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학과 유식학의 정신구조 비교 -상담장면에서 내담자 이해를 중심으로-
조 상 희. 천 성 문 (금사중) (경성대)
본 연구는 상담자와 내담자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지는 상담에서 상담자의 내담자 이해, 그 중에서도 인간정신에 대한 구조적이고 유기적인 이해는 상담장면에서 내담자를 도울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고 보고,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과 대승불교의 유식학에서 본 정신구조를 비교하여 상담장면에서 내담자 이해에 시사하는 점을 찾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정신분석학과 유식학은 정신구조의 관점에서 인간의 정신은 스스로 의식할 수 없는 무의식이나 아뢰야식의 지배 아래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알기 힘들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또한 정신의 구조가 여러 층으로 되어있고 각 층마다 작용하는 원리와 방식이 다르므로 내담자 스스로 혼란스럽고 당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역동하는 정신의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인간의 마음은 정체되고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어느 한 순간도 머무르지 않고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어 상담을 통하여 내담자가 변화할 수 있으며, 정신의 흐름을 일으키는 동력인을 설정한 점은 내담자 내면에 스스로 변화할 힘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리고 역동하는 흐름을 나타내는 신호는 변화를 도모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알려주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인간의 행동이나 말, 생각을 인과론의 관점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는 겉으로 드러난 현상의 원인을 찾아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끝으로 정신구조에 접근하고 변화시키는 방법이라는 관점에서,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해결하고자 한다면 일상의식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생각이나 말, 행동에 드러나는 의미를 자유연상이나 지관 등의 방법을 활용하여 자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담자의 의지 정도에 따라 스스로 또 상담자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문제를 표현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힘들고 어렵긴 하지만 자신의 성숙을 이루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주요어: 마음, 정신, 성격, 심의식, 정신분석, 유식학
Ⅰ.서론 상담자와 내담자의 만남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상담에서 상담자의 내담자 이해는 상담장면에서 내담자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문제나 상담과정, 상담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인간정신에 대한 구조적이고 유기적인 이해는 상담장면에서 내담자를 도울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서양의 현대 심리학 중에서 인간의 성격에 대해 최초로 체계적인 이론을 수립한 정신분석학과 불교의 교학중에서 인간의 심리를 논리적으로 조직화한 유식학에 주목하였다. 정신분석학과 유식학 모두 인간의 고통과 갈등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기보다 인간의 내면에서 찾고 이를 변화시켜 돕고자 하며 인간의 정신을 심층적인 것을 원동력으로 하여 구조적이고 역동적으로 표현하는데 공통적이 있다. 정신분석학(Psychoanalysis)은 S. Freud에 의해 시작되어 그 기저가 마련되고 지금도 발전하고 있는 서양의 현대심리학으로서, 환자를 치료한 임상경험과 자기분석, 사례연구를 통해 발견한 것을 바탕으로, 인간의 정신에 관한 종합적인 이론을 수립한 것이다. 인간의 말이나 행동, 사고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無意識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 自由聯想과 꿈의 분석을 통해 인간의 심리구조와 그 작용을 체계화하고 인간정신에 접근하는 방법을 발견하여 이후 서양심리학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唯識學은 4세기경 無着이 海深密經과 彌勒의 논서들을 토대로 체계화하고 世親의 唯識三十頌으로 집대성되고, 이후 수많은 논사들이 세친의 체계를 따라 주석함으로써 크게 발전한 사상이다. 유식이란 오직 識(마음)뿐이다라는 뜻으로, 唯識學派는 존재하는 모든 것은 識이 轉變한 것일 뿐이므로 오로지 識을 궁구하고 수행하여, 자아를 집착하는 데서 오는 煩惱障과 대상을 분별하는 데서 오는 所知障을 소멸하고 解脫과 涅槃에 이르는 종교적 목적에 충실하고자 했다. 그 과정에 성립된 유식학은 인간의 심리구조와 심리작용을 체계적인 정리하고 심리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동서양의 사상을 통합하여 인간을 이해하려는 연구들은 국내에서도 이미 시도되었다. 불교와 정신치료를 비교하거나(윤호균, 2000; 이동식, 1974; 이부영, 1986; 정방자, 1998), 유식학과 분석심리학을 비교한(서동혁, 1997; 유미정, 1992; 이죽내, 1982; 황욱, 1991)연구가 다수 있다. 또한, 유식학과 정신분석학을 비교한(김명실,1992; 강종구,2000;최연자2001)연구, 그 외 유식사상을 철학적 측면으로 인간의 인식론과 존재론적인 접근을 한 연구들이 다수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정신분석학과 유식학의 다양한 측면이 인간의 정신 이해를 위해 비교 검토되었지만, 인간의 정신구조라는 측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첫째, 정신분석학이 본 성격의 구조와 작용을 알아보고 그 역동성을 이해한 다음, 정신분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간의 마음에 어떻게 접근하고자 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둘째, 유식학이 이해한 인간의 心意識의 구조와 작용을 알아보고 그 能變相을 살펴본 다음, 유가 수행에서 인간의 마음에 어떻게 접근하여 유식학의 목표에 도달하고자 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셋째, 정신분석학과 유식학을 총체적으로 파악하여 정신구조적 관점에서 비교 분석하고 상담장면에서 내담자 이해에 시사점을 모색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기본적인 참고문헌은 정신분석학에서 프로이드 전집과 김명실(1992) 등의 논문, 그리고 출간된 성격심리학(서창원, 2001; 손정락 역, 1994; 조현춘, 조현재, 문지혜 역, 2002; 홍숙기, 2000)들이다. 유식학에서 世親이 저술한 唯識三十頌과 玄藏이 저술한 八識規矩頌, 유식불교의 경론 가운데 海深密經, 成唯識論과 그 밖의 오형근(1983), 竹村牧男(1985), 高崎直道(1997), 方倫(1993), 三枝充悳(1993), 太田久紀(1994), 고목(2000), 묘주(1997) 등의 유식불교 연구서를 참고로 한다.
Ⅱ. 정신분석학의 성격
개인의 성격은 선천적 요인과 사회?환경적 요인 및 생물학적 요인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다(서창원,2001). 프로이드는 1920년대에 이르러 환자들과의 임상경험, 사례연구를 통하여 개개인의 내면을 깊이 있게 관찰하고 여기서 발견한 것을 토대로 하여 인간의 성격에 대한 종합 이론을 만들었다. 개인의 의식적인 심리현상이 어디에서 유래하는가를 탐구하여 심리학에 무의식의 개념을 도입하였다. 인간행동의 많은 부분은 어떤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합리적이고 의식적인 것보다는 오히려 비합리적이고 무의식적인 동기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1.성격의 구조와 작용 프로이드는 초기에 무의식?전의식?의식으로 구분하는 지형학적 모델을 구상하였다. 그런데 임상의 경험이 축적되고 개념이 정교해 지면서 프로이드는 무의식적 소원과 충동들이 의식이나 전의식과 갈등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 자체 안에서 갈등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무의식 안에 자기를 구성하는 원초아?자아?초자아를 배치하는 구조적 모델로 성격의 구조와 작용을 설명(이재훈 역,1999)하였다. (1) 의식?전의식?무의식 의식은 사람의 정신생활에서 어떤 순간에 스스로 알거나 느낄 수 있는 모든 경험과 감각을 말한다. 사고?지각?느낌?기억 등 정신생활 과정의 극히 일부분만이 의식의 수준에 포함된다. 전의식은 의식과 무의식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부분으로 어느 순간에는 의식되지 않으나 주의를 집중하고 조금만 노력하면 곧바로 의식이 될 수 있는 경험으로 이루어진다. 무의식은 전혀 의식되지 않지만 마음의 심층으로 의식적 과정과 신체 행동의 동기로서 작용한다. 무의식은 직접 관찰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행동이나 태도, 말로부터 추리되는 성격의 가장 깊고 중요한 부분이다. 프로이드는 인간의 정신을 빙산에 비유하여 물 위로 보이는 작은 부분이 의식이라면 물 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방대한 부분을 무의식이라 설명하였다. 무의식의 영역은 비록 인식되지 않지만 의식적 과정과 신체적 행동을 지배하며 사실상 정신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사고나 감정, 우연한 망각이나 병적인 증상이 마음 속의 선행된 현상과는 관계없는 듯이 보이는 것은 의식적인 정신과정보다 무의식적 정신과정과 관련된 까닭이다. (2) 원초아?자아?초자아 원초아는 신체구조에서 나오는 추동 등 모든 욕구의 저장소이며 신체적 요구와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에너지를 공급받으며 쾌락의 원리에 따른다. 원초아는 만족의 지연을 참지 못하고 즉각적인 긴장의 감소를 추구한다. 원초아가 긴장을 감소시키는 방법은 반사행동과 1차 사고과정 두 가지이다. 반사행동은 신체에 대한 내적이거나 외적 흥분에 자동적으로 대응하며, 긴장이나 불쾌감은 즉각적으로 제거된다. 1차 사고과정은 만족지연이나 긴장을 견딜 수 없는 원초아가대상에 대한 심상을 만드는 것으로 욕구충족은 즉각적이나, 대상이나 방법은 정해진 것이 없어 유동적이다. 