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인도 육군은 전날 라다크지역 갈완계곡에서 중국군과 충돌로 군인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애초 3명으로 발표됐다가 이후 늘어났다. 추가된 사망자들은 부상이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군 사상자 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다만, 인도 당국 한 관계자는 ANI통신에 "중국 측에서도 이번 충돌로 4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충돌과정에서 총격은 없었고 인도와 중국 군인들은 주먹질과 함께 투석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의 충돌로 사망자가 나오기는 1975년 이후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히말라야산맥 서부 국경분쟁지에서 수주간 이어진 교착상태가 이번 충돌로 크게 고조됐다고 전했다. 양국군은 지난달 초 라다크 지역 판공호수 등에서 난투극을 벌이며 대립했고 병력을 추가 배치하며 대치해왔다. 이후 양측은 사령관 회담 등을 통해 군 병력을 일정 부분 뒤로 물리기로 합의했지만 철수 과정에서 이번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외교부 대변인인 아누라그 스리바스타바는 16일 밤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폭력 충돌은 중국 측이 일방적으로 현재 국경 상태를 바꾸려 한 결과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측이 신중하게 합의를 따랐다면 양측의 사상자 발생을 피할 수 있었다"며 사태의 책임을 중국으로 돌렸다.
또, "인도의 모든 활동은 LAC의 인도 측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중국도 그러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국경 지대에 평화와 평정 유지가 필요하다고 확신하지만 동시에 인도의 자주권과 영토 보존을 위해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아직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알자지라 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모디 총리가 대중의 반중 여론에 힘받아 중국에 보복하기 위해 미국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우려되는 시나리오”라고 했다.
중국 정부는 인도군이 15일 두 차례 국경을 넘어 도발했다는 입장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며 "중국은 인도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중국과 인도 모두에 "최대한 자제력을 발휘하라"고 촉구했다. 에리 가네코 유엔 부대변인은 양국 간 국경 역할을 하는 '실질통제선'(LAC)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충돌이 일어난 데 대해 "우려한다"면서 "양국이 상황을 진정시키고자 협의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도 평화적인 사태 해결을 기대했다. 이날 미 국무부 대변인은 "양국이 모두 (상황을) 진정시키길 원한다고 밝혔다"면서 "미국은 상황 해결을 위한 평화적 해법을 지원할 것이며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의 외교·안보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의 남아시아 전문가 마이클 쿠겔먼은 양국이 이번 충돌을 계기로 전쟁으로 나가진 않을 것이라면서 "양국 모두 갈등을 감당할 형편이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쿠겔먼은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충돌이 있었는데 양국이 마법처럼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고 믿긴 어렵다"면서 "이번 사태가 이른 시일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BBC는 이번 충돌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추진에 맞서 인도가 국경 지대에서 도로와 활주로 건설에 나서면서 양국 관계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일어났다고 했다. 최근 중국이 인도 주변국에서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의 오랜 우방이었던 네팔은 2018년 이후 중국의 ‘일대일로’ 파트너로, 친중 행보를 보여왔다. 인도는 최근 네팔과의 국경 지대에 80km 도로를 건설, 네팔과도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11월 새 지도를 공표했는데, 네팔과의 분쟁지역은 물론 중국과 다투는 라다크 일부 지역도 포함시켰다. 중국은 당시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향후 인도·네팔 국경 분쟁에 가담할 여지가 있다.
또, 중국은 인도의 숙적인 파키스탄에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다. 중국 신장에서 파키스탄 과다르항까지 3000km 구간에 도로와 철도, 송유관 등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은 방글라데시, 스리랑카와 같은 인도 주변국에 항구를 건설해 나가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인도를 소외시켰다.
인도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관계 강화에 나섰다. 최근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중국의 공격적인 영향력 확대 전략이 인도를 미국에 더욱 가까워지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역시 중국의 일대일로를 견제할 수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인도를 핵심 국가로 삼았다. 결과적으로 인도는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구도 편짜기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인도와 중국의 국경 갈등은 1914년 그어진 맥마흔 라인에 따른 국경 설정에서 시작된다.(2015년까지의 인도-중국 국경분쟁 일지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917523&cid=42147&categoryId=42147)
그만큼 감정의 골이 깊고 이번엔 사망자까지 다수 나왔다. 이번 사태가 전쟁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지만,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지역이다. 정치적 이유로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일대일로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인도, 그리고 미국은 최근 중국의 일대일로를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 전략을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수정하며 인도를 핵심국으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패권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 호주, 러시아와 함께 인도를 초대했다. 인도가 미중 신냉전의 또 다른 전선이 된 것이다. 많은 나라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 갈 길이 먼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출처
[연합뉴스] 인도-중국 국경충돌 사망자 20명…미국 "평화적 해결" 촉구(종합) 2020.06.17
https://www.yna.co.kr/view/AKR20200617004651091?input=1195m
[연합뉴스] 중국-인도 국경분쟁 격화…유혈충돌 이어 '네탓' 비난전 2020.06.17
https://www.yna.co.kr/view/AKR20200617083400077?input=1195m
[네이버-KIDA 세계분쟁 데이터 베이스] 중국-인도 국경분쟁 일지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917523&cid=42147&categoryId=42147
[경향신문] 중국·인도 양국 군 국경서 충돌…돌·막대기 들고 몸싸움에 수십명 사망 2020.06.17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6171532011&code=970207#csidx807835a91e90347be22a54c61930125
[중앙일보] 미·중도 엮인 중·인도 난투극…발단은 100년전 英이 그은 '선' 2020.06.17
https://news.joins.com/article/23804041
[뉴스핌] 중국-인도 국경 충돌, 미중 신냉전의 또다른 전선 2020.06.17
http://www.newspim.com/news/view/20200617001105
첫댓글 현재의 중국이라면 향후 부정적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