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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조선시대의 배경을 사용했을 뿐, 역사와는 무관합니다.※
<제 1장>
뱃사공의 나팔 소리와 함께 출발 준비를 마친 한양으로 가는 단 하나의 배. 많은 사람들이 이미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배를 타기 위해 멀리서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힘껏 달려오는 사내.
"안 돼요!"
사내는 크게 손사래를 치며 뱃사공에게 출발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아직 배는 출발을 하지 않은 상태. 사내는 재빨리 달려가 배에 발을 올렸다. 그리고 자신이 지니고 있는 호패(號牌:조선시대에 16세 이상의 남자들이 가지고 다녔던 일종의 신분증.)를 보여주면서 사내라는 것을 증명해보였다. 뱃사공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배의 마지막 탑승자인 사내를 흔쾌히 배에 들여보내주었다.
사내의 탑승과 함께 배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점점 땅과 멀어져 가는 배는 어느덧 물결에 출렁이기 시작했다. 사내는 뿌듯한 표정으로 자신이 살았던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달려온 그 길을 바라보는 순간, 사내는 커진 눈을 한 채 입을 틀어막았다.
멀리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미완성의 도자기를 들고 달려오는 광주의 모습 때문이었다. 광주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점점 멀어져가는 배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윤이희! 너 거기 안서나!"
그 말과 함께 광주는 숨을 헐떡이며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차오르는 숨을 내뱉으며 광주는 눈썹이 일자가 될 만큼 미간을 찌푸리며 힘겹게 독백했다.
"저 놈의 가시나가 미치지 않고 서야……."
그랬다. 배에 오른 자는 사내가 아닌, 사내의 행색을 한 계집이었다. 작은 체구와 커다란 눈망울 그리고 보드라운 피부에 아담한 손과 발은 그가 아닌 그녀라는 것을 명백히 증명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사내라면 가지고 있어야 하는 호패도 가지고 있었으며, 누구도 계집이 사내의 옷차림으로 배에 오를 거라고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말이다.
광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멀어진 배 위에 탄 이희는 자신에게 잘 다녀오라며 인사해주는 듯 도자기를 들어 올리는 광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광주 아저씨! 꼭 편지 할게요!"
들리지도 않은 이희의 외침에 광주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런 광주의 모습을 보고 있던 이희는 몸을 돌려 자신의 볼을 타고 흐르는 한 줄기의 눈물을 손등으로 훔쳤다. 하지만 이미 쏟아질 듯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눈물은 계속해서 이희의 볼을 적셔왔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간신히 눈물을 삼킨 이희는 입술을 꽉 깨물고선 작게 중얼거렸다.
"미안해요, 아저씨. 그래도 사내가 아니면, 또 한양이 아니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니까."
이희는 자신이 쓰고 있는 작은 밀짚모자를 손으로 내려 이마를 가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한참을 멀어진 자신의 고향, 인천(仁川)을 바라봤다.
男女相悅之詞
화창한 날씨와 함께 나무에서 아름답게 지저귀는 종다리들. 그러나 화가 잔뜩 난 상태로 걸음을 재촉하는 사내에게는 그리 아름답게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짜증이 날 뿐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거친 숨을 내쉬며 걷던 그가 걸음을 멈췄다.
갓으로 인해 보이지 않자 고개를 드는 사내. 그의 눈앞에는 엄청난 크기와 권위를 자랑하고 있는 영의정 이학권 댁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입도 다물지 못한 채 부러움에 사로잡혀 주변을 두리번거리겠지만, 사내는 그 집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릴 뿐이었다. 그리고 사내는 이내 도포를 펄럭이며 계단을 올라 집의 문을 활짝 열었다.
"도련님! 오, 오셨습니까!"
그랬다. 그는 이 집의 도련님, 그러니까 말하자면 영의정 이학권의 외동아들 이환이었다. 환은 상체를 완전히 접으며 인사를 하는 자신의 수종, 삼돌이를 노려봤다. 그 눈빛을 느꼈는지 삼돌이는 서둘러 몸을 피하며 환이 안으로 들어설 수 있게 자리를 마련했다. 환은 꿈틀거리는 눈썹을 멈추고선 걸음을 옮겼다.