원초아는 심상으로 만족하였으나, 분명히 심상은 긴장을 실제로 감소시키지 못한다. 이 상황에서 욕구대상이 자신과 분리되어 있는 현실세계에 속해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성격의 두 번째 영역인 자아가 발달하기 시작한다. 자아는 원초아가 현실적인 조건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분화 발달된 부분으로 다분히 조직적이고 구체화된 정신구조이다. 자아는 성격구조에서 의식의 중심으로 판단력과 분별력을 지니므로 현실의 원리에 의해 원초아를 통제한다. 자아의 작용은 개체의 자기보존 추구라는 대전제 아래 현실원리에 따르며 2차 사고과정으로 이루어진다. 2차 사고과정은 욕구충족을 뒤로 미루고 특정한 대상과 방법을 고집한다.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며 분석적으로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추리하는 것이다. 원초아의 특정욕구를 만족시키는 데 필요한 대상이나 상황을 확인하고, 자아의 2차 사고과정은 현실대상이나 상황을 얻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세운다. 자아는 현실검증과 더불어 원초아의 충동을 조절한다. 즉 효과적인 욕구충족을 위해 현실검증으로써 인지적인 모든 기능을 통제하는 것이다. 자아는 지적 과정이 자리하는 곳으로 현실적 사고와 문제 해결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인간은 개인으로서 그리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간다. 이렇게 하려면 인간은 물리적 현실의 직접적 제약도 처리해야 하지만 사회적 규준이나 금지를 지키는 것도 배워야 한다. 자아는 본능적 욕구를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사회적으로 승인된 방식으로 만족시키려 한다, 성격의 세 번째 구조인 초자아는 외적 제재나 걱정, 처벌, 실패에 대한 즉각적 위협이 없을 때조차 사회적 규칙을 지키려 하면서 생겨난다. 초자아는 자아가 원초아를 통제하는 과정에서 한 단계 발전된 형태로서, 양심과 자아이상에 근거를 두고 있다. 초자아는 부모의 가치관이나 사회의 가치관에 대한 내적 표상이다. 초자아는 현실보다 이상을 추구한다. 초자아는 행동의 유용성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으로 옳고 그름에 따라 판단한다. 행동과 사고가 사회적 조건에 수용이 될 수 있을 때 우리는 만족감과 긍지, 자기 가치감을 경험하며, 행동이 수용되지 못할 때 우리는 죄책감을 느낀다. 초자아는 원초아처럼 현실검증능력이 없기 때문에 자아의 실제 행위뿐만 아니라 생각이나 의도에 대해서도 판단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뿐만 아니라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생각에 대해서도 자신을 판단하여 만족감을 갖거나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초자아의 기능은 양심과 자아이상이라는 두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양심은 쾌락을 추구하는 원초아의 충동을 억제하고 자아를 설득하여 도덕적 관심에 집중하도록 함으로써 금지규정을 지키게 한다. 자아이상은 이상적이고 완벽한 목표를 추구한다. 2. 역동적인 성격 인간의 성격을 구조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쉽게 파악할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을 보다 명확하게 직관하기 위한 방법일 뿐이므로 서로 상통하도록 해야 한다는 프로이드의 말(임홍빈, 홍혜경 역, 1994)처럼 인간의 성격구조는 유기적으로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는 역동적인 것으로 어느 한 순간도 고정되어 있지 않다. 성격의 구조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나름의 특징과 작용을 지니면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체계이다. 이러한 성격의 역동성을, 모든 정신현상의 동력인을 설명하는 리비도 이론과 성격구조 사이의 부조화와 불일치로 유발되는 불안, 억압, 갈등과 자아방어기제 등을 통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1) 리비도 이론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에서는 모든 정신현상의 動力因을 본능(instinct)의 에너지, 특히 리비도 이론으로 설명한다. 프로이드는 인간 유기체를 복잡한 에너지 체계로 생각하였다. 그는 심리적 활동을 이루는 형태의 에너지를 정신 에너지라고 이름하고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의해 정신 에너지와 신체 에너지는 서로 전환될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여기서 두 에너지의 교량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본능이라고 하였다. 리비도는 프로이드 정신분석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개념이다. 리비도는 삶의 본능 중에서 특히 성본능의 기능 수행에 사용되는 정신 에너지이다. 리비도는 성적 자극이나 흥분을 유발하도록 조건 지우는 어떤 물리적이며 구체적인 힘이다. 리비도는 심리적으로나 생리적인 의미에서 성적인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리비도 개념은 프로이드 초기 저서에는 성욕이라는 한정된 개념이었으나 후기에는 생존욕의 의미로 확대 해석되기도 했다. 이러한 리비도가 자생적으로 또 외부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성격이 형성된다. 리비도의 작용원리에서 먼저 언급되어야 할 것이 부착(cathexis)의 개념이다. 부착은 사람이나 동물의 정신적 표상을 향한, 또는 그에 부수되는 정신에너지의 양이라고 정의된다. 성격의 역동성은 정신에너지가 원초아?자아?초자아에 분배되고 활용되는 방법에 따라 이루어진다. 그런데 유기체의 전체 에너지의 양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한 체계가 강해지면 다른 체계들은 약화된다. 프로이드는 성격형성의 원동력을 리비도에서 찾고, 그것의 발달과정을 정신구조에서 공간적인 발전형태와 시간적인 순서의 두 측면으로 고찰하였다. 전자는 신생아 때 원초아가 자리했던 리비도가 점차 외부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과정에서 자아?초자아로 전환되는 측면이다. 후자는 리비도가 입술?항문?성기 등 성감대로 이동하는 부위에 따라 성격형성의 발달을 구강기?항문기?남근기?잠복기?성기기의 성심리 발달단계로 구분하는 입장이다. (2) 불 안 불안개념은 어떤 정서적 상태로 정신분석이론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프로이드는 신경증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불안현상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는 초기에는 불안이란 적절하게 해소되지 못한 리비도의 결과, 즉 억제된 성적 충동과 미처 해소되지 못한 흥분 때문에 증가된 긴장상태가 불안신경증으로 변화되어 나타난다고 보았다. 그러나 후기에는 이 견해를 수정하여 불안이란 개체로 하여금 반격하거나 피해야 할 절박한 위험의 원천을 알려주는 자아의 기능이라고 하였다. . 자아는 원초아?초자아?현실의 요구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 불안으로 반응하는데, 불안의 종류는 외부환경, 원초아, 초자아 등 자아를 위협하는 근원에 따라 현실불안, 신경증적 불안, 도덕적 불안의 세 가지 형태가 있다. 현실불안은 외부환경의 위협에 대한 정서반응으로서 본질적으로 두려움과 같은 의미이다. 불안은 위험이 있으므로 대책을 찾아야 한다는 신호이며, 일반적으로 현실불안은 자아보존에 도움을 주며 여기서 다른 두 유형의 불안이 파생된다. 신경증적 불안은 원초아의 충동이 의식 속으로 분출되어 나온다는 위협에 대한 반응이다. 성적?공격적 충동들을 직접 표현하면 부모로부터 처벌이나 위협을 받는다는 것을 경험한다. 이것이 처음에는 현실적 불안이지만 점차 발달이 진행되면서 원초아의 본능적 충동이 자아조절을 파괴하려 위협할 때 신경증적 불안이 발생된다. 도덕적 불안은 양심의 두려움으로써 초자아의 처벌위협에서 비롯된다. 즉 원초아가 비도덕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표출시키려 할 때 초자아가 수치, 죄책감, 자기저주의 감정으로 반응하면 이 불안이 발생된다. (3) 억 압 억압은 최면에 의지하지 않고 신경증 환자를 분석할 경우, 자주 관찰되는 현상으로 위협적 사고를 의식에서 적극적으로 배제시키는 현상에 대한 이론적 정식화이다(홍숙기, 2000). 무의식의 내용은 자아가 현실에서 수용할 수 없는 충동들을 억압한 결과물이다. 모든 무의식 충동처럼 억압된 사고는 행동에 강력히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억압된 사고는 무의식이기 때문에 자신이 이것을 직접적으로 인식하지는 못한다. 원래의 충동 또는 생각이 위험하거나 고통스럽기 때문에 의식에서 추방되었고, 그것들을 무의식에 가두어두려면 정신 에너지를 엄청나게 투자하여 계속적 방어 노력이 필요하다. 역동적 무의식의 본질 감정이 있고 처벌위협 때문에 그 감정을 의식 체험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있다. 감정 자체도 방어노력도 내담자는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다. 무의식적 충동을 성공적으로 억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충동이 의식적 인식으로 흘러나오기도 한다. (4) 갈 등 갈등은 성격의 한 측면의 요구가 다른 측면의 요구와 충돌할 때 일어난다. 대부분의 내적 갈등은 원초아가 즉각적인 만족을 위해 자아에 압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일어나며 성격구조의 세 측면은 모두 서로 갈등관계에 있을 수 있다. 내적 갈등의 해결은 욕구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것으로 가정할 경우, 논리적으로 세 가지 가능성이 있다. 충동 제거하기, 직접적으로 욕구 표현하기, 욕구의 방향 바꾸기이다. 충동을 제거하는 것은 의식에서는 가능하나 전체 성격에서 제거하기는 어렵다. 충동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는 어려우며, 원초아의 욕구가 완전하게 표현되는 경우에는 자아가 강하게 압도당해 강한 불안을 경험할 것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내적 갈등은 욕구의 방향을 바꾸는 것으로 처리되며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성격구조 간의 타협이 있어야 한다. (5) 자아방어기제 방어기제는 성격발달의 수준이나 불안의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불안에 처했을 때 방어기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본능적 충동을 개인이 의식하지 않도록 도와주며 충동이 간접적으로 만족되도록 해준다. 