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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의사 봉달희] 10
S#1. 건욱 연구실 앞 복도(밤)
문경 빠르게 다가온다.
문경 몹시 놀랍고 당황한 표정이다...건욱 연구실 앞으로
S#2. 건욱 연구실(밤)
건욱 의자에 등 돌리고 앉아 있다.
노크소리. 문 열리고 문경 들어온다.
건욱 돌아본다.
문경 보고 문 닫고 가까이 다가와 선다
문경 : (보는)....정말이야?...정말 송박사님이 돌아가셨어?
건욱 : ....
문경 : (대답 못하는 건욱 표정에)....어뜨게....(이런 일이....다가가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다)....
건욱 : (허공만 바라보고 있다)....
문경 : (아무말 못하고 역시 충격을 수습하느라)....
문경과 건욱 그렇게 잠시 말없이....
문경 그러다 문득 건욱을 본다. 말없이 앉아있는 건욱의 모습에서 큰 상처와 상실감 느껴진다.
문경 그런 건욱을 말끄러미 보다
문경 : (진심이다)....자책하지마...이선생 탓 아니야...박사님을 누가 어떻게 말려...사모님도 못말렸는데....
건욱 : ....
문경 : (보다)....나갈래요?....태워다 줄까?
건욱 : (시선 안주고)...아니...됐어...괜찮으니까 가 먼저
문경 : (거리감 두는 건욱 보다가 진심이다)....친구로 묻는거야?....오늘 같은 날 친구 안 필요해?
건욱 : (그제야 그런 문경 본다)...너는 아직도 모르는구나...너로 인해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그래...처음 시작도 내가 했고 결혼 내내 내가 너를 더 좋아했어...그래서 상처도 더 많이 받았어...
그건 고스란히 내몫이니까 니 원망같은건 안해...그런데 내가 가장 참을 수 없는건... 니가 아직도 모른다는거야...
니가 나를 얼마나 깊은 절망에 빠뜨렸는지...내가 잃어버린게 지난 7년 뿐일꺼 같애?...청년 이건욱이 사라졌어...
패기와 자신감에 넘치던...거칠 것 하나 없고 당당하던 청년 이건욱이 사라지고....
내 안에 볼품 없고 상처 입은 늙은이만 남았어...
문경 : .....
건욱 : ....청년 이건욱은...(감정이 조금씩 오르는) 아무리 송광수 박사님이라고 해도...아무리 하늘같은 은사 송박사님이라도
죽어도 그 수술에 동의 안했어 (울컥 오르는)....삼박 사일 십박 십일일을 버텨서라도
차라리 박사님 소장에 구멍을 뚫지... (울컥 올라 더 이상 아무말 못하고 외면한다)....가 그만....
문경 : (가슴이 아려온다)....
건욱 : ....가...혼자 있고 싶어
문경 : (아린 상처에 송곳처럼 그말이 와서 박힌다)....
문경 건욱을 아프게 보다...일어서 돌아선다...
문경 문으로...문 닫고 나간다.
건욱 문이 닫히는 소리에도 가만히 허공만 바라보고 있다...붉게 충혈된 눈...
건욱 : (충혈된 눈가가 젖어든다).....
S#3. 건욱 연구실 문 밖(밤)
문경 문 닫고 나와 서서 망연히...아릿아릿한 아픔에...깊은 아픔에....
문경 : ....
그러는데 문경 호출기 요란하게 울린다.
문경 꺼내 확인하고 어?...빠르게 간다
S#4. 응급실(밤)
동건 침대에 누워있다. 정치프 백응급 소간 응급처치 중.
동건 가슴에 전극 붙여 모니터에 연결하는 백응급.
소간 수액을 연결하고 있고, 정치프는 청진 중이다.
문경 빠르게 다가온다.
문경 동건을 보자마자 가슴이 쿵! 내려 앉는다.
동건모 : 선생님
문경 : 어떻게 된거에요?
정치프 : 고통으로 의식을 잃고 119로 내원했습니다. 간성혼수 초기 증세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문경 : (꿀꺽)....씨티 복수검사 랩 풀로 내고, 혈중 항암제 농도도 체크해줘요
동건모 : 선생님 우리 동건이 더 나빠진 거 아니겠죠?
문경 : (보는. 아무 대답 못한다. 그러나 이미 예감되는 공포)....
S#5. 씨티실(밤)
동건 씨티 촬영 중이다.
문경 판독실에, 실시간으로 나오는 동건 사진을 본다. 가슴이 쿵! 매우 놀라고 당황하는 문경....
이미 복막까지 암세포가 퍼져있다.
S#6. 동건 병실 앞 복도(밤)
달희 정신없이 달려온다.
달희 달려와 동건 병실 앞에 멈춰선다. 달희 순간 공포에 두려움에 선뜻 병실 문을 열지 못하고...
두려움으로 가쁜 숨을 고르다...문 연다
S#7. 동건 병실(밤)
달희 문 열고 들어서면, 동건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다.
동건모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흐느껴 울고 있다.
달희 다가와 선다. 달희 병색이 더 짙어진 동건을 바라본다.
동건모 울다가 힐끔 보고 외면하고 다시 숨 죽여 운다.
달희 그 모습 보다...다시 동건 본다
S#8. 문경 연구실(밤)
문경 책상에 앉아있다. 건욱의 일에다, 의사로서 깊은 자책까지....괴로운 문경...
노크소리. 문 열리고 달희 들어온다.
문경 고개를 들고 본다. 달희 문 닫고 다가와 선다.
달희 : ....동건이...어떻게 된거에요 선생님?
문경 : ....복막까지 암이 다 전이 되버렸어...
달희 : (쿵! 한참을 보다)...말도 안되요.....암세포가 줄어서 퇴원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요?