그 때였다. 환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이 댁의 안방마님, 문정이 신도 제대로 신지 않은 채 환을 향해 달려왔다. 환은 걸음을 멈춰 서고 문정이 오는 것을 바라봤다. 항상 그래왔지만, 오늘은 더욱이나 환을 반기는 문정이었다.
"어머니."
"환아. 축하한다! 드디어 네가 직위를 얻게 되었구나. 이 어미가 바라던 것이……."
"아버지는 어디 계십니까!"
자신의 말을 싹둑 자르고 흥분한 듯 소리를 내지르는 환을 보고 문정은 살짝 놀란 기색이었다. 하지만 이내 다시 웃어 보이며 환에게 물었다.
"대감은 어찌 찾는 것이야. 왜, 감사 인사라도 드리려고?"
"………………."
"대감께서는 지금 사랑채에서 난을……."
사랑채라는 말을 듣자마자 환은 몸을 돌려 그 곳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자신의 말도 다 듣지 않은 채 무심하게 가버리는 환을 보며 문정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런 문정의 마음은 모른 채, 빠른 걸음 덕분에 사랑채에 어느 때보다도 빨리 도착한 환은 곧장 신을 벗고 마루 위에 올랐다. 그리고 다른 날에는 잘 들리지도 않은 마루의 삐걱거림이 무척이나 크게 들릴 만큼 온 몸에 힘을 잔뜩 주고선 자신의 아버지, 학권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문정의 말대로 학권은 난을 품에 껴안고 얇은 수건으로 그 잎을 닦아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환은 미간을 찌푸리고 학권의 앞으로 걸어가 털썩 주저앉았다. 학권은 환이 왔다는 것을 알았지만 고개도 들지 않고 오직 난에 집중하고 있었다.
환은 입을 삐죽 내밀고선 학권을 보며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아버지, 아니, 영의정 대감 나리. 어, 어찌 저 같은 인재를 사헌부로 보내시려고 합니까? 이래봬도 지난 과거시험에서 차석을 한 몸입니다! 헌데, 이제와 전하께서 주신다는 임무가 사헌부? 이, 이게 말이 됩……."
그 순간, 쫙 펴진 상태로 환의 얼굴에 정확히 착지한 수건. 그 수건의 정체는 학권의 손에 쥐어진 채로 난의 잎을 닦아내고 있던 것이었다. 이내 접착력이 떨어진 수건은 환의 얼굴에서 떨어졌고, 그대로 도포 위에 살포시 자리 잡았다. 환의 눈썹이 조금씩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권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환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네 신분이 양반에 왕의 친척이어서 가능한 일이지, 아니면 너 같은 놈이 무슨 수로 대사헌(大司憲:조선시대 정사를 논하고 백관을 감찰하여 기강을 진작하는 등의 업무를 맡았던 사헌부의 장관.) 자리에 오를 수 있겠느냐. 그리고 과거시험에서 차석? 그래, 말 잘 했다. 너한테 들인 돈이 얼만데, 수석도 아닌 차석을 하고 그게 잘났다고 그리도 떠드는 것이냐?"
"아, 아버지!"
학권의 말은 환의 자존심을 박박 긁어내리려는 듯이 들려왔다. 아니, 일부러 학권은 그리 한 것이었다.
환의 성정을 살펴보자하면, 그 높디높은 자존심을 건드려야만 반응하는 양반 중의 양반이었다. 환의 아버지로서 그를 훤히 꿰뚫고 있는 학권은 그의 성정을 이용해 대사헌을 스스로 선택하게끔 만들고자 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할 것이 분명했으니 말이다.
생각을 하고 있자니 학권의 얼굴에는 어느새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그런 학권을 보고 있던 환의 굳게 닫힌 입술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학권의 생각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환은 그 미소가 자신을 비웃는 것과 같이 느껴졌다. 결국 끌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환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파르르 떨리는 눈으로 학권을 바라보는 환. 이내 몸을 돌려 그 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 환을 향해 학권은 소리쳤다.
"사헌부,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만만한 곳이 아니다!"
그러나 학권의 말에도 환은 걸음 한 번 멈춰 서지 않고 곧장 사랑채에서 빠져나갔다. 환이 가는 것을 지켜보던 학권은 피식 웃더니 바닥에 떨어져 있는 수건을 주워 다시 난의 잎을 닦기 시작했다.