프로이드는 방어기제가 원초아 충동의 공개적 표현과 이에 대립되는 초자아의 압력으로부터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자아의 무의식적 전략이라고 정의하였다. 여기에는 충동이 의식적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을 봉쇄하는 방법과 충동을 왜곡시켜서 원래의 강도를 현저하게 감소시키거나 빗나가게 하는 방법이 있다. 따라서 모든 방어기제는 무의식적 정신과정으로 작용하므로 본인은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며, 개인으로 하여금 현실을 거부하거나 왜곡시켜서 지각하도록 만들어 불안감의 위협을 덜 받도록 하는데, 자아가 자신을 보호하는 데 사용하는 방어기제의 종류는 다양하다. 위험한 내적 욕망?충동?생각을 의식에서 밀어내어 무의식 속으로 추방시키는 억압, 외적 위협을 부인해 버리는 부정, 무의식적 소망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반동형성, 자신의 무의식적인 마음을 타인에게 돌리는 투사, 성장과정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불안해서 현 단계에 그냥 머물러 버리는 고착, 비교적 단순한 초기의 발달단계로 후퇴하는 퇴행, 위험한 욕구나 충동을 표현하되 직접대상에게 표현하지 않고 다른 대상에로 표현하는 전위, 현실에서 더 이상 실망을 느끼지 않으려고 그럴 듯한 이유를 붙이는 합리화,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형태와 방법으로 충동과 갈등을 표출하는 승화 등이다. 3. 성격에 접근하는 방법 정신분석은 무의식적 내면세계의 의식화 작업이며 그 치료적 목표는 적응적이고 문제해결적인 자아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이장호, 1995). 무의식의 내용을 의식되도록 하고, 무의식적인 충동과 초자아의 요구를 현실적으로 조절하도록 자아를 강화시키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하는 정신분석의 과정은 네 가지 기본과정을 포함하는데 자유연상, 저항, 전이, 해석과 통찰이다. (1) 자유연상 정신분석에서 내담자는 아무리 말하기 불편하거나 시시해도, 마음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 기억들을 이야기하는데 이를 자유연상이라 한다. 자유연상을 할 때, 분석가는 내담자에게 직접 보이지 않도록 긴 안락의자의 머리맡에 앉고 내담자는 조용하고 평온한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누워 있는데, 이는 마음을 정상적으로 깨어있는 의식상태와 방어가 풀린 상태로 자아의 검열 없는 자유연상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무의식으로 가는 길은 자유연상들을 내놓는 내담자가 인도한다. 내담자 개인이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자 원하거나 드러낼 수 있을 때만이 고통으로부터의 해방될 수 있다. 자유연상의 과정에서 나오는 기억의 단편들은 서로 관계없는 것같이 보이지만 의식의 심층, 잊어버린 어린 시절의 경험과 사건들로 내담자와 분석가를 데려가 주는 중요한 단서들이 된다. 그런 점에서 꿈은 자유연상의 중요한 재료가 된다. 꿈의 재료는 전날이나 최근의 경험들 그리고 어린 시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기억과 신체적 요구들이다. 꿈은 잠잘 때도 멈추지 않는 자아의 꿈 작업에 의하여 왜곡되고 상징화되며, 이 때문에 사람들은 꿈에서 깨어나면 꿈의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드러난 꿈의 내용과 그것에 숨겨져 잠재된 꿈의 의미는 무의식 과정의 영역이므로 우리가 잘 수용할 없게 된다. 하지만 꿈은 의식과 자아의 활동이 느슨해진 상황에 드러난 무의식의 내용이므로 이를 실마리로 잘 분석해 들어가면 무의식을 인식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2) 전이와 저항 프로이드는 자유연상을 하는 동안 이를 어렵게 하는 요소를 발견했다. 자유연상에 대한 저항과 분석가에 대한 전이가 그것인데, 이를 분석함으로써 문제의 근원이 된 억압된 내용과 방어들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보았다. 정신분석 과정에서 내담자는 지금까지 억압했던 성적, 공격적 충동에 마주치게 된다. 진실을 알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방어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치유를 원하면서도 동시에 원하지 않는 갈등 속에서 치료자와의 관계 또한 양면적이 된다. 이 특수한 상황에서 내담자는 분석가를 어린 시절 중요시했던 인물로 여기고 그 인물을 향했던 감정과 반응들을 소망과 사랑 혹은 증오의 형태로 분석가에게 옮기게 되는데 이 현상을 전이라 한다. 전이는 모든 사람에게 관찰되는 현상이다. 전이는 각 개인이 과거 어릴 때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졌던 유아기 감정과 욕구, 기대 등을 현재상황에서 반복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과거의 중요한 인물에게서 충족했던 욕구를 현재 타인들에게서 똑같은 적응방식을 사용해서 충족하려 하거나 과거에 좌절되었던 욕구를 현재에 와서 충족하고자 하거나 과거 생활에서 두려웠거나 불안을 야기했던 갈등이나 대인관계를 현재 상황에서 달성하고자 똑같은 반응방식을 반복하는 것(정방자, 1998)을 뜻한다. 전이는 일상생활에서도 일어난다. 이러한 전이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움직이는 무의식과 정신의 역동성을 반영하고 있다. 또, 정신분석의 과정에서 무의식이 의식되는 것을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으로 방해하는 내담자의 모든 태도나 행동을 저항이라 한다. 저항은 종종 치료를 방해하지만 환자에 관한 중요한 정보의 원천이며 변화를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저항은 치료의 단계마다 동반한다. 모든 연상 하나마다 치료상황에서 환자의 모든 행동에서 저항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며 이것이 회복을 향하여 갈망하는 힘과 그에 반대하는 힘 사이에서의 타협일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저항은 의식적인 수준에서 일어날 수도 있고 전의식적, 무의식적 수준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모든 저항은 공통적으로 분노, 죄의식, 증오, 사랑, 질투, 창피, 애도 ,불안 등 불쾌한 느낌을 피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받아들일 수 없는 충동이나 느낌 혹은 생각을 억압하는 것이 치료에 의해서 위협을 받는다고 내담자가 지각한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억압을 적절한 선에서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 동시에 저항을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이정태, 채영래 역, 1996). 저항의 극복은 분석작업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프로이드는 저항의 원천이 되는 두 가지 큰 힘이 가혹한 초자아와 자기파괴 추동이라고 말한다. 가혹한 초자아는 계속 죄책감을 주어 내담자가 건강해지거나 행복해질 자격이 없다고 일깨운다. 이 저항 때문에 한 가지 증상이 없어지면 즉시 다른 증상이 때로 신체의 병이 나타나기도 한다. 가혹한 초자아를 무너뜨리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자기파괴 추동을 극복하는 것이다. 자기파괴 쪽으로만 가는 사람은 분석가의 모든 치료노력에 저항하기 때문이다. (3) 해 석 해석은 정신분석의 가장 특징적인 기법이다. 좁은 의미의 해석은 분석가가 여러 상황과 정보,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일을 헤아려 짐작 유추한 것들을 내담자에게 말로 전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표면부터 심층으로 즉 의식하는 것부터 의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또한 방어나 저항을 무의식적 내용보다 먼저 해석하여 들어간다. 해석의 시점과 방식이 적절하면 내담자는 지금까지 의식하지 못하던 증상이나 행동의 의미 서로 무관하다고 여겼던 일들의 관계 등을 깨달을 수 있는 통찰에 이르게 된다. 분석가가 적절하게 해석해야 하는 것은 자유연상과 꿈에 나타난 무의식의 내용뿐만 아니라 분석가에 대한 태도와 행동도 포함한다. 그러나 무의식적 재료는 의식에서는 위장되거나 상징적 형태로 나타난다. 분석가의 일은 내담자가 행동하고 말하는 것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분석가는 해석한 것을 바탕으로 내담자와 이러한 의미들을 이야기하고 환자들이 어떻게 자신의 문제행동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도록 돕는다. 분석가는 내담자가 해석을 들을 준비가 된 후에 해석을 하게된다. (4) 통찰과 훈습 자유연상, 꿈, 전이와 저항에 대한 분석가의 해석은 내담자가 자신의 증상과 성격에 관한 특성과 근원을 통찰하게 돕는다. 통찰은 지적인 이해 이상의 것을 포함한다. 통찰은 머리로만 그랬구나 그렇겠구나 하는 회상이나 이해가 아니라 통렬하게 가슴을 치는 즉 강한 감정이 따르는 전 존재의 체험이다. 환자의 새로운 자기인식은 개인적으로 옳거나 혹은 타당하다고 느껴야하며, 이해와 수용의 점진적으로 발달되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억압되었던 괴로운 경험들이 일단 의식화되었을 때, 그것들을 다시 억압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의식에 통합시키는 작업을 해나가야 하는데 이를 훈습(working-through)이라 한다. 분석가가 내담자를 새로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할 수는 없다. 분석가가 할 수 있는 것은 내담자 자아의 우방이 되어 억압된 내용의 의식화를 돕고 그로써 내담자 자아가 점점 강해지고 현실적응에 일과 사랑에 에너지를 돌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통찰하고 깨닫고 변화하는 것은 내담자 자신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자기분석의 태도이다. 이는 마음의 과정과 동기를 추리하여 자신이 내린 판단, 결정 등의 무의식 배경을 통찰하려하고 오랜 습관을 한 번의 통찰로 바꾸기는 어려우므로 적극적으로 끈기 있게 노력하는 삶의 자세를 말한다. 고전적인 정신분석의 최후 목표인 통찰은 치료의 결과이며 이는 훈습과정을 통해 안정적으로 기능하게 된다(홍숙기, 2000).
