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음기는 운전자가 손쉽게 바꿔 달 수 있는 헝그리 튜닝 목록의 하나다. 순정 경음기는 판형과 맴돌이형이 있다. 판형 경음기의 소리는 높고 날카롭지만 맴돌이형은 부드러운 소리를 낸다. 자동차 메이커의 부품사업소를 찾아가면 맴돌이형 경음기를 2만∼3만 원대의 싼값에 구할 수 있다. 경음기는 운전석에서 볼 때 왼쪽 헤드램프 아래에 달아야 하고, 소리는 90∼115dB를 넘을 수 없다
튜닝에 대해 사람들은 보통 ‘성능을 높이는’ 작업으로 이해한다. 엔진출력이 부족해 흡·배기 매니폴드를 바꾼다든지 코너링 성능이 부족해 스트럿바를 달고 서스펜션을 바꾸는 등의 일들이 그러하다. 하지만 튜닝의 좀더 정확한 의미는 차의 ‘부족한 성능’을 보완하는 작업이다. 언뜻 보면 같은 얘기 같지만, 지금 상태만으로도 충분한 데도 “조금 더, 조금 더!”를 외치며 엔진룸을 들어내다시피 하는 것과, 세심한 관심으로 아쉽고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채워 가는 것은 다르다.
출력을 엄청나게 높인 튜닝 머신들이 100분의 1초를 다투는 드래그레이스 현장에 가보면 출전 드라이버들 못지 않게 구경 온 튜닝 매니아들의 눈초리가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느 부분을 손봤는지, 어떻게 튜닝을 했는지에도 관심이 쏠리지만 ‘얼마만큼 출력을 높였는지’ 또는 ‘튜닝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를 더 궁금해하는 경향을 보인다. ‘드래그레이스에서 우승한 튜닝숍은 돈방석에 앉는다’는 우습지 않은 이야기도 떠돈다. ‘우승한 차와 똑같이 튜닝해달라’는 주문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튜닝숍 엔지니어의 손길을 거치면 눈에 띄는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그만큼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또 성능 향상 수치나 튜닝에 들어간 돈의 액수는 기억할 수 있으나 차가 진정으로 원하는 소리는 듣지 못하게 될지 모른다. 운전자에게는 차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튜닝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돈으로 주고 산 사랑과 마음을 나누며 키워간 사랑, 어떤 쪽의 가치가 더 클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원하는 목적을 이루는 ‘헝그리 튜닝’은 돈으로 해결한 ‘럭셔리’ 튜닝’에 비교할 수 없는 만족감을 안겨준다. 이번 호에 소개하는 경음기 바꾸기도 그런 기쁨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헝그리 튜닝의 하나다. 물론 튜닝숍에 맡겨 원하는 소리를 뽑아낼 수도 있지만, 튜닝매니아라면 이 정도는 DIY로 해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경음기 바꾸기
경음기는 안전운전을 위한 경고장비로, 달리는 차안에서 다른 운전자와 대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통신수단 가운데 하나다. 일부 운전자들이 경음기를 지나치게 애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적절히 쓰면 큰 도움이 된다.
경음기를 ‘크락슨’, ‘크락숀’, ‘크락숑’ 등으로 부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모두 옳은 표현이 아니다. ‘경음기’나 ‘클랙슨’이 맞는 용어다. 클랙슨(Klaxon)이라는 말은 경음기를 처음 만든 회사가 붙인 상표 이름으로, 고유명사가 보통명사화 된 것이다. 국내에서 원박스카를 통칭해 ‘봉고’라고 부르는 경우와 같다.
출고 때 달려 있는 순정 경음기는 크게 맴돌이형과 판형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순정 경음기는 전기 파장을 이용해 다이어프램(diaphragm)이라는 얇은 격막을 진동시켜 소리를 낸다. 경음기의 소리는 이 다이어프램의 진동이 어떤 과정을 통해 바깥으로 흘러나오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맴돌이형은 안쪽이 달팽이관처럼 둥글게 말려 있어 다이어프램에서 나온 소리가 관을 따라 밖으로 나오면서 공명을 거쳐 처음보다 정제된 음으로 다듬어진다. 판형은 전기파장이 다이어프램을 진동시켜 음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는 맴돌이형과 같지만, 공명을 거쳐 정제될 공간 대신 바이브레이터(vibrater)라는 진동판이 달려 있다. 바이브레이터는 진동을 증폭시켜 음이 멀리 뻗어나갈 수 있게 한다. 맴돌이형의 경적음을 낮고 무겁게 깔리는 바리톤에 비유한다면 판형은 높고 날카로운 소프라노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개발된 차들은 대부분 맴돌이형 경음기를 달고 있지만 4∼5년 전만 해도 판형이 많이 쓰였다. 찢어지는 듯한 판형 경음기의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자동차 메이커의 부품사업소를 찾아 최신 모델의 순정 경음기를 구해보는 것도 좋다. 2만∼3만 원, 경우에 따라서는 1만 원 안팎의 싼값에 깨끗한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요즈음은 소리로도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시대다. 휴대폰의 경우 ‘나만의 벨소리’는 기본이고,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는 16화음 벨소리를 내는 제품이 최고 인기상품이 되고 있다. 휴대폰이 아닌 차의 경음기 소리로 개성을 강조하고 싶다면, 애프터마켓 제품을 찾아보도록 하자. 전기식으로 단조로운 소리만을 내는 순정품과 달리 전자식과 디지털방식을 이용해 2가지 이상의 소리를 내는 제품이 여럿 나와 있다.
하지만 ‘구조변경 금지’라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제품은 피하도록 하자. 현행 법규상 경음기 소리는 90∼115dB을 넘을 수 없고 음색도 연속으로 이어지는 단음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어야 한다.
경음기를 바꿔 다는 작업은 그리 어렵지 않다. 순정품은 12V 전압을 쓰고 있으므로 같은 전압을 쓰는지 확인하고, 경음기의 (+)·(―) 배선에 신경을 쓴다. 경음기는 대부분 라디에이터 그릴 앞에 달려 있어 빗물이나 공기 흡입구로 들어오는 물에 젖기 십상이다. 경음기 소리가 나오는 부분이 바닥을 향하게 달아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법규상으로 경음기는 운전석에서 볼 때 왼쪽 헤드램프 아래에 달도록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