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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공장 첼리스트 도완녀.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가목리. 그곳에는 첼리스트 도완녀와 돈연스님이 된장공장을 하고 있다.
마음이 적적할 때나 외로울 때 또는 힘들 때면 고향처럼 생각나는 공간. 어쩌면 그들은 나를 반기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곳은 오는 사람을 마다하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좋다. 수려한 자연경관 속에 자리잡은 첼리스트와 스님의 공간. 한편으로 사찰처럼 수행의 공간이면서 한편으론 은은한 첼로의 선율이 살아 숨쉬는 된장공장이다.
93년 돈연스님과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온 첼리스트 도완녀가 만나 결혼을 했다.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사기에 충분할 만한 결혼이었다. 그들은 강원도 정선의 나대지를 개간하고 그곳에 삶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얼마나 성급했으면 연달아 아이 셋을 낳았다.
막내가 돌을 지났을까 말까했던 시절에 처음으로 찾았던 된장공장. 이제는 그곳이 공해에 지친 도시사람들을 위로하는 명소가 되었고 전국에 체인점을 낼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강원도 양양 산불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첼리스트 도완녀가 너무 보고 싶어 그곳으로 향했다. 3천개가 넘는 항아리가 도열해 있는 뜰에 들어서자 고소한 된장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정겨운 냄새다. 너무 오랜만에 찾아와서 그런지 낯설다. 반겨주는 안주인이 없어서 일까. 사무실을 관리하고 있는 분에게 안주인의 안부를 물으니 서울에 갈 일이 있어서 준비를 하느라 집에 있다고 했다. 이상하다 방금 집을 둘러보았는데 사람의 인기척이라고는 전혀 없었던 것 같은데 집에 있다고? 2년 전에 멋진 집을 근처에 지었다고 한다.
개량 한복을 차려입은 구릿빛 반가운 첼리스트가 달려온다. 작은 키에 당당한 걸음은 언제 보아도 정겹다. 다가오자마자 “자기야 우리 산책하자”며 팔장을 끼고 숲길로 들어선다. 고민과 스트레스에 쌓여서 사는 도시인들을 위해 개발한 산책로다. 날씨가 풀리면 맨발로 숲길을 걷는다. 천천히 숲길을 걸으며 앞으로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걷는다고 한다. 숲을 지나면 된장공장 뒤로 흐르는 개울이 나온다. 개울가에 앉아서 흐르는 냇물에 발을 담는다. 아직 날씨가 풀리지않은 관계로 개울가에 앉아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된장공장 사장이 된장 이야기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그녀는 이미 된장 전도사가 되어있었다. “된장이 말이야.......” “된장은..........” “청국장환을 먹으면............” 하지만 싫지않다. 된장공장에 온 것은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안주인을 보면 세상 시름을 잊을 수 있어서 찾기 때문이다. 남편인 돈연스님이 천재라며 남편 자랑을 늘어놓는다. 돈연스님은 현재 전경련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고 한다.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저녁에 부부동반 모임이 있어서 올라간다고 했다.
천천히 걸어서 숲을 빠져나오자 장독대 사이로 하얀 머릿결의 꽁지머리 청년이 환한 웃음으로 다가온다. 돈연스님이다. “스님 너무 멋져지시는 거 아닌가요?”하고 인사말을 던지자 “하하, 내 위장이 20대래요. 하하” 풍채 좋은 돈연스님이 꽁지머리를 하고 항아리 사이에 서서 환하게 웃는 웃음은 일품이다. 오후 늦게 잠시 만난 된장공장 첼리스트 도완녀와 돈연의 모습은 나에게 많은 휴식을 주었다. 시간이 되면 좀 멀지만 강원도 정선의 된장공장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차를 마시면서 첼로의 선율을 들으면서 통유리로 된 창문 가득 운치있는 된장항아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창문 밖 풍경은 오후에 역광으로 보는 것이 더 멋진 것 같다.
영동 고속도로 진부 IC - 정선방향 - 가목리 (가는 곳마다 메주와 첼리스트 간판이 있음)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가목리 88-7 메주와 첼리스트 된장마을전화: 033-562-2710
된장마을 산골 음악회
강원도 정선 수병산 아래 부스베리계곡에서 ‘메주와 첼리스트 된장마을’을 일군 도완녀씨 (47·사진)와 돈연스님(55) 부부가 매년 7월6일 결혼기념일에 열어온 ‘산골음악회’가 올해도 같은날 임계면 가목리의 된장공장 앞 항아리 마당에서 열린다. |
출처: 박샘과미스고 원문보기 글쓴이: 박샘과미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