Ⅲ. 유식학의 심의식
識은 무엇이며 왜 唯識인가? 불교가 태동한 인도에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설명하기 위해 논리적으로 나누는 분류법이 발달하였다. 유식학에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法]을 다섯 가지 유형[五位]과 백 가지 구체적 항목[百法]으로 나누어 본다. 오위백법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오위는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먼저, 존재를 有爲와 유위의 상태에서 수행을 통해서 벗어나 이르는 無爲로 나누고, 다음으로 有爲의 존재를 다시 정신적인 것[心]과 물질적인 것[色] 정신도 물질도 아닌 존재[非心非色의 不相應] 로 나누었다. 마지막으로 정신적인 것을 心王과 心所有로 나누었다. 그러므로 존재하는 모든 것은 心王法, 心所法, 色法, 不相應法, 無爲法의 다섯 위상의 법으로 분류가 된다. 이것을 다시 세분하여 백 가지의 법으로 나누고 있다. 그런데 이 다섯 위상의 존재는 모두 識[心. 心王] 하나로 歸一된다. 즉 心所有法은 심왕의 작용이고, 色法은 심왕이 전변된 것이고, 不相應法은 심왕, 심소, 색의 한 부분이고 無爲法은 네 가지 유위법이 소멸함으로써 나타난 것이다. 그러므로 존재하는 모든 것은 識(마음) 하나로 귀일하며, 識을 떠나서 존재하지 않으므로 唯識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1. 심의식의 구조와 작용 유식학에서는 마음을 8식으로 분류하여 마음을 표층에서 심층을 향하여 중첩된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는데 심의식의 구조와 작용의 측면을 드러낸다. 신체 감각기관이 외부 대상을 인식하는 전5식, 생각하고 헤아려 기억하고 선별할 수 있는 제6의식, 아뢰야식의 견분을 我로 여겨 헤아리고 집착하는 제7말나식과 모든 경험정보를 종자 형태로 보존하여 윤회의 주체가 되는 제8아뢰야식으로 나누어 본다. (1) 前五識 전5식이란 眼識?耳識?鼻識?舌識?身識을 말한다. 전5식은 오근에 의지하여 오경을 인식함으로서 발생한다. 전5식이 의지하는 안?이?비?설?신근은 모두 扶塵根과 勝義根으로 나뉘어지는데 부진근이란 地?水?火?風의 사대가 화합하여 이루어져 우리가 금방 식별할 수 있는 신체의 거친 기관이고 승의근이란 우리가 식별할 수 없어 추측할 수밖에 없는 미세하고 빼어나며 본질적인 기관을 말한다. 이 다섯 가지 식은 각각 의지하는 신체 감각기관이 다르고 식별하는 대상이 각각 다르며 식이 일어나는 조건[衆緣]이 달라서 서로 뒤섞이는 일이 없다. 전5식은 여러 가지 인연이 모두 조건을 갖추어야 일어나는 마음으로 인연이 하나라도 결핍되면 발생하지 않는다. 眼識은 아홉 종류의 인연이 모두 갖추어져야 일어나는데, 의지하는 감각기관인 眼根과 親因緣의 種子, 分別依인 제6식, 染淨依인 제7식, 根本依인 제8식, 遍行心所인 作意와 인식대상인 眼境과 공간과 빛이 필요하다. 耳識은 안식의 조건에서 빛을 제외한 여덟 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하고 鼻識?舌識?身識은 안식의 조건에서 공간과 빛을 제외한 일곱 가지의 조건이 갖추어져야 발생한다. 또 전5식이 대상을 인식하는 방법은 오직 現量이다. 사물을 생각하며 추리하거나 하지 않고 비판이나 분별을 떠나서 외부 대상을 오직 있는 그대로 감각 인식하는 것이다. 이때에는 아직 분별이 일어나지 않아 槪念知[名言]을 수반하지 않으며 헤아리는 마음이 없다. 전5식은 가장 표층의 마음이고 가장 단순하지만 제6, 7, 8식을 의지하면서 전인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마음이기도 하다. (2) 第6意識 제6식은 의근에 의지하여 有爲無爲의 일체법을 대상으로 하여 일어나는 인식작용을 의식이라 한다. 意識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종류의 生緣이 필요하다. 친인연의 종자, 염정의인 제7식, 근본의인 제8식, 변행심소인 작의, 의식의 대상인 법경이 있다. 제6식은 善?惡?無記의 三性에 두루 통하고 변행심소의 受심소에 苦?樂?捨의 三受로 인식한다. 그런데 이들이 항상 위치와 상태를 바꾸어서 어떨 때는 선할 때 홀연히 악이 일어나고 어떤 때는 기쁠 때 슬픔이 일어나기도 한다. 악한 일을 할 때 根本煩惱와 隨煩惱가 따르고 선한 일을 할 때는 信 등의 마음작용이 일어나 그 전체가 한데 뭉쳐 작용한다. 그러므로 생각하고 말하고 몸을 움직이는 등의 일상생활에 있어 제6식의 작용이 가장 두드러진다. 따라서 계속하여 업을 짓는데 선업을 짓든 악업을 짓든 업을 지음에는 제6식인 의식이 전적으로 그 역할을 주도한다. 업은 생각과 말과 행위를 통해 축적되는 경험정보로, 윤회의 주체인 제8식에 저장되고 다시 제6식 의해 현실상황으로 이끌려 나온다. 제6의식이 대상을 인식하는 방법은 現量?比量?非量에 통한다. 의식이 전5식과 함께 일어날 때에는 대상을 인식하되 아직은 분별을 일으키지 않았기 때문에 現量이지만, 분별적으로 인식하여 현실세계와 적합한 것은 比量에 속하고, 적합하지 않는 것은 非量에 속하므로 대상을 인식하는 방법은 일정한 것이 없고 그때그때 변한다. 의식이 인식대상으로 하는 것은 반드시 현재에 내 앞에 있을 필요도 없고 시간과 공간의 제한도 없고 인식방법도 거의 무제한이다. 前五識을 지탱하는 마음이므로 第六識이라 불려진다. 제6식은 전5식이 감각기관을 통해 인식한 내용을 종합 판단하고 기억?회상?추리한다. 전5식이 구별한 감각만으로는 깊은 인식이 성립되지 못한다. 감각의 작용을 통일적으로 받아들여 명확하게 지각하는 작용을 하는 것과 함께 유식에서는 전5식과 관계없이 떠오르는 모든 것을 지각하는 인식이기도 하다. 전5식과 함께 작용하는 의식을 五俱意識이라 하고 전5식과 관련 없이 독자적으로 작용하는 의식을 不俱意識이라 한다. 오구의식은 완전히 전5식과 함께 작용하는 의식으로 감각과 같은 대상을 향해서 받아들인 것을 판단하며 지각하는 五同緣意識과 전5식이 받아들인 감각을 계기로 인식하지만 그것과 관계 있는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는 不同緣意識으로 나뉘어진다. 불구의식은 전5식의 감각과 관계없이 작용하는 마음을 말하는데 이는 다시 전5식으로 감각한 후 그것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생각하며 연상하는 五後意識과 전5식과 상관없이 홀로 일어나는 의식을 말하는 獨頭意識으로 나뉘어진다. 독두의식은 다시 전5식이나 선정과 상관없이 혼자 작용하는 공상, 환상, 몽상, 이상향을 그려보기도 하는 獨散意識과 잠을 잘 때 꿈속에서 일어나는 夢中意識과 선정하는 동안 머릿속에 수시로 떠오르는 의식으로 자유로이 나타나서 자유로이 사라져 가는 아무 거리낌도 구속도 없는 定中意識으로 세분된다. 이러한 제6식은 五位無心이라 하여 無想天, 無想定, 滅盡定, 혼미하거나 인사불성하여 기절했을 때, 깊이 잠들었을 때에는 끊어져 의식이 작용하지 않는다. 유식에서 의식보다 더 심층적인 식을 궁구한 이유가 바로 의식이 끊어져도 움직이는 식을 선정경험으로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6식의 심리작용은 51개의 모든 심소법인 다섯 가지 변행심소와 다섯 가지 별경심소, 열 한 가지 선심소, 네 가지 부정심소, 스물 여섯 가지 번뇌심소와 두루 상응한다. 대상과 의근이 처음 접촉할 때 변행심소가 다음으로 상황에 따라 별경심소가 작용한다. 다음으로 수행에 도움되는 선심소[信?精進???愧?無貪?無痴?無瞋?輕安?不方逸?行捨?不害]가 작용하기도 하고, 수행에 장애를 주고 자신과 남에게 괴로움을 주는 번뇌심소가 작용하기도 한다. 번뇌심소는 근본번뇌와 수번뇌심소로 나누어지는데, 수번뇌심소가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의 증상이라면 근본번뇌는 안으로 감추어진 문제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근본번뇌는 貪?瞋?痴?慢?疑?