문경 : .....
달희 : ...그럼...이제 어떻게 해야해요?
문경 : (보다 내뱉기 아프다)....이젠 정말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앞으로 길어야 한달이야
달희 : (쿠쿵!)....(말도 안돼!)
S#9. 동건 병실 (밤)
달희 다가와 선다. 동건 고통스럽게 잠들어 있다.
동건모 소파에 앉아 울고 있다. 달희 충격에 믿어지지 않는다...동건만 보는데....
동건모 울다 고개 들고 달희를 본다.
동건모 : 가세요.
달희 : (보는)....
동건모 : 솔직히 지금 선생님이 원망스러워요...처음 조문경선생님 말대로 그냥 내버려 뒀으면
우리 동건이 그래도 두세달은 더살았을텐데....가세요...저 오늘은 선생님 안보고 싶어요
달희 : (그말이 가슴에 턱 걸리고)....
동건모 : 어서요...(와락) 가시라니까요!
달희 : (그말에...입이 마르고)....(돌아선다)....(문으로)
S#10. 의국 (밤.새벽)
달희 말기간암관련 논문을 쌓아놓고 보고 있다.
재범 들어서다 달희를 본다.
재범 : 봉...동건이가 실려왔다며?...(다가와 논문 보고) 소용없어 복막까지 다 퍼졌다며?
달희 : (대꾸 않고 그저 논문만 본다)....
재범, 충격에 빠진 달희 느낀다. 재범 다가가 책 집어들고 문으로/
달희, 쌓여있던 논문을 읽다 순간 절망감에 잠시...어쩔 줄 모르겠는...
재범 하품하며 들어서다 놀라
재범 : ....아직도 이러구 있는거야?...자꾸 이렇게 무리하면 안되잖아
달희 : (이내 다시 논문 읽는다)...
재범 : (충격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달희 느낀다)...봉선생?
달희 : (문득 시계를 보고)...수술 있어. 나중에 봐...(일어나 문으로)
재범 : (그런 달희를 본다. 안쓰럽고 착잡하다)....
S#11. 수술장 세면대
달희 손 씻고 있다. 중근 다가와 선다.
달희 중근이 다가와 섰다는 사실도 못 깨닫는다.
중근 자신이 서 있는데도, 쳐다도 안보는 달희 느낀다. 그런 달희 밉고 서운해 힐끔.
그러나 달희 끝까지 쳐다도 안보고 손만 기계적으로 씻는다
달희 : .....
중근 : (영문을 몰라 밉고 화나고)....
S#12. 수술장 밖 로비
문 열리고 중근 나온다. 그뒤로 달희 나온다.
달희 나오자 마자 정신없이 빠르게 달려간다.
중근 본다. 어딜 저렇게 가는거야?
S#13. 문경 연구실
문경 동건의 차트를 보고 있다. 문경 역시 괴롭다.
문경 자리에서 떨치고 일어나 답답하고 괴로운데....노크소리.
문경 돌아보면, 달희 들어온다. 달희 다가와선다
달희 : 선생님...동건이 지금이라도 방사선 치료를 하면 안될까요?.... 면역증강제를 써보는 건요?....
항암치료는 효과 없었어도 이건 들을 수도 있잖아요?
문경 : (거의 넋이 나간 듯한 달희 느껴진다)....
달희 : 아니면 지금이라도 수술을 해보면 어떨까요 선생님?...어쩌면 차라리 수술이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수 있어요?
문경 : 봉선생
달희 : 예 선생님?...뭐라도 해야죠 어떻게 그냥 이렇게 보고만 있어요?...아니면...아니면(하는데)
문경 : 봉선생!...정신차려!
달희 : (그말에)....
문경 : ....정신차려...더이상 할 수 있는 것 아무것도 없어....없어....이제 고작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건....
몰핀 같은 걸로 고통을 줄여주는 것 뿐이야
달희 : (그말에).....
문경 : ....없어 아무것도...그리고 봉선생 탓 아니야...내 잘못이야...(시선 돌린다...깊은 자책에)...
달희 : (꼼짝도 못하고...숨도 못쉬고).....
S#14. 동건 병실
달희 문 열고 들어서다 놀라는. 동건 몹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달희 그대로 후다닥 달려든다.
동건모 동건 손을 잡고 아파하는 아들 모습에 어쩔줄 몰라하며
동건모 : 진통제 좀 더 주세요...예 진통제라두요?
달희 : 몰핀 좀 주세요
간호사 : 이미 30미리 들어갔어요.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동건 : (고통스러워하는)....
달희 : (그 모습에 숨이 턱턱 막히고 미칠꺼 같은데)...30미리로 안되나봐요. 주세요 좀 더?
간호사 : 안되요. 30미리 오더였어요
동건 : 아!...(고통스러워)....
달희 : (미칠꺼 같다)....주세요오...동건인 몰핀 제한 없잖아요....그럼 주치의선생님께 전화라도 드려봐 주세요. 어서요.
동건모 : (그제야 달희를 본다)...선생님이 왜 또 왔어요? 가라니까요?
달희 : ....
동건모 : 가세요. 저 선생님 안보고 싶댔잖아요. 어서 가시라구요!
달희 : (분노에 노려보는 동건모...아무말 못하고)....(돌아서는)....
간호사 : (전화기 들고)...선생님 동건이가 계속 아파하는데...30미리요?...알겠습니다.
(다가와 주사기 집어들어 몰핀 주입한다) 20미리 더 넣을께요. 더는 안됩니다.
동건 고통스러워한다.
돌아서 입구로 향하며 그모습 지켜보는 달희. 덜덜 떨리며 미칠꺼 같은.
고통스러운 동건 모습. 미칠꺼 같은 달희...호출기 다시 울린다...
