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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 운무(雲霧)에 몸을 씻고 신선(神仙)의 경지에 들다.
(전남 구례군 산동면(山洞面)과 토지면(土旨面)의 경계)
다음 불 로그:-kims1102@
서울과 경기, 강원지방은 연일 내리는 장맛비에 사람이 죽고,
산사태가 나고, 도로가 유실되고, 가옥과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으며,
반대로 남부지방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다.
여름 절기인 대서(大暑)와 중복(中伏)이 지난지도 3일이나 되었다.
大暑는 中伏과 겹치는 시기로 우리나라에서는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가장
심해지는 때이다.
그러나 때때로 장마전선이 늦게까지 한반도에 東西로 걸쳐 있으면 큰 비가
내리기도 하는데,
세시에서는 썩은 풀이 화하여 반딧불이 되고, 흙이 습하고 무더워지며,
때때로 큰 비가 내린다고 하였다.
등산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으로 자리를
잡았다.
여름에는 특히 피서지로 산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아이들과
등산 초보자들도 산을 찾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떠날 수 있다고 여름 산행을 쉽게 생각하는 건 금물이다.
여름에는 산을 조금만 올라가도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산 높이에 따라 기온 차가 커서 체온 조절이 어렵고 산을 오르는 동안 느닷없이
폭우가 쏟아지는 등 변덕스런 날씨 때문에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
사전에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되는 방수재킷이나,
건조가 빠르고 자외선을 차단하는 티셔츠나,
착용감이나 활동성이 뛰어난 바지,
그리고 방수성이나, 통기(通氣)성을 갖춘 등산화도 필수적이다.
오늘 산행코스는 성삼재에서 출발:-
노고단대피소 -노고단(빽) -코재 -화엄사계곡 -연기암 -화엄사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약 13km (5시간30분소요) 코스다.
산행 출발점인 성삼재는,
지리산 능선 서쪽 끝에 있는 고개로 높이는 1,102m이다.
먼 옛날 마한 땅의 어느 왕이 진한의 난리를 피해 지리산 골짜기에 숨어들어
달의 궁전(달궁)을 짓고 산기슭에 도성을 쌓았다.
그 뒤에 각 능선에 장수를 파견해 지키게 했는데 지금의 달궁 둘레에 있는
정령치, 황령치, 팔랑치, 성삼 재라는 곳이다.
그 중에 성삼재는 성(性)이 다른 3명의 장수가 방어했던 곳이라 해서 성삼재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오늘도 43명의 회원들이 더위와 열대야의 피로에서 벗어나 노고단 -화엄사계곡
으로 이어지는 계곡산행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산행버스는 공사구간이 많은 88고속도로를 조심스럽게 달리고 있다.
아침부터 승합차 한 대가 도로 벽을 들이받고 흉물스럽게 부서진 채 사고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운행 중인 차량들이 좁은 공간을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간다.
지리산계곡에는 학교가 여름방학이 시작되어 피서 철이 본격화되면서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몰려와 계곡마다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산행버스는 멀고도 경사가 심한 구불구불 지리산 계곡 길을 헐떡거리며 올라가더니
성삼재 고갯길에 우리를 내려주고 하산지점인 화엄사 주차장으로 떠났다.
사이클을 즐기는 젊은이들 십여 명 대오를 지어 비탈길을 시원스럽게 내려간다.
성삼재 고갯마루에는 주차장과 휴게소, 전망대 등이 조성되어 있다.
대형커피전문점이 두 군데나 영업을 하고 있었으며
국립공원관리소직원들이 나와 관리 및 안내를 하고 있다.
우리는 노고단을 향해 성삼재에서 산행의 첫발을 시작했다.
높이가 1,507m인 노고단(老姑壇)은,
전남 구례군 산동면(山洞面)과 토지면(土旨面)의 경계에 있는 지리산 여러 봉우리
중의 하나이다.
노고단은 박혁거세의 어머니인 선도성모(仙桃聖母)를 국모神으로 모시고 제사를
올린 곳이다.
천왕봉(1,915m), 반야봉(1,734m)과 함께 지리산 3대봉의 하나로 백두대간에
속한다.
신라시대에 화랑국선(花郞國仙)의 연무도장이 되는 한편 제단을 만들어 산신제를
지냈던 영봉(靈峰)으로 지리산국립공원의 남서부를 차지한다.
노고단이란 도교(道敎)에서 온 말로,
우리말로는 “할미단”이며,
“할미”는 국모神(國母)인 서술성모(西述聖母:仙桃聖母)를 일컫는 말이다.