惡見의 여섯 가지가 있으며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痴이다. 수번뇌심소는 다시 셋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小隨煩惱는 염오된 마음과 반드시 함께 일어나는 것은 아니나 염오심과 함께 일어나면 거칠고 맹렬하게 일어나는 심리작용으로 忿?恨?惱?覆?嫉?????諂???害 등 열 가지가 있다. 이들은 탐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마음이다. 中隨煩惱은 선하지 않은 마음과 함께 일어나는데 無??無愧 두 가지가 있다. 大隨煩惱은 염오심이 일어날 때 반드시 함께 일어나는 마음으로 不信?懈怠?放逸?掉j擧?失念?不正知?散亂 등 여덟 가지다. 不定心所는 네 가지로 惡作?睡眠?尋?伺인데 이들은 선?불선과 같이 정해진 것이 아니고 적절하면 선이지만 지나치거나 모자라면 불선이 되어 상황과 정도에 따라 정해진다. 제6의식이 淨念을 일으키면 善心所가 그것과 서로 연관되어 일어나며, 染念을 일으키면 스물 여섯 가지 煩惱心所가 그것과 서로 연관되어 일어난다. (3) 第7末那識 인간은 일상생활에서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또한 표층적인 의식의 저변에는 근본적으로 나, 나의 소유물이라는 본능과도 같은 관념이 미세하면서도 집요하게 작용한다. 이는 현실세계에서 갖가지 고통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지만 스스로 원인이 되는 마음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깨닫기는 무척 어렵다. 제7말나식은 아뢰야식의 견분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마음이다. 제6식이나 제7식은 모두 意識인 것은 동일하나 제6의식이 다른 것에 의지하여 그 성질을 갖는데 비하여 제7식은 그 자체의 작용을 지닌다. 특징은 항구적으로 자세히 헤아려 분별한다는 것이다. 제6의식보다 더 깊은 곳에서 항상 잠재하여 작용하는 마음으로 利己性, 執我性, 자기중심성의 마음이다. 唯識三十頌에서는 이를 思量識이라 이름하는데 내 것을 생각한다. 자기의 형편을 이것저것 헤아린다는 뜻이다. 말나식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네 가지 종류의 生緣이 필요하다. 親因緣依 종자와 늘 함께 하는 根本依인 제8식과 변행심소인 作意와 식의 인식대상인 境이다. 제7식의 성질은 두 가지 종류의 無記性 중에서 有覆無記에 속한다. 제7식은 네 가지 근본번뇌가 항상 함께 하여 참된 성품을 가리기 때문에 有覆에 속하며, 제7식이 善?惡業에 대하여 아직 현행을 일으키지 않았기 때문에 無記에 속한다. 諸法無我이므로 我를 얻으려고 해도 얻을 수 없다. 그런데 非我를 我로 헤아리는 것은 명백히 옳지 않으므로 제7식이 대상을 인식하는 방법은 三量 가운데 現量과 比量이 아닌 오직 非量에만 속한다. 인간의 그릇된 인식은 스스로도 잘 인식할 수 없는 심층의식인 제7말나식의 인식방법에서 그 근원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말나식은 그릇된 인식이기 때문에 말나식과 상응하는 심리작용은 모두 좋지 않은 것으로 변행심소도 말나식에 의해 이용된다. 변행심소 자체는 비록 나쁘지 않지만 나를 집착하는 말나식와 함께 하면 결국 그 심리작용이 올바른 인식작용에 쓰여질 가능성이 없어지는 것이다. 여섯 가지 근본번뇌 중에서 貪?痴?慢?惡見 네 가지 종류가 我執의 한 가지가 되어 그것에 따른다. 여덟 가지 수번뇌, 즉 昏沈?掉擧?不信?懈怠?放逸?失念?散亂?不正知가 근본번뇌를 따라 일어나게 된다. 다섯 가지 별경심소 중 慧와만 상응하는데, 慧라고 이름하지만 결코 지혜가 아니라 오히려 완고한 집착으로 我見에 의해 일어나는 심리작용이다. 말나식은 제8식을 의지하여 식을 일으키는데 제8식을 所緣境으로 삼아 恒常 審察 思量한다. 말나식은 항상 심찰하고 사량하는 중에 이 我를 잊지 않으며 절대로 잠시도 버리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제7식은 제8식 제6식 전오식과는 같지 않다. 제8식은 항상하되 심찰하지 않으며 제6식은 심찰하되 항상하지 않으며 전5식은 항상하지도 심찰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세 종류의 마음[識]은 恒常?審察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 불완전하지만 오로지 제7말나식은 항상하기도 하고 심찰하기도 하기 때문에 제8식의 견분을 집착하여 나라고 여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나라고 하?? 것이 있으면 상대가 있게 되고 또한 나와 상대를 둘러싸고 환경이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이것과 저것을 나누어보고 심지어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주고 나에게 이익이 되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4) 第8阿賴耶識 제8 아뢰야식은 種子와 有根身과 器世間을 대상으로 인식하는 마음이다. 아뢰야식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네 종류의 生緣이 필요하다. 종자와 늘 서로 의지하고 있는 제7식과 변행심소인 作意와 인식대상인 境이다. 제8식은 아주 미세한 생멸의 흐름만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것과 상응하는 제8식의 성질은 두 가지 종류 無記性 중에 無覆無記이다. 제8식은 眞如와 無明이 혼합 조직되어 이루어진 것으로 즉 不生不滅과 生滅이 화합하고 있다. 무명 중에 진여가 존재하기 때문에 생멸 중에 불생멸이 존재하여 참된 성품을 뒤덮지 못하므로 無覆에 속한다. 제8식은 비록 인연을 따라 임의로 운행하여 생멸하더라도 안으로는 선악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밖으로는 선악의 행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無記에 속한다. 제8식의 심리작용은 다섯 가지 변행심소인 觸?作意?受?想?思뿐이다. 觸은 감각기관인 所依根과 인식주체인 識과 인식대상인 所緣境의 이 세 가지가 화합하는 것이 원인이 되고 촉은 그 결과이다. 作意는 인식주체인 심왕을 일깨워 인식대상 쪽으로 이끄는 일을 한다. 受는 수순함과 거스름, 수순도 거스름도 아닌 대상의 모습을 받아들이며 애착을 일으킨다. 苦?樂?捨의 세 가지 感受작용이 있다. 苦受에 있어서는 이미 얻지 않은 것은 합하지 않기를 바라고, 이미 얻은 苦는 빨리 떠나기를 좋아하다. 樂受는 얻지 못한 樂에는 합하기를 바라고, 이미 떠난 樂에는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 捨受는 단순히 평정한 것은 당기거나 밀치지 않는다. 아뢰야식은 인식작용이 명료하지 않고 거슬림과 수순의 대상 모습을 분별할 수 없어 오직 捨受와 상응한다. 想은 대상에 대해 심상을 취해 갖가지 이름을 붙인다. 思는 심왕을 작용하게 한다. 제8식은 다섯 가지 변행심소만 상응하고 별경심소와 상응하지 않는다. 또 이숙성이기 때문에 선이거나 번뇌 등의 심소와 상응하지 않는다. 네 가지 부정심소도 무기성이긴 하지만 단절됨이 있으므로 이숙이 아니다. 아뢰야식은 단절되는 것도 아니고 상주하는 것도 아니며 항상 유전하기 때문이다. 阿賴耶識의 성질은 唯識三十頌에 ‘恒轉如暴流’라 하여 표면적으로는 광활하게 보여 흐름이 없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흐름이 매우 급속하다고 하였다. 2. 전변하는 심의식 불교는 오직 식일 뿐인 현상계는 假有로서 공이므로 자기와 객관세계에 대한 집착을 끊고 해탈하기를 촉구하는 가르침이다. 識轉變說의 의의는 心意識의 無常함을 설명함에 있다(김묘주,1997). 인간의 마음은 잠시도 쉬지 않고 다양하게 변화하며 생멸하는 것으로 현상적 존재의 존재형태이다. 