달희 그모습 보다 결국 입구로 문 열고 나간다.
S#15. 동건 병실 밖 복도
달희 문 닫고 나와서서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달희 헉헉...숨이 차고 고통스러워....
달희 : ....
S#16. 중환자실(밤)
달희 보호자(아들 딸)들에게 폐암 할머니 상태 설명 중이다.
이중간 서있다.
달희 : ....다행이 염증수치가 떨어지면서 더 이상 폐렴 위험은 없습니다. 이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들 : 확실한거죠?
달희 : 예...(이중간) 옆 환자분 넬라톤 해야니까 깨나시면 콜해주세요.
달희 다가와 선다.
남환(50대) 체스튜 튜브 확인한 후 모니터로. 모니터 보다
달희 : (다가온 고중간에게) 미다졸람 4m 주세요.
달희 급한 오더 끝나자, 다시 멀거니 넋이 나간다...
중근 이내 다가와 선다.
환자 보다 달희 보면, 달희 앞만 보고 있다
중근 : (자신을 쳐다도 안보는 달희 힐끔 보다)...어때?
달희 : (앞만 보고) 미다졸람 처방했고 아직까지 문제 없습니다.
중근 : (힐끔)....소현정환자 퍼미션 받았어?
달희 : (계속 앞만 보고) 아뇨. 아직 안받았습니다.
중근 : (머뭇대는 기색도 없는 달희 기막히다) 내일 수술인데 여태 퍼미션도 안받아?
달희 : 수술에 지장 없도록 오늘 안에 꼭 받을껍니다. 걱정마십시요. 보호자가 좀 늦는다고 했습니다.
중근 : 폐암 수술한 이덕순환자 넬라톤 했어?
달희 : 아뇨. 좀 있다 할껍니다
중근 : 그럼 너 해논 일이 뭐야?
달희 : (그말에 힐끔)....
중근 : 뭐 하나 해논 일도 없이 뭐 그렇게 당당하고 뻔뻔해?
달희 : 그럼 환자가 주무시는데 억지로 깨워서 가래를 뺍니까? 깨나길 기다리는겁니다.
중근 : (그 말에 저도 모르게) 연애질 하고 다니느라 못한거 아니구?
달희 : (그말에 보는)....
중근 : 그렇게 죽어도 그따위 걸 해야겠으면 할 일은 똑바로 해놓고 연애질을 해도 해야할꺼 아냐!
달희 : (순간 당황스럽고, 어이도 없고)....
중근 : 그리고 너 꼭 그렇게 기어이 이건욱 만나야겠어? 너는 진짜 승민이 생각도 안해?...꼭 그렇게 한 가정을 파탄내야겠어?
달희 : (본다)...제가 지금 유부남하고 연애합니까?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중근 : 아닌지 알어?
달희 : (언성 높이지 않지만 기막힘 분노 고스란히)....변태십니까?
이런 식으로 느닷없이 사람 괴롭히고 모욕 주는게 낙이세요?
중근 : (주춤 당황하는데)
달희 : 아니면 애정결핍이세요? 심각하게 여자한테 채인적이라도 있으세요?
중근 : 뭐? (내심 기막히고 당황해 보는데)....
달희 : (차갑게 노려보다)....걱정하지 마십시요...밥을 안먹고 잠을 안자는 한이 있어도 제 할일은 똑바로 다 해놓고
연애를 해도 할테니 (싸늘하게 내뱉고...외면하고 돌아선다)
중근 : (당황스럽다)....
S#17. 화장실(밤)
달희 문닫고 들어서 세면대 다가와 집고 선다...달희 고통에...후회에...두려움에...
달희 : .....
S#18. 한국병원 외경(밤-낮)
S#19. 스테이션
중근 다가와 스테이션의 스케쥴표 확인하는데,
아라 민우 재범 모여서 각자 오더 넣거나 회진 준비 하면서
민우 : 그랬어? 동건이가?
아라 : 몰랐어? 봉선생 내색 안해?
민우 : 전혀 내색 없든데? 어제 오늘 자기 할 일 제대로 해서 전혀 몰랐어?
아라 : 웬일이래 오지랖이? 그 성격에 충격이 꽤 클텐데
재범 : 내색을 않는거지 왜 충격이 안커?...그제는 밤새 잠 한숨 안자고 논문만 읽고 있든데.
중근 : (그말에 힐끔....그런 일이 있었나?).....
민우 : (힐끔 아라 보고) 조선생...이번주 언제 오프 있어?
아라 : (역시 모니터 보며)왜?
민우 : 뮤지컬 표가 두장 생겼는데...
재범 : (그말에 민우 힉 본다)....
아라 : (모니터만 보며 툭)...저런 안타깝네...이번주 내내 풀인데...
민우 : 저런...그럼 언제 오프 일때 말 해 (메모장 들고 돌아서다 그제야 중근 본다. 얼른 꾸벅 다가가는)....
재범 : (가는 민우 째리다 중근에게 꾸벅....다시 아라 보다...다시 중근 따라가는 민우 보다...아닐꺼야...
그러다 슬쩍 아라 본다)...커피 한잔 하까?
아라 : 땡큐지. 줘...(보면)
재범 : (공연히 쑥스럽다)...마시러 가자구?
아라 : (보다)...제정신이야?...곧 스텝 회진이야
재범 : ....아....(머쓱해 얼른 모니터 앞으로)
S#20. 신축 건물 앞
건욱 가방 들고 다가오는데, 이박사. 지혁 서있다.
건욱 이박사 보고 다가와 선다.