날씨는 구름이 “끼었다 개었다”를 반복하면서 무더웠다.
아이스커피를 손에 들고 어른들과 함께 산행하는 어린이들이 종종 보인다.
노고단까지는 그 사이에 대피소와 출입인원 통제소가 설치되어 있다.
어디를 가나 노고단을 즐기는 산행객들은 붐볐다.
정상부에는 둥근 형태의 돌탑이 있어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노고단에는 예전에 군부대가 주둔했던 곳인데
지금은 군부대가 이전되고 생태복원작업이 완료된 곳이다.
자연생태보존을 위하고,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기위해 정상 방문인원을 일일 매 시간 마다 180명으로
제한하여 출입을 시키고 있었다.
山頂부에 가까운 1,100-1,200m 높이에는 원추리 꽃으로 덮인 광활한 고원이
펼쳐져서 부근이 좋은 피서지를 이루기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서양 사람들의 별장지가 되었다한다.
그러나 지금은 원추리 꽃보다는 구름패랭이꽃, 일월비비추, 곰취, 기타 이름을
알 수없는 여러 야생화들이 혼재되어 피어있었다.
노고단의 경관은 지리산이 그렇듯이 기봉난산(奇峰亂山)의 경치보다는
울창한 임상(林相)과 웅대한 산용(山容)의 경치가 훌륭하고
정상부에서의 조망이 뛰어난 곳이다.
그러나 하얀 운무가 쉴 새 없이 몰려다니고 있고 산 아래로 짙은 구름이 끼여
주변 조망은 어려웠다.
정상부의 날씨는 늦가을의 서늘함을 느끼게 한다.
출입인원 통제소 옆으로 정상부와 똑같은 둥근형태의 돌탑을 만들어 누구나
볼 수 있다는 “누고단”을 만들어 놨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내려오니 대피소 간이식탁에서 일부회원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함께 코재(무넹기)를 거쳐 화엄사 계곡 길을 내려갔다.
“코재”라는 말은 코재에 올라오는 너덜길이 코에 닿을 듯이 가파른 길이라 하여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무넹기”라는 말의 유래는
1929년 구례군 마산면 소재에 큰 저수지를 준공하였으나 유입량이 적어 만수를
하지 못해 가뭄이 들었다고 한다.
마을주민들은 그 이듬해에 해발 1,300고지 노고단에서 전북으로 내려가는
물줄기의 일부를 구례 화엄사 계곡으로 내려 올 수 있도록 유도수로 224m을
개설하여 저수량을 확보하여 지금까지도 매년 풍년농사를 이루고 있단다.
여기서 “무넹기”라는 말은 노고단 부근 계곡물의 일부를 화엄사 계곡으로
돌렸다고 하여 “물을 넘긴다.”는 뜻에서 불리었다 한다.
한마디로 고난의 행군이었다.
십 오리나 이어지는 돌밭 길은 발바닥이 아프고 무릎에 통증까지 왔다.
눈썹바위, 칠선 대, 국수 봉, 참 샘터를 지나 연기암에 들렸다.
거대한 문수보살 석상이 우리를 압도한다.
서어나무쉼터, 용소를 지나서 화엄사에 도착했다.
구례 화엄사(華嚴寺)는
2009년 12월 21일 사적 제505호로 지정되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이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화엄사는 신라 진흥왕 5년(544년)에
인도에서 온 연기대사에 의해 창건되었다.
사지(寺誌)에서는 당시의 화엄사는 가람 8원(院) 81암(庵) 규모의 대사찰로
이른바 화엄 불국세계(佛國世界)를 이루었다고 한다.
자장율사와 도선국사에 의한 중건 과정을 거치며 번성하다가 임진왜란 때
모두 소실되었고 인조 14년(1636년)에 중건되었다.
화엄경의 “화엄” 두 글자를 따서 화엄사라 명명되었으며
현존하는 목조건물로는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각황전(국보: 제67호)과
(국보: 제35호)인 세련된 조각이 아름다운 사사자삼층석탑 (四獅子三層石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기가 큰 각황전 앞 석등(국보: 제12호),
각황전 안의 영산회괘불탱(국보: 제301호) 등 4점의 국보와
대웅전(보물: 제299호),
화엄석경(보물; 1040호),
동, 서 오층석탑(보물: 제132호, 제133호)등 4점의 보물을 비롯해
천연기념물 제1040호로 지정된 올 벚나무까지 빛나는 문화유산을 간직한
천 년 고찰이다.
용소에서 몸을 씻고 화엄사경내로 들어갔다.