식전변설을 통해서 섬세하게 마음의 구조와 현상을 분석하는 것은 정확한 수행의 길을 제시하는데 있으며 전변의 과정에 실체가 존속하느냐에 대해 유식학은 단연히 거부한다(김진태,2000). 전변하는 심의식에서는 전변의 根本因인 아뢰야식의 종자를 살펴보고 식의 전변하는 모습은 三能變의 과정과 유식성인 三性과 三無性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아뢰야식의 種子 인간은 생긴 모습이나 신체적 조건, 성격, 지능 등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이 없다. 유식학에서는 이러한 개인차는 오랜 경험정보를 함장한 아뢰야식의 종자의 차이로 설명한다. 종자란 정신적?신체적 행위가 아뢰야식 속에 習氣의 형태로 이식된 것이다. 종자는 갖가지 정신현상의 주체와 작용이 발생하여 존재하게 되는 원동력이다. 종자는 아뢰야식에 함장되어 있으며 스스로 자기 결과를 일으키는 특수한 정신적 에너지의 성격을 띤다. 종자가 종자로서 작용하려면 여섯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이를 種子6義(고목,2001)라고 한다. 종자는 종자 자체가 일어나자마자 바로 다음 순간에 반드시 사라지는 뛰어난 세력이 있고[刹那滅義], 일어난 현행의 결과, 법과 함께 현현하여 화합하며[果俱有義], 종자가 구경위에 이를 때까지 반드시 한 종류로 상속하여 자기부류를 생겨나게 한다[恒隨轉義]. 또 종자가 원인의 세력에 따라 선과 악 등을 일으키는 성질이 결정되며[性決定義], 반드시 자기의 여러 인연의 화합을 기다려서 작용의 능력이 뛰어나게 되며[待衆緣義], 갖가지 물직적인 존재와 정신적인 존재 등의 결과를 스스로 각각 이끌어낸다[引自果義]. 종자가 동력인 역할을 하는 구체적인 모습은 세 가지 양상으로 전개된다. 먼저, 種子生種子로 이는 앞 찰나의 종자가 소멸하면서 뒤 찰나의 종자를 이끌어 일어나게 하는 작용을 말한다. 아뢰야식 속의 종자는 衆緣이 형성되지 않을 때에는 種子生種子하면서 끊임없이 전변하고 있다. 모든 경험정보는 종자의 형태로 보존되어 상속을 지속하면서 현행을 기다린다. 다음은 種子生現行으로 종자는 여러 가지 助緣이 있으면 화합하여 각각의 현행을 일으키게 된다. 종자는 衆緣을 기다리고 있는 충만한 역동성이라 말할 수 있다. 일체의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종자의 변현은 현행함으로써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現行薰種子인데 종자가 여러 가지 인연과 화합하여 현행하게 되면 현행을 통하여 달라진 경험정보를 거꾸로 근본식인 아뢰야식의 종자를 훈습하게 된다. 심층적인 심적 과정과 표층적인 심적 과정의 인과관계 및 양자의 상호적인 인과작용에 근거한 마음의 유기적인 활동에 대해 아뢰야식의 전변은 아뢰야식 속에서의 변화[種子生種子]와 여러 가지 인연을 만나 전변하는 것[ 種子生現行]과 전변의 결과 달라진 종자의 변화[現行薰種子]로 설명한다. (2) 識의 轉變 유식학의 식전변설은 마음은 유동적 활동적이며 내외의 모든 존재는 마음의 변화, 마음의 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것에 불과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육식으로 모든 현상을 설명하던 근본불교의 無我說의 내용을 지키면서, 업과 윤회의 주체로서 아뢰야식이라는 존재로 윤회설을 수용하여 中觀學派의 허무주의라는 위험성을 극복하고자 했다. 흔히 우리는 자신이 외부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인식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세 번에 걸쳐서 인식의 내용이 국한되고 왜곡된다. 우리가 과거 어떤 경험을 쌓아왔느냐, 아뢰야식에 어떤 업종자를 저장해 두었느냐에 따라 개인이 보고 듣는 인식세계가 결정되고[初能變], 또다시 자기중심적으로 이기적으로 인식하는 사량식이 일어나며[第2能變], 마지막으로 요별경식에 의해 고정관념 생각 등으로 인식이 제한되는[第3能變] 것이 우리 정신구조의 현실이다. 존재구조 면에서 8식은 轉識과 根本識으로 나뉘어진다. 근본식은 모든 식의 가능태인 아뢰야식으로 정신세계의 심층에서 작용하여 의식의 영역에 떠오르지 않으므로 일상생활에서 그 작용을 지각하기 어렵다. 전식은 아뢰야식의 등류습기에서 轉變?生起된 식으로 전5식?의식?말나식이 해당된다. 초능변식으로서 아뢰야식은 이숙식이라 불려지며, 제2능변식으로서 말나식은 사량식으로, 제3능변식으로서 의식과 전오식은 요별경식이라 부른다. 능변식이란 능동적으로 객관세계를 변화시켜 인식하는 마음의 주체를 나타낸다. 이처럼 전식의 현행한 경험정보를 받아들여 종자로 보존하여 상실하지 않는 근본식과 현행을 통해 종자를 증장?개변시켜 나가는 전식은 서로 의존하며, 둘의 관계는 일방인과 관계가 아니라 상호인과 관계이며 유기적인 순환을 유지한다. 이러한 전식과 근본식의 역동적인 관계를 물과 파도에 비유한다. (3) 三性과 三無性 유식학에서는 사물의 궁극적 본성과 현상적으로 존재하는 상태를 三性과 三無性으로 나타내는데, 인간의 심리의 본래 성질과 드러난 모습을 이를 통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인간의 심리를 포함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세 가지 성질을 지니는데 遍計所執性과 依他起性, 圓成實性이다. 또 이는 중도실상을 드러내는 관점에서 삼무성인 相無自性과 生無自性, 勝義無自性과 대비되어 공과 유를 상대하여 중도의 이치를 나타내 보인다. 삼무성은 삼성 이면의 무자성을 나타내 보인 것으로 삼성 외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변계소집성은 현상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가지가지의 인연화합으로 드러나는 假現相일 뿐 실체가 없는 것임에도 그것을 실재하는 자아와 법으로 집착하는 성질이다. 의타기성은 현상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갖가지 인연의 화합에 의지하여 생겨난 것으로 존재가 생겨나기 직전의 원인이었던 인연이 흩어지면 따라서 소멸하는 성질을 말한다. 원성실성은 현상계 일체 존재의 진실한 본체가 진여임을 말한다. 진여는 我法二空이 실현되는 경계에서만 나타나는 궁극적인 진실이다. 상무자성은 변계소집성의 존재 부정으로, 변계소집된 현상은 허망분별에 의해 가립된 상이므로 모습의 자성 즉 실재성이 없다. 생무자성은 의타기성의 존재 부정으로, 인연을 따라 생겨나는 의타기한 현상은 자연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므로 생겨남의 자성이 없다. 승의무자성은 원성실성이 모든 법의 勝義諦이고 자성 없는 성품이 나타난 진성인 것을 말한다. 삼성과 삼무성은 본래부터 분리된 것이 아니라 동일한 존재를 나누어 살펴본 것으로 중도의 미묘한 이치를 나타내 보이기 위한 것이다. 유식학에서 깨달음은 轉識得智로 표현되는데, 즉 수행에 의해 삼성?삼무성의 유식성에 투철하여 사람의 어리석고 어두운 識을 般若의 智慧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轉依로서 가능하다. 전의는 수행에 의해 인식이 의지하는 곳을 전환시키는 것으로 자기 존재의 기본을 허망한 상태로부터 진실한 상태로 질적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이다. 그 과정의 결과로 證得된 열반과 보리를 가리킨다. 전의에 의해 번뇌로 오염된 여덟 가지의 식이 분별없는 네 가지의 지혜로 전환된다. 무루의 네 가지 지혜는 따로 얻는 것?? 아니라 유루의 식을 전환시켜서 얻는 것이므로 전식득지라고 한다. 제7식이 일단 무아의 도리를 깨달아 어리석은 집착이 가벼워지면 제6식도 깨끗한 마음을 일으켜 항상 남을 즐겁고 이익이 되게 한다. 