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힘을 다해 결승점에 골인했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며 “아, 드디어 끝났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결승선을 통과하고 난 후에도 마라톤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경기 도중 근육들 속에 쌓인 피로물질을 말끔히 제거해주고 피로회복을 해준 후에야 길고 길었던 레이스가 끝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때 피로회복을 해주지 않는다면 부상의 원인이 되거나 감기 등의 질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제일 먼저 해주어야 할 것은 정리운동이다. 운동을 하다가 갑자기 멈추는 것은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심장에 몰린 혈액이 근육 쪽으로 순환하지 못해 맥박이 떨어지고 어지러울 수 있는 것. 따라서 골인 후 그냥 주저앉거나 걸어서 트랙을 벗어나는 것은 피해야 한다.
10여 분 정도 가볍게 트랙을 뛰면서 천천히 몸을 식혀주는 것이 좋다. 정리운동 후 바로 스트레칭을 해준다. 다리의 근육, 아킬레스건과 다리의 각 관절 등은 정리운동 후 스트레칭으로 관절 및 근육들을 이완시켜 주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그런 후 전신에 걸쳐 스트레칭을 한다. 등과 허리도 빼놓지 않고 함께 해준다. 완주 후 정적인 휴식을 취하게 되면 피로물질이 근육 속에 누적되어 오히려 고통스러울 수 있다.
특별히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가 있다면 얼음 찜질을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얼음 찜질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젖은 수건으로 얼음을 싸서 하거나 얼음 주머니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얼음과 피부 사이의 냉전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얼음 찜질은 급성 통증뿐 아니라 만성 통증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스트레칭과 병행해 꾸준히 찜질을 해준다면 차도가 있을 것이다. 얼음을 준비하기가 번거롭다면 냉각 스프레이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확실한 피로회복 효과를 맛보고 싶다면 스포츠 마사지를 받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스포츠 마사지 협회 등에서 마사지 자원봉사를 나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회가 닿는다면 이용하자. 하지만 수용인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두가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정리운동과 스트레칭을 반드시 하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스포츠 마사지를 숙지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 경기 후에는 사우나를 하는 것보다는 냉온요법으로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온탕으로 시작해서 냉, 온, 냉, 온, 냉, 온을 반복하는데 역시 온탕에서 끝내도록 한다.
냉온요법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므로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 통증 부위가 있다거나 욱신거리는 부위가 있으면 얼음 찜질을 하고 파스를 바른다. 흔히 준비운동은 열심히 하지만 정리운동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이번 경기에서 쌓인 피로를 확실하게 풀어주어야만 다음 경기에서도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다. 정리운동을 통해 마무리를 해주고 나서야 진정한 '완주'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