 중부경찰서장)이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불이익을 예상했으며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단 말투였지만 경찰 조직에 대한 강한 걱정이 묻어났다.
그는 이날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경찰 통제안에 대한 총경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회의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좌천당했다. 경찰청은 류 총경을 울산 중부경찰서장에서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 소속으로 대기발령 냈다. 앞서 경찰청은 총경회의 종료 전 회의 참석자들에 대해 "복무규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한 후, 참석자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는데 곧바로 류 총경을 본보기로 삼은 것이다.
류 총경은 "어차피 불이익을 각오하고 나선 것"이라며 "(이번 인사 조치를 통해) 저 하나 불이익을 받음으로써 경찰 인사권이 장악되면 위험하다는 걸 국민이 알게 됐다면 의미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징계성 인사가 이어질 것을 우려한 듯 "신분이 불안정한 젊은 총경들이 걱정된다"며 "지휘부가 이런 식으로 인사 보복을 하면 강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수뇌부를 향해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이날 전국 총경회의에는 온·오프라인으로 189명의 총경들이 참석했고, 전체 총경의 과반인 357명이 회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뜻을 담은 '무궁화' 화환을 보냈다. 이들은 경찰국 설치 및 지휘규직 제정 등 경찰국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의 '경찰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역사적 퇴행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류 총경은 이날 회의에서 총경협의회 회장으로 추대됐다.
경찰청은 이날 현장 회의에 참석했던 총경 50여 명에 대해서도 감찰에 착수했다. 경찰청이 류 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다른 참석자들에 대해서도 감찰에 착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경찰 내부 반발은 더욱 거세질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