제6식의 전변은 제7식이 먼저 전변한 영향을 받아 더럽거나 깨끗하거나 함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諸行無常하고 諸法無我한 도리를 깨달아 제7식이 오염된 마음에서 청정한 마음으로 轉識得智하여 平等性智로 나아가야 제6의식도 무분별의 妙觀察智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수행이 완성되어 제8아뢰야식이 大圓鏡智로 전환되면 전5식이 成所作智로 전환한다. 전5식은 제8아뢰야식에 의지하여 갖추어진 조건을 따라 일어나는 인식으로 물에 의지하는 일어나는 파도와 같은 것이다. 심층의 원인이 되는 아뢰야식의 종자가 변해야 현량으로만 받아들이는 표층의 감각도 변한다. 3. 심의식에 접근하는 방법 붓다 가르침의 목적은 믿고 이해하며 실천을 통해 체득하는 데 있다[信, 解, 行, 證]. 그래서 교리와 함께 실천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도록 하는 수행법은 초기 불교에서부터 꾸준히 발전하여, 유식학이 번성할 즈음에는 수행을 위한 불교이론과 실천수행의 문제도 체계적이고 치밀한 구조를 갖게 되었다. 유식학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의 정신을 바르게 이해하여 번뇌와 집착을 여의고 해탈을 추구하는 데 있는 것이다. 궁극적인 실천은 我空과 法空의 이치를 깨닫는 것이며 煩惱障과 所知障을 걷어내고 존재의 인식을 전환하여 지혜를 證得함에 있는 것이다. 즉 轉識得智를 이루어 보리와 열반을 얻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심의식에 접근하는 방법은 유가수행이다. 여기서는 唯識位를 통해 수행이 나아가는 과정을 알아보고, 境行果의 三瑜伽를 통해 수행의 근본원리를 파악한 다음 구체적인 수행방법을 止觀行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1) 唯識位 유식학에서 수행과정은 수행단계로 설명되어지며, 단계마다 거쳐야 할 과제가 설명된다. 수행자는 道를 닦는 과정에서 資量位?加行位?通達位?修習位를 경과하여 결국 究竟位에 도달하게 된다. 자량위는 수행자가 최상의 깨달음을 얻겠다는 굳은 마음을 일으켜 唯識性에 머무르고자 간절히 바라는 단계로 識의 성품과 양상을 깊이 믿고 이해한다. 加行位는 初發心을 더욱 분발하여 增進修行하는 단계이다. 통달위란 근본번뇌 중 所知障에 해당하는 악견이 없어지고 二空에 의해 밝게 드러난 보리, 즉 진여실성을 주의 깊게 이해하는 단계이다. 집착된 인식대상과 인식주체를 능히 조복하고 제거하여, 진리를 있는 그대로 통달한다. 수습위는 통달위에서 惡見을 여의었으므로 끊기 어려운 근본번뇌인 貪?瞋?痴?慢?疑를 크게 닦아 하나도 남김없이 소멸시키는 단계이다. 있는 그대로 관찰한 진리를 반복해서 닦아 익힌다. 구경위는 최종의 자리를 말하는 것으로 수행자가 궁극에 이르면 이것을 성불이라 하므로 佛位를 의미한다. 최고의 바른 깨달음에 머무르는 것을 말한다. (2) 三瑜伽 유식학에 근거한 수행과정에서 근본이 되는 수행원리는 삼유가로 귀결된다. 요가는 선?지관?염불 등을 포함한 정신통일에 의한 수행방법이므로 인도불교의 수행자는 모두 瑜伽師의 성격을 띠고 있다. 요가의 불교적 수용은 초기 불교의 선정법에서부터 점차 止觀이라는 불교의 독자적인 수행법으로 정리되었다. 유식학에 이르러 대승의 空觀을 수용하여 唯識觀이라는 독특한 觀法을 형성하였다. 유가사의 실천을 통하여 유식의 체험을 심화하고 다시 그것을 아뢰야식의 교리와 종합하여 체계화한 것이다(안명희, 1999). 유가의 수행은 大覺에 도달할 수 있는 수단이며 깨달음의 성취를 위한 수행을 瑜伽道라 하였다. 유가사들이 행하는 유가행은 관행을 말하며, 관행을 닦는 사람은 사마지와 비바사나에 대해서 수습하는 인연을 맺게 되며 그러한 영향이 인연이 되어 作意를 갖고 원만하게 반연하며, 이것이 원만하게 되면 전의를 증득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전식득지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삼유가를 동시에 실천해야 한다. 삼유가란 境瑜伽?行瑜伽?果瑜伽를 말한다. 먼저, 境瑜伽는 우리 인간이 몸과 마음으로 접촉하는 일체의 경계에 대해서 앞뒤가 뒤바뀜 없이 접촉하는 것과 있는 그대로 상응하는 것을 경유가라고 한다. 五蘊과 十二處와 十八界와 四聖諦를 잘 관찰하며 진리에 상응하는 것을 말한다. 다음으로 行瑜伽는 일체의 행동이 진리에 순응하고 무아의 이타행을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진정한 진리와 평등하게 하는 것이며, 진정한 교리에 순응하는 것이며, 진정한 과보를 받도록 행동하는 것을 행유가라고 한다. 또한 보살들이 선정심을 잃지 않고 四攝法과 四無量心 그리고 37菩提分法을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果瑜伽는 경유가와 행유가의 실천으로 말미암아 반드시 보살과 불타의 과보를 받으며 대열반의 과보를 받게 되는 것을 말한다. 경유가와 행유가와 과유가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다. 삼유가의 진리를 관하고 보살도를 행하며 진리로운 과보를 증득하는 것으로써 항상 선정 속에서 모든 일을 성취한다. (3) 止觀行 유가사지론에 의하면 四種瑜伽는 苦諦?集諦?滅諦?道諦 등 四諦에 대하여 관찰할 때 지혜로운 現觀에 證入할 수 있게 하는 선정으로 信?欲?精進?方便의 네 가지이다. 첫째, 信瑜伽는 아직 증득하지 못한 사제의 도리를 증득하기 위하여 청정한 신심을 키우는 것으로 淨信, 正信解라고도 한다. 둘째, 欲瑜伽는 사제의 도리를 증득하고자 하는 마음을 두텁게 가지고 키워가는 것으로, 믿음을 갖고 끊임없이 證得하고자 하는 정진력을 간절하게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셋째, 精進瑜伽는 四諦의 도리를 증득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의욕을 갖고 정진하는 것으로 현재까지 듣지 못한 것을 끝내는 듣고, 근면한 마음으로 용맹하고 심세하게 결정적인 실천을 더하는 聞精進과 지금까지 들어왔던 교법을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있으면서 그 뜻을 생각하고 관찰하는 思精進과 적정에 들어가 지관을 부지런히 수행하는 修精進과 밤낮으로 자신을 경책하고 정근하는 마음으로 경행하고 안좌하는 수행을 하며 모든 장애를 청정히 하고 마음을 수행하는 障淨精進으로 정진의 힘이 아니면 구경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 넷째, 方便瑜伽는 계율을 지키는 큰 힘으로 그 생각을 수호하며 생각을 수호하는 까닭에 방일하지 않고 그 마음을 지켜 모든 선법을 받아들이고 방일하지 않기 때문에 그 마음이 정직하게 되어 안으로는 사마지를 닦고 지혜를 증장시키는 비바사나를 수행하게 된다. 이렇게 신, 욕, 정진, 방편 등 네 가지 수행은 그 최후에 사마지 비바사나의 실천으로 귀결된다. 사마지[止]는 고요, 평온의 의미로 몸과 마음을 가볍고 편안하게 안정시키는 수행으로 심소유법의 경안은 이렇게 얻어진다.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상쾌해지는 것은 마음에 번뇌가 작용하지 않는 사마지에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때라야 지혜로운 비바사나[觀]가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비바사나는 통찰, 관찰의 의미로 불타에 의해 설해진 교법을 알아야 할 대상으로 하고 그것에 대한 사색을 거듭하는 관행법이다. 즉 비바사나는 직접 자연계의 사물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석존교법의 내용을 마음 속에 영상으로 떠올리고 그것을 인식대상으로 삼아 관찰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영상이 자신의 마음과 다르지 않으며 그 영상에 상응되는 사물이 외계에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여 간다.
