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과 잦은 비, 그리고 전국으로 몰아닥친 태풍으로 인해 포도 ‘열과’와 낙과피해가 속출하는 등 과수농사들이 3중고를 겪으며 망연자실 하고 있다. 더구나 태풍 볼라벤에 이어 14호 태풍 ‘덴빈’이 북상할 것으로 예고돼 있어 8월31일부터 개최되는 ‘2012 영동포도축제’도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과수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본격적인 포도 수확기에 열과 피해가 확산됐고, 태풍까지 몰아치면서 사과와 배, 복숭아 등 과일도 바람에 떨어져 낙과피해가 속출했다. 게다가 궂은 날씨와 경기침체 탓에 포도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해 전국 최대의 포도생산지인 영동의 포도농가들이 시름에 젖어 있다. 이번 태풍으로 인해 영동에서는 175ha가 피해를 입어 충북도내 피해지역(187ha)의 대부분이 영동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지역은 양강면 죽천리 사과농가 60ha, 영동읍 조심리 배농가 80ha, 심천면 길현리 복숭아 농가 30ha가 낙과 피해를 입었고, 영동읍 매천리 '배목작목반' 36농가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김모(55)씨의 배밭(1만5천㎡)은 이날 강풍으로 40% 가량의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포도농가에서도 영동읍 주곡리 송재호(57)씨는 “포도나무 ‘비가림 시설’까지 갖췄지만 열과를 막을 수 없다”며 “태풍까지 겹쳐 손해가 막대하다”고 하소연했다. 또 영동읍 부용리 정모(77)씨의 포도밭(3천300㎡)은 강풍으로 모두 주저앉는 등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영동읍 산이리, 비탄리 일대 복숭아 과원에는 강풍으로 한창 수확에 들어간 복숭아가 상당수 떨어져 피해가 커졌다. 이밖에도 태풍의 영향으로 각 학교는 21일 하루 휴교했으며, 상촌면과 용화면은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전력공급설비가 망가져 2,407가구의 전력 공급이 2시간여 동안 중단됐다. 특히 피해 농가 대부분이 과수 재해보험에 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보상을 받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농가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영동군은 이번 태풍으로 배 80㏊, 사과 60㏊, 복숭아 30㏊, 벼 5㏊ 등 모두 175㏊의 농작물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했으나 정밀조사를 실시하면 피해 면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