건욱 : 일찍 오셨네요? (지혁 건욱에게 목례한다)
이박사 : 이달 말에 이사회가 열린다드라...심장센터를 지지했던 여러 사람이 학회 이후 서과장에게 실망하고,
네 논문 성과에 힘입어 대부분 돌아섰다는 소식이야
지혁 : (얼른) 그럼 결정난거나 다름 없네요 과장님
이박사 : 그래도 신중해야 해...이게 한국병원 암센터가 되기만 하면 차기 병원장 자리도 따논 당상인데말야
건욱 : (그말에 이박사 힐끔)....
지혁 : 위축되고 있는 저희 외과학계를 위해서라도 꼭 되셔야합니다
이박사 : 그게 바로 내가 병원장이 되려는 이유야?
서과장 중근 현빈 다가와 선다.
이박사 그제야 서과장을 보고 짐짓
이박사 : 어이구 서과장님도 오십니까?... 어뜨게...신약개발은 계애속 진행 중이시구요?
서과장 : (얼굴 울그락 불그락)....
이박사 : 이달 말에 이사회가 있다고 하드라구요?
서과장 : 들었습니다...뚜껑은 열어봐야 알지요?
이박사 : (별로 동요하지 않는다) 그러믄요.
서교수 : (건욱 본다. 묘한 눈빛이다)....건욱이 오랜만이다
건욱 : (느껴 서교수 보다)...예...(그제야 꾸벅 목례하고 서교수 본다)
서교수 : (E) 기억하지?..어려서 니 작은아버지 집에 있던 남자애 하나?
서교수 : (건욱 묘한 눈빛으로 보다)....(다시 신축건물을 바라본다)....
S#21. 병원 일각
중근 건욱 다가와 엘리베이터 앞에 선다.
건욱 중근 각각 버튼 누르고 기다린다.
건욱 : 내일이 송박사님 추도식이다. 박사님의 시신기증의사에 따라 장례는 모교 성당서 추도식으로 대신하기로 했어.
중근 : ....그 얘기를 왜 나한테 하는데?
건욱 : 그냥...알아두라구...끝까지 유언 한마디 없이 돌아가신 박사님의...최후 임종 참관인에...집도의 였으니까...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탄다)
중근 : (남겨져서 묘하게 기분이 좋지 않다)....
S#22. 동건 병실
문경 서있다. 병색 짙은 동건을 가만히 바라본다.
동건 침대에 누워 잠들어있다. 그러다 눈을 뜬다. 천천히 문경을 바라본다
문경 : (이내 별 감정 드러내지 않고)....깼어?...엄마 잠깐 나가셨어.
동건 : (기운없이 보다)...나 얼마나 살아요?
문경 : (그말에 가슴이 막히는)....
동건 : ....말해주세요...그래야...미리 미리 엄마한테...아빠한테...할머니랑...이모랑...다...할 얘기 하죠?
문경 : (짐짓)....말하는거 보니까....한동안 문제 없겠는데?
동건 : ....참...선생님한테 할 얘기도 있는데....그동안 속썩이고 말 안듣고 한 거....죄송해요...
자꾸 화가 나서 그랬어요....아픈게...
문경 : (그말에 보다...그제야 숨기지 못하고)....선생님두 미안해....동건이 아픈거 낫게 못해줘서...정말 많이 미안해
동건 : (보다)....아니에요....선생님 아니라...아무도 못하잖아요
동건 아!...갑자기 통증이 시작된다. 고통스러운 동건.
문경 얼른 주사기와 몰핀을 집어들고 주사기에 앰플 주입한다.
동건 아!...비명 지른다.
문경 라인을 통해 동건에게 주사한다. 문경 주사 마치고, 고통받는 동건을 보다 꽉 끌어안아준다.
문경 동건을 안고 가슴이 아프다. 동건의 고통이 문경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눈물이 고인다.
S#23. 동건병실 앞
달희 다가와 선다. 달희 선뜻 노크를 하지 못하고 손이 허공에서 멈춘채 망설여지는.
문 열리고 동건모 나온다.
달희 주춤...꾸벅 인사한다
달희 : ....동건이 좀 어떤가 해서요?
동건모 : (물끄러미 보다가)...들어가 보세요....선생님 보고 싶어 해요
달희 : (그말에 보는)....
동건모 물병 들고 간다.
달희 가는 동건모 보다가 문 열고 안으로
S#24. 동건 병실
달희 문 닫고 들어선다.
동건 침대머리 반쯤 세워 기대 누워 달희 돌아본다. 달희 보다가 다가와 선다.
달희 : (동건 보는...떨리는)....동건아....(앉는다)....
동건 : (보다...조금 미소)...왜 이제 와? 기다렸는데?
달희 : (역시 조금 웃으려)...미안...원래 일년차가 바쁘잖아...(하는데 안되고 오히려 울컥 눈물 나는)....
(수습하려는데 잘 안되는)
동건 : ....울지마아...아줌마 탓 아니야
달희 : (그말에 더욱 눈물 난다)....
동건 : ....내가 한다구 한거잖아?...나....후회 안해 아줌마
달희 : .....
동건 : ....그러니까....아줌마도 후회하지마
달희 : ....
동건 : ....아무것도 안했으면...죽을 날만 기다리면서 더 무서웠을꺼야
달희 : .....
동건 : ....그래도 나 잘 견디지 않았어?....용감하게?
달희 : (계속 눈물 나서 차마 말이 안나와 얼른 고개 끄떡이는)....어...(얼른 동건 손 잡는다)....
동건 : (문득 달희가 잡고 있는 자신의 손을 본다)...(순간 눈에 공포가)....아줌마?...지금 내손 잡고 있는거 맞어?
...그런데 하나도 안느껴져?
달희 : (그말에 역시 공포 서리는)....
동건 : (공포에 질린 눈이다...달희 본다)....벌써 뇌까지 암이 다 퍼졌나봐 아줌마
달희 : (역시 그말에 왈칵 공포에 질리고)....아니야...세게 안잡았어.... (더욱 세게 잡는다)....느껴지지?...