대개의 절은 대웅전을 중심으로 가람을 배치하지만,
이 절은 각황전이 중심을 이루어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을 주불(主佛)로
공양한다.
가람의 배치가 영주의 부석寺만큼이나 독특하다.
일주문을 지나 약 30° 꺾어서 북동쪽으로 들어가면 금강역사, 문수, 보현의 상을
안치한 천왕문에 다다르는데
이 문은 금강문과는 서쪽 방향으로 빗겨 배치한 것이다.
이 천왕문을 지나 다시 올라가면 보제루에 이르고,
보제루는 다른 절에서 그 밑을 통과하여 대웅전에 이르는 방법과는 다르게
누의 옆을 돌아가게 되어 있는 구조다.
일출과 일몰 전의 지리산 자락을 울리는 타종 소리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오늘 산행은 오후 4시에 마치기로 했으나 더위에 몸을 씻느라 30분이나 늦었다.
옷을 갈아입는다고 화장실로 간 부회장 다리가 길어 시간이 오래 걸려 결국은
버스로 데리러갔고,
길을 잘못 든 죽공을 일주문 앞 무료주차장입구에서 태웠다.
구례 5일 장터에서 하산주로 칼국수를 끓여먹었다.
양동매씨들이 솜씨 자랑을 해 만든 칼국수 맛있다고 이구동성이다.
오늘도 “꽃사랑”이 수박을 솜씨 있게 잘라 순식간에 회원들의 입으로 사라지고.
수련처럼 말없는 “무늬” 은은한 향기를 내뿜고 있는데 그의 산행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소주와 막걸리, 한잔 술에 취한 회원들의 카-댄싱은 삼복더위를 무색케 했다.
해뜯날, 보름달이 주도하는 차내 분위기는 만점이다.
“나이트클럽에서 우연히 만났네, 첫사랑 그 남자를,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었네,”
이향만리(李香萬里)라는 말이 있다.
“자두 향기가 멀리 퍼진다.”는 뜻으로
자두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여름 수확 철에 흔히 쓰는 말이다.
경북 김천과 의성이 주산지로 전국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일교차가 크고 강수량이 적은 산지에서 재배해야 자두가 너무 시지 않고
알도 굵다.
6월부터 7월 초까지 시장에 먼저 나오는 자두는 대석種으로 탁구공보다
조금 크고 이달 말까지 수확하는 자두는 포모사(후무사)인데 당구공만 하다.
자두는 피로를 해소하고 식욕을 높이며 불면증과 갈증해소에 도움을 준다.
특히 식이섬유질이 많아 변비와 피부미용,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신맛은 눈 건강에 좋고,
비타민과 칼륨은 신장과 골다공증, 풍치 등에 효험이 있다.
간에도 좋고, 더위 먹었을 때도,
알칼리성으로 체질개선과 질병저항력을 길러주는 만병통치약이다.
자두는 “보랏빛 복숭아”를 뜻하는 자도(紫桃)에서 나온 말이지만 발음이 편하도록
자두로 바뀌었다.
이하부정관(李河不整冠)이라고
“오얏나무(자두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쓰지 않는다.”는 말은 자두를 유명하게
만드는데 한몫했는데 의심받을 행동은 아예 하지 않는 게 낫다는 뜻으로
자두나무는 키가 작은데다 예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았기 때문이란다.
지금은 자두가 제철 과일이다.
(2013년 7월 26일)
첫댓글 노고단, 코재에서 화엄사 내려가는 십 오리 돌밭 길은 고난의 길이요, 성불의 고행 길.
허벅지와 종아리에 알이 박혀 걸을 수가 없어요.
전날 잠을 못자서 체력이 안될까봐 노고단 아름다운 꽃길을 가지 못해 아쉽고 지금이라도 달려가고 쉽습니다 후기글을 통해 아름다운 길을 상상해봅니다 아직도 젊은 사람 못지 않게 잘 가시는 회장님 한창 이십니다
가을 날씨를 나타내는 노고단의 서늘함이여! 휘몰아가는 운무에 몸을 씻고 신선의 경지에 들고 싶어라.
꽃을 사랑하는 "꽃사랑"이 노고단 야생화 꽃길을 가보지 못했다니 아쉽네요.
노고단 에 대한 고운님에 글 그리고 정보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머리속에 숙지 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명산 많은
제공 부탁드립니다 .... 고마운 글 감사한 마음으로 가슴에 옴겨 감니다...행복하세요.
함께 해주신 노고단산행 고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노고단 안개구름은 언제 보아도 환상적이지요. 몽환적 세상이지요,
몽환적 세상이 맞지요, 우리 인생은 일장춘몽이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