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강튀아의 줄거리 :
당시의 유행 작품으로서 작자 미상의 '가르강튀아 대 연대기'속편이라는 형식으로 '팡타그뤼엘'(1522년)을 먼저 간행하고, 이에 호평을 받아 전편인 '가르강튀아'(1534년)를 저술하여 이것을 '제1의 書(서)'라 하고, 먼저 저술한 '팡타그뤼엘'을 '제2의서'라고 하여 '제5의 서'까지 계속 출간하였는데, 최후의 서는 라블레의 사후에 출판되었으며(1564년), 문체 등으로 보아 위작의 혐의가 짙다고 한다.
'제1의 서'의 전반은 거인왕 그랑그제의 아들 가르강튀아의 탄생과 교육에 관한 이야기이며, 후반은 가르강튀아의 파리 유학과, 조국 대 인접국과의 전쟁으로 급히 귀향한 가르강튀아가 수도승장과 힘을 합쳐서 종군하는 전쟁 이야기이다. 이 수도승이 세운 공훈에 대한 포상으로서 '텔레므의 수도원'이 주어지는데, 라블레는 여기서 전반의 중세적 구교육비판과 대조를 이루는 인문주의의 이상을 이야기 하고, 수도원을 그 유토피아(이상향)로 묘사하고 있다.
'제2의 서'에서는 가르강튀아의 자식이자, 마찬가지로 거인인 팡타그뤼엘의 탄생과 프랑스 여러 지방의 대학 편력 및 파리 유학을 다루고 있는데, 여기서는 파리에서 알게 되고 나중에 팡타그뤼엘의 부하가 되는 교활하고 겁많은 학생 파뉴르쥬의 활약이 주인공을 능가하여 묘사되고 있다.
'제3의 서'에서는 팡타그뤼엘이 거인의 특성을 거의 잃고, 당대의 이상적인 인간상으로서 구현된다. 파뉴르쥬의 결혼에 대한 시비가 태반을 차지하는 이 책의 결말은 '행운의 신'의 신탁을 구하려는 항해로 끝이 난다.
'제4의 서'는 그들의 대항해에 대한 묘사로 시작되고 있는데, 유명한 '파뉴르쥬의 양(羊)'의 이야기며 폭풍을 만났을 때의 파뉴르쥬의 겁많은 본성폭로, 그리고 여러 가공의 섬들을 순력하면서 벌어지는 풍자로 독자를 웃기고 있는데, '대항해 시대'와 반영으로서 정확한 지식, 자료를 제법 갖추고 있다.
마지막의 '제5의 서'에서는 '종명도'에서의 가톨릭 교회, 귀족, 법조인들이 차례로 풍자의 대상이 되고 있고, 최후에 '행운의 신'을 찾아 신탁을 얻는다.
출전 : [가르강튀아(제1서)](1534)
가르강튀어 일부분
제1서 가르강튀아
(전략)
제40장
왜 수도사들은 세상 사람이 싫어하는가!
또 무엇 때문에 그 중 어느 녀석들은 코가 그처럼 큰가?
"정말이지! (외데몽은 말했다) 이 수도사의 멋에는 반해 버릴 수밖에 없군. 옆에 있는 사람을 다 즐겁게 해 주니. 한데 도대체 왜 수도사라는 자는 술자리의 흥깨는 녀석처럼 여겨지고 어느 모임에서나 쫓겨나 마치 호박벌이 꿀벌집에서 쫓기는 것과도 같은 꼴을 당하는 것일까요? (마로도 말하지만) '호박벌, 게으른 피조물, 그들은 꿀벌통에 가까이하지 않는다.'라 씌어 있지 않소."
여기에 대해서 가르강튀아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가사(袈裟)나 두건 외투가 세상 사람들에게서 욕설·저주를 받는 것은 마치 북동풍이라는 바람을 비구름이라고 부르는 사실과 같다는 것이지요. 그 이유로 말하면, 그 녀석들이 이 세상의 오줌 똥, 즉 악업(惡業)으로 먹고살기 때문인데, 제기랄 그 녀석들은 그들의 은둔처에 숨어버리거든. 그 은둔처란 수도원이나 승원(僧院)인데 한 집에 변소가 본당(本堂)과 떨어져 있듯 그들도 사회 생활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요. 하지만, 그대가 왜 원숭이가 가정에서 항상 조소의 대상이 되고 학대를 받는가를 안다면 수도사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이유도 알겠지요. 원숭이 녀석은 개처럼 집을 지키는 일도 하지 않고, 소처럼 쟁기도 끌지 않고, 양처럼 젖이나 털도 제공치 않고, 말처럼 짐을 지지도 않지요. 하는 일이라고는 닥치는 대로 오줌 똥을 싸고 나쁜 장난만 할 뿐. 그러기에 모든 사람들의 조소의 대상이 되어 몽둥이로 얻어맞게 되지요. 이처럼 수도사는(보통 수도사의 뜻이지만) 농군처럼 땀을 흘리지도 않고, 무사(武士)처럼 국토를 지키지도 않고, 의사처럼 화자를 치료하지도 않고, 뛰어난 복음 전도사나 교육자처럼 세상 사람들을 교환하거나 그들에게 설교하는 일도 하지 않고, 상인(商人)들처럼 국가 사회에 필요한 물건을 운반하지도 않지요. 그래서 만인이 조소하고 피하지요."