(반응없는 동건. 더 세게 잡는) 느껴지지?
동건 : (그러나 아무 감각없다....다시 달희 본다...결국 눈물난다).......씨이...안울려구 했는데...(눈물이 나는).....
달희 : (그모습에 가슴이 무너진다)....(더욱 동건 손을 세게 잡는데)
동건 : ...그만해 아줌마...그만해....자꾸 그러면 내가 살고 싶어진단말야...
달희 : (그말에 왈칵 눈물 쏟어낸다)....
동건 : .....자꾸...살고 싶어진단 말야....
동건 눈물을 흘린다. 달희 그모습에 가슴이 미어지는....
달희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깊고 깊은 자책에 아픔에 눈물만 뚝뚝 떨군다.
S#25. 병원 식당
달희 민우 아라 재범 식판 놓고 앉아 있다.
달희 핼쓱해져서 밥을 먹을 생각도 않고 가만히 앉아 있다.
민우 아라 재범 그런 달희를 보며 눈빛 주고 받다가
재범 : 봉선생...그래도 쫌 먹어야지?...그러다 쓰러져?
아라 : 너무 오버하는거 아냐? 다같이 밥 먹는데 인상 좀 피자고? 어차피 죽 고 사는건 다 지 팔자고 하늘에 달린거야?
재범 : 그럼 나는 그말에 절대적으로 동감해. 살 사람은 뱃속에 거즈를 박고 닫아도 다 살고,
죽을 팔자는 수술 완벽히 잘 됐는데도 느닷없이 감염 와서 죽고 그래요
달희 : (힐끔)...
아라 : 내가 누굴 죽였다는 자책은 뒤집어서, 내가 누굴 살렸다는 엄청난 오만에 빠지게도 할 수 있단거야
마치 신이라도 된 듯한? 주로 얘네과 사람들이 그렇지 않나? (하며 민우 보면)
민우 : 왜 거기서 우리과 얘기가 나와?
달희 : 미안....먼저 일어날께....(식판 들고 일어나 가는)
재범 민우 아라 : (가는 달희를 보다가)....
민우 : ....충격이 크긴 클꺼야...우겨서 항암치료 한거니까...동건이 어떤 상탠데 지금?
재범 : ....거의 닥쳤나보드라구
S#26. 병원 통창 로비 (밤)
달희 휠체어 끌고 온다. 동건 휠체어에 담요 덮고 외투 걸치고 앉아있다.
병색 완연하지만 표정은 오랜만에 밝다. 달희 동건 적당히 멈춘다.
달희 : (두려움 애써 감추고)...안추워?
동건 : (표정 밝고 환하다)....하나두 안추워...어제 오늘은 컨디션 디게 좋아
달희 : (두려운 말이다...내색 안하려)...그럼 그래야지?
동건 : (보다가).....아파서 제일 싫었던 게 뭔지 알어?
달희 : ....
동건 : 다 나를 환자취급할 때였어...아플 때도 싫고, 먹고 싶은거 못 먹을 때도, 변기 붙잡고 먹은거 다 넘길 때도 싫었지만...
제일 싫을 때는 엄마가 나 때문에 울 때...사람들이 나를 죄다 으이그 쯧쯧 불쌍해 불쌍해 하며 볼 때...
그런데 아줌마는 안그래서 좋았어
달희 : (본다)....
동건 : ....나한테 지렁이도 보여주고...나를 환자가 아닌 한동건으로 대해줘서 좋았어....(씨익 웃는) 고구마도 맛있었어
달희 : (짐짓)....너어....
동건 : ....고마웠어...누나
달희 : (고마웠어?...그말에)....
동건 : (배시시 쑥쓰러워)....누나 소리 디게 어색하네....
달희 : (동건에게 시선 떼지 못하고 떨리고 두려운 눈망울로 보는).....
S#27. 동건 병실(밤)
동건 가슴에 모니터 연결되어 있고, 인공호흡기 연결되어 있다.
문경 문 열고 급하게 들어온다. 동건모 간호사 서있다.
동건 어레스트 상황. 소아과 주치의 심장맛사지 하고 있다.
문경 다가와 얼른 장갑 끼고 물러서...주치의 물러서면,
문경 : (모니터 확인하며 꾹꾹 열심히 맛사지 한다) 심방세동이야...제세동기 준비....200줄.
주치의 : ....200줄....준비 됐습니다.
문경 : (패들을 받아 동건 가슴에 댄다)...(가슴 요동쳤다 떨어지면, 문경 모니터 확인하고) 다시 200줄.
주치의 : ....200줄...준비 됐습니다.
문경 동건 가슴에 패들을 대서 충격을 준다.
동건 요동쳤다 떨어지면, 모니터 확인 후 이번엔 패들 놓고 다시 심장맛하지 한다.
문 확 열어젖혀지며 달희 달려든다. 달희 보는 순간부터 충격에/
문경 있는 힘을 다해 맛사지 한다. “제발” “제발”/
달희 숨도 못쉬고 지켜본다/
동건모 눈물을 뚝뚝 떨구며 지켜본다/
문경 필사적으로 맛사지 한다/ 문경 이마에 콧잔등에 땀이 가득 맺혀서도 멈출 생각않고, 사력을 다해 맛사지한다/
어느 순간부터 문경 눈물을 흘린다/ 달희는 울지도 못하고 지켜본다/
문경 눈물을 흘리며 계속 죽어라 맛사지 하다....문경 한순간 손을 멈춘다/
달희 그모습에 숨이 멎는 기분이다./
문경 잠시 꼼짝도 못하고 가만히....
문경 : .....한동건 어린이...5월 6일,...(벽에 붙은 시계를 본다)....밤 11시 32분에 사망했습니다.