Ⅳ. 결론 및 논의
20세기 서양의 정신과학인 정신분석학과 1,500년 전 인도에서 완성된 대승불교의 敎學인 유식학은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고 개념화한 언어가 다르며, 사고의 체계가 다르다. 정신분석학이 신체와 유기적 관계를 가진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는데 비해 유식학은 존재하는 모든 것의 현상과 본질을 궁구하여 현상계의 허망함을 깨닫고 진실성의 세계에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 인간의 심의식을 연구하였다. 또 정신분석의 목적은 무의식적 갈등을 의식화시켜 개인의 성격구조를 재구성하는 데 있으나, 유식학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의 정신을 바르게 이해하여 자아의 空함을 모르고 집착하는 데서 오는 번뇌와 법의 空함을 모르는 데서 오는 집착을 여의고 열반과 해탈을 추구하는 데 있다. 하지만 정신분석학은 신경증 환자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사람과 자신의 심리현상을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세운 이론에 근거하여 자유연상과 해석 등을 통해 과거에 얽매인 사람의 성장을 돕고자 만들어진 학문이고, 유식학은 유가사가 선정 중에 심리현상을 관찰하고 실천적인 유가수행을 통해 검증한 것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고통에서 건지고자 체계화된 이론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두 학문간에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담장면에서 내담자를 포함한 인간정신의 구조를 이해하고 내담자를 돕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정신분석학과 유식학에서 인간의 정신이 어떤 구조로 되어있으며 구조의 각 부분은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각 부분은 서로 어떻게 상호 유기적 연관을 가지는지, 그러한 정신에 어떻게 접근해 나가는지 비교 고찰하고 상담장면에서 내담자 이해에 시사하는 점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정신분석학과 유식학은 정신구조의 관점에서 첫째, 인간의 정신은 스스로 의식할 수 있는 부분과 좀처럼 의식하지 못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고 있으며 둘째, 인간의 정신이 그 작용과 성격을 달리하는 여러 층으로 되어 있다고 보며 셋째, 인간의 정신구조 중에서 의식할 수 없는 무의식 내지 아뢰야식을 중심으로 펼쳐진 심층심리학이란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러나 정신구조의 각 부분의 성격과 작용을 정신분석학은 비교적 단순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비하여 유식학에서는 몇 가지 기준을 두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정신의 작용 측면에서도 전5식은 13가지, 제6식은 51가지, 제7식은 18가지, 제8식은 5가지 방법으로 각 식이 하는 심리작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런 점이 상담장면에서 내담자 이해에 시사하는 점은 인간의 정신은 스스로 의식할 수 없는 무의식이나 아뢰야식의 지배 아래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알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또한 인간정신의 구조가 여러 층으로 되어있고 각 층마다 작용하는 원리와 방식이 다르므로 내담자 스스로 자신을 이해하는 데 혼란스럽고 당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정신분석학과 유식학은 역동하는 정신의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첫째, 인간의 정신구조를 정체되고 고정된 것으로 보지 않고 역동적인 흐름으로 보고 있으며 둘째, 정신의 흐름을 일으키는 동력인을 설정하고 있고 셋째, 행동이나 말, 생각을 인과론적 관점에서 보았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러나 동력인의 성질과 근원이 서로 상반되며, 정신분석학이 인간의 자아가 현실과 원초아, 초자아의 요구를 조절한다고 보기 때문에 그 과정에 자아가 자신을 유지하고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방어기제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는데 비해 유식학에서는 여러 가지 인연에 화합하여 현행하는 식의 전변과 전변된 8식의 일반적인 심리작용을 기술할 뿐, 현실상황에 부딪쳐 어떤 방식으로 왜곡되어 드러나는지에 대한 이해는 기술되어 있지 않다. 또한, 정신분석학에서는 인간의 성격이 인간의 성장과 더불어 발달한다고 보고 발달단계와 특징을 기술하고 있으나 유식학에서는 이에 대한 이해는 기술되어 있지 않고, 정신분석학에서는 인간정신의 동력인으로 본능과 리비도에 관심을 갖지만, 유식학에서는 신체의 삶과 죽음을 넘어 윤회하는 과정에서 지속성을 유지하는 개념으로 아뢰야식의 종자를 설정하고 있으므로 종자의 성질과 작용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아서, 이에 대해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이런 점이 내담자 이해에 시사하는 점은, 인간의 마음이 정체되고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어느 한 순간도 머무르지 않고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므로 상담을 통하여 내담자가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신의 흐름을 일으키는 동력인을 설정한 점은 내담자 내면에 스스로 변화할 힘이 있다는 점을 말한다. 그리고 역동하는 흐름을 드러내는 신호는 변화를 도모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알려주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인간의 행동이나 말, 생각을 인과론의 관점으로 파악하고 있어, 겉으로 드러난 현상의 원인을 찾아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끝으로 정신분석학과 유식학은 정신구조에 접근하고 변화시키는 방법이라는 관점에서,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것을 분석과 수행을 통하여 자각하는 것을 중요한 문제로 보고있다. 정신분석학은 자유연상과 해석이라는 방법은 유식학의 지와 관이라는 방법과 공통점이 있다. 일상의식을 활동하지 못하게 하여 심층의식이 드러나게 하고 드러난 심층의식의 의미를 파악한다. 그러나 정신분석학과 유식학에는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다. 첫째,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고 해결함에 있어서 정신분석학이 분석가의 도움을 받으며 자유연상이나 전이저항을 통하여 무의식의 내용을 표현하게 하는데 비하여 유식학의 수행은 삼유가나 지관행을 통하여 자신을 스스로 이해하게 한다는 점이다. 둘째, 정신분석이 자아강화를 목표로 하는데 비하여 유식수행은 자아, 즉 말나식의 본성을 철저히 보아 그 허망함을 알게 한다. 이런 점이 내담자를 돕는 데 시사할 점은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해결하고자 한다면 일상의식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생각이나 말, 행동에 드러나는 의미를 자유연상이나 지관 등의 방법을 활용하여 자각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내담자의 의지 정도에 따라 스스로 또 상담자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문제를 표현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힘들고 어렵긴 하지만 자신의 성숙을 이루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본 연구의 한계는, 먼저 연구의 대상을 프로이드 정신분석학으로 국한해서 보았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정신을 이해하고 정신에 접근하는 방법에 있어서 프로이드 이후의 정신분석학 발달을 반영하지 못했다. 정신분석학은 프로이드에 의해 무의식과 원초아를 기본으로 하는 성격이론이 성립된 이후 성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만 덜 구체화된 어린 시절의 환경, 부모를 포함한 대상관계, 가족체계와 형제관계, 사회?문화적 환경, 자아의 중요성, 전 생애적 발달 등이 여러 정신분석학자의 노력으로 구체화되어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보다 더 확대되고 풍부한 내용을 갖고 있지만 그 내용을 정신분석학이라는 하나의 틀에 아울러 이해하고 유식학과 비교하기에는 어려운 문제였다. 다음으로 유식학도 세친 이후 십대 논사들에 의해 그리고 중국과 한국과 일본에서 다양한 해석들이 유식의 내용을 더 구체화하고 세분화하여 연구하고 있으나 연구 범위를 인도의 유식학에 국한시켜 그 원형을 보려고 한 점이다. 또 유식학을 현대 과학의 발전과 접목시켜 이해한 내용들도 있으나 연구에 반영하지 못했다. 특히 아뢰야식의 종자의 성질은 현대 양자물리학의 발견을 바탕으로 설명하거나, 제6의식의 의근을 두뇌생리학의 발전을 반영하여 뇌로 설정하면 설명하지 못했다. 아뢰야식의 심리작용과 말나식의 심리작용, 제6의식의 심리작용과 전오식의 심리작용들을 결합하여 인간의 심리작용을 논한다면 상담장면의 내담자 이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나 이는 체험으로 검증되어야 할 문제여서 연구자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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