"그것은 그렇지만,(하고 그랑구지에가 말했다.) 그들은 우리를 위해 신에게 기도를 하지."
"당치 않은 말씀이에요.(하고 가르강튀아는 대답했다.) 종을 함부로 쳐서 주위의 사람을 귀찮게 하는 것이 고작이에요."
"정말 그렇지요,(하고 수도사는 말했다.) 미사도 아침 기도도 저녁 기도도 종소리로 기분만 맞추면 반 끝난 것과 다름이 없으니까요."
"녀석들은 자기들이 알지도 못하는 [성도전(聖徒傳)]이나 [시편(詩篇]을 아무렇게나 많이 외우고 묵주를 제멋대로 만지며 오랫동안 '아베 마리아'를 부르지만 마음이 거기에 없을 뿐 아니라 그 말의 뜻도 모르지요. 그러기에 이것은 기도가 아니고 신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하지요. 그러나 우리를 위해 기도를 드리고 그것도 빵이나 기름진 고깃국을 못 먹을까 두려워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면 신의 가호도 받으련만, 신분(身分) 여하를 막론하고 어디서나 어느 때에나 참된 그리스도 신자는 모두 하느님에게 기도를 드리기 때문에 예수도 그들을 위해서 기도 드려, 하느님은 모두 구원하게 되지요. 그런데 수도사 장이야말로 그러한 분이지. 고로 누구나 이 수도사와 같이 있기를 희망하지요. 그는 위선의 신도는 아니니까요. 다 찢어진 옷을 입고 고행(苦行)을 팔고 다니지는 않지요. 마음은 바르고 쾌활하고 과감하며 즐거운 분이지요. 이마에 땀을 흘리고 노고도 싫어하지 않으니까요. 학대받는 자를 돕고 슬퍼하는 자를 위로하고 괴로워하는 자에게는 원조를 아끼지 않고 승원의 포도밭을 지키는 분이니까요."
"저는, (하고 수도사는 말했다.) 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왜냐 하면 아침 기도나 경(經)을 외면서도 저는 활끈을 만들거나 크고 작은 화살을 닦거나 토끼를 잡는 올가미나 그물을 만들 터이니까요. 잠시도 놀지는 않지요. 그것은 그렇구, 참 술맛 좋군, 술 좀 가져오게! 과일도 가지고 오고. 이것은 데스트록스의 숲의 밤[栗]이로구나. 이것은 새로운 명주(酩酒)와 함께 선생을 방귀쟁이로 만들어 줄 거요. 선생은 아직도 명정(酩酊)에 젖어 있지 않군요. 정말이지, 난 모든 사람을 위하여 축배를 듭니다. 또 회계원의 말처럼 어느 여울물도 마셔 버리지요!"
짐나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장 선생, 코 끝에 늘어진 그 콧물을 씻는 게 어떠신지."
"아, (수도사는 말했다.) 코가 흠뻑 젖기로서니 내가 익사할까 두려운가요? 염려 없어요. 왜? 그 이유는 제아무리 이 코에서 물이 줄줄 흘러도 속에 들어가지는 않으니까. 게다가 포도주로 소독도 충분히 되어 있으니까요. 이 코가죽으로 만든 겨울 장화라도 신으면 마음놓고 굴도 딸 수 있겠지요. 이러한 장화라면 결코 물이 새지는 않을 테니까."
"그것은(그랑구지에가 대답했다.) 하느님의 뜻이 그렇기 때문인데, 신은 마치 도자기공이 항아리나 접시를 만드는 것처럼 그 성스러운 뜻으로 하나의 형상이 하나의 목적에 맞도록 우리를 만들었기 때문이지."
"그것은(포노크라트가 말했다.) 이 수도사가 코 시장(市場)에 제일 먼저 달려갔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제일 크고 멋진 놈을 손에 넣었기 때문이지요."
"어어!(수도사는 말했다.) 수도원 전래의 정통 철학(正統哲學)에 의하면 저의 코가 멋진 이유는 저의 유모의 가슴이 말랑말랑했기 때문이지요. 유모의 젖을 빠는 동안에 마치 버터 속에라도 기어들어가듯 저의 코가 유모의 가슴을 찔렀으니까요. 그래서 그대로 접시에 올려놓은 반죽처럼 부풀어올랐지요. 유모의 가슴이 단단하면 사자코의 아이가 되지요. 하여간 즐겁군! '코 큰 것으로 서 있는 것의 형상을 안다.'이로다. ──설탕에 절인 과일은 많이 먹지 않겠다. 얘야, 술을 따라라! 포도주에 넣을 국수도 가지고 와."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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