달희 : (쿵!).....
S#28. 몽따지(밤)
동건의 침대가 비었다.
달희 서있다. 무서운 적막이 방안에 흐른다.
달희 숨도 안쉬고 가만히. 눈동자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순간 울리는 호출기. 달희 움찔.
눈빛이 흔들리고 고통스럽게 움찔거린다.
S#29. 중환자실(밤)
달희 다가오다 놀란다.
민우 막 환자(50대.남) 가슴에 충격을 준다. 환자가슴 요동쳤다 떨어진다.
모니터 알람 계속 울리고 산소포화도 84다.
달희 빠르게 다가오며
달희 : (모니터 보고) 심실세동이야?
민우 : 알어...제세동기만으론 안돼...안선생님 오시는 중야
달희 : 산소포화도 84밖에 안돼. 몇분됐어?
고중간 : 3분 10초 됐습니다.
달희 : 안돼 이대로 그냥 두면 맛사지 해야겠어.
민우 : 안돼. 캐비지 수술한지 하루된 환자야 맛사지 잘못 했다가 그라프트<인조혈관> 터지면 어쩌라구?
달희 : 어차피 5분 이상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심장이 살아도 의미없어.
민우 : 안된다니까. 안선생님 곧 오셔. 기다려.
달희 : (산소포화도 더 떨어진다 80) 산소포화도 80이야. 더 이상 못 기다려. 심장이 살면 뭐해 뇌사에 빠질텐데.
애피 하나 주세요. (단호하다. 맛사지 시작한다)
민우 : (놀라) 봉선생! 그러다 그라프트 터지면 어쩔려구
달희 : (단호하다. 살려야한다. 꾹꾹 있는 힘껏 맛사지 한다)....
민우 당황해 보다가 모니터 본다.
달희 몇번을 꾹꾹 필사적으로 맛사지하자
민우 : (어?) 파형은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모니터 수치는 왜 여전하지?
고중간 : 페리카디악 드레인에서 피가 나와요.
민우 : (쿵!) 그라프트<인조혈관>가 끊어진거야! 어뜩해 피가 콸콸 나잖아? 그러니까 하지 말랬잖아?
달희 : (순간 아무 생각 없다. 거의 본능만 남았다. 혈압 뚝뚝 떨어지 고, 맥박 오르고. 필사적으로 생각한다.
필사적으로 또 죽게 할 수 없다) <인써트 - 중근이 가슴을 열던 장면>...(후다닥 얼른 장갑 끼며) 개흉해야 해.
와이어컷 준비해 주세요
민우 : 미쳤어? 가슴을 열겠단말야?
달희 : 당장 열어 혈관 잡지 않으면 환자는 죽어! 어서요! 베타딘!
민우 : 안선생님 오신다니까?
달희 : 언제 올줄 알고! 또 죽게 할 수 없어! 베타딘 부어요!
민우 : (단호하다 못해 악에 바친 듯한 달희 태도에)....
달희 : 비본 하나 애피 하나 더요!
달희 모습에, 고중간 베타딘 가슴에 붓는다. 이중간 주사한다/
달희 메스 받아 가슴에 대는/
민우 “미쳤어? 보다가 에이 민우(장갑 끼고있다) 와이어컷 받아서 달희를 도와 가슴을 연다/
두사람 리트렉터 걸어 흉곽을 연다.
달희 : 시야확보하게..거즈패킹 주세요...(혈관을 잡으려 손을 넣어 이리저리 그러나 피 때문에 잘 안보여 낑낑대는데)....
민우 : (모니터 보고) 심장 파동 멎었어. 심장부터 짜.
달희 : (그말에, 심장을 잡고 짜는)....(파동 움직인다. 다시 짜면 파동 또 움직이는데)....
중근 : (휙 다가와) 무슨 짓들 하는거야! (익! 얼른 장갑부터 낀다)...
민우 : 심장압박을 하다 그라프트가 터졌습니다
달희 : (심장 계속 짜며) 터진 혈관을 아직 잡지 못했습니다.
중근 : 비켜...(얼른 심장을 맛사지 한다. 그러나 모니터 파형 움직이 조금씩 둔해진다. 익!).....(계속 짜면서)
왜 기다리지도 않고 멋대로 가슴을 열어! 심장이 아무렇게나 쥐어짠다고 다 되는건지 알어!....
(심장을 쥐어짜지면 파동 더 이상 움직임 없다)....(쥐어짜지만 더 이상 움직임 없다)....
(익...다시 짜보지만 움직임 없다)....
달희 : (그모습 지켜보고, 숨이 멎는 기분이다)....
중근 : (다시 짜보지만...아무 움직임 없다)....
달희 : (숨이 멎는다)....
중근 : (익 짜면서 모니터 보다)....(손을 뺀다...멎은 심장에 화가 나는....달희 보면).....너 무슨 짓을 한거야 대체?
달희 :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잠시....그러다 뒷걸음질을 친다).....
중근 : (그모습 본다)....봉달희.
달희 :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그대로 몇걸음 뒷걸음질친다)...
중근 : 봉달희!
달희 : (뒷걸음질 치다...뒤돌아서 가는)....
중근 : (어!....그제야 뭔가 심상찮다).....
달희 그대로 빠르게 휘적휘적 입구로 걸어온다.
혼이 나간 달희 그렇게 입구로 다가와 중환실을 빠져나간다.
중근 내심 놀라 그모습 보고 있다.
S#30. 한국병원 외경
S#31. 병동 스테이션
민우 모니터 앞에 앉아있고, 아라 재범 들어와 선다.
재범 : 봉선생 왔어?
민우 : (고개 흔든다) 아니...
아라 : 벌써 나흘째 아냐?
