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 볼까요] 9) 나만의 핸드드립(Hand drip), ‘칼리타’ 추출하기

[새벽애(뎀)]

나만의 핸드드립(Hand drip), ‘칼리타’ 추출하기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자생하는 커피나무(Coffea)를 인류가 발견하여 마시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약 1천300년 전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나무를 발견한 에티오피아인들은 특별한 커피 추출 도구 없이 생두(green bean)를 불에 볶아 절구로 찧은 후 냄비에 끓여 마셨다. 이러한 에티오피아의 커피 문화가 바다 건너 예멘의 이슬람인들에게 전해지고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전해졌다.

커피 문화를 받아들인 유럽인들도 처음엔 커피를 냄비에 끓여 가루를 가라앉혀 마셨는데, 1908년 독일의 멜리타 벤츠(Melitta Bentz) 여사가 이 찌꺼기를 금속 원형통에 구멍을 뚫은 후 아들의 노트로 거르는 방식을 개발한 후 페이퍼 드립(Paper drip)이 시작되었다. 유럽과 북미인들이 이 방식을 자동화한 ‘커피메이커’를 보편적으로 사용했지만, 일찍이 원두커피 문화를 받아들인 일본인들은 동양적 차(茶) 문화에 기반하여 이 페이퍼 드립을 더욱 정교히 발전시켰다.

초기 원두커피 문화를 일본으로부터 받아들인 우리나라는 이러한 일본식 필터 여과식 추출을 ‘핸드드립’ 추출이라 부른다. 일본 사람들은 오랫동안 핸드드립 방식을 연구하여 멜리타 드리퍼를 발전시킨 칼리타, 고노, 하리오 등의 추출도구를 개발하였다. 이 중 칼리타 드리퍼를 가장 많이 쓰는데, 칼리타 드리퍼는 반침지 반여과 방식 추출이라 중간 정도로 볶은 미디엄 로스팅에 적합하며, 처음 핸드드립을 접하는 초보자라도 어렵지 않게 맛있는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

칼리타 핸드드립으로 나만의 원두커피를 전문가 부럽지 않게 내려보자!

▶준비물(1잔 기준): 미디엄 로스팅 원두 15g(설탕과 소금 굵기 사이로 갈아서 준비), 칼리타 드립세트(서버, 드리퍼, 필터, 드립포트, 타이머, 온도계)

1. 종이 필터의 압착된 두 곳을 앞으로 한 번 뒤로 한 번 접어 균형을 맞춰 준다.
2. 필터에서 종이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뜨거운 물로 한번 헹군 후 물을 버린다.
3. 커피가루를 담은 후 드리퍼를 톡톡 쳐서 커피가루를 평평히 펴 준다. 그래야 물을 골고루 부어 줄 수 있다.
4. 92℃의 물로 커피가루가 젖을 만큼만 부어주고, 30~40초간 기다린다. 이를 ‘뜸들이기’ ‘불림’ ‘사전 주입’ 등이라 부른다. 핸드드립에서 커피가루 속으로 물을 침투시켜 물에 녹는 커피의 수용성 성분을 잘 녹여내기 위해서는 이 첫 작업인 ‘뜸들이기’가 매우 중요하다.
5. 뜸들이기가 끝나면 중심부부터 가느다란 물줄기로 원을 그리며 물을 조심스럽게 부어준다. 드리퍼에 부어준 물이 절반 정도 서버로 빠지면 두 번째 물을 부어주고, 이어서 세 번째 물을 부어 원하는 양까지 추출되면 드리퍼를 분리하여 추출을 종료한다.

◆라이트 로스팅-‘향과 신맛’에 포인트를 둔 로스팅이며, 이를 잘 살리기 위해서는 가는 분쇄도, 높은 추출온도로 조금 많은 양의 물을 빠르게 부어 향은 풍부하게 맛은 부드럽게 표현한다. 추출시간이 짧고 물의 양은 많아 커피가루가 물에 침지되어 있는 방식이므로 추출구가 큰 하리오 드리퍼가 칼리타보다 좀 더 적합하다.

◆미디엄 로스팅-‘단맛, 신맛, 쓴맛의 밸런스’에 포인트를 둔 로스팅으로 이를 잘 표현하기 위해, 뜸들이기 후 부어준 물이 절반 빠지면 다시 부어주기를 반복하는 반침지`반여과 방식으로 추출하여 단맛, 신맛의 밸런스에 적절한 쓴맛까지 추출되도록 한다.

◆다크 로스팅-단맛이 살아있는 묵직한 쓴맛을 포인트로 볶은 로스팅이므로 다크 초콜릿 같은 향미 추출을 이끌어 낸다. 다크 로스팅은 쓴맛이 극도로 표현되어 있으므로 낮은 추출 온도로 쓴맛은 절제하고 단맛을 최대한 이끌어 내야 한다. 그러려면 추출이 조금 길어야 하므로, 조금 굵게 갈아 아주 가늘게 조금씩 물을 부어, 서버로 물이 빠지는 만큼만 물을 부어준다. 드리퍼의 커피 가루층에 물이 고여 있지 않도록 물을 부어 주는 여과식 추출로 칼리타 드리퍼로도 추출이 가능하나, 고노나 융드리퍼가 다크 로스팅을 표현하기에 조금 더 적합하다.

▽과정 설명

1. 필터를 접는다.
2. 뜨거운 물로 필터를 헹군다.
3. 필터에 커피 가루를 담는다.
4. 물을 골고루 담고 40초 정도 뜸을 들인다.
5. 가는 물줄기로 안에서 밖으로 천천히 돌려가며 붓는다.
6. 잔에 커피를 따른다.

박효승(테이블탑커피 대표) / 출처 : 라이프매일 2015.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