마당에 서서 환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문정은 씩씩거리며 화가 더 올라 나오는 환을 보고 서둘러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환은 가라앉지 않은 분노에 가만히 서있지도 못하고 펄쩍펄쩍 날뛰기 시작했다. 문정은 환의 어깨에 손을 얹고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환아. 우리 좀 좋게 생각하자꾸나. 대사헌이면 종 2품, 거기에 그 힘든 사헌부라 해도 최고 직이 아니겠니. 거기에 전하께서 친히 너를 사헌부에 임명해주신 거고."
그 말에 오히려 환의 이마에는 깊게 주름이 파였다. 그 것을 본 문정은 서둘러 고개를 숙여 환의 눈치를 살폈고, 이내 시선을 회피하며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환은 굳게 닫혀 있는 입을 삐죽 내밀며 멈춰있던 발을 땅에 다시 내디뎠다.
"화, 환아!"
환의 붙잡기 위해 문정은 손을 뻗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서둘러 삼돌이 환의 뒤를 따르려 했으나 삼돌의 눈앞에서 커다란 대문은 쾅- 소리와 함께 굳게 닫아버렸다. 벙 진 표정으로 문을 바라보는 삼돌과,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풀썩 주저앉은 문정만이 마당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오오- 약간은 독특한듯한 장르,ㅋㅋ 님 덕분에 기타장르방에 수시로 발도장 찍어야할듯,ㅋㅋㅋㅋ 담편 매우 기대요,ㅎㅎ
& 헤헤. 그런가요^^? 앞으로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잘보구 가요! 1월 기대작으로 정해놓고 갑니당ㅋㅋㅋ 화,금마다 들려야겠군요~
& 헤헤. 제 소설을 1월 기대작으로 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염!
원래 사극 로맨스 별로 안 조아했는 데 1편 보자말자 뿅 반해버렸슴ㄴㅣ당 @_@~!!! 재밌어요ㅎㅎ
& 아이구ㅠㅠ.... 앞으로 더 노력해서 멋진 소설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감사해여~
삭제된 댓글 입니다.
& 헤헤. 아닙니다^^ 기분이 나쁘지 않아요~ 오히려 성유날과 같은 멋진 소설에 비슷하다니 감사합니다~ 사극에 남장 소설이니 당연히 비슷할 수밖에도 없지만, 이제는 저만의 느낌과 이야기로 이끌어가야겠죠...헤헤.^^ 댓글 감사합니다!
& 댓글 감사합니다^^! 앞으로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여!
재미있을 것 같은 기분이 팍팍! 들긴하는데요... 남주가 과거 합격한 지 얼마 안 된 듯 한데, 바로 대사헌이라니;;; 조금 과도한 설정이 아닐런지요.
& 우선 이렇게 진심 어린 충고 감사드립니다! 남자 주인공인 환의 나이는 27살입니다. 꿈의제전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환의 과거 합격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처음에 대사헌이라는 자리를 정하면서 많이 걱정했었어요. 대사헌은 종 2품직으로 연배로 따져도 그렇고, 별것없는 환에게는 과분한 자리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소설의 내용 상으로 환은 왕의 친척집안의 외동 아들입니다. 왕이 직접 임명하였기 때문에 이렇게 설정을 하게 되었답니다.
하하 그렇군요~ 갑자기 우리 환에게 애정이 막막 솟아올라요!!^^ 지난번 '봉황은울지않는다'를 정말 재밌게 봐서 이번 작품도 기대하고 있어요~ 가인님, 모쪼록 건필하세요!!♡
& 헤헤, 감사합니다!
오옷!! 임주환님이랑서우님이 만났군요!!
& 개인적으로 두 분을 좋아하는 지라....허허허허허 댓글 감사합니다!
재미있어요!!!!!!!!
& 헤헤, 댓글 감사합니다!
완전 제 스타일이네요^^ 제가 중학생때는 많이 봤는데 한동안은 인터넷소설이 유치해져서 잘 못봤었거든요. 간혹 보긴했지만... 제가 이모티콘있는 것들을 안좋아해서요. 근데 간만에 엄청 재밌는 소설을 발견했다는 느낌이에요^^ 앞으로 업데이트날 맞춰서 보러와야겠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