민우 : (기운 없이 고개 끄떡)...어
재범 : 어떻게 된거야 이러다 이거 데드라인 일주일 넘기는거 아냐? 찾으러 가봐야 되는거 아냐?
아라 : 우리가 움직일 수가 있어? 하루종일 수술에 밤에는 풀당인데
재범 : 그러니까 말야...전화도 안받고...오겠지 설마?
아라 : 모르지...캐비지 환자에다 동건이까지...그 성격에 그정도면 거의 치명상 아냐?
S#32. 수술장 내 세척실
중근 손 씻는데, 현빈 다가와 마스크 하며
현빈 : 아무래도 봉선생 낙오잔거 같습니다. 계속 연락도 없고 전화도 안되구요
중근 : (힐끔)....
현빈 : 봉선생 자리 메꾸느라 다른 일년차들 과부하가 상당합니다...파견 나간 정의수 불러 올리겠습니다.
중근 : 놔 둬...기다려.
현빈 : (보면)....
중근 ; 기다리라구...기다려...(손 씻는다)
S#33. 중근 연구실
중근 자리에 앉아 있다
<중근-너 무슨 짓을 한거야 대체? / 그말에 숨을 쉬지 못하던 달희 >
중근 걱정되고 후회스럽다
< 6부씬. 달희 - 나 죽어도 할꺼야. 기계 판막 일찍 넣고 평생 와파린 먹고 살어도 좋아>
< 넋이 나가 숨도 못쉬고 뒷걸음질 치던 달희 모습>
중근 메모지를 집어든다. 달희 휴대폰 번호. 집주소(미희집) 적혀 있다.
중근 메모를 한참 보다...다시 한쪽에 내려놓는다.
S#34. 건욱 연구실
건욱 자리에 앉아 핸드폰 버튼을 누른다. 봉달희 라고 적혀있다.
건욱 이내 귀에 대면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안내음 나온다.
건욱 듣다가 조용히 휴대폰 끄고 내려놓는다. 건욱 걱정스럽다...그러다 시계 보고 입구로
S#35. 분식집
김밥 떡볶이 어묵 정도를 파는 전형적 규모 적은 분식집. 엄마 김밥을 말고 있다.
달희 학생들에게 떡볶기와 김밥접시를 가져다 놔주고 “많이들 먹어요”/ 옆에 다 먹고 나간 테이블로 다가가 그릇들을 거둔다.
엄마 그런 딸 슬쩍 살피다, 달희 쟁반 들고 돌아서면 짐짓 모른척.
달희 다가와 설거지대로
엄마 : (짐짓 밝게)...휴가를 이렇게 맥없이 보내도 돼?
달희 : 이게 더 좋아 이렇게 엄마 옆에서 쉬엄쉬엄 일 도와가며 쉬는게...(그릇들 설거지대에 퐁퐁 넣는다)
달희 엄마 마주앉아 꼬치를 꿰고 있다.
달희 문득 넋이 나가 멍해진다.
엄마 그런 달희를 느끼지만, 일부러 모른척한다.
달희 그러다 문득 깨닫고 다시 꼬치를 꿴다
S#36. 미희 오피스텔 (밤)
달희 텔레비전 켜놓고 그앞에 멀거니 앉아있다. 그러나 실상 허공만 보고 있다/
원룸에 딸린 작은 베란다- 엄마 미희 건조대에서 빨래 걷고 있다.
미희 안쪽에 멀거니 넋놓고 앉아있는 달희 보다가
미희 : 무슨 일 있다니까?...휴가 아니야?....
엄마 : 모른척 해...
미희 : (보는) 엄만 무슨 일인지 알어?
엄마 : 몰라...알구 싶지도 않고...그래서 이번 기회에 병원 그만두면 차라리 잘된거니까
미희 : 엄마
엄마 : (못들은척 빨래만 걷는다)....
미희 그런 엄마 보다 달희 보면, 달희 텔레비전 앞에서 넋이 나가 앉아 있다
S#37. 동장소(밤)
불꺼진 방.
엄마 바닥에 이불 펴고 누워 잠들어 있다.
달희 벽에 기대 다시 혼이 나간 표정으로 앉아 있다.
<인써트 - 씨피알을 하던 동건 모습>
달희 움찔 괴롭다
<인써트 - 심장맛사지를 할 때 터져버린 그라프트에서 흘러나오던 피>
<인써트 - 흉곽을 열고 심장을 짤 때 더 이상 뛰지 않고 캐비지 환자 심장이 멎던 순간>
달희 다시 움찔 괴로운
<고통에 몸부림치던 동건 모습>
달희 손바닥으로 가슴을 꽈악 누른다. 달희 다시 숨이 가빠오고, 터질 것 같은 가슴을 진정 시키느라.
가슴저린 후회 두려움 공포 등으로 고통스러운 달희. 그렇게 잠못 이루며 고통스러워한다.
엄마 모로 누워 눈을 뜨고 있다. 고스란히 딸의 기척을 다 느끼는 엄마.
엄마 걱정스럽지만 차마 일어나 묻지도 못하겠다.
S#38. 소아과 컨퍼런스 룸
소아과 모탈리티 컨퍼런스 룸.
문경 자리에 앉아있다.
사회자 : 다음은 한동건 환자 케이습니다. 발표자는
문경 : (일어난다) 제가 하겠습니다.
사람들 조금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문경 다가가 연단에 선다.
문경 : 조문경입니다...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동건 환아의 이른 사망은 전적으로 제 탓입니다...
사실 전공의시절 저는 수도꼭지였어요. 번번히 환자들의 아픔과 죽음에 함께 기뻐하고 절망했던.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그게 너무 힘들어졌고, 저는 ‘직업인으로서의 의사’가 되어 갔습니요. 소아암병동에선 하루에도
두세명씩 아이들을 보내야할 때도 있으니까요...2차 항암치료 당시 동건이는 항암치료가 의미없는 시기였어요.
그때 한 외과전공의가 제게 찾아와 동건이 항암치료를 강하게 주장 했습니다. 문득...그 전공의에게서
잃어버린 제 20대의 열정을 봐버렸습니다...그것이 화근이었어요. 그게 질투가 났고...되돌아가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절대 그 의견에 동의해서는 안되는거였어요. 왜냐하면 저는 더 이상 전공의가 아닌 전문의고,
더 이상 20대가 아닌 30대니까요...마지막 순간까지 비난을 받더래도 냉정한 의학적 판단만을 내렸어야 했습니다...
(뼈저린 자책에 고해성사하듯)...
S#39. 몽따지
문경 연구실-문경 다가와 책상에 책 내려놓고 잠시 창밖을 본다. 그러다 다가가 휴대폰 열어본다.
휴대폰으로 병원 놀이방에서 잘 놀고있는 승민의 모습 보인다.
문경 물끄러미...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S#40. 카페테리아 앞
건욱 서있다. 미희 다가온다.
건욱 다가오는 미희 보다, 다가가 미희 앞에 선다.
건욱 : 혹시 봉선생 동생 봉미희씨?
미희 : ....예 제가 봉미흰데요?
S#41. 오피스텔 앞 복도
엄마 앞서 나오고, 달희 문 열고 나온다.
달희 문 닫고 돌아서다 화들짝 놀라는. 건욱 모퉁이 돌아서 다가오는 모습 보인다.
달희 당황해 얼른 다시 문열고 들어간다.
엄마 가다가 보면, 건욱이 다가온다.
엄마 비켜서 물러서다 그제야 달희가 없는거 느끼는데, 건욱 다가와 달희 오피스텔 앞에 서서 벨을 누른다.
엄마 : (보고)...우리집 오셨어요?
건욱 : (그제야 돌아보고)...혹시 봉달희선생 어머님 되십니까?
엄마 : (보는)....예...제가 달희엄만데요?
건욱 : (공손히 목례)...안녕하세요...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이건욱이라고 합니다...봉달희선생을 잠깐 만나러 왔습니다
엄마 : ....아 예...(일단 멀쩡한 남자라 반갑다)...안녕하세요?...우리 애가 지금 안에 있는데....잠깐만요....
(다가가 문을 열려는데 안열리는)....애가 문을 잠궜나...달희야...달희야?....
S#42. 오피스텔 안
달희 문 잠그고 버티고 그리고도 문고리 잡고 버티고 서있다.
엄마 : (E) 달희야...누가 찾아오셨는데?...(쾅쾅 두드리는)...달희야...
S#43. 오피스텔 밖
엄마 : 달희야?.....달희야?
건욱 : (가만히 보고 있다. 일부러 열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다)....
엄마 문고리를 돌리다가 주춤, 그제야 달희가 숨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엄마 그제야 정말 큰일이구나 싶다...잠시 감정 수습하고 건욱 돌아본다.
엄마 : ....저기...(하다)...혹시 병원서 무슨 큰일이 있었나요?
건욱 : ....아닙니다...그런 일 없습니다
엄마 : (그러나 이미 얼굴에 걱정 가득)....
건욱 : 정말 그런 일 없습니다....그럼...오늘은 이만 가보겠습니다....
엄마 : ....예....그냥 가셔야겠네요...
S#44. 오피스텔
엄마 문 열고 들어서 문 닫는다.
달희 한쪽에 등 돌리고 서있다.
엄마 그모습 보다가 다가와 달희 손 잡고 바닥에 주저앉힌다.
엄마 : ....무슨 일이야?....말해봐? 무슨 일이길래 밤마다 계속 잠도 못자고...이젠 사람까지 피하고 숨어?
....너 무슨....큰일 저지르고 왔어?
달희 : ....
엄마 : ....말해봐아....내가 끝까지 모른척 하려구 했는데 안되겠어....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길래 죽어도 이일 하겠다구 그렇게 엄마 가슴에 대못까지 박은 애가 이래?....달희야?
달희 : .....
엄마 : ....너....(선뜻 입이 안떨어지는)....너 혹시?....
달희 : (고개 끄떡이는)....예...저 때문에 사람이 죽었어요
엄마 : (쿵!)....
달희 : (가슴이 저릿저릿 고통스럽게 말을 꺼낸다)...12살짜리 남자애가....내가 우겨서 항암치료 받다가 죽었어요...
내가 우기지 않았으면 아직까지 살아있었을 애야. 적어도 몇 달은 더 살 수 있었는데....내가 우겼어
엄마 : ....
달희 : ....그뿐이 아냐....캐비지 수술한 환자도 나 때문에 죽었어요.. 심장쇼크가 왔는데...
내가 우겨 심장압박을 하다가 혈관이 터져...죽었어요
엄마 : .....
달희 : (고통스럽다)....그렇게 해야 환자를 살릴 수 있다고 판단했는데...결국 내 판단이 환자를 죽게 했어요...
이런 사람이 어떻게 의사를 해요?...입만 열면 개구리가 튀어나오는 개구리 왕자 같잖아?...
내가 무슨 판단만 하면 사람이 죽어?...정말 누구 말대로 칼도 안들고 사람을 이렇게 죽이는데...
나중에 칼을 들면 어떻게 되겠어?
엄마 : ....
달희 : ...그래서...엄마 말대로 안할려구...못하겠어요 이제....나같은 애는 의사하면 안돼....더이상 누군가의 인생에 생명에
관여하고 판단하면 안돼 나는...하면 안돼....(가슴이 터질 것 같다....눈만 붉게 충혈될 뿐 눈물조차 흘리지 